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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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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24

“왔느냐·”

“장문인을 뵙습니다····”

화산파에 도착하니 신 노야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노야를 본 제자들이 급히 예를 차렸다·

“고생했다·”

“으으·”

그 모습에 노야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뭔가 인자한 척하는 것 같아서 보기 싫었다·

“밤이 늦었으니 정리는 내일 하고 편히 쉬거라·”

“···장문인····”

쉬라는 말에 구봉이 살짝 앞으로 나선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으나·

“쉬어라· 어차피 설명은 저 뒤에 있는 놈에게 들을 터이니·”

신 노야는 날 가리키며 말했다·

그걸 듣고 구봉이 눈을 키웠다·

“장문인· 하오나 아직 드릴 보고가·”

“보고는 내일 들어도 충분하다· 어서 들어가거라·”

“그런····”

“어서·”

“···”

신 노야의 말에 구봉이 입술을 깨문다·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다만은·

“···알겠습니다·”

할 말을 삼킨 채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해산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제자들도 예를 갖추며 천천히 산개했다· 

구봉은 떠나기 전까지 노야와 날 쳐다봤다·

특히 날 보는 표정이 선명했다·

뭔가 바라는 것 같았다· 그걸 예측해보자면 아마·

‘있었던 일을 말하지 말아달라· 그런 거겠지·’

딱 봐도 그거다·

가능하면 조용히 있어 달라고· 그걸 바라며 눈짓을 보내는 거겠으나·

‘뭐 어쩌라고·’

사내 새끼가 저런 표정을 지어봤자 내게 통할 리 없었다·

당연히·

나는 싹다 이를 예정이었다·

“가자·”

노야는 그리 말하며 처소로 들어갔고·

그걸 보며 나는 천마에게 말했다·

“가있어·”

어디로 가 있으라는 건지 말은 안 했지만 천마는 짧게 끄덕이며 사라졌다·

*************

아무것도 켜져 있지 않은 방이다· 불이 켜진 흔적조차 없다·

더불어 방이 무언가 차갑고 식어있었다·

이 말의 뜻은 별개 아니다·

‘이 양반 바깥에 쭉 있었구만·’

신 노야가 안에서 안 기다리고 계속 바깥에 있었다는 의미였다·

손가락을 튕겼다·

딱-!

화륵-! 즉시 불씨가 튀며 등에 불이 붙었다·

“불도 안 켜고 뭐 하시는 겁니까· 아까우세요?”

모른 척 말하니 신 노야가 짧게 헛기침을 뱉는다·

“그냥 귀찮아서 그런 것이다·”

표정 보니 딱 들켰다는 느낌이 가득하지만 그것도 무시했다·

서로가 알지만 서로가 모른척 했다·

그대로 탁상을 두고 걸터앉았다·

웃긴 건 차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나와 둘이 들어올 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렇게 앉아서 가만히 차를 마시고 있을 때·

“그래·”

노야가 말했다·

“어땠느냐·”

뭐가 어땠는지 갑자기 무슨 말인지· 

그런 건 당연히 필요 없다·

이 약아빠진 노인네는 자신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내가 알거라 믿었고·

열 받게도 그건 정답이었다·

“좆 같았죠·”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그걸 들은 신 노야가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구긴다·

“보고 한번 좆 같이 하는 구나·”

“죄송· 오늘 겪어 온 게 좀 많아서요·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더라구요·”

“···”

내 말에 노야가 머쓱한 얼굴을 했다·

저 양반도 본인 죄는 아는 것 같았다·

“그래도···· 효과는 확실하지 않았으냐·”

“확실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두 번 확실했다간 아주 까무러치겠습니다·”

“···허허허·”

보통 같으면 이미 주먹이 날아왔을 텐데 노야는 그냥 웃기만 할 따름이었다·

그렇게 잠깐 웃던 노야는·

“미안하다·”

이내 표정을 죽이고선 말했다·

그걸 듣고 눈을 키웠다· 저 양반이 사과를 할 줄이야·

살짝 놀라웠다· 

그리고 조금 거북했다·

“···됐습니다·”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이상하게 기분이 별로였다·

“뭘 사과까지 하십니까· 안 어울리게시리·”

“말했듯 이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했느니라·”

노야의 말에 입맛을 살짝 다셨다· 얼추 이해는 된다·

겪고 보니 이해는 된다만

‘그렇다고 해도·’

노야가 다소 조급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노야 답지 않아·’

내가 아는 신철의 행동과는 사뭇 다르다고 할까· 그게 아까부터 거슬렸다·

그 탓인가 자꾸만 말을 돌리고 싶었다·

“됐습니다···· 어차피 궁금해 하는 게 있을 거 아닙니까·”

내 말에 노야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가 날 보낸 이유· 

그건 내가 이 세상에 관해 조금 더 잘 알길 바란 것도 있겠지만· 따지면 다른 이유였음을 알고 있었다·

하여·

“처음에 야월이란 곳에 갔을 때 말입니다·”

나는 노야가 궁금해 한 얘기를 천천히 늘어놓기 시작했다·

*******

얘기는 그리 길지는 않았다· 

가능한 축약을 했기 때문에 해봐야 매실차 한잔이 다 비워지는 게 끝이었다·

“···”

말을 들은 노야는 가만히 앉아 생각에 빠져있었다·

저것이 자신의 예상과 다르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예상보다 조금 더 복잡해서인지·

그도 아니라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런 노야를 가만히 지켜봤다·

그가 고민에 빠진 모습은 어딘가 나와 닮아있었다·

외모를 따지는 건 아니었고· 알게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더라·

‘···그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닮고 싶어서 떠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군·”

침묵하던 노야가 입을 열었다·

“역시 그랬구나·”

뱉는 얼굴엔 납득 했다는 표정과 무언가 복잡하다는 표정이 공존한다· 

그때에도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가만히 노야가 이을 말을 기다렸다·

어차피·

‘이미 알고 있으니까·’

노야가 꺼낼 말은 이미 알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면 내게 할 말이라고는 하나 뿐일 테니까·

그 뒤로 잠깐 기다리고 있을 때·

“양천아·”

노야가 나를 불렀다·

귀가 쫑긋한다· 그리고 인상을 일그렸다·

-양천아·

노야가 보통 나를 부르는 호칭은 애송이다·

그가 나를 이름으로 부르는 일 따위 거의 없거늘· 구태여 노야가 날 이름으로 불렀다는 건 여러 의미를 뜻했다·

“네가 부탁이 있-·”

“하지 마십쇼·”

노야의 말을 잘라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미 노야가 내게 할 말 쯤이야 알고 있었다·

야월에 들어가서 정황을 파악했을 때부터 그랬다·

그렇다면·

“미안하다는 말도 부탁이라는 말도 하지 마십쇼·”

과연 노야는 다를까?

그는 여기까지 와서 내가 할 말을 과연 모를까?

나는 아니라고 봤다·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그냥 하던 대로 하십시오·”

“···”

그걸 뻔히 아는 양반이 저리 미안하다거나 부탁한다는 말을 쓰는 게 꼴 보기 싫었다·

픽 웃으며 말했다·

“성깔 더럽기로는 천하제일인 노인네가 뭘 쪽팔리게 그러고 있습니까·”

“···뭐 인마?”

내 말에 노야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짓는다· 그걸 보며 몸을 일으켰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들던 참이고···· 보아하니 돌아가려면 필요한 일일 것 같기도 하니까요·”

전자는 진심이고 후자는 구 할이 거짓이다·

돌아가려면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연관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만 그래봐야 조금이겠지·

하지만·

“그러니까· 눈에 힘 다시 주란 말입니다· 꼴 보기 싫습니다·”

저 노인네가 약한 척하는 게 참 보기 싫었다·

“갑니다· ”

더 뭐라 말하지 않고 나가려 방문을 잡았다· 

그대로 잡아서 바깥을 나가는데·

“고맙다·”

노야의 목소리가 스쳤다·

이번에도 역시 대답은 하지 않았다·

*******

잠을 잘 때마다 그때가 떠오른다·

언젠가 수십 년 전 비가 한껏 내리던 밤· 

나무 틈에 숨어 간신히 비를 피한 채 얼굴에 묻은 물기에 눈물을 숨기던 무렵이다·

-흐으으···흐으····

웅크리고 앉아 배를 움켜잡았다·

몸은 아팠고 지쳤다· 흐느끼는 것도 이제는 못 할 만큼 굶고 힘들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흐으으····

이대로 죽는 건 아닐까·

버려진 채 그대로 죽게 되는 건 아닐까· 아이는 겁에 질리면서도 점점 체념했다·

아·

어차피 이렇게 죽어도 상관없겠구나·

이대로 죽는 들 누구 하나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제 아비는 물론이고 형제들· 아이를 알던 누구든 그럴 것이다·

그렇게 허물어져 땅에 파묻히겠지·

자신은 쓸모가 없으니까·

그러니 괜찮을 것이다·

아이는 스스로 생기를 죽여가며 그리 떠올렸다·

-살고 싶어요····

곧이어 얼굴을 구기며 울었다·

-살려주세요····

그럼에도 살고 싶다· 어떻게든 살고 싶었다·

아이는 바들바들 떨며 죽음 앞에서 그렇게 울었고·

-이런·

그때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듣고 아이가 흠칫했다·

다급히 경계한다· 설마 자신을 죽이기 위해 찾아온 이들일까? 아이가 겁에 질려 바짝 몸을 굳히지만·

-지지리도 운이 없군·

앞에 보인 것은 다소 누더기가 된 옷을 입고 있는 노인이었다·

연홍색 눈동자를 한 백발의 노인·

눈매는 사나웠고 품에는 어쩐지 알 수 없는 물건을 들고 있다·

동그랗고 자홍색 빛이 일렁인다· 얼핏 보면 구슬 같기도 했다·

-검은 머리칼이길래 설마 싶어서 왔는데· 그러지 말 걸 그랬구나·

쯧·

노인이 혀를 차며 아이를 쳐다본다· 아이는 어리둥절하게 노인을 바라봐야 했다· 자신을 죽이러 온 게 아닌 건가?

의문이 싹틀 때·

-거 네놈이 뭔가 보인다고 가보라고 한 거 아니냐· 이 미친놈아· 검은 머리면 다 그놈인 것 같느냐? 거 대단한 놈이라 뻗대 더니 쓸모없기는·

노인은 갑자기 허공에 대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걸 보고 아이는 더없이 겁에 질려야 했다·

아 그렇구나· 미친 노인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안 보이던 게 보인다·

‘···귀가·’

노인의 머리에 특유의 귀와 꼬리가 보이지 않는다·

저건 뭐지? 처음 보는 종족이었다·

‘아 혹시····’

어머니가 말했던 죽음에 가까워지면 자신을 데리고 온다는 그 괴물일까·

이제 정말 죽게 되어 그런 건가?

아이는 그걸 떠올리며 작은 손을 내뻗었다·

조막만 한 손이 노인의 바짓 가랑이를 붙잡았다·

-응?

노인이 당황하며 반응하지만·

-살려주세요····

-뭐?

-살려···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제발····

흐느꼈다·

더 이상 못 참겠어서 마른 줄 알았던 눈물까지 흘렀다·

-허허····

그걸 본 노인이 헛웃음을 흘린다·

-내 누굴 돌보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닌데 말이야·

귀찮다는 음성이 선명하다· 하나·

-하필이면 검은 머리칼이로구나· 흔하지도 않은 것을·

노인은 이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것도 다 운명인가? 아니면 네가 노리는 무언가가 있는 게냐·

알 수 없다는 듯 말하던 노인이· 이내 한숨을 내쉬며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야 이름은 무엇이냐·

-···

이름·

그 말을 듣고 울던 아이는 입을 다물었다· 그걸 내뱉었다간 버려질까봐·

그래서 다문 것이었다·

-···몰라요·

간신히 내놓은 대답이 고작 그것이었다·

누가 봐도 이상한 말이었지만·

-그래?

노인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다른 말을 뱉었다·

-그럼 하나 지어줄까?

-···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에게 거부할 권리 같은 건 없었다·

-음···· 그래 어디 보자·

노인이 잠깐 고민하더니·

-···그놈을 찾다가 이리 된 것인데· 그놈 성이···아·

그러다 떠올랐는지 손뼉을 치며 말했다·

-구 씨였지· 그리고 이름은 뭐···· 봉이 되지 말라고 구봉이라 할까? 그래 너는 지금부터 구봉이다·

그것이 아이의 이름이 구봉이 된 순간이었고·

구봉이 노인에게 구원받은 순간이었다·

“···”

그 기억을 끝으로 눈을 떴다·

구봉이 즉시 몸을 일으켰다·

“···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제 일이 많아서 그런지 안 꾸던 과거의 꿈을 꿔버렸다·

잊으면 안 되는 기억이기는 하나 구태여 지금 꿨다는 건 좋지 않았다·

이는 장문인이 매일 기다리던 누군가에 관한 얘기기도 했으니까·

이에 구봉이 인상을 찌푸렸다·

“···제기랄·”

안 그래도 지금 화산에 머물고 있는 누군가가 스친다·

그 탓에 구봉이 얼굴을 구기며 욕을 뱉은 찰나·

“왜 일어나자마자 험한 말이야· 악몽이라도 꿨어?”

“악몽은 아니고· 그냥···음?”

끼어든 말에 구봉이 눈을 키웠다·

들리면 안 될 목소리가 들렸다·

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안녕?”

장문인의 손님이자 구봉이 안 그래도 신경 쓰고 있는 존재·

“일어났어?”

구양천이 구봉을 보며 웃고 있었다·

“···무슨?”

구봉이 이상한 상황에 당황했다· 그때·

“이제 그럼 나랑 일 좀 하러 가자·”

“컥!?”

구양천이 대뜸 구봉의 멱살을 잡고 냅다 잡아 들었다·

순식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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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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