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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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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30

쿵-! 

철근이 바닥에 떨어지면 거친 소리를 터뜨린다·

땀에 흠뻑 젖은 사내가 지친 듯 숨을 내뱉으며 뒤를 돌아봤다·

섬뜩한 눈동자를 한 중년인 일청검이 한 사내를 보며 묻는다·

“뭐라고?”

일청검의 물음에 문도혁이 무릎을 꿇은 채 말한다·

“···독왕과 성왕이 접촉했습니다·”

“독왕?”

문도혁의 말에 일청검이 인상을 찌푸렸다· 갑자기 독왕이라니?

너무 갑작스러운 인물이었다·

몇 년 전 비밀리에 벌이고 있던 인체실험이 드러나며 당문은 스스로 죄를 인정하고 봉문에 들어선 상태였다· 한데 갑자기 독왕이 지부를 찾았다고?

‘독권은 활동 중이라지만· 그쪽이야 여식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가주인 독왕과 소가주는 가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을 터인데····

‘제 딸을 보러 온 건가?’

성룡대 부대주에 올라있다는 당문의 여식· 그녀를 보기 위해 찾은 것일까·

그렇다면 명분은 된다만·

‘무슨 일이지·’

도대체 어떤 볼일이 있어 독왕이 성왕과 마주했을까·

그것도 지금 시점에 말이다·

‘혹· 무언가 알아차린 건가·’

조금의 불안감이 올라온다·

상황을 맞춰 일을 준비하던 지금· 그런 상황에 하필이면 많고 많은 무인 중에 독왕이라고?

성왕이 뭔가 낌새를 알아차린 게 아닐까 싶었다· 

‘알아차렸다면 누구의 짓일까·’

일청검의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돌아간다·

처음부터 계천문주의 수작이었을까? 아니면 성왕이 또 무언가 한 건가·

사천인 만큼 독왕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은?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의 배신인가·’

일청검이 살벌한 시선으로 문도혁을 쳐다본다·

만일 배신할 사람이면 가장 우선일 존재가 이놈이었다·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일단 이놈부터 처리해야 하나? 슬쩍 손에 강기를 감으며 일청검이 움직이려던 순간·

“한데· 다 다행히 독왕과 성왕은 계획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합니다·”

“···”

덧붙여진 말에 일청검이 동작을 멈춘다·

“어찌 그리 생각하지?”

“찻잔이 달랐습니다·”

“찻잔이라?”

“예 독왕은 차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성왕은 전부 비운 걸 확인했습니다·”

성왕은 차를 다 마셨고 독왕은 차를 마시지 않았다·

단순한 차이 같아 보이나 지금 상황에선 상당한 정보였다· 

문제는·

“고작 그것으로 확신할 리 없을 텐데·”확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독왕이 차를 한 모금도 안 마신 것처럼 보여도 마셨을지는 모르는 일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그 독왕(毒王)이다·

‘마시지 않았더라도 느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왕급 무인 중 무력으로 따지자면 하위에 가까우나 전장에선 독왕보다 강한 이는 없다·

그만큼 독이라는 게 상당한 가치를 지녔다는 의미며·

독왕은 그런 독을 다루는 이들 중 현재 가장 위에 위치한 존재였다·

과연 병 안에 있었고 얕게 탔다고 한들 그걸 독왕이 몰랐을까?

일청검은 이를 확신할 수 없었다·

그리고· 확신이 되지 않는다는 건 너무 많은 걸 의미했다·

그때·

“하 하오나 대주 님·”

문도혁이 급히 일청검을 향해 말을 덧붙인다·

“독왕이 알아차렸다고 한다면· 성왕이 차를 다 마실 리 없지 않겠습니까?”

준비한 것을 독왕이 알아차렸다면 성왕이 다 마셨을 리는 만무하다·

그게 문도혁의 말이었고· 이는 일청검도 의아한 부분이었다·

또한·

“성왕이 가만히 있던 것도 이상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혹여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독을 마신 걸 안 독왕이 성왕에게 말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

만일 알았다면 성왕이 애당초 가만히 있을 리도 없지 않은가·

당장 지부를 뒤집어엎고도 남았을 일· 한데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조용한 건 이상한 일이었다·

정녕 알지 못하는 건가?

그렇다면 좋은 일이나 아무리 봐도 찝찝하기만 했다·

‘이상하다·’

일청검은 등골에 이상한 감각을 느껴야 했다·

변수인가? 변수라면 거리를 살짝 벌려야 한다· 그래서 파악할 시간을 벌어야 했다·

독을 눈치챘는지 못했는지를 포함해·

‘대체 독왕은 무엇을 위해서?’

그가 사천지부를 찾은 이유까지· 최대한 알아봐야 했다·

하여 그걸 위해 잠깐 물러나는 것도 필요하거늘·

‘···지금 와서 물러날 수는 없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진즉 척을 진 건 물론 사파라는 계천문주와 손까지 잡았고· 이를 이용해 독까지 사용하려 했다·

더 이상 뒤로 갈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펄럭-! 일청검이 바닥에 놓인 무복을 걸치며 문도혁을 쳐다봤다·

‘믿을 이가 없군·’

계천문주는 물론 이놈 또한 마찬가지다·

믿을 사람 따위 누구도 없다· 이것이 갑갑한가? 그건 아니었다·

‘어차피 중원이란 이런 곳이니·’

수두룩이 겪으며 알아온 바다· 중요한 건 오로지 누가 살고 누가 올라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볼 때는····

‘그나마 이놈이로군·’

앞에 있는 문···문 뭐라던 무인·

청룡대로 돌아오길 갈망하며 자신에게 온갖 충성을 다 할 놈·

다른 놈들은 이유 모를 의중이 가득한 만큼 그나마 이쪽이 나았다·

특히 중요한 점으로는 나중에 처리할 때의 일도 그렇다·

‘가장 쉽다·’

언제든 처리할 수 있는 놈·

그걸 볼 때 일단은 이놈을 쓰는 게 맞았다· 이를 떠올리며 일청검이 살짝 웃으며 말한다·

“문 대원·”

“예! 대주 님·”

“상황은 알겠으니 이 부분은 내 더 알아보도록 하지·”

“그···말씀은·”

의아해하는 문도혁에게 일청검이 다가가며 말을 덧붙인다·

“저번에 문 대원에게 했던 말 기억하나?”

“기 기억하고 있습니다·”

문도혁 기다렸다는 듯 일청검에게 말한다·

“청룡대의 동향을 적어 성왕에게 보내라 하셨었습니다·”

“잘 기억하고 있군···· 역시 자네야· 믿음직스러워·”

“아 아닙니다·”

일청검의 칭찬에 문도혁 기쁘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그걸 보며 일청검이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나·

‘이놈은 아닐 것 같군·’

적어도 이놈은 좀 더 써먹을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면 문 대원· 내가 다른 부탁을 좀 해도 되겠나?”

“당연한 말씀입니다···! 어 얼마든지요·”

“다행이야·”

피식 웃으며 일청검이 문도혁에게 말을 잇는다·

“부탁은 별건 아니고 말이야·”

툭툭· 문도혁의 어깨를 일청검이 몇 번 토닥이며 말하길·

“이번 보고 때 한 가지 사실을 덧붙여보게나·”

“덧붙인다면···어떤···?”

“청룡대가 특이한 정보 하나를 찾았다···· 확인 후 며칠 뒤 태세를 준비할 것 같다· 같은 걸 말일세·”

“···!”

일청검의 말에 문도혁은 그가 무슨 의도로 말을 뱉는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정보? 모이고는 있다· 청룡대는 본맹중에서도 강한 정예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당연히 수집력도 뛰어나니 아마 이미 상당한 정보량을 취득했을 터·

한데 구태여 일청검이 이리 말하는 것은 일부러 정보를 흘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것도 가짜 정보를 말이다·

******************

‘슬슬 움직이고 있으려나·’

걸음을 나아가며 턱을 쓰다듬었다· 아무래도 지금쯤이면 뭔가 시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어떤 수를 택할까·’

독왕이 지부에 들렀다 갔다는 건 이미 소식을 들었을 거고·

과연 이를 들은 일청검은 어떻게 나올까· 그게 참 궁금했다·

조금 멀어지는 방법을 택할까···· 아니면 그대로 밀고 나갈까·

‘아무래도 밀고 나갈 것 같기는 한데····’

뒤로 가기에는 놈이 저지른 일이 워낙 많았으니 물러나 봐야 절벽이다·

하니 내가 볼 땐 후자를 택할 게 불 보듯 뻔하지만·

‘마냥 확신하기엔 어렵다·’

어떻게 나올지는 결국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러면 계획이랑 조금 달라지는데·’

설마 독왕이라니 그날 지부로 올 줄은 나도 몰랐던 일인지라 그래서 더 그랬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으니 이에 관한 대처를 해야 할 터·

‘음·’

그래서 이 부분에 관한 걱정은 그리 크지 않았다·

상황이 벌어지자마자 진즉 대처를 해놨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청검의 의심이 어디까지 가있냐는 것·’

독왕과 나· 그리고 계천문주· 좀 더 보태서 지부장까지·

일청검이 의심할 대략적 범위는 이렇다·

여기서 몇몇 더 보탤 수는 있을 터이나 그마저 크게 개의치는 않았다·

딱 거기까지라면·

녀석이 딱 거기까지라면 그걸로 끝인 것이다·

‘솔직히 술술 풀리면 좋기야 한데 말이야·’

그렇다고 너무 쉬우면 좀 재미없을 것 같다·

미친 새끼마냥 문득 그런 생각이 스쳤다·

‘지랄·’

고개를 저어 털어냈다·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스멀스멀 기어오는 생각이 역겹기 짝이 없다·

정신을 차린다· 그걸 위해 옆을 쳐다봤다·

“흐흥~흥·”

콧바람을 내며 해맑게 따라오는 한 여인· 그걸 보고 있자니 그나마 속이 풀린다·

독왕이 찾아오고 하루가 지나 다음 날·

대원들에게 수련보다는 정보 수집에 치중하라 명을 내려둔 나는 일어나자마자 당문으로 향했다·

옆에는 당소열도 함께였다· 콧노래의 주인이 바로 그녀다·

이를 보며 당소열에게 슬쩍 물었다·

“얼마 만에 가는 거야?”

내가 알기로 당소열은 나름 오래 집을 비우고 있었다·

암왕과의 수련도 그렇고 이후 하남을 찾은 것도 그렇다·

“···음···일이 년?”

당소열의 불확실한 대답에 피식 웃었다· 

‘그럼 한창 수련할 때 같은데·’

그동안은 집에 안 갔다는 말인가 거의 폐관수련 급이었다는 거네·

하기야 정말 악착같이 버티지 않고서야 저 경지에 닿기 힘들겠지·

총총 걷는 당소열을 보며 떠올렸다·

‘조금 있으면 독비를 넘을 것 같다·’

전생의 당소열·

그녀를 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였다·

다만····

‘만독불침은 아니야·’

독비가 강했던 이유는 그녀가 독공의 끝에 닿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그녀가 내뿜은 독기로 가득 찼던 공간을 기억한다·

닿기만 해도 피부가 썩는 건 물론· 혹여 마시기라도 한다면 경지가 낮거나 내성이 없는 이상 그 자리에서 즉사였다·

그녀가 마교를 상대로 버틸 수 있던 이유 또한 이것이다· 넓은 범위를 지닌 압도적인 살상력과 끊임없는 기운·

만독불침을 지녔던 독비는 그런 존재였다·

‘근데·’

과연 지금의 당소열은 어떨까·

신이 났다는 듯 걸어가는 당소열· 언뜻 보기엔 마냥 반쯤 뛰는 것 같아 보이지만 나는 그녀의 발을 보며 눈을 좁혀야 했다·

‘발소리가 안 들린다·’

저렇게 뛰면서도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가 않았다·

그냥 지면도 아니고 여긴 돌이 군데군데 섞인 흙길이다· 그런 길을 걸으면서도 발소리가 안 난다는 건·

‘물이 어느 정도 오르긴 했다는 것·’

잠행술은 거의 통달했다는 것과 비슷하다·

당연히 암왕급에 닿기는 어려울 테지만 대단한 수준에 닿았다는 거겠지·

실제로 당소열은 내 기감조차 한순간 속여내기까지 했었으니 말이다·

그 탓에 독공보단 암공에 특화되게 됐으나 나는 오히려 그쪽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전생과 같은 죽음은 아니겠지·’

사천을 지키려고 자신을 내던졌던 여인· 

그거면 됐다· 오직 그것이면 됐으리라·

“대주···아니 공자님?”

“응?”

“뭘 그렇게 쳐다보세요?”

“아·”

나도 모르게 당소열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나 보다· 

어쩐지 당소열의 볼도 희미하게 붉어져 있었다·

예전에는 몰랐으나 이제는 저 반응이 뭘 뜻하는지 안다· 알기만 하고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적어도 지금은 말이다·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옛날 생각이 좀 나서·”

“옛날 생각이요? 언제요?”

“아주아주 오래전·”

“오래전이면···· 아! 우리 처음 만났을 때인가?”

“그건 아닌데···· 뭐 대충 비슷해·”

오래전 내가 너를 죽였을 때·

이건 아마 영영 꺼내지 못할 말이었다·

“비슷하면···언제지?”

“가자·”

“아 네·”

뭔가 더 물으려는 당소열을 끌고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어느덧 코앞에 닿아 있더라·

고개를 올려 위를 쳐다본다·

묵직한 문 위 큼지막한 명패가 보였다·

사천당문·

오랜만에 찾은 과거의 명가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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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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