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hapter 261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261

역사적으로 대륙의 중심은 제국이었고 제국의 심장은 제도다· 그렇기에 제도는 그 시대 대륙을 대표하는 곳이자 천명을 상징하는 증거라고 해도 무방하며 오늘날 제도인 아우스엔 역시 빛이 사라지지 않는 불야성 번영을 상징하는 영광의 도시다·

연말은 그런 제도가 특히 활발해지는 시기다· 제국의 모든 작위 귀족들이 신년하례식을 위해 모이고 귀족들을 수행하기 위한 인원도 몰리며 안 그래도 북적거리는 제도는 더욱 소란스러워진다·

단순히 사람이 늘어나도 여파가 올 수밖에 없는데 그 늘어난 사람이 귀족과 수행원이라는 큰손이지 않나· 당연히 큰손의 대거 유입으로 제도의 상인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된다· 긍정적인 의미의 소란스러움·

덩달아 고요하던 귀족 저택 지구도 오랜만에 찾아온 주인들을 맞이하기 위해 온기를 되찾는다·

“제도에 오자마자 보는 사람이 감찰부장이라니 기쁜 일이로군·”

바로 지금처럼·

“각하께 기쁨을 드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얼굴에 행복이라는 글자를 써넣은 것 같은 이오네스 후작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후작은 그 모습을 보며 더욱 좋아했고·

‘이걸 이렇게 만나네·’

연인의 저택에서 예비 장인 어른과 만나게 된 미묘한 상황· 하지만 이게 후작의 기습 공격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과장이 개인 저택처럼 사용하는 마살로 가문의 저택이지만 어디까지나 저택의 주인은 가주인 이오네스 후작이 아닌가· 저택에 주인이 찾아오는 건 이상하지 않은 일·

문제는 예정에 없던 만남이라는 것이다· 1과장이 아무 말도 없길래 당연히 나중에 오는 줄 알았는데 설마 오늘 올 줄은 몰랐지·

‘이상한 꼼수를·’

슬쩍 1과장을 쳐다보자 1과장은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갑자기 저택에서 식사라도 하자고 떼를 쓰길래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이런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던 거냐·

시선을 피하는 걸 보니 확실하다· 분명 후작이 오는 걸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던 거다· 혹시 후작이 오는 걸 알면 내가 초대를 거절할까 봐 그랬겠지· 애초에 1과장 성격상 점심 데이트를 방해 받으면 길길이 날뛰며 후작을 쪼았을 테고·

‘알았어도 상관 없는데·’

의미 없는 계략을 펼친 1과장을 안쓰럽게 쳐다봤다· 어차피 신년하례식 때 만날 사람을 조금 빨리 만난다고 문제될 것이 있겠나· 만약 후작이 철혈공처럼 나에 대한 언짢음이 가득한 상태라면 모를까 후작과는 딱히 어색한 사이가 아니다· 오히려 우호 관계라고 봐도 무방하지·

사적으로는 딸의 상관 공적으로도 후작가 중 필두였던 애실론 후작가를 개박살 낸 기특한 관료· 애실론이 박살나며 흘린 이권을 마살로 후작가가 알차게 파밍했었으니 얼마나 예쁘게 보이겠나·

“어때요? 예비 사위를 보니 반갑죠?”

그리고 침묵을 지키던 1과장이 은근슬쩍 나와 팔짱을 끼며 말했다· 후작 입장에서는 눈 앞에서 소중한 딸이 웬 도둑놈과 애정을 나누는 것이지만 후작의 표정은 온화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일생의 소원을 이룬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래· 우리 딸이 드디어 짝을 찾은 걸 보니 목이 메이는구나·”

그 진심 가득한 말에 나는 물론 당사자인 1과장마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짧은 한마디지만 그 안에는 그동안 후작이 했을 마음 고생이 절절하게 담겨 있었다· 감정이 없는 냉혹한 전투병기도 그 말을 들으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사실 그럴만하다· 21살인 나도 혼인 적령기 끄트머리에서 탭댄스를 추는 판국인데 1과장은 오죽하겠나· 아마 후작은 1과장이 스물을 찍었을 때부터 속이 타들어갔고 지금 나이에 도달했을 때는 피를 토하며 바닥을 굴러다녔을 거다·

심지어 적령기를 돌파한 딸의 직업이 감찰부? 아마 비참한 심정과 별개로 머리로는 결혼을 포기했을 수도 있다·

“그동안 짝이 없어 걱정이 많았는데 감찰부장을 만나기 위한 시간이었다면 그럴 수 있지· 아암 그럴 수 있어·”

그러나 지금의 후작은 그 비참함과 걱정 해탈을 모두 날린 것 같았다· 비록 딸이 애인 없이 지낸 시간이 길었지만 그 시간이 SSR급 남편을 구하기 위한 존버였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웃어넘길 수 있는 것처럼·

“고맙네 감찰부장· 내 부탁을 잊지 않아줘서 정말 고마워·”

“예?”

감정에 북받쳤는지 떨리는 손으로 내 손을 잡은 후작의 말에 절로 반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부탁? 후작과는 만날 일이 극히 드물어서 부탁을 받은 적도 없는데· 기껏해야 딸을 잘─

···?

‘아니 설마·’

그 잘 부탁한다는 게 상사로서가 아니라 남자로서 말한 거였나·

“내 비록 부족할 거 없는 삶을 살았지만 유일하게 마음에 걸리는 건 저 아이였네·”

다행인지 불행인지 후작은 내 반문을 신경 쓰지 않고 아비의 심경을 토로했다· 후작이라는 고귀한 위치 번영하는 가문 장성하고 성실한 자식들· 그러나 유일하게 짝을 찾지 못한 딸을 향한 걱정·

그 눈물 겨운 호소에 1과장마저 눈을 내리 깔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래도 1과장··· 가족이 자기를 아끼는 건 아는지 가족에게는 약하구나· 다른 사람이 저랬으면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거라며 한 귀로 흘렸을 텐데·

“첫 부인이 아니라는 건 아쉽지만 저 아이한테 부족함 없이 대해줄 거라 믿네·”

“믿음에 부응하겠습니다·”

   그 말에 후작은 가슴 따뜻해지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몇 번이나 토닥였다·

낯설다· 매운맛 장인 어른인 철혈공을 보다가 순한맛을 보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

‘앞으로 둘·’

그리고 본능적으로 떠오른 다른 장인 어른(본 적 없음)의 존재에 눈을 감을 뻔했다· 나와 접점이 하나도 없는 남작 장인 어른 접점은 있지만 그 접점이 멸문 미수인 백작 장인 어른·

이번 신년하례식은 많이 화끈하겠네·

   사위를 그냥 보낼 수 없다는 후작 덕분에 두 손 무겁게 돌아가야 했다· 사실 선물의 사이즈는 작았지만 그 가치가 무겁더라· 후작가 1 2위를 다투는 가문이라 그런가 무슨 앉은 자리에서 땅문서를 넘기냐·

철혈공도 지갑이 터질 정도로 혼수를 욱여넣었는데 요즘 귀족들 사이에서는 부동산으로 마음을 표시하는 건가 싶다· 조금 무서운 유행이네· 내 자식들이 결혼할 때가 되면 모은 거 다 털리겠다·

“사랑받는 사위라 다행이지 않나요?”

“직책이 직책이라 그런지 조금 눈치가 보입니다·”

살포시 미소를 지은 마르게타의 말에 장난스레 대답했다·

그래도 조금은 진심이다· 감찰부의 책임자로서 여러 귀족들의 친구비를 받은 적은 많지만 그건 보통 전달 과정을 꼬고 꼬아서 수령할 수 있는 친구비다· 이렇게 다이렉트로 받은 적은 극히 드물지· 그래서 뭔가 받으면 안 될 걸 받은 느낌이다·

그나마 철혈공에게 혼수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철혈공에게 받은 전례가 없었다면 장인 어른의 호의를 부담감에 거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후후 익숙해져야죠· 듬직한 사위한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 게 장인과 장모의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이젠 처부모가 넷이니 각오해야 하지 않겠냐·’ 라고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

···그래도 마르게타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정말 대놓고 해쳐먹는 비리가 아니라면 혈연끼리 이것저것 오고 가는 것이 관례다· 일이 생기면 가족에게 눈이 가고 좋은 걸 얻었으면 가족에게 챙겨주고 싶고─ 대충 그런 거·

“예 그래야죠· 저도 관료이기 이전에 귀족이니까요·”

황명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이는 공무원이 아니라 가문과 영지의 이득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귀족·

공무원이라는 명함은 뗄 수 있··· 아니 솔직히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후천적인 것에 비해 귀족이라는 명함은 타고난 것 아닌가· 나도 크라시우스라는 성이 붙어 있으니 귀족식 결혼 생활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칼이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마르게타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슬쩍 주변을 살폈다·

평범한 식사 자리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대기 중인 사용인들· 그러나 평소와 다른 것이 있다면 같이 식사를 해야 할 루이제와 이리나가 없다는 것· 늘 있던 사람이 없으니까 확실히 어색하기는 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루이제의 부친인 아티니 남작 이리나의 부친인 플란벨 백작이 제도에 올라왔으니까· 아비 입장에서 근처에 있는 딸이 인사도 오지 않으면 얼마나 섭섭하겠나· 애초에 그 둘이 근처에 있는 가족을 무시할 정도로 냉혈한도 아니고·

“벌써 쓸쓸한 건가요?”

그 시선을 눈치챘는지 마르게타도 작게 웃음을 흘리며 물었다· 조금 민망하네· 시선이 너무 노골적이었나·

“아무래도 그렇죠· 쓰던 물건 하나만 사라져도 낯선데 사람은 오죽하겠습니까·”

물론 딱히 부정할 일은 아니니 솔직하게 말했다· 심지어 그 사람도 그냥저냥 아는 지인이 아니라 반/지를 공유한 연인이지 않나· 아니라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그 말 신년하례식 때 꼭 하세요· 둘 다 좋아할 거예요·”

“제가 잊으면 마르가 대신 해주십쇼·”

재미없는 농담이지만 그럼에도 마르게타는 웃어줬다· 역시 농담은 내용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신년하례식이라·’

그런 마르게타를 보다가 신년하례식 쪽으로 생각이 빠졌다· 가족의 품으로 간 루이제와 이리나는 인사만 하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신년하례식에 참가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행사는 아닌데·’

신년하례식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말리고 싶었다· 모든 작위 귀족이 모이고 황제가 등장하는 자리이니 웅장하고 화려하기는 하지만 꽃다운 영애들이 즐기기에는 영· 오죽하면 작위 귀족을 따라 제도에 상경한 자제들은 따로 모여서 연회를 하겠나· 연회를 즐기고 싶다면 거기로 가는 걸 추천하고 싶었다·

마르게타가 신년하례식 참가를 강력히 주장해서 실패했지만·

“저와 마종공 각하가 칼과 이어지는 건 가만히 둬도 소문이 퍼질 수밖에 없어요· 관료인 두 분도 마찬가지고요· 그 분들은 제도에서 활동하니까요·”

“하지만 루이제 영애와 이리나 영애는 아카데미에 있는지라 소문에 제한이 있어요· 물론 학생들이 가문에 알린다면 그 가문들을 통해 퍼지긴 하겠지만 직접 보이는 것에 비하면 덜하죠·”

“그러니 지금이 기회예요· 작위 귀족들 앞에서 당당히 과시할 수 있는 기회·”

며칠 전 식사 자리에서 마르게타가 진지하게 주장했던 참석의 필요성· 그 설득력 넘치는 말에 루이제도 이리나도 홀린 듯이 경청했었다·

정말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냉정히 말하면 평범한 남작가인 나이어드 중앙 정계보다는 상계에 집중하는 요룬은 사교계를 주도하는 힘을 갖추지 못했다· 가만히 아카데미에만 있다면 둘이 나와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걸 효과적으로 알릴 수 없다·

“사실 완벽하게 하려면 신년하례식은 물론 자제들이 개최하는 연회에도 참석하는 게 좋은데···”

“···그건 고려해보겠습니다· 우선 신년하례식부터 끝내죠”

게다가 그런 말까지 들으니 무슨 변론을 하겠나· ‘저 둘이 신년하례식에 오지 않으면 네가 무조건 애들 모임에 가야 한다·’ 라는 압박이었는데·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칼보다는 못하지만 저도 참석한 경험은 있으니까요· 제가 열심히 도울게요·”

마지막으로 마르게타도 참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니 도저히 말릴 명분이 없었다·

정말 즐거운 신년하례식이 될 것 같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회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fan, 로판 속 공무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the world of a novel I’d only read the free chapters. Thankfully, the blood flowing in the body of the person I’d possessed was blue. “The prominence of our family comes from the blessing bestowed upon us by the royal family throughout the generations.” Maybe this is the price to pay for that. But I got a father who seems overly loyal to the Emperor. And because of that, I was forced to become a Civil Servant. While everyone else enjoys romance, I’m just spending my days as a Civil Servant.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