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91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891

“오랜만이다·”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내 인사에 밥을 먹던 청년· 제갈혁이 나를 쳐다봤다·

“오랜만이네요····”

“해 먹는 중이야?”

“예· 드실래요?”

“아니 입맛이 없어서·”

애당초 밥 먹으러 온 것도 아니었다·

“어르신은?”

“할아버지는 잠깐 나가셨어요·”

“딱 좋네·”

탁상 건너편에 마주 앉았다· 제갈혁은 현재 신의의 처소에 머물고 있었다·

따로 처소를 마련해 줄까 싶었지만 신의를 생각해 내린 결론이었다·

덕분에 얘기하긴 좀 귀찮아졌으나 이 정도야 감내할 수 있었다·

“근데 형·”

“응·”

“사천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여긴 어떻게 와 있어요···?”

오늘만 세 번들은 물음이다·

“일 터져서 빨리 왔어·”

“아아· 그거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제갈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미 확인했어?”

“정황은 따로 보고 있었는데· 아직 서찰을 보낼 상황은 아닌 것 같아서 대기하고 있었어요·”

“대기라····”

제갈혁이 보기에도 뭔가 이상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내 중얼거림을 들은 제갈혁은 탁! 하고 젓가락을 내려놓고선 물었다·

“그래서 형은 누구 서찰을 받고 왔는데요?”

말을 듣고 입꼬리를 올렸다·

이놈은 역시 예리했다·

“보기에는 미 부인이었는데· 알고보니 아니더라고·”

“누군가 개입했다는 의미인가요·”

“맞아· 근데 누군지 모르겠어·”

“시기는요?”

“받기는 그저께· 미 부인도 서찰을 보냈다고 하는데· 도착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오늘이라더라·”

“그래요?”

말을 듣고선 제갈혁이 잠깐 눈알을 굴린다· 그렇게 몇 초가 흐르고·

“구 가주님이 잡힐 걸 알고 누군가 수를 쓴 것 같네요·”

곧장 대답이 흘러나왔다·

“예상 범위 중 가장 유력한 건 직접 붙잡은 무림맹 그 자체고···· 이게 아니라고 하면···· 둘에서 셋·”

“확신이야?”

“아니요· 확신하기엔 생각 더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확답은 못 드리고···· 내일도 계세요?”

“무림맹을 다녀오고 나면 저녁에는 볼 수 있어·”

“그럼 그때까지 생각해서 말씀드릴게요·”

“그래 고맙다·”

저 짧은 대화에서 결론이 나와버린다· 

봐도 봐도 신기하다· 나는 한참은 머리를 굴려야 나오는 건데·

‘확실히 정답이 나온 건 아니다만·’

고작해야 하루· 

그거면 얼추 답이 나온다·

그거면 됐다·

물론 제갈혁의 말이 다 정답은 아니기는 한데·

‘적어도 칠 할은 믿을 만해·’

전생이라면 구 할이라 표했을 테지만 지금도 칠 할은 된다·

‘우선 저걸 듣고 움직인다·’

제갈혁의 말을 시작으로 경로를 정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앞에 놓인 물을 마셨다·

입을 축인 다음 다음 말을 꺼내들었다·

먼저 확인 할 게 있다·

“그래서· 이 서찰은 네가 보낸 게 맞아?”

앞서 생긴 일이 있었기에 그것 부너 물었다·

제갈혁이 꺼내든 서찰을 잡아 살핀다·

“예· 제가 보낸 거예요·”

다행이었다· 이것마저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다·

그렇게 되면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감도 안 잡혔을 테니까·

더불어 이 서찰은 내가 오늘 제갈혁을 찾아온 가장 큰 이유였다·

“어떻게 된 거야·”

서찰의 적힌 내용· 

당덕의 위치가 발각됐다는 것과· 녀석을 잡기 위해 신룡대가 움직였다는 소식이 적혀 있었다·

“갑자기 일이 왜 이렇게 됐지?”

“이 부분은 정보가 너무 적어 뭔가 더 말하기가 어려운데···· 동향을 보니 그런 것 같았어요·”

“동향?”

“네· 당 아저씨께 들은 거 없으세요?”

“없어·”

당덕과는 그리 얘기를 하는 편이 아니다· 할 명령이 있으면 그것만 전하는 편이었다·

“듣기로 주변에 수상한 놈들이 많이 생겼다고 했어요·”

“무림맹 놈들이야?”

“아마 그런 것 같더라구요·”

“확신은 아니라는 말이구나·”

“네·”

턱을 잡고 고민했다· 당덕이 현재 있는 위치면····

‘호북·’

피신을 시켰다기보단 일이 있어 보내 놓은 상태다·

근데 그쪽에 미묘한 인원이 모여들고 있다?

‘이러면 귀찮아지는데·’

아직 계천문과 마교를 엮는다는 계획도 제대로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한데 여기서 이상한 게 꼬이면 곤란하다·

그때·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갈혁이 내게 물어왔다·

“뭘?”

“제가 보기엔 형이 사천에 갔던 것과 엮인 것 같은데···· 형이 보기에는 어때요?”

녀석의 물음에 고개를 까딱였다·

제갈혁의 눈동자엔 살짝 불안감이 엿보인다·

그걸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확실히 전생과는 다르네·’

제갈혁은 종종 내게 확답을 묻고는 했다·

그걸 묻는다고 내가 알까· 나도 몰라서 더 똑똑한 놈 찾아온 건데·

이놈이 이렇게 물어보면 참 미묘했다·

전생의 제갈혁이었으면 저런 불안감 따위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말이 맞다· 떠올린 건 다 정답이고 그 외의 사실을 말하는 놈은 틀렸다·

그게 천유랑아의 사고방식이었고· 좆 같은 건 저 말이 대부분 맞다는 것이었다·

놈의 말의 반박할 수 있는 이는 따져봐야 천마정도·

‘그래도 대주급들은 들어주려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검귀와 녹왕은 사람 취급도 안 했으니 그것도 아니긴 했다·

아무튼·

‘괜찮네·’

지금 제갈혁을 보면 전생과 비교해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습이 미덥지 않다기보단·

‘확실히 그때와 다른 사람이라는 감각·’

천유랑아와 현재 제갈혁이 현저히 다른 사람이라는 인식·

그게 생겨서 오히려 좋았다·

“그걸 왜 자꾸 물어봐· 네가 모르는 데 나는 알겠냐?”

“형은 알 수도 있죠·”

“항상 말하잖아· 네가 나보다 똑똑하다니까?”

내 말에 제갈혁이 제 볼을 긁적인다·

“···아닌데·”

“아니기는 인마· 아니면 뭣 하러 너한테 물어봐·”

“말할 사람이 필요해서?”

“염병·”

어이가 없다· 녀석은 진짜 내가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웃기고 있네·

‘퍽이나 그러겠다·’

일반인의 육신으로 절정 무인을 몇 명이나 죽인 놈·

그것도 전장 한복판에서 머리만을 써서 해결한 일화는 당시 중원에 유명한 얘기였다·

‘나였으면 가능했을까?’

잠깐 상상해 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같다· 어림도 없었다·

그게 됐으면 내가 책사를 했지 왜 주먹질이나 하고 다니겠냐고·

“쓸데없는 소리 마· 네 생각도 맞는 것 같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네·”

내가 사천지부로 향했던 것과 당덕에게 사람이 붙은 것·

더불어 그걸 위해 신룡대가 움직이려 한다는 정황들·

이게 순전히 우연이라 하기엔 연관성이 너무 깊었다·

‘그렇다는 말은·’

묵연이 이걸 예상하고 날 사천으로 보낸 걸까?

‘그건 애매해·’

계천문이 일을 벌이고 있던 건 오 년 전부터의 일·

지금에 이르러 두각을 나타낸 건 의미심장하나 시기를 맞추기엔 다소 이상했다·

‘만일 그게 가능하려면·’

묵연이 오 년 전부터 계천문과 엮여있었거나· 내가 성룡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 모든 일을 꾸미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묵연을 불러들인 건 오히려 내 쪽이야·’

묵연이 무림맹으로 복귀하게 된 건 하남에서 벌어진 습격사건으로 인해 빨라지게 됐으니·

이건 내 여파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묵연이 미래를 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해·’

처음부터 모든 계획에 묵연이 들어 있을 거란 의심은 지웠다·

문제는·

‘처음이 아닐 뿐인 거지·’

처음부터는 아니어도 근래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예를 들어····

‘계천문의 일을 파악했을 때·’

그걸 엮어 나를 사천으로 보낼 생각이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침 딱 적당하지 않은가· 명분도 충분했으니까·

‘안 그래도 묵연은 날 의심하고 있었어·’

아닌 듯 보여도 묵연의 용의선상에 나는 올라가 있었다·

아마 상당히 유력하게 보고 있었을 테다·

그런 나를 사천 땅으로 보내 버린 다음 곧장 당덕의 위치를 파악해 전력을 움직였다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야·’

충분히 의심할 사항이었다·

‘근데····’

그렇게 되면 걸리는 게 하나 더 생긴다·

‘아버지의 일·’

바로 아버지의 일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사천에 갔을 때 일이 터져나간다·

이걸 우연의 일치라 해야 할까? 그럴 리가 없었다·

‘우연이라면 서찰 가지고 장난치지 않았겠지·’

미 부인의 서찰이 가짜였음을 파악했다·

여기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가·

‘···아버지의 일을 이용해 나를 엮어 올리려고 했든·’

그게 아니면 애초에 아버지 일 자체가 나와 엮어 만들려던 수작질이라는 뜻이다·

눈을 좁혔다·

‘아니어야 하는데·’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나 이쯤 오면 절로 생각하게 된다·

‘혹시·’

아주 혹시·

‘전부 엮인 일은 아닐까·’

사천으로 가게 된 것· 혹은 계천문의 일 자체·

그 과정에서 신룡대의 움직임과 아버지의 일·

그 모든 게 실상 전부 한줄기로 이루어진 건 아닐까·

그런 소름 끼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 일들의 끝은 뭐지? 무얼 위해 여기까지 한 걸까·

탁· 탁탁·

손가락으로 탁상을 두들기며 떠올렸다·

‘나인가·’

줄기의 끝이 있다면 그건 나일 것 같다·

사천으로 보내 놓고 일을 벌인 건 시간 벌이· 그리고 서찰을 보내 날 자극 시킨 건·

‘돌아오게끔 하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하남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전부 끼워 맞추기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엮어 보려면 그런 의도가 아닐까 싶은 순전히 망상이다·

‘···쓰벌·’

근데 난 이게 왠지 틀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형?”

“후우·”

나직하게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제갈혁을 바라봤다·

“···내일까진 알 것 같다고 했지?”

“예· 정오 넘기 전엔 어떻게든 해볼게요·”

녀석의 말에 헛웃음을 지었다·

어떻게든 해보겠다· 저 말은 내 표정을 보고 뱉은 것이리라·

어지가진 뭣 같은 얼굴인가보다·

“그렇게까진 않아도 돼· 안 떠올라도 되니까 적당적당히 하라고·”

“하지만····”

“일단 난 갈 곳이 있어서 먼저 간다· 내일 보고 어르신께는 안부 좀 전해줘·”

몸을 일으켰다· 제갈혁에게 물을 것과 부탁할 걸 끝냈으니 곧바로 움직여야 했다·

“어디 가는데요?”

갑자기 간다는 말에 내가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있어·”

볼 사람이 있다·

정확히는 머리가 자꾸 보고 싶어하는 인물이 있었다·

*****************

해가 지려면 조금 더 남은 시간·

슬슬 노을이 찾아와 색이 변하는 하늘 아래 한 숲속에 도착했다·

“···”

가볍게 착지하며 주변을 돌아본다· 무성한 나무에는 가을을 알려주듯 알록달록한 색이 입혀져 있다·

아마 끝자락에 닿았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잎새는 다 떨어질 테지만·

당장은 보기 좋게 물들어 있었다·

그걸 보며 걸음을 옮긴다·

와중에도 무언가를 기억하려는 듯 끊임없이 주변을 살폈다·

‘···역시·’

익숙하다·

이 광경· 이 풍경·

그리고 코 끝으로 흘러 들어오는 냄새까지·

와보기는 지금까지 두어 번밖에 안 와봤지만 마치 오랜 시간 있었던 것처럼 익숙했다·

‘이상해·’

분명 마지막으로 왔을 땐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어째서 지금은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알 수 없었다·

싸아아아아-!

바람이 불며 단풍잎이 흩날린다· 참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였다·

그렇게 조금을 더 걷다 보니·

“···”

어느 부분에서 걸음이 딱 멈춰 선다·

보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들판만이 존재했다·

하늘 위로 노을은 지고 있었고 바람이 불어 잔디가 흔들리는 게 보였다·

그저 그뿐인 풍경이거늘·

나는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없는 그곳이 유난히 속을 건드린다·

‘아무리 봐도 뭐가 없는데·’

왜 자꾸 난 저기에 뭔가 있어야 할 것만 같지?

눈을 찌푸린 채 고개를 저으려던 찰나·

“왔네?”

“···”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뜨고 정면을 쳐다봤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공간에 덩그러니 놓인 바위·

그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안녕····”

힘 없이 손을 흔들고 있는 흑발의 여인·

그녀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다시 보게 되면 묻고 싶은 말이 있었다·

분명 그랬는데·

“가을···· 예쁘다고 했지?”

여인의 조잘거림에 일순 입이 다물어진다·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무슨 말일까· 잠깐 고민하다 떠올렸다·

그녀가 마지막에 말했었다·

가을이 지나기 전에 오라고·

분명 예쁠 거라고·

“···”

그땐 내가 여길왜 오냐고 했었는데· 

눈치채고 보니 가을이 지나기 전에 와버렸다·

손으로 가슴을 쓸었다·

엿 같다·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열이 오른다·

이러면 안 됐다·

이 감정은 적어도 ‘저것’ 한테는 느껴선 안 되는 감정이다·

“너 말이야·”

하여 짜증을 가득 담아 뱉으려던 순간·

“보고 싶었어·”

“···”

천마가 웃으며 말했고·

“정말로·”

그 말 한마디에 또다시 입이 다물어졌다·

빌어먹게도 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