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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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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18

툭·

찢어진 인피면구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걸 힐끔 쳐다본 후 정면의 사내를 살폈다·

방금까지 있던 고혹적인 미인은 사라지고 앞에 있는 건 잘나게 생긴 미공자·

살짝 빛을 머금은 백발이 이색적이다·

그걸 보며 못내 감탄을 터트렸다·

‘봐도 봐도 대단하단 말이지·’

어찌 저게 가능할까·

순식간에 너무 많은 게 변했다·

변장이란 원래 육신에 덧씌우는 것에 불과하다· 하니 어쩔 수 없이 티가 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남성이 여성으로 변장하는 경우는 더 그렇다·

신체적인 특징이 문제가 되는지라 보통 남장은 가능해도 여장은 힘든 경우가 많거늘·

‘이렇게 정교할 수 있나?’

암왕은 그런 문제조차 해결했다·

팔과 다리가 얇아지고 몸 선이 부드러워진 건 물론 풍부한 가슴까지 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처음에는 혹 기체변역술같은 걸 쓰는 건가 싶었는데·’

보아하니 그건 아닌 것 같고· 방법이 있다면 아마···

‘입고 있는 저 무복·’

검은색의 무복· 저게 이유이지 않을까 싶었다·

딱 달라붙은 옷은 몸 선을 수려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육체를 강제적으로 변형시켜주는 것 같은데···

‘그럼 움직임에 제한이 걸리지 않나?’

저렇게 몸의 형태가 바뀔 만큼의 압력이라면 움직이는데 문제가 당연히 생겨야 하거늘 암왕은 그런 게 없다는 듯 자유로워 보였다·

심지어 생김새에 맞게 여성스럽기까지 했으니 속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저 무뚝뚝한 인간이···설마 그렇게까지 할 줄이야·’

처음 봤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조용하고 감정이라곤 쥐뿔도 없어 보이던 암왕이 여성을 연기한다고 저리 아양을 떨고 다니다니 말이다·

‘게다가 목소리까지 바꿨어·’

어떤 원리를 이용했는지 암왕은 간드러진 여성의 음성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암왕이란 존재가 사라지고 연홍이라는 매혹적인 여성· 그 자체가 됐었다는 거다·

그걸 보니 그제야 알겠더라·

‘왜 암왕의 정체를 지금까지 몰랐는지·’

나는 목격자를 다 죽여버려 정체를 모르는 줄 알았는데 이걸 보니 생각이 달라진다·

그냥 변장 능력이 뛰어나 그랬던 것 같았다·

‘성별을 달리 변장해도 저리 완벽하다니·’

특정 귀물을 이용했다고 해도 저건 놀라울 지경이다· 하물며·

‘없어진 팔까지 만드는 것도 모자라 키 차이까지····’

저번에 내게 말을 설명하다 뜯어진 팔·

암왕은 그것조차 변장으로 만들어냈고 심지어 키까지 손을 뻗어냈다·

그는 암객치고 마냥 작은 편은 아니다·

이 말인즉슨 여성으로 변장 시 키가 상당히 크게 된다는 의미다·

다른 건 다 건드려도 키는 무리니 저건 무조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건데·

‘묘하게 그렇게 보이지는 않아·’

큰 키를 가졌어도 이질감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키를 어떻게 한 건 아니야·’

그저 큰 채로 다니는데도 이상하게 보는 이가 없었다· 마치 키가 큰 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기운을 이용한 건가·’

기운을 이용해 존재감을 죽이는 방식· 그걸 응용한 걸까·

응용했다면 어떻게 저런 게 가능한 걸까·

흥미롭다·

어차피 기체변역술이 있어 구태여 나는 필요가 없다만 보지 못한 방식이기에 궁금함이 돋았다·

“볼 때마다 대단하네요·”

진심을 담아 감탄했다· 그러자 암왕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

“원한다면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딱히 대단한 비법은 아니라는 듯 덤덤히 알려주겠다 하지만·

“···아뇨 딱히 배우려는 건 아니구요·”

앞서 말했듯 굳이 내겐 필요 없는 것이라 거절했다· 지금 와서 암왕에게까지 배우려면 너무 오래 걸린다·

‘안 그래도 익혀야 하는 게 산더미인데· 저것까진 무리야·’

궁금하다고 굳이 배울 필요 없는 것까지 배울 수는 없다· 그럴 시간도 없고 말이다·

“다음에 궁금하면 여쭤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근데 암왕·”

“예·”

“···굳이 여성이었을 필요가 있었습니까?”

변장도 다 좋은데· 구태여 연홍이란 여인으로 할 필요가 있었는가·

나는 그게 궁금했다·

남성으로 변하는 게 완성도도 높고 편하지 않느냐·

그런 의도로 물은 말이거늘·

“이쪽이 더 편합니다·”

암왕은 특유의 무감한 목소리로 내게 설명을 내뱉는다·

“성별 비율상 여인으로 변장하는 쪽이 다른 이들을 관리하기가 편합니다·”

“···으음·”

관리라·

아까 말한 어항에 잔뜩 가둬놓고 있는 모습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면 암왕의 말마따나 관리기는 했다·

‘···암왕의 한마디에 전부 관리가 되니 말이야·’

그가 무언가를 원하면 벌떼처럼 움직일 놈들·

그걸 볼 때 분명 관리기는 했다·

‘많이 불쌍해서 그렇지·’

속이 사내놈인 걸 모르고 외모에 미쳐서 들러붙어 있으니 나중에 사실을 알기라도 하면 어떻게 될까·

모르긴 몰라도 썩 좋은 결과는 아닐 것 같았다·

물론·

‘암왕이 들킬 것 같지는 않지만·’

암왕이니 알아서 하겠지· 딱 그런 믿음이다·

“예· 뭐···· 알아서만 해주신다면 뭐든 상관없습니다만····”

이 부분은 넘어가고 우선 본론으로 들어갔다·

“방금 계천문주와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혹 계천문주에 관해 알고 계십니까?”

“알고 있습니다·”

재빠른 대답이다· 살수대를 운영하는 암왕이라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 봤는데· 역시나였다·

“하면 제가 좀 중요시 봐야 할 특이사항 같은 것도 알고 계시는지요?”

물음을 들은 암왕이 잠시 침묵하고는 금방 말을 내뱉는다·

“아마 제가 아는 정보 또한 아시는 것과 그리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흐음·”

그럼 차이가 생겼으니 직접 알아보는 게 빠르다는 뜻인데···

“원하신다면 알아보겠습니다·”

“아 아닙니다· 이 부분은 알아볼 방법이 따로 있으니 괜찮습니다만· 부탁할 건 다른 겁니다·”

“말씀하시지요·”

“듣기로 현재 계천문주가 다른 세력에 접촉해 뭔가 꾸미고 있다고 하는데· 이 다른 세력이라는 쪽을 좀 알아봐 주실 수 있으실까요·”

“알겠습니다·”

“어···예·”

너무 손쉽게 나오는 대답에 오히려 당황스럽다·

암왕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수긍을 내뱉을 뿐이었다·

“생각하신 기한은 있으십니까·”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고· 가능한 사흘 안에· 정확히는 청룡대주가 도착하기 전까지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확인했습니다· 하면 곧장 준비하겠습니다·”

“예· 부탁드립니다·”

다행히 암왕은 도움을 준다 했고· 이에 고맙다며 목례라도 취하려 했지만·

“감사···이런·”

그러기 전에 이미 눈앞에서 진즉 암왕은 사라진 직후였다·

심지어 바닥에 뜯겨진 인피면구의 흔적과 벗어둔 연홍의 옷까지 사라졌다·

이 짧은 사이에 전부 치우고 갔다는 건가·

“여전히 빠르네·”

기감이 올라가 간신히 기척을 파악할 수 있게 됐거늘 암왕이 빠른 건 여전한 모양이다·

아쉽네 저것까지 파악이 되면 웬만해선 죽을 일 없을 텐데 말이야·

‘암왕의 속도까지 파악된다면· 그때 삼존급이 됐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나 걸릴까····아 아니지·

‘못해도 삼 년 안에 끝낸다·’

얼마나 걸릴까가 아니라 언제까지는 해낸다·

그게 나한테 필요한 일이었다·

삼년안에 못해도 삼존급을 뚫는다·

그렇게 다짐하기 무섭게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세상 사람들이 들었으면 미친놈이냐 했을 말이네·’

말처럼 쉬웠으면 개나 소나 했을 일이다·

어떻게 고작 삼년안에 삼존급에 올라간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어처구니없는 다짐이었으나·

’그 대단한 삼존 중 한 명이 말했잖아·’

안될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되게 해라·”

패존이 습관처럼 내뱉는 정신 나간 말을 되뇌며 숨을 골랐다·

“자· 다음으로 가보자고·”

할 일은 여전히 많았다·

******************

해시가 넘어 슬슬 모두 잠이 들 시간·

대원들은 지부 내에서도 불침번을 정해 서고 있을 시각이다·

그런 한참이나 늦은 시점에 내 방에 누군가 찾아왔다·

수련을 막 끝낸 당소열이었다·

“대주님을 뵈어요·”

당소열은 수련을 끝내고 가볍게 세안을 하고 왔는지 머리칼이 조금 젖어있었다·

그걸 힐끔 살피다 살짝 헛기침을 내뱉었다·

“늦은 밤 불러서 미안·”

“아닙니다· 당연히 와야 할 일입니다·”

“···둘일 땐 말투 원래대로 해도 된다고 했잖아·”

“아·”

딱딱하게 굳은 느낌을 보고 말하자 당소열이 아차 싶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는 금방 헤실헤실한 웃음으로 뒤바뀌었다·

“이게 습관이 돼서···· 헤헤·”

”부대주 일을 할 만해?”

물음을 들은 당소열이 잠깐 멈칫하더니 말한다·

“아직 잘 모르는 게 많아서 조금 힘들긴 한데· 괜찮아요·”

“원하면 바꿔줄 수 있어·”

부대주 자리를 원하는 이는 많다· 

당장 위설아나 남궁비아도 그렇고· 다른 대원들도 하라고 하면 할 놈들이 있을 터·

하여 언제는 부담되면 내려와도 된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인데·

“아니에요· 저 할 수 있어요· 믿어주세요·”

당소열은 즉시 강렬한 눈빛을 보내며 내게 말해왔다·

“어···· 그래· 그럼 다행이고·”

저렇게까지 원할 자리인가? 쓸데없는 일만 많이 해야 하는 자리인지라 나로선 이해가 잘 안 갔다·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이런 밤중에 당소열을 부른 이유· 우선 그것부터 해결해야 했다·

“다름이 아니라 며칠 내로 당문을 방문해야 할 것 같은데· 가주님께 서찰 하나만 보내줄래?”

“어어···· 당문이요?”

“어 너도 사천 온 김에 본가에는 갔다 와야 할 텐데· 들러서 할 말이 있으니 언질 좀 넣어줘·”

“으음 네· 알겠어요· 근데 대주···아니 공자님께서도 저희 아버지와 연락하고 계셨던 거 아니세요?”

“···하기야 했었지·”

과거형이다·

당소열의 말처럼 독천단의 복원일 때문에 종종 당문과 연락을 주고받고는 있다·

원래는 독왕과 직접 연락했었으나 근래에는 소가주와 서찰을 주고받고 있었다·

뜬금없이 소가주와의 연락으로 바뀐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당 가주님이 나한테 좀 화가 나신 상태라· 네가 좀 넣어줘·”

그 양반이 나한테 삐져서다·

“네···? 아버지가요? 갑자기 그게 무슨···?”

“그런 게 있어···· 그러니까 좀 부탁할게·”

“아···네·”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특히 당소열에게는 더더욱이 말이다·

나 때문은 아니고 독왕 때문이었다·

내가 이러이러해서 미움을 받고 있다고 당소열에게 일러바치는 한·

‘그 아저씨· 삐치는 걸로 안 끝날 거야·’

독왕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아마 적당히 토라진 것에서 원망급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 이유가 있어 당문에 간다는 말은 당소열에게 부탁해야 했다·

내가 간다고 하면 귀찮은 일을 준비해둘 게 뻔했으니까·

“그냥 간다고만 전해드리면 될까요?”

“응 너랑 꼭 같이 가는 거라고 적어주고·”

“아 알겠습니다···· 하면 언제 쯤 간다고 보낼까요·”

“음· 아마 청룡대주가 도착한 다음이니까···· 닷새쯤 뒤면 될 것 같아·”

사흘에서 닷새· 딱 적당하다·

그 정도면·

‘미끼도 마저 뿌려 놓을 수 있고· 계천문주에 관해서도 알아볼 수 있겠어·’

동시에 지부장에게도 손을 써둘 수 있다·

이는 그걸 위한 시간이었다·

물론 암왕이 어떻게 움직여주고 지부장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줘야 가능한 일이지만····

‘문제없다·’

걱정은 딱히 하지 않는다·

암왕의 능력은 알고 있었고· 지부장은 내가 볼 때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동시에 철지선도 이미 움직이고 있었으니 크게 문제가 없으리라·

‘이제 남은 건· 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인가·’

내가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다만 끝끝내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둔 상황이었으니까·

“그럼 부탁 좀 할께·”

“네·”

당소열에 부탁을 하고 바깥을 쳐다봤다·

마침 달이 떠있는 밤이다·

그걸 보니 어째서인지 상황이 잘 흘러갈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면 이제 남은 며칠은···· 미끼를 좀 군데군데 뿌려둬 볼까·”

“네? 미끼요?”

조용히 속삭인 말에 당소열이 갸웃거리며 반응한다·

그걸 보며 웃으며 말했다·

“아 낚아야 할 게 좀 있어서·”

“낚는다면···· 음 낚시라도 하시려구요?”

“비슷해·”

낚시라면 낚시지·

차이가 있다면 물고기를 낚으려는 게 아니라·

‘청룡을 낚으려는 거지만 말이야·’

나는 계천문을 닦는 겸·

겸사겸사 무림맹에 청룡· 

놈을 낚아 잘라서 회까지 떠먹을 생각이었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흘 뒤·

내 예상대로 청룡· 청룡대주 일청검이 사천지부로 제 대원들을 끌고 나타났다·

“성왕–!!”

그것도·

“이놈–! 어디 있느냐· 당장 죽여버리겠다–!!”

검을 뽑아든 채 상당히 화가 난 상태로 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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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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