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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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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97

[크으르르르····]

울음을 참는 것 같은 꾸릉이· 허공에 남아있는 기운의 잔재·

은은히 풍기는 꽃내음· 떠오른 자홍빛 극광과 두 개의 달·

비현실적인 상황이 잔뜩 놓인 가운데· 나는 오로지 한 사람만을 보고 있었다·

맨발로 허공을 지면처럼 밟고 있는 여인·

하얀 머리카락이 어찌나 긴지 바닥을 쓸고 있다·

체형은 멀어서 잘 모르겠으나 그다지 커 보이지는 않는다·

피부는 눈처럼 하얗고 눈동자는 하늘에 떠다니는 꽃잎이나 극광처럼 자홍빛으로 물들어 있음이 보였다·

척 봐도 범상찮은 생김새를 지닌 여인이다만 내가 그녀를 보며 놀란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어머니···?”

저 존재의 정체가 바로 내 어머니라는 것·

그게 지금 내가 놀란 이유였다·

처음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내가 알던 기억속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던 탓이다·

머리카락이나 이목구비는 닮았지만·

‘귀랑···· 저건 뭐야· 꼬리?’

인간의 귀가 아닌 짐승의 귀를 하고 있을뿐더러 머리카락과 같은 색의 털 뭉치가 허리 쪽부터 이어져 축 늘어져 있는 게 보였다·

아무리 봐도 일단 인간은 아닌 건 잘 알겠다·

그 탓에 잠깐 의심이 들긴 했으나·

‘어머니야·’

아무리 봐도 어머니였다·

“···뭔·”

왜 갑자기 어머니가 나타난 거지? 

심지어 꾸릉이를 공격한 것도 어머니 같은데·

‘왜?’

갑자기 뭐지·

듣기로 꾸릉이와 어머니는 연관이 있다고 들었었다·

‘내게 놈을 붙인 게 어머니라고 했었는데···?’

그 말이 거짓이었던 건가? 그게 아니라면 어머니가 꾸릉이를 공격할 이유가 무엇일까·

놈이 꾸릉이가 아닌 건가?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온갖 가능성을 순식간에 떠올리고 있었다·

그만큼 이상하다는 의미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어머니·’

눈 앞에 어머니가 있는 이상 이대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니까 이거 빨리 풀어·”

쿵-!

막을 때리며 성을 내보지만 여전히 막은 건재했다· 

끝내 인상을 찌푸렸다·

‘대체 의도가 뭐야·’

공격하려는 게 아님은 알겠다· 그건 알겠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이렇게 날 묶어두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크르르르르르–!!]

끄릉이가 울부짖으며 몸을 일으킨다· 작은 움직임 한 번 한 번이 지진과 같았다·

[무저갱·]

어머니가 놈에게 말한다· 작은 체구임에도 목소리는 사방에 울려 퍼진다·

[어찌 규율을 어겼지?]

[크르르르르르—!!!]

[지금이라도 그대가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

[크아아아아아—!!!]

어머니의 말에도 꾸릉이가 거칠게 포효한다· 딱 봐도 듣지 않겠다는 뜻이 강했다·

[흐음·]

그 모습에 어머니가 손을 살짝 움직였다· 그 순간·

사아아아아아아아—-!!!!

허공을 떠돌던 꽃잎들이 유영하며 움직인다· 더불어·

‘하늘이····’

하늘에 극광이 요동쳤다· 별과 구름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말도 안 돼·’

쿵-! 쿠쿵-!!

일어나는 현상에 기함을 토했다·

자연 그 자체가 움직인다·

무공의 힘으로 개입하는 거면 몰라도· 전부 이토록 움직이는 건 들어본 적도 없었다·

[혼이 나야겠구나·]

[크르르르–!!!]

꾸릉이가 어머니에게 달려든다· 안개 같은 형상에 짐승의 주둥이가 만들어졌다·

쫙 벌어진 입에 돋아난 날카로운 송곳니·

하물며 거대한 체격까지 더해져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선사하지만·

[건방져·]

어머니는 그런 놈에게 아까와 같이 손을 휘둘렀다·

콰가강-!! 과가가가가강—!!!

모여든 극광이 그대로 꾸릉이를 향해 내리쳤다·

자홍빛 빛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진다·

쿵-! 쿵쿵쿵—!!!! 쿠구구구궁—!!!

한 번의 빛마다 땅이 크게 흔들렸다·

그걸 보며 입을 쫙 벌렸다·

‘···이건 천존의 벼락과 비교해도·’

적색 마물을 전부 휩쓸던 천존의 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라 부르긴 애매하나 상위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강한 힘이라는 의미다·

[크아아아아아—!!]

그런 공격을 맞고 똘똘이가 거칠게 비명을 내지른다· 그 순간· 기막이 흔들렸다·

이때 타격을 주면 뚫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한데·

‘···’

나는 그걸 알면서도 기막에 주먹을 내뻗지 않았다·

앞에 어머니를 두고도 왜 그러지 않고 있을까·

스스로도 의문이었으나·

‘···뭔가·’

나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상한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 어머니가 맞는데· 이걸 열고서 마주하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그리하여 생긴 망설임이 날 막아내고 있었다·

‘어째서?’

눈앞에 있다·

그토록 보고 싶던 이가 눈앞에 있었다·

하물며 직전까지 날 감싸주고 구해준 것이 어머니였거늘·

‘왜·’

왜 나는 마주하기를 망설이는 걸까· 

이유 모를 감각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는데·

[이상한 일이야·]

어머니가 의문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와 장난이라도 하려는 걸까? 무저갱·]

[크르르····]

[그게 아니라면 왜 그리 무능하게 주저앉아만 있는 거니?]

화아아아아-·

방금까지 내려치던 빛줄기가 멈췄다· 동시에 어머니의 등 뒤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스멀스멀 정체를 드러내는 무언가·

‘···꼬리·’

뭉쳐있던 털뭉치가 점차 허공으로 떠오른다·

대략 세 개의 꼬리· 자홍빛 기운을 머금은 꼬리 세 개가 끝을 하늘 쪽으로 치켜세웠다·

[본체가 아니라는 걸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 테고···· 애써 힘이 빠진 척하는 것도 아닐 테고· 하면·]

그때·

[저게 문제일까?]

“···!”

어머니의 시선이 내게 향했다·

아니 내가 아니라 정확히는 이 막을 향해서였다·

싸아·

등골에 소름이 곧장 오른다· 시선을 마주하자마자 그랬다·

아까 꾸릉이 놈과 마주했을 때와는 너무나 달랐다·

두근·

두근-! 두근-!

보석 같은 자홍빛 눈·

그와 달리 나른하고 무감정한 눈동자다· 

아무런 감상도 느껴지지 않는 시선과 몸에서 제멋대로 발동하는 경계심이 즉각 나타났다·

[크르르르—!!!]

어머니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자 곧장 꾸릉이가 적의를 내비친다·

구그그그그—!!! 진동에 땅이 또 한 번 거세게 흔들렸다·

[맞나보구나·]

그런 반응에 어머니가 웃음을 흘린다·

[내 눈을 속일 수 있으리라 봤니? 그렇다면 실수란다·]

어머니가 손을 이쪽으로 뻗었다·

[과연 무엇을 숨겨놨는지 어디 한 번 확인해 볼까?]

간드러진 음성과 달리 손끝에 모이는 기운은 심상치가 않다·

저건 진짜 안 된다·

이대로 가면 죽을지도 모를 상황인데·

[크르아아아아아아—!!!]

꾸릉이가 그런 어머니를 향해 또 한 번 달려들었다·

다만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랐다·

훨씬 폭력적이고 강렬한 기세가 사방에 뿜어진다·

[어머·]

그걸 본 어머니가 입꼬리를 올렸다·

[신기한 일이네·]

이쪽을 향해 뻗었던 손을 다시 꾸릉이에게 보내고·

콰아아아아—!!

또 다시 빛줄기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쿵-!

어머니와 꾸릉이가 다시 전투를 시작하고·

갑자기 내 앞에 있던 기막이 사라졌다·

쿵-! 쿠구구구궁–!!

천지가 울린다· 

두 존재의 싸움은 보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릴 것 같았다·

저게 대체 무슨 싸움일까· 당황스럽게 쳐다보고 있는데·

-도망·

-도망·

-도망·

귓가에 세 번 연속 목소리가 울린다·

‘꾸릉이?’

녀석이 내게 전하는 말 같았다·

‘도망가라고?’

기막이 사라진 이유가 설마 그것인가? 빨리 도망치라고?

어머니를 앞에 두고 어머니한테 도망이라니 이게 무슨 말 같잖은 말이란 말인가·

-도망· 북쪽·

“···”

도망쳐도 꾸릉이한테서 도망치는 게 맞다·

어머니에게 가서 내가 왔다고 전하는 게 맞을 텐데·

“야·”

내 몸뚱이는 그런 상식을 벗어나 이미 천마의 손목을 움켜잡았다·

“튀어·”

난 언제나 본능을 믿었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

잡힌 손목에 천마가 눈을 키운다·

그대로 잡아 끌어 몸을 날렸다·

방향은 북쪽이었다·

***************

쿠그그그그그—!!!

검은 태산이 저 멀리 몸을 구르며 요동친다· 

격한 움직임에 산이 그대로 함몰됐다·

[크르···크르르····]

고통스럽다는 듯 놈이 울음을 흘린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던 여인은 웃음을 지운 채 손을 휘저었다·

쾅-! 쾅쾅쾅–!!

극광에서 빛이 뿜어져 놈의 육신을 연신 두들기고· 

시간이 흘러 빛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즈음 놈이 있던 위치에는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주 조금의 흔적조차 말이다·

[흐음·]

그걸 보면서도 여인은 이상함을 느끼지 않았다·

예상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역시나 조각이었나?]

과하게 덩치만 클 뿐 지닌 신력(神力)은 너무나 하찮았다·

하여 당연히 본체라고 생각지는 않았으나·

[뭐지?]

의문이 든다는 듯 여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구태여 이런 짓을 벌인 이유를 모르겠다·

아무리 분신을 쓴다고 한들 반동은 분명히 받았을 텐데 무얼 위해 이런 짓을 했던 걸까·

[시선을 끌고자 함이었나?]

자신의 눈을 잠시라도 끌기 위해서? 구태여 왜?그걸 보던 여인이 문득 직전의 일을 떠올렸다·

[정말 그것 때문인가·]

지하의 무저갱이 이런 짓까지 벌인 이유·

무저갱의 신력에 쌓여있던 무언가를 기억했다·

그건 분명·

[용이었지·]

작은 새끼용 둘· 한마리는 용이라 부르긴 흐릿하나 분명 용이었고·

다른 하나는····

[음····]

뭐라고 할까· 분명 용인데···· 용이라 하기에는 조금 애매했다·

심지어는·

[익숙해·]

안에서 익숙한 신력이 느껴졌다·

마치 자신의 힘과 닮은 무언가가 말이다·

왜일까? 여인은 알 수 없었다·

실상 뭐가 됐든 상관없었다·

무엇이 됐든·

[용은 이 땅에 있어선 안 돼·]

그 추악하고 오만한 존재들은 이곳에 있어선 안 됐으니까·

[전부 처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네?]

무슨 영문인지 감히 자신의 땅에 발을 디뎠으나· 자신이 보았다면 그걸로 끝이다·

[두령·]

[예· 주인이시여·]

여인의 부름에 뒤편에 있는 차원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아이들을 시켜 용을 처리하렴·]

[명을 받들겠나이다·]

여인의 명령에 존재가 즉시 움직였다·

마음 같아선 직접 향하는 게 더 빠를 테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할 일이 있었다·

그걸 떠올리며 여인이 뒤를 돌았다·

다시금 찢어진 차원을 향해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

계속 여인의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

자신을 잠깐 쳐다보던 용 중 하나였다·

어째선지 익숙한 기운을 품고 있던 알 수 없는 이·

용이라 판단했지만 단순히 용이라 볼 수 없던 존재였다·

[뭐지·]

왜 그것의 얼굴이 떠오르는 거지? 여인은 잠깐 고개를 갸웃거리다 이내 생각을 지워냈다·

그게 어떤 존재였든 간에·

그녀에게 있어선 이 만계(萬界)에서 하루라도 빨리 치워야 할 존재일 뿐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말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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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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