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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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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50

주르륵·

무언가 흐르는 감각에 인상을 찌푸렸다·

고개를 아래로 내린다· 

가슴이· 그것도 심장 부분이 뚫려 있었다·

누군가의 손이 보인다· 제 심장을 뚫은 인물의 손이었다·

시선을 힘겹게 옮겨 얼굴을 본다·

손의 주인은 다름 아닌 나였다· 정확히는 전생의 자신 말이다·

푸슉·

손이 빠져나가며 핏물이 터진다· 

“쿨럭·”

입에서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었다·

높고 낮아진 차이에 녀석이 나를 내려다본다·

그러다 손을 움직여 내 앞에 가져다 댄다·

[다음엔 대답을 들고 와라·]

[그렇지 않으면 차라리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묵직한 말을 끝으로·

화아아악–!!

흑염이 내 머리를 휩쓸었다·

******************

눈을 번뜩이며 몸을 일으켰다·

“···허억····”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붙잡았다· 몇 번 더듬고는 한숨을 내쉰다·

다행히 가슴은 멀쩡했다·

다만·

“···끄····”

온몸이 지끈거리며 근육통을 내뱉는다·

아니지 근육통과는 비교도 안 되게 아팠다·

이건 근육이라기보다는····

‘···혈도가 부운 느낌인데·’

온몸에 혈도가 부어있었다· 고통을 느끼며 이전 상황을 깨닫는다·

“아· 옘병·”

마지막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정신을 차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던 일·

또한 피를 토하며 억지로 기운을 잠재우던 일까지·

그걸 떠올리며 옷을 풀었다· 상체에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가락을 그대로 꽂았던 흔적이다·

‘···낫기는 거의 다 나은 것 같은데·’

흔적은 흔적일 뿐·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다· 몸뚱이가 워낙 좋아져 이 정도 상처로는 문제가 없었다·

이를 보며 낮게 숨을 내뱉었다·

‘방법이 통했어·’

기운이 너무 강하게 폭주해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다행히 방법이 통했다·

손가락을 몸에 꽂아 넣고 기운을 관리하는 방법·

이는 전생에 천마가 내게 했던 일이다· 몇 번 당해본 적이 없어 될까 싶었는데·

이를 악물고 해내니 어떻게든 해냈다·

‘이게 되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 한데· 아무튼 덕분에 살았다·

자칫하면 진짜 주화입마에 들거나 폭사할뻔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았다·

이에 안도하는 한편·

“···시발·”

기운이 폭주한 이유를 떠올리며 욕을 내뱉어야 했다·

그리됐던 연유는 다름이 아니다·

영단을 먹고 마주했던 전생의 병신·

나는 놈과 싸웠고·

끝에 패배했다·

“···썩을·”

패배하고 눈을 뜨니 기운이 뒤엉켜 폭주를 시작했다·

덕분에 상황을 이해할 새도 없이 기운부터 잠재워야 했다·

그건 상관없다· 아 상관없다고 하면 이상하긴 한데· 중요한 건 내 목숨보다는····

“왜 졌지?”

도대체 왜 졌을까· 

그걸 의문에 두어야 했다·

나는 그 싸움의 결과가 이해되질 않았다·

“분명 내가 더 강했을 텐데·”

내 경지는 이미 전생의 흑염등신 때를 뛰어넘었다·

싸운다면 절대 지지 않으리란 확신을 하고 있었건만·

그 싸움에서 나는 졌다·

왜일까·

“불꽃을 쓰지 못해서인가?”

구염화륜공이 봉인 당한 것· 그게 문제라면 문제일 터였다·

싸움에서 나는 화공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게 정말 이유인가?’

그렇다고 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불꽃을 쓰지 못한다고 그렇게까지 처맞는다고?’

녀석은 화공을 썼고 나는 쓸 수 없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너무나 일방적인 패배였다·

혹시 녀석이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강했나 싶지만·

‘아니야·’

그 또한 아니었다· 녀석은 전생의 경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렇다면 이유는 순전히 하나다·

‘내가 그냥 진 거야·’

놈에게 실력으로 패했다·

전생의 놈을 내가 이길 수 없었고· 그 탓에 죽임을 당했다는 뜻이다·

뿌드득·

이를 갈았다· 

“옘병·”

왜지? 도대체 뭐가 문제였지?

애당초 놈은 뭐지·

내가 구염화륜공을 쓸 수 없는 이유는 그놈 때문이 분명하다·

왜 하필 내 전생의 모습이 그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필이면 이때라니·’

열이 받았다· 대성으로 향한 길을 어렴풋이라도 본 시점이다·

한데 하필이면 지금 구염화륜공이 묶여버리다니·

“한시가 급한데·”

그때의 감각을 잃기 전에 다시 얻어야 했다·

근데 해도 그딴 놈이 나를 막고 있다고? 게다가 이길 수도 없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스으읍·”

어떻게 할까·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든 놈을 다시 봐야 한다고 말이다·

하면·

“···다시 싸워야지 뭘·”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고민할 틈이 있을 리가 있나· 당장이라도 또 놈을 찾아가고 싶었다·

문제는·

“···일청검을 보는 게 오늘이었나?”

저번에 계천문주의 모습으로 만났던 일청검· 놈에게 다음에 보자고 했던 시기였다·

이대로 또 놈을 만나게 되면· 그렇게 해서 이기지 못하면····

‘계획이고 나발이고 다 수포로 돌아간다·’

놈과 만나는 게 평화롭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걸 알면서도 시도해야 할까·

마음 같아선 계획이고 나발이고 다시 만나 아작내고 싶다·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제기랄·”

마음과 달리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무공이 막힌다고 할 수 없는 건 아니고·

앞에 할 일은 너무나 많았다·

언제까지고 예전처럼 자존심만 챙길 수는 없단 소리다·

그리 생각하며 고통 어린 몸을 움직일 때·

[많은 게 변했다·]

“···”

놈이 했던 말이 귓가에 스쳤다·

[그렇게 달라진 게 많으니 네놈 스스로도 변했다고 생각하나?]

내 왼쪽 다리를 뽑아내며 하던 말이다·

[착각하지 마라· 변하고 싶다 생각만 했을 뿐· 정작 네놈은 변한 게 없으니·]

[너는 여전히 추악하고 나약하다·]

온몸을 두들기며 뱉던 말은 고통 속에서도 선명하게 들렸었다·

“개새끼·”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놈에게 하는 말이면서 내게 하는 말이었다·

대체 어째서일까·

[왜 살아있는 거지?]

나는 왜 놈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을까·

그리고·

“너는 대체 내게 뭘 바라는 거냐·”

놈이 바라는 대답은 무엇일까·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

몸을 움직여 독왕과 대면했다· 감사 인사와 함께 할 말이 있어서였다·

“···대체 어딜 간다는 말인가·”

내 말을 들은 독왕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했다·

“자네 어떤 모습으로 쓰러졌었는지 알기는 아는가?”

“예· 기억하고 있습니다· 많이 놀라셨을 텐데 수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진심이었다·

내가 쓰러진 직후 독왕이 날 데리고 의원에게 갔다는 것도 들었고· 또한·

“당 소저에게는 일부러 안 알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또한 감사드립니다····”

당소열에게는 따로 안 알리고 미리 맹으로 보냈다고도 했다· 내 입장에선 그걸 가장 감사히 생각했다· 

당소열이 들었으면 걱정할 게 뻔했으니까·

그걸 알고 있으니 독왕도 이렇게 해준 거겠지·

“의원이 자네 혈도가 상당히 지친 상태라고 했어· 가능한 며칠은 쉬어야 한다고도 했거늘 어찌 이리 곧바로 움직인단 말인가·”

“몸도 나쁘지 않고· 바빠서 오래 머물 수가 없습니다· 제대로 된 감사는 다음에 찾아 뵙고 다시 말씀 올리겠습니다·”

“자네···!”

“걱정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뱉으면서도 참 맞지 않는 일이다 싶었다·

쓰러진 날 이곳까지 와준 것도 모자라 많은 배려를 해주었건만 일어나자마자 냅다 가겠다고 하는 게 참 없어 보였다·

더불어·

“여전히 설명은 안 해줄 텐가?”

독왕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어서 더 그랬다·

왜 뜬금없이 독천단을 필요로 했는지· 도대체 그걸 먹고 왜 쓰러진 건지·

독왕을 그나마 믿을 수 있다는 걸 떠나 나로서도 할 말 없는 행동이었다·

“···죄송합니다· 다녀와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쯤 되면 간단하게라도 핑계를 만들어 뱉어야 했다·

‘그럼 계획을····’

암왕과 함께 일청검을 만나고· 놈의 정신을 마지막으로 흩트려 놓은 뒤· 계천문주와 따로 만날까?

‘그 과정에서 미리 일청검의 관한 일을 슬쩍 흘려놓으면 될 것 같고·’

그렇게 계천문주와 일청검의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서로 의심을 싹트게 한 다음에 만나게 만들까·

‘아니야···· 그러면 중간에 철지선한테 시킨 일이 엉켜 버려·’

하면 시간을 더 벌어야 하나? 시간을 벌기엔 상황이 안 좋은데·

‘내 몸뚱이도 제대로 보질 못하는데 시간을 늘려? 늘린다면 무슨 수로 늘려야 하지·’

그래 시간을 늘린다 치자· 이를 늘린다고 해결이 될까?

당장 적색 마석도 몇 개 없어서 독천단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무엇을 하든 빠듯하다·

명분을 쟁취하며 끊임없이 일을 해내야 했다· 엉키면 안 된다·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제기랄 어떻게 하지···?’

앞에 놓인 일을 정리해야 한다· 동시에 내 몸 상태도 봐야 했다·

그러면서도 이 일이 끝났을 때 문제가 없도록 명분도 살펴야 했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마를 감쌌다· 당장이라도 생각을 지우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정리해야 해·’

하기 싫어도 정리해야 한다·

나는 모용희아도 제갈선도· 하물며 철지선도 아니다·

똑똑하지 않으니 오차는 있을 것이고· 그 오차가 있더라도 감당할 수 있게끔 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잠을 줄이고 나를 줄여야 한다·

잘근거리며 혀를 씹었다·

떠올려라· 어떻게든 떠올려라·

제발 어떻게든 떠올려야····

“구 공자-!”

“···!”

거친 노호에 그대로 몸을 굳혔다·

눈을 돌리니 독왕이 날 보고 있었다·

그제야 정신이 좀 들었다·

“괜찮나?”

“···아· 죄송합니다···· 잡 생각이 워낙 많아서·”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좋지 않은 습관이 또 도졌다· 속으로 한숨을 쉬며 계속 호흡을 골랐다·

“···정말 죄송합니다· 사정은 나중에 찾아 뵙고 말씀을····”

“구 공자·”

“예···?”

“자네 정말 괜찮나?”

“예?”

독왕의 말에 벙찐 표정을 지었다· 아주 잠깐이었다·

“···아 예· 정말 괜찮습니다· 진짜 그냥 생각이 많아서 잠깐 멍했던 겁니다·”

“···”

내 말에도 독왕은 믿지 못하겠는지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그 표정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얼굴이었다·

“오늘 내 딸아이가 말 하더군·”

나를 걱정하는 얼굴· 세상에서 내가 제일 보기 싫은 표정이다·

“근래 자네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이야·”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전 멀쩡합니다만·”

“기껏 간신히 만든 시간인데···· 아이는 온종일 자네 얘기만 했지· 참 기분이 좋지 않았어· 한데·”

독왕은 말을 뱉으면서도 여전히 내 눈을 보고 있었다·

“지금 보니 아이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가·”

그런 눈으로 다시 내게 묻는다·

“···정말 괜찮은가?”

“···”

질겅·

자꾸만 혀가 씹힌다·

무엇이 괜찮냐 묻는지 모르겠다· 

또한 어째서 괜찮냐고 묻는지도 모르겠다·

대뜸 찾아와 개판을 만들고 깽판 비슷하게 쳐놓은 놈· 하물며 그리 아끼는 딸내미를 멋대로 휘두르고 있는 놈에게 괜찮냐니·

나로선 독왕의 심정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였다·

“예· 저는 괜찮습니다·”

나는 괜찮았다·

아니·

괜찮아야 했다· 

******************

지쳤다·

머리고 몸이고 다 지쳤다·

당문을 떠나 걸음을 내디디며 떠올리는 말은 그뿐이다·

어제도 한숨도 자지 못했거늘 어째서인지 해는 진즉 저물어 있다·

걸을 때마다 몸이 저릿하다· 아직 부어있는 혈도가 다 낫지 않았다·

간신히 기운을 갈무리했을 뿐 심장에도 어느 정도 무리가 있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피로가 쌓였다·’

몸 자체에 피로가 쌓여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신체에 무리가 없다면 정신적인 피로인가?

‘조금 쉬어야 하나·’

휴식이 필요할 때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쉴 수는 없었다·

“···후우·”

얼굴을 쓸어내리며 표정 관리를 했다·

오늘도 어차피 자기는 글렀다· 

‘일단· 우선순위는 암왕이다·’

도착하고 암왕을 찾아가자· 그리고 계획대로 하나씩 처리한다·

당장이라도 올라오는 한숨을 참으며 한 걸음을 내디딘다·

‘견뎌·’

무너지지 않으리라·

그리 다짐하며 견뎌낼 것이다·

다만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애들을 봐야겠어·’

무언가 하기 전에 애들의 얼굴을 봐야 할 것 같았다·

본다고 뭘 하려는 건 아니다·

그냥 보는 걸로 충분했다·

그걸로 숨을 한 번 더 쉴 수 있었고 그만할까 싶다가도 두어 걸음을 더 갈 수 있었다·

“하하·”

떠올리고 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어이가 없다·

‘그렇게 따라오지 말라 할 땐 언제고·’

곁에 오지 말라 아우성치던 게 얼마 전인데 정작 따라오니 좋은 건가?

참으로 모순이었다· 그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보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지금을 버틸 수 있었다·

어느덧 저 멀리 사천지부가 보인다· 그걸 보자마자 굽어있던 어깨를 폈다·

동시에 호흡을 정상으로 돌리고 표정을 관리한다·

“대주님!”

도착하자마자 대원이 달려온다·

손을 살짝 흔들며 웃어줬다·

“좀 많이 늦었네· 미안하다·”

머쓱했다· 

일을 시켜둔 건 많은데· 정작 대주라는 인물이 오전에 나갔다가 하루 종일 기절해 밤늦게 복귀했으니 어디 갔었냐고 따져도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뭐 별일은 없었지? ”

“대주님···· 큰일 났습니다·”

“뭐?”

“남궁 대원과 위 대원이···· 사라졌습니다·”

그 말에·

뚝-

속에서 간신히 버티던 무언가가 끊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다음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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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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