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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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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25

“갑자기 무슨···!”

뜬금없이 잡혀 나온 구봉이 침음을 흘리지만 잡힌 손은 풀어지질 않는다·

급히 벗어나려 해도 어찌나 강한지 조금도 움직이지 않더라·

“끄윽!”

덕분에 잠이 다 깨기도 전에 그는 어딘가로 도착해야 했다·

그제야 멱살이 풀리며 구봉이 바닥을 굴렀다·

간신히 낙법을 취하긴 했으나 어쩡쩡하게 내려야 했고·

즉시 몸을 일으킨 구봉이 인상을 찡그리며 구양천을 쳐다봤다·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이오···!”

“잠 좀 깼냐?”

그런 구봉의 말에도 구양천은 픽 웃으며 대응할 뿐이었다·

“대관절 이게 무슨····”

“말했잖아· 나랑 일 좀 하자니까?”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이오·”

아침 댓바람부터 어처구니가 없다·

갑자기 들이닥치더니 일을 하자고?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다·

‘어찌 사람이····’

이리도 막무가내에 예의도 없단 말인가·

구봉은 이를 아득 깨물었다· 안 그래도 과거의 꿈을 꾼 터라 기분도 별로 좋지 않았다·

‘저런 이가 정녕 장문인께서 그토록 기다리던 이라고?’

구양천을 보며 구봉이 입술을 깨물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저자라면 더욱이 말이다·

-도망친 거잖아·

그가 했던 말이 자꾸 떠올라 머리에 감긴다·

“무언가 할 거라면 사정을 일단-·”

그걸 애써 참으며 말을 뱉으려던 찰나·

“아 새끼 말 많네·”

또다시 구양천이 말을 잘랐다· 목소리엔 어렴풋 짜증이 담겨 있었다·

“그나마 네가 제일 잘 아는 것 같으니까 일 좀 도우라는 말이야· 네가 그렇게 모시고 사는 장문인 허락은 받아왔으니까 좀 해봐봐·”

“···장문인의 허락을 말이오?”

구양천의 말에 구봉이 눈을 키웠다·

장문인께서 허락하셨다고?

“무엇을···?”

“널 좀 써야 해서 빌려 달라고 했더니 그러라 하더라·”

“···”

쓴다니 사람이 물건도 아니고·

그 부분에 구봉이 열이 올랐지만 앞서 말한 명분이 그의 입을 막았다·

장문인이 허락했다·

그 말 한마디가 구봉의 모든 행동을 제어했다·

“흐음·”

그걸 구양천이 못내 힐끔 쳐다보고는 다른 말을 덧붙인다·

“오해 할까봐 말하는데 나도 딱히 네가 마음에 들어서 말한 건 아니야·”

“···그럼·”

“근데 네가 제일 낫겠더라·”

“···”

무슨 말일까· 구태여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안 하면 되는 것을·

굳이 자신이 제일 낫다고 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만 쭈글쭈글하고 일어나· 나도 바쁜 사람이야·”

“도대체 무얼 한다는 거요····”

구봉이 비틀 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걸 보며 구양천이 말했다· 

“별건 아니고·”

정말 별거 아니었다·

“일단 귀족들 좀 다 작살내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정보가 좀 없어서·”

“에?”

“근데 너는 알 거 아니야· 좀 알려줘 봐·”

그게 단지 구봉에겐 아닐 뿐이었다·

“귀족을···· 귀족을 뭐라 하였소?”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정보가 없다고·”

아 잘못 들은 게 아니었구나·

“아니····”

근데 이게 왜 잘못 들은 게 아니지?

구봉이 한껏 당황한 표정으로 구양천을 쳐다봤다·

“갑자기 그들을 왜 처리한다는 거요?”

간신히 이성을 유지한 채 물었다· 이에 대해 구양천이 대답하길·

“좆 같잖아·”

전혀 이성적이지 못한 대답이 날아왔다·

“넌 안 좆 같아?”

“그····”

이게 좆 같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란 걸 설명해주고 싶었다·

아까도 느꼈지만 사람이 너무나 불 같다·

끊임없이 타오른다· 곁에 있기만해도 구봉은 자신까지 타버릴 것 같았다·

“귀인···· 귀족은····”

그 탓에 어떻게든 말려보고자 구봉이 애써 입을 열지만·

“너라면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

이어진 말에 그대로 돌처럼 굳어야 했다·

별거 아닌듯한 말에 미세한 가시가 느껴진다·

그대로 구봉이 구양천을 바라보지만·

시선을 마주한 구양천은 피식 웃으며 표정을 돌렸다·

“아니면 말고·”

“귀인·”

자신에 대해 혹여 아는 걸까? 구봉이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이를 물으려 하지만·

“어떤 놈이 남의 집 앞에서 소란을 떠는 게냐·”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 구양천과 구봉의 말을 막았다·

그를 본 구봉의 눈이 커진다·

“장로님?”

그는 거북이었다· 그제야 구봉이 주변을 살핀다·

끌려온 곳은 다름 아닌 그의 찻집이었다·

잔뜩 찡그린 거북이는 둘을 보며 길게 난 눈썹을 미세하게 떨었다·

“지금이 몇 신 줄 아느냐· 아침 댓바람부터 늙은이 잠을 싹 방해하다니····”

여간 마음에 안 드는지 거북이가 한껏 짜증을 담아 말했다·

 

“쌈박질할 거면 다른 곳에서 하거라·”

빨리 가라는 듯 들고 있는 지팡이를 휘적였다·

그걸 본 구양천이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싸우는 건 아니고· 어르신께 볼일이 좀 있어서 말 입-·”

“난 없다·”

거북이가 단호히 자르며 다시 들어가 하지만·

콱-!

“···허?”

닫히려던 문을 그대로 구양천이 잡아냈다· 그걸 본 거북이가 헛숨을 터뜨린다·

잡아?

“네놈· 이걸 어찌····”

“저번에 그거· 다시 좀 해주십쇼·”

“뭐?”

“귀랑 꼬리 말입니다·”

구양천의 말에 거북이가 그를 살핀다·

그러고 보니 기껏 달아준 게 다 사라진 상태였다·

“···뭐냐· 어디 간 거지?”

그걸 보고 거북이가 당황했다·

고작 하루가 지났다· 

해도 사흘은 있어야 할 터인데 벌써 사라지다니?

“아 그거요·”

거북이의 말에 구양천이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제 잠깐 만져보고 있었는데···· 실수로 풀었습니다·”

“뭐라고?”

풀어? 풀긴 뭘 풀어·

거북이가 이해가 안 됐는지 다시 물었다·

“풀렸다는 말이지?”

격하게 힘을 쓰면 풀린다고 경고했었는데 어쩌다 풀린 모양이었다·

그것도 좀 이상하긴 했다·

어지간하지 않은 이상 풀리지 않게 해놨을 터·

여기서 어지간이란 화산의 장문인· 그 미친놈이 기준이었다·

그 정정에 구양천이 손을 젓는다·

“아 아니요 풀었습니다·”

“···풀···었다고?”

“예·”

“어떻게?”

그게 마음처럼 풀라고 만든 게 아닌데?

저건 자신이 만든 저주의 일종이다·

풀고 싶다고 풀고 말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근데 그걸 풀었어?

거북이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물으니 구양천은 뭐라 하는 줄 알았는지 멋쩍게 혀를 다시며 말했다·

“아니···· 어떻게 하는지 알면 써먹기 좋겠다 싶어서 좀 알아보려 했는데···· 조금 건드렸더니 풀리는 바람에· 하하하하····”

“···”

그 말을 듣고 거북이가 구양천을 미친놈 보듯이 쳐다봐야 했다·

건드렸더니 풀려?

자신의 저주가?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 그게 좀 건든다고 풀리는 그런 게 아니란 말이다·”

“제 말이 그러니까요· 풀리면 안 되는데 그걸 풀어버리는 바람에···· 그래서 어르신께서 다시 좀 해주시면 어떨까 해서····”

“···아니·”

뭘 덤덤하게 말하고 있는 거지?

거북이는 지적하고 싶은 게 한 움큼 생겼지만 뱉다 말고 멈춰야 했다·

뒤늦게 인식한 것이다·

‘그래 저 괴물을 어찌 판단할까·’

앞에 있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저건 자신조차 판단할 수 없는 무언가다·

장문인에게도 말했듯 한 끗 차이다·

저것에서 한끗이 뒤틀리면 그대로 범람할 것이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재앙이 말이다·

애당초 저게 막는다고 막혀있는 것도 이상했다·

자신의 상식으로서는 볼 수 없었다· 

다만 굳이 굳이 가능한 이유를 찾아본다면····

‘영혼이 가진 질·’

누구보다 월등히 빛나는 영혼·

법칙이 상쇄될만큼의 그릇과 빛·

본인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았으나 거북이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아쉽다·’

그렇기에 더욱이 아쉬운 것이다·

‘적어도 자신의 세상에서 태어났더라면·’

저 괴물이 다른 곳이 아니라 자신의 있던 곳에 태어났더라면·

조금은 희망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스치지만·

“···장문인의 부탁은 어제로 끝이었다· 썩 꺼지거라·”

의미 없는 망상이다· 거북이는 고개를 젓고 다시 문을 닫기 힘을 준다·

하지만·

“···”

“···”

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억지로 바들바들 떨며 힘을 준들 여전하다·

끝내 거북이가 구양천에게 소리쳤다·

“아니 좀 놓으란 말이다!”

“놓으면 안 해줄 거 아닙니까· 좀 해주십쇼· 어제 보니까 별로 안 힘들어 보이던데·”

“이 망할 놈이?”

거북이의 얼굴이 잔뜩 붉어진다·

열받게 하는 게 누구를 꼭 닮아 있었다· 그것도 아주 소름 끼치도록·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데· 구봉이 뒤늦게 다가와 구양천을 말렸다·

“귀인···! 장로님께 지금 뭐 하는 짓이오···!”

“아니 그럼 이대로 가? 이대로 가면 안 되잖아·”

“이 아침부터 어딜 간다는 거요·”

“어디긴 어제 갔던 데 가야지· 거기에 다 있을 텐데·”

“···그게 무슨· 설마 야월궁으로 다시 가겠다는 거요?”

구봉의 말에 구양천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내가 지금 뭣 하러 이 지랄을 하는 거 같은데? 네가 보기엔 내가 심심해 보이냐?”

“···”

차라리 심심한 거면 좋겠다· 구봉이 속으로 생각한 말이었다·

구양천이 구봉의 입을 닥치게 한 후에 거북이를 다시 바라봤다·

“장문인도 허락한 일인데 좀 해주시지요?”

구양천의 말에 이번엔 거북이가 인상을 일그렸다·

“장문인이 허락했다고?”

“예· 받으러 가라고 했습니다· 가면 해줄 거라고·”

이게 진짜 무슨 말 같잖은 말일까·

“말도 안 되는 소리· 분명 부탁은 어제 끝났다· 그걸 장문인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진심으로 기분이 언짢았다· 

서로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존재했다·

그걸 장문인이 먼저 넘을 리 없을 텐데· 이게 무슨 말이지?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거북이가 즉시 지팡이를 움켜잡고 구양천에게 화를 내려고 하는데·

“아 대신 한 번만 걸어주면 매실차 관련해서 한 달을 추가로 넘어가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사흘인가?”

“예? 아 예·”

곧장 달라진 태도에 구양천이 어이없다는 눈으로 거북이를 쳐다본다·

문을 밀던 힘은 진즉 사라졌다·

대체 매실차가 뭐길래 이러는 걸까·

그냥저냥 적당한 차였는데 말이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매실차 관련 된 얘기를 할 걸 그랬다·

거북이가 주섬주섬 지팡이를 들어 올린다·

 

“저번에 여아는 필요 없는 것이냐·”

천마에 관한 물음이었다· 

이를 들은 구양천이 고개를 끄덕인다·

“예· 걔는 안 데려갑니다·”

어제도 계속 놀려대던 것도 있어서 안 그래도 데려가기 싫었는데·

다행히 어딜 갔는지 오늘 아침부터는 안 보이더라·

하니 지금 버리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음·”

거북이가 대답을 듣고 지팡이를 움직인다·

그 순간·

두근-!

심장에 기운이 묘한 기운이 스쳤다·

구양천은 그것에 집중했다·

몸에 퍼지지는 않는다· 

오직 심장부근에 뭉쳐 빙빙 돌고 있었다·

이질적이었고·

무언가 불쾌한 듯 견딜만했다·

그렇게 잠깐을 집중하니·

사아아아–!!

몸에 짐승의 귀와 꼬리가 다시 돋아나는 게 느껴졌다·

저번에는 눈치 못 챈 순간 돋았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달랐다·

말랑·

손으로 귀를 만지니 저번과 같은 감촉이다·

말랑 말랑·

다시금 몇 번을 그렇게 만졌다·

재밌는지 여러 번 만지는 구양천· 거북이는 그런 구양천을 보며 지팡이를 휙휙 저었다·

“다 되었다· 주의 사항은 저번과 같다· 이제 가거라· 다신 찾아오지 말-·”

측객령을 내리려던 찰나· 거북이가 무언가를 보고 멈췄다·

파아아아-!!

구양천에게 생긴 귀와 꼬리가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무슨–!!”

그걸 본 거북이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무언가 잘못 걸어 술식이 풀렸나? 

아니었다·

‘해제했다·’

방금 건 저주를 구양천이 그 자리에서 풀어버린 것이다·

이번에 풀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건 알겠다·

근데 기껏 걸어줬더니 저걸 풀어?

“이놈이 지금 무얼 한····”

거북이가 따지듯 말하려 하는데·

“아· 됐네· 이렇게 하는 거였구나·”

구양천이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손뼉을 쳤다·

짝-!

툭·

“어···?”

손뼉과 함께 다시 귀와 꼬리가 돋아났다·

자신이 한 게 아니었다·

“···네···녀석···”

거북이가 망가진 듯 버벅인다·

그에 비해 구양천은 보기 드물게 잔뜩 신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야 좀 알겠네요· 아 진짜 한 번만 더 겪으면 알 것 같았는데· 딱 좋았다·”

“아니·”

“익혔으니 이제 안 와도 될 것 같습니다· 잘 쓸게요· 감사합니다· 야 가자·”

구양천은 미련이 사라졌다는 듯 문에서 떨어져 구봉에게 다가갔고·

“···”

그런 구양천을 거북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쳐다만 봐야 했다· 

그의 이름은 술(術)·

몰락한 주술의 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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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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