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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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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31

“어서 오십시오·”

대문을 넘어서니 노파가 우리를 반겼다·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참 인자한 인상을 지닌 노파다· 알기로 당문의 의약당을 새로 책임지게 된 인물이라 했다·

그나마 살아남은 장로였던가?

노파를 보며 내가 조심스레 고개를 숙였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항상 같습니다· 공자께선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도 뭐····”

“듣기로는 제가 다 뿌듯할 정도로 잘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머쓱하게 웃었다· 이럴 때마다 딱히 반응할 수 있는 게 없다·

좋아하기도 그렇고 잘난척하긴 더 그렇다· 그냥 이 정도가 한계였다·

가볍게 인사를 끝내자 노파가 미소를 띠며 옆을 쳐다본다·

“아가씨·”

“안녕하세요····”

노파의 눈짓에 당소열 또한 고개를 숙인다· 그 반응이 어째서인지 살짝 불편해 보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가씨께서 훨훨 날아오른 모습 또한 잘 새겨듣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노파도 당소열이 불편해하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

딱히 당소열이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걸까? 들어본 적 없는 일이었다·

이에 관해 물어볼까 싶었지만 당장 그럴 수는 없었다·

“우선 제조실로 모시겠습니다· 가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지금은 당문에 온 이유부터 해결해야 했으니 말이다·

****************

노파를 따라 잠시 걸음을 옮겼다· 당문의 내부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봉문을 했다고 하나 어느 정도는 관리가 되고 있었다·

다만·

‘조금은 낡았군·’

예전의 화사함까지는 유지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조금 어둑해진 분위기와 고요한 느낌은 얼핏 서늘하다·

사대세가라 불리던 당문의 위세를 보여주듯 드높던 모습들이 마냥 느껴지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더 나아가 당문이 자초한 일이기도 했다·

그걸 보며 당소열쪽을 슬쩍 쳐다봤다·

아까도 그렇지만 당소열의 표정도 마냥 좋지는 않았다· 문제는 저게 당문의 현 상황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애써 무시하고 걸었다·

그렇게 잠시를 더 걸으니 어느덧 목적지에 다다른다·

의약당·

처소에 적힌 이름· 그걸 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문은 아직 열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기운·’

처소 안에서부터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하물며 그냥 기운이 아니다·

‘독기 같은데?’

독기·

그것도 상당한 양이다· 

딱히 문제는 없다· 어차피 만독불침을 지닌 이상 독은 내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게다가 양이 많다고 한들 실상 직접 파고드는 정도는 아니니 경지가 높다면 버틸만한 수준이다·

당소열이야 뭐 애당초 독공을 배웠던 인물인 만큼 문제없는 건 똑같겠지·

“혹 불편하시다면· 천 같은 거라도 준비를····”

“아니요· 괜찮습니다·”

노파는 내가 면역이 있는 걸 모르기에 조심스레 말을 묻지만 당연히 사양했다·

“버틸만합니다· 들어가시지요·”문을 잡아 열었다· 그 순간·

화아악-! 내부에서 기운이 몰아쳤다·

기운 속에는 독기를 포함해 지독한 약재 향까지 스며 있었다·

눈을 찌푸리며 안을 확인하는데·

“오셨소···?”

안에는 피곤해 보이는 중년인· 당문의 주인 독왕이 나를 반겨준다·

“마중을 나가지 못해 미안····”

지친 목소리로 내게 말하던 독왕이 말을 뱉다 말고 흠칫한다· 옆에 있던 당소열을 봤기 때문이다·

“와 왔···구나·”

“아버지····”

어딘가 애매한 태도였다·

독왕이 제 딸을 보며 침음을 삼킬 무렵· 당소열이 한숨을 섞어 독왕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뵈어요·”

“그래 잘 지냈-·”

“어제 지부를 찾으셨다고 들었어요·”

대화하다 말고 당소열이 독왕의 말을 끊어낸다·

“그 그게· 구 공자에게 따로 볼일이 있어서 말이다····”

“제가 분명 오늘 찾아 뵙겠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조금 차가워진 목소리· 그 탓에 독왕이 더 쩔쩔매기 시작했다·

“그만큼 급한 일인지라····”

“그렇겠죠· 많이 급하셨던 일이겠지요· 근데····”

당소열이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덧붙인다·

“근데 왜 오셔놓고 저는 안 찾으셨어요?”

“···”

말을 듣고 독왕이 이쪽을 쳐다본다·

눈빛에서 느껴졌다· 내게 도움을 청하는 것 같기는 한데····

‘날 본들 뭘 할 수 있을 리가 있나·’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실제로 궁금하기도 했다· 기껏 지부까지 찾아와 놓고는 제 딸은 안 보고 갔다는 게 묘하지 않은가·

‘그때야 뭐 혼나기 싫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당소열의 반응을 보니 마냥 그 탓은 아닌 듯 보인다·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이····”

어물쩍거리던 독왕이 뭐라 말을 하려 하지만·

“···됐어요·”

당소열은 듣기 싫다는 듯 등을 휙 돌렸다·

“···먼저 가 있을게요· 구 공자님 일 끝나면 다시 뵈어요·”

“어? 어어·”

내게 통보하듯 말하고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이야···와중에 보법 밟는 실력이 더 는 거 같은데?

사라지는 시간이 순식간이다·

“···”

그걸 보며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뭔가 반응하기 참 애매하다 싶은 상황이다·

하여 다시금 독왕 쪽을 쳐다보지만·

“···”

“···”

눈을 마주친들 뭔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머쓱한 상황만 지속될 따름이다·

“···우선 들어오시오·”

독왕이 살짝 슬픈 목소리로 말하기에 별말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크흠·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뭘 묻기엔 독왕의 표정이 너무 구슬펐다· 너무 크게 상처받은 얼굴이라 위로조차 할 수 없었다·

‘집에 몇 년 안 갔다더니만·’

단순히 수련을 위한 건 줄 알았거늘· 그게 아니라 다른 사정도 있는 건가·

궁금해 죽겠지만 참아야 했다·

‘말을 안 한 거면 이유가 있겠지·’

그 당소열이 내게 아무런 말도 안 했다· 그것만큼 묻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더불어 독왕도 눈으로 내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묻지 말아 달라고 말이야·’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그러니 제발 묻지 말라고· 그 눈을 내가 모를 리 없기에 애써 무시할 따름이다·

의약당으로 직접 들어온 다음 상황을 확인하듯 주변을 살폈다·

‘음·’

개판이네·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광경이다·

처소 안은 정리라고는 조금도 되어있지 않았다· 여기저기 알 수 없는 재료들이 가득하다·

그 중에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건····’

보고 살짝 눈을 키운다· 단순한 풀처럼 보이지만 익숙한 모양새였다·

‘소공초(小共草)잖아·’

보기에 잡초와 흡사하나 상당히 비싼 값을 하는 약초였다· 이렇게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을 놈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거기에 이것뿐이 아니네·’

소공초 말고도 값이 나가는 재료들이 엿보인다· 그걸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예전에 왔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마지막으로 당문을 찾았을 땐 이 정도는 아니었거늘· 상황을 알려주듯 개판인 모습이 보인다·

어이없음이 얼굴에 드러나서일까· 독왕이 날 보며 헛기침을 뱉었다·

“크흠· 큼· 근래 좀 바빴던 탓에 그렇소·”

“···얼마나 바빠야 약초를 이렇게 다루는 겁니까?”

그것도 당문에서 말이다·

“막바지에 다다르니 다른 걸 챙기기 벅찼소·”

“그렇군요·”

정리까진 내가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었기에 대충 넘어갔다· 중요한 건 결과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독왕이 내게 말한다·

“정말 방법이 있는 거요?”

말을 뱉는 그의 눈엔 힘이 가득했다·

방금까지 제 딸한테 쩔쩔매고 있었으면서 저리 순식간에 눈빛이 변할 수 있는 걸까· 

아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라 해야 하나?

가문이 잃어버린 오랜 역사를 되찾는 일이다· 또한 어쩌면 세가를 다시 일으킬 기회가 될지 모르는 일· 독왕으로선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고·

이는 물론 내게도 중요한 일이었다·

“···일단 어떤 상황인지 보여주시지요·”

어떻게 되어 먹은 사태인가· 그것부터 확인해야 했다· 말을 들은 독왕은 곧장 나를 데리고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의약당 내에 있는 제조실· 기운이 유독 강하게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여기군·’

모를 수가 없을 지경이다·

약초와 독초의 양이 외부보다 훨씬 많았다·

의도를 알 수 없는 들끓는 물·

그 안에 담긴 재료들과 왼편에 가득 뭉친 덩어리들·

그곳에선 알 수 없는 악취까지 느껴졌다· 얼마나 심한지 후각을 차단해야 할 지경이다·

그 악취를 따라 눈을 돌리니 곧바로 원인이 보인다·

그걸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저겁니까?”

“···”

독왕이 고개를 끄덕인다· 정답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알 수 없는 반죽들이 보인다· 이게 악취의 원인이며· 또한·

‘독왕이 골머리를 쓰고 있는 원인·’

독천단이 되지 못한 실패작들· 그게 이것인 것 같다·

손을 뻗어 반죽을 움켜잡아 들었다· 그러자 악취가 더 심해진다·

푸석푸석한 건 물론 독초까지 섞여 있으니 강한 독기까지 느껴진다·

“흐음····”

상태가 심각하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썩나 싶을 지경이다·

“이게 독천단의 반죽이라는 말이지요·”

“정확히는 아니오· 성공하기 전에 망해버렸으니까·”

“어떤 현상인지 볼 수 있겠습니까?”

말을 묻기 무섭게 독왕이 무언가 가져온다·

손에 든 것과 달리 멀쩡해 보이는 반죽이었다· 독기는 여전하나 적어도 악취는 안 느껴진다·

심지어 영단의 재료임을 알려주듯 상당량의 기운이 스며 있기도 했다·

그리고 그 위로·

우웅·

내 심장에 박힌 기운· 마기가 반응하는 물체가 올라간다·

마석이었다·

아주 시뻘건 마석 말이다·

적색 마물의 마석· 그걸 움켜잡은 독왕이 도구를 하나 집어 들더니·

“흡!”

끄그그극—!!

강한 힘으로 마석을 도구에 갈아버린다·

그러자 마석에서 가루가 얕게 떨어져 반죽 위에 안착하고 그 즉시 반죽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치이이이이-!

“허?”

가루가 섞여 들어간 반죽의 색이 순식간에 변질되고 아까처럼 점점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

실시간으로 썩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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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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