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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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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03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내 물음에 묵연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그런다고 모를 게 아니었다·

‘어디서 눈치챘지·’

구태여 저 조건을 들먹이며 말한 이유·

그건 애당초 내 쪽에서도 끄집어낼 조건이었기 때문이리라·

이곳에 올라오기 전 사고에 관해 경위서를 쓰면서도 준비한 일이었다·

맹은 현재 내 가치 탓에 날 버리지 못할 것이니 이번 일에 벌을 받더라도 들먹이며 그걸 줄일 명분·

검대 둘의 지원?

조건을 적으면서도 구태여 필요치 않았던 부분이다·

그놈들의 지원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이는 실상 대주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서임과 더불어· 

‘불씨를 트기 위한 명분·’

마찰을 일으키기 위해 써먹을 장치에 불과했다·

실제로도 그걸 듣고 발작하던 놈들이 몇 있지 않았나·

이걸 이용해 흐름을 뒤틀거나· 여차하면 이럴 때 써먹으려 준비한 것인데·

‘알고 있었다고?’

저 노인은 귀신같이 이를 눈치채고 있던 모양이다·

모든 의도를 알지는 못했었어도 최소한 지금의 뜻은 알고 있던 것 같다·

그걸 증명하듯 노인은 곧장 조건의 수정을 내게 들먹여 왔다·

‘이야·’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때 대주의 반발을 어떻게 잡으려고 하나 싶었는데·

어차피 뭔가 터질 것 같으니 시간을 기다린 건가·

그리고·

‘내가 무얼 하든 저 노인네의 뜻과 비슷할 것 같으니· 날 써먹으시겠다?’

얼마전 대주 회담 당시·

묵연은 내게 무언가 바라는 듯한 태세를 취했었고· 그 의도를 나는 어렴풋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 묵연은·

맹에 복귀한 전장의 지신이자 정치판의 귀신인 그는·

‘물갈이를 원하고 있어·’

무림맹의 물갈이를 원하고 있었다·

반발을 줄이고 한 번에 뒤집어엎을 만한 물갈이·

진즉 고여버린 물을 그대로 두기보다 새로운 물을 퍼넣어 쓸어버린다·

묵연은 찾아올 위기에 대비해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고·

그걸 위해선 기둥이라 불리는 대주들을 갈아엎을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걸 위해·

‘날 써먹으려는 거지·’

노인이 택한 방법은 바로 나였다·

나를 이용해 대주들의 기를 잡으려고 했고· 여차하면 뺄 놈을 뺄 의도인 것 같다·

솔직히 상관없다·

순전히 그 의도에 놀아날 건 아니지만·

‘나도 이용할 게 있으니까·’

이쪽도 맹에서 그것도 묵연과 접점을 만들어야 했으니 당장은 어울려 줄 생각이었다·

한데·

‘이걸 저쪽도 알고 있었다?’

지금의 대화는 내가 묵연의 의도를 알아차렸듯·

묵연 또한 내 의도를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를 알고 있으니 여기로 곧장 부른 것이겠지·

‘진짜 귀신 같은 노인네야·’

대주와의 마찰로 다른 부대가 들고 일어날 걸 대비해 내가 사고친 걸 원인으로 조건을 삭제·

이렇게 되면 다른 대대에서 반발이 줄어들 것이고·

‘나는 어차피 쓸모도 없고 삭제할 명분이었으니 괜찮고·’

묵연은 중간에서 피해 없이 조절하고 있으니 또한 괜찮은 상황·

‘하하하·’

엉킨 걸 어찌 건드려고 하나 싶었거늘·

‘진짜 쉽지 않네·’

이래서 정치판에 오래 산 인간들이랑은 뭘 하기가 힘들었다·

‘역시· 빨리 치워버리는 게 답인가·’

이 노인네와 곁에 오래 있어 봐야 내가 잃을 게 늘 것 같았다·

“조건은···· 묵 책사님 재량으로 좋은 쪽으로 마무리 해주시길 바랍니다·”

“괜찮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수정된 부분에 관해선 사람을 보내 다시금 전달하겠습니다·”

“···예·”

“본래라면 진위가 밝혀질 때까진 맹 내부에 대기하시는 게 맞으나· 이 또한 제 권한을 좀 써보겠습니다·”

“···그렇게 권력 남용하시다가 잘리시는 거 아닙니까?”

“하하·”

절대 그럴 리 없다는 웃음이다·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저 노인을 자를 미친 놈이 어디 있을까·

“나름의 배려라 생각하겠습니다· 하니 묵 책사님의 바람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무슨 바람을 말씀하시는 지 이 노인네는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만·”

전혀 모르겠다는 듯한 얼굴이다·

저게 시치미인지 진짜 그런 의도가 없었는지 모를 지경이지만·

‘아니 분명해·’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저 노인은 나를 이용해 할 일이 있다는 걸 말이다·

나를 의심을 하면서도 이용하 건 이용한다·

묵연의 의도는 그러리라·

보기에 위험한 선택지다· 그런데도 저 노인은 이렇게까지 해야 하겠지·

그도 그럴것이·

‘내가 죽이지 않아도···· 그리 시간이 많은 양반은 아닌 것 같으니 말이야·’

묵연에게 남은 시간은 그다지 많아 보이진 않았다·

‘···’

그걸 가만히 생각하도 뭔가 떠오른 듯 살짝 움직였다·

“묵 책사님·”

“예·”

“하실 말씀은···혹 다 끝나셨는지요·”

“말씀 드릴 건 다 드린 것 같네요· 바쁘시다면 지금은 우선 돌아가셔도 괜찮습니다· 수호대와는 제가 따로 얘기를 해두지요·”

“알겠습니다· 하면 경과가 나오는 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조심히 돌아가시지요· 배웅은 하지 않겠습니다·”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가볍게 목례를 취하고 뒤를 돌았다·

그대로 문고리를 잡아 바깥으로 나가려던 찰나·

“아 그리고 묵 책사님·”

살짝 고개를 돌려 그에게 말했다·

“그 차 말입니다·”

“예?”

“그거 말고 차라리 무령초(無嶺草)를 말려 드십시오· 태섬화(兌閃華)는 마비 효과가 있긴 한데 아무리 말려도 얕은 독성이 남아있으니 차라리 무령초를 드시는 게 통감(痛感)에는 더 효과적일 겁니다·”

“···”

“그럼 이만·”

말을 끝으로 문을 닫고 나갔다·

그 직후·

“···허허·”

묵연이 한 방 먹었다는 표정으로 속삭였다·

“역시···· 아깝단 말이지·”

목소리엔 진득한 아쉬움이 섞여 있었다·

*****************

묵연과의 면담을 끝낸 다음 곧장 처소로 돌아왔다·

사고를 친 다음이었기에 맹 내부에서 날 보는 시선이 묘하긴 했으나·

묵연이 이미 말을 전해놨는지 구태여 잡는 이는 없었다·

한 대주를 묵사발까지 만들었는데 그냥 놓아주는 꼴이라니·

거기다가·

‘몇몇은 표정이 좋기도 했었지·’

통쾌감이랄까·

불편한 듯 보이는 얼굴 속 시원한 감정이 분명히 느껴졌다·

‘쌍의환검· 그 아저씨가 내부에서 뭐 하고 지냈는지 잘 알겠네·’

이를 보자면 쌍의환검이 맹에서 꼴깞을 얼마나 떨고 살았는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놈이 대주로 있던 시간이 상당할 텐데도 들어올지 얼마 안 된 내게 맞아 쓰러졌다·

근데 좋아하는 이들이 더 있다?

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었기에 저런 반응이 보이는 걸까·

참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튼· 묵연이 손을 쓴다고 했으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든 될 것 같기는 한데·’

대주를 으깨놓은 걸 묵연은 감싸주겠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대화는 그와 달랐어도· 의도는 이것이었다·

또한·

‘가능하면 감싸줄 수 있으니· 어디 한번 해봐라·’

라는 생각도 느껴진다·

이 부분은 순전히 내 생각이었다· 

‘이건 슬쩍슬쩍 선을 넘으면서 확인해야겠어·’

과연 묵연의 정확한 의도는 무엇일까·

어디까지 보고 있고 어디까지 넘어가도 될까·

이 부분은 차근차근 확인을 거듭해야 했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 게 있다면·

‘애매하다는 거지·’

묵연을 파악하며 활동하기에는 내 시선이 애매한 게 많다·

머리를 굴려봐야 그 양반한테 안 될 것 같고·

손아귀에 놀아나는 것 같으면 이대로는 가만히 있는 게 맞았으니·

홀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건 조심해야 했다·

‘흐음····’

상대는 노괴다·

무공으로 하늘에 닿았다는 삼존이 있다면·

그는 다른 방면으로 하늘에 닿았을지 모를 존재였다·

‘···천유랑아가 비교적 실전 감이 떨어졌다고 한들·’

그쪽은 그런 감각마저 능숙한 존재였으니·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네·’

하남에서 계획을 짤 때는 평소보다 몇 배는 골머릴 써야 했다·

물론 조금 있으면 제갈혁이 올 걸 알기에 평소보단 나을 테지만····

‘지금의 제갈혁을 묵연에게 덧붙여 쓸 수 있느냐도 문제지·’

제갈혁이 아무리 똑똑한 놈이라도 전생과 같지는 않다·

애초에 이 일에 깊게 관여시킬 놈도 아닌 만큼 이외의 방법도 많이 찾아놔야 했다·

“후····”

생각하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복잡한 게 진짜 한두 개가 아니었다·

뭐 이렇게 일이 많냐 싶을 만큼 갑갑한 상황·

하나하나 내 무식한 머리통으로 해결하긴 더 없이 막막하기만 한· 그런 엿 같은 사태거늘·

“···너네 대체·”

나는 앞에 있는 이들을 보며 간신히 짜증을 참아내야 했다·

“어떻게 알고 온 건데···?”

“···”

묻는 말에 앞에 앉은 세 명이 흠칫한다·

머리카락 색이 다 다른 여인들이었는데· 그녀들은 하나같이 전부 두 팔을 번쩍 들고 서 있었다·

남궁비아 위설아 당소열이었다·

마치 벌을 받는 것 같은 모습·

내가 시킨 건 아니었고· 본인들이 취한 자세였다·

“분명 모르게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말을 물어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각자 내 눈을 피하기 바쁜 모습·

그런 이들 중 나는 중심에 있는 위설아의 볼을 꾸욱 잡아냈다·

“으이익···!”

“대답 안 해?”

“공 공즈아님 아프아여····”

아프다 하면서도 위설아는 정작 대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이건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대뜸 모아다가 괴롭히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진짜 어떻게 알고 지원했냐고·”

이 셋이 전부 성룡대에 지원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알면 곧장 넣을 게 뻔하니 일부러 전날 공고를 올려 급히 모집을 시작한 것이거늘 오늘 보니 셋 다 이미 들어와 있더라·

‘내가 시선을 끌려고 얼마나 개고생을 했는데·’

공고를 올린 것도 모자라 눈치채지 못하게 시선 끌 방법을 여럿 써먹었다·

다들 신경 쓰는 기색이 하나도 없던 탓에 작전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이 셋 다 들어왔다는 건·’

진즉 알고 대비했다는 것이고· 모른척하고 있다가 이렇게 슥 나타났다는 의미다·

덕분에 일이 꼬였다·

솔직히 알아차렸어도 그냥 다 탈락시키면 그만이었을 텐데····

‘남궁비아 때부터 망해버렸지·’

남궁비아가 은랑검과 대련을 시작하며 일이 꼬여버렸다·

현재 남궁비아에 관한 얘기는 하남에 은근히 퍼지기 시작했다·

실력도 그렇고 보여준 모습도 알려지기 딱 좋은 모습이었다·

근래에 처소에만 있던지라 이런 소문이 날 일이 없었는데·

한 번 나온 거로 꼴이 이리 되어버렸다·

심지어 남궁비아만이 아니다·

“···왜 너네까지 있냐고····”

섬월검 위설아와·

독권 당소열·

비무제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던 터라 이름값이 확 올라 있는 시점·

근데 저 둘까지 성룡대에 지원을 넣고 찾아왔다·

앞서 남궁비아를 합격시킨 터라 끝내 이 둘까지 받아버렸다·

덕분에 내 소문에 한 줄의 헛소문이 추가가 되어버렸지·

뭐라더라·

‘성왕이 제 여인들을 입맛대로 두기 위해 성룡대로 넣었다고 했나·’

듣자마자 소문낸 놈이 누군지 찾아다 찢어버리고 싶었다·

‘돌겠네 진짜·’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 저희도 잘 할 수 있어요·”

“맞아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응·”

“후·”

열심히 하긴 뭘 열심히 해·

잘하는 건 당연히 잘하겠지· 하나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이미 받아버린 탓에 뭘 더 할 수는 없으나· 후회가 되는 건 여전하다·

‘그냥 받지 말 걸·’

남궁비아부터 안 받았으면 이런 문제도 없었을 것인데·

그러지 못해 이 꼴이 나버렸다·

그래 이건 일단 그렇다고 치고·

“진짜 어떻게 알았어· 누구야?”

“···”

셋 다 역시나 대답이 없다·

“말 한 사람은 봐줄게·”

“그게···!”

슬쩍 뱉은 말에 곧장 당소열이 반응하지만·

콱-!

“뀹!”

중심에 있던 위설아가 팔을 날려 당소열의 입을 틀어막는다·

“···언니·”

“···으···으읍·”

위설아의 나직한 부름에 당소열이 급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려 다시 물으려 하지만·

“진짜 말 안 할···!”

-주인님·

“···”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에 내던 화를 멈춰야 했다·

나히의 전음이었다·

-말씀 도중 무례를 범해 죄송합니다·

-···무슨 일이야?

지금은 이쪽도 중요한 상황인데 보통 나히가 이런식으로 끼어들진 않기에 우선 말부터 물었다·

그러자·

-다름이 아니오라·

-방금 하남에 암왕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

오랜만에 듣는 별호가 들려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죄송합니다·

준비를 끝내고 올리기 직전 잠시 화장실을 가던 중 현기증이 와서 잠시 쓰러졌습니다·

사흘 동안 하루에 2시간도 자지 못했는데···그 탓인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유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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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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