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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hapter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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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6

날이 밝자마자 마종공에게 달려가 텔레포트를 부탁했다· 갑작스레 제도에 간다고 하니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는 했지만 금방 끝내고 1과장과 4과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하자 바로 들어줬다· 마종공이 연인들 중 맏언니라 그런지 다른 연인들이 엮인 문제면 급격히 관대해지더라· 좋은 현상이니 흐뭇할 뿐이다·

“아가 정말 별일 아닌 거 맞니? 혹시 이번에도 징계 문제는 아니고?”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징계를 받으려고 해도 받을 이유도 없어·”

대신 제도에 도착한 그 순간까지 마종공의 눈에는 걱정과 의심이 깃들었었다·

사람을 툭하면 징계 받으러 가는 불량 공무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섭섭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딱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 실제로 아카데미 파견 기간 동안 제도에 갈 일이 생기면 대부분 징계를 받기 위해서였으니까· 이번 제도행도 징계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징계 받으러 가는 거면 부끄러워서 말도 못 했지· 빠르게 끝낼 일이니까 걱정 마·”

여전히 촉촉한 눈망울로 쳐다보던 마종공을 한 번 껴안으며 말했다· 솔직히 징계가 뭐 자랑이라고 연인한테 텔레포트까지 부탁하며 가겠나· 그냥 조용히 혼자 갔지·

애초에 황태자 그 새끼는 내가 징계를 받아야 하면 친히 텔레포트 마법사를 보내서 잡아가는 놈이다· 이렇게 말하니 노예 사냥꾼 같기는 하네·

“그래 알겠단다·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기면 꼭 말하렴·”

내가 포옹을 하자 마종공도 마주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속삭였다· 당연한 말이다· 만약 징계가 아닌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나를 괴롭히는 놈이 나오면 바로 마종공 파워로 반격할 생각으로 가득하니까·

그건 그렇고 마종공도 스킨십에 내성이 생긴 것 같아 다행이다· 예전에는 조금만 접촉해도 미친 듯이 떨었는데·

“바로 말할 테니 저택에서 쉬고 있어· 집사가 저택 안내도 해줄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익숙한 진동이 느껴졌다·

이 안정적인 bpm 내가 아는 마종공이 맞다·

‘아직 완전 내성은 아니구나·’

물론 저택을 안내한다는 건 안주인으로 맞이한다는 의미니 당연한 반응이기는 하다· 마르게타도 집사한테 저택 안내를 받았을 때는 좋아했다고 했지·

아무튼 마르게타에 마종공까지 안내했으니 이번 여름 방학이 되면 루이제랑 이리나도 안내해야겠다·

   황태자궁으로는 두 손 가볍게 갔다· 2세 임신 축하 인사를 하러 가는 주제에 빈손인 것은 이상하지만 아직까지 황태자비가 임신한 것은 대외비인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감찰부장이 선물을 들고 황태자궁에 방문하는 건 너무 지독한 어그로 아니겠나·

게다가 황실의 격에 맞는 선물을 하루 만에 고르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 일단 몸부터 가고 선물은 나중에 보내는 게 맞다·

그런데 뭘 보내야 하지? 이런 선물을 주고받은 적이 있어야 적당한 선물을 고르든 말든 할 텐데·

‘하필 황태자비 선물이네·’

골치가 아프다· 황태자를 축하할 일이면 적당히 술이라도 몇 병 던져주는 걸로 충분하지만 임신을 한 당사자는 황태자비다· 황태자가 만족할지는 관심 없고 황태자비가 좋아할 만한 선물을 보내야 하는 상황·

무난하게 보석? 그런데 이건 너무 무난하다· 그리고 내가 구할 수 있는 보석이면 이미 황태자비도 가지고 있을 거다· 아니면 꼬까옷 만들 좋은 옷감?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너무 이른 선물 같기도 하고·

‘···다음에 생각하자·’

그렇게 몇 번 머리를 굴리다가 깔끔히 포기했다· 이건 전승공과 상의하거나 집사와 논의하는 게 마음 편하겠다·

아니면 마르게타한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르게타는 조카들도 많으니 괜찮은 선물도 잘 알겠지·

   ***

   최근 들어 독특한 버릇이 생기고 말았다· 임신 4개월 차에 진입하며 서서히 배가 나오는 것이 보이는 비 그러한 비의 배를 쓰다듬는 것이 하루의 낙이 되었다·

예전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버릇이지만 아비가 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부인의 배에 내 자식이 있다니· 괜히 더 시선이 가고 한 번이라도 더 만지고 싶은 건 당연한 일 아닌가·

“비 방금 배가 움직였소· 안에서 발길질이라도 한 게 아니오?”

그리고 비의 배를 만지고 있다 보면 이렇게 아이와 소통을 할 수도─

“제가 움직인 거예요 전하·”

“아·”

착각이었다· 이상하다 분명 우리 아이가 놀아달라고 발길질을 한 것 같았는데·

“조용하고 속 깊은 아이구려·”

하지만 어미가 힘들까 봐 본인이 지루한 것도 참으며 조용히 있다니 이 얼마나 착하고 배려심 넘치는 아이란 말인가· 나는 모르겠지만 비를 닮은 아이일 것이 분명하다·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비의 배가 잠시 꿈틀거렸다·

“아 방금 움직였어요·”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배를 쓰다듬는 비· 이번에는 아이가 발길질을 한 것이 맞는 모양이다·

벌써부터 아비를 들었다 놨다 하다니 총명한 아이구나· 제국의 미래는 정말 밝아·

‘너의 미래도 밝겠지·’

흐뭇한 마음에 다시 비의 배를 쓰다듬었다· 방계 출신이었던 부황 서장자인 나에 비해 이 아이는 적장자다· 나와 부황이 태생적으로 달 수밖에 없었던 족쇄는 이 아이에게 없다· 이 아이가 내 뒤를 잇는다면 실로 오랜만에 정통성을 지닌 황제가 등극하는 것이다·

부황께서도 같은 마음이시기에 이 아이의 정통성에 힘을 실어주실 거다· 아마 양위 전에 황태손으로 임명하지 않을실까? 정말 완벽한 정통성이다·

– 똑똑

그렇기에 이 아이를 훌륭히 키우겠다는 다짐을 하는 사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전하· 감찰부장입니다·”

문 밖에서 들리는 헨드릭 경의 목소리에 슬며시 시선을 돌렸다· 비가 임신 소식을 흘린 것이 어제였는데 하루 만에 오다니 역시 행동이 빠르다·

“그래 들어오라고 하게·”

   어찌 보면 비와의 시간을 방해하는 손님이지만 그 손님이 비의 임신을 축하해 주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축하는 여러 사람에게 받을수록 행복한 법이니·

심지어 축하를 위해 온 손님이 앞으로 수십 년은 제국을 지탱할 기둥이라면 어찌 기쁘지 않을까·

‘이제 스물둘·’

무심코 감찰부장의 나이를 떠올리고 말았다· 이제 스물이 겨우 넘은 청년 건강 관리만 잘 하면 60년은 더 살 수 있을 거다· 아니 마종공이 옆에 붙었으니 그 이상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반면 나는 60년은커녕 40년도 장담할 수 없다· 황제의 업무는 막중하니 감찰부장보다 먼저 죽거나 조기에 양위를 하겠지· 그러니 어느 쪽을 택하든 내 자식이 뒤를 이어 황제가 되고 그때도 감찰부장은 현역이라는 게 중요하다·

‘3대를 섬긴 충신·’

마음이 평온하다· 감찰부장이 내 자식을 보필한다면 그만큼 든든한 것도 없다· 감찰부장의 성격상 자기보다 어린 자라고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고 비의 아이니 매정하게 대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다· 감찰부장이 60년이 아니라 120년 정도를 살아주면 정말 마음이 놓일 텐데·

   ***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광경에 흠칫하고 말았다· 의자에 앉아있는 황태자비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황태자·

뭐지 이거· 황태자가 저러고 있으면 나도 무릎 꿇어야 하나? 아니지 황태자가 무릎으로 끝났으면 나는 엎드려야─

“전하· 그러고 계시면 감찰부장이 곤란할 겁니다·”

“이런· 감찰부장에게 민망한 모습을 보였군·”

다행히 황태자비가 부드럽게 말하자 황태자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황실의 유일한 양심인 황태자비다· 믿고 있었다고·

“크라시우스 가문의 후계자 재무성 감찰부장 칼 크라시우스가 제국의 작은 태양과 작은 달께 인사드립니다·”

“어서 오게· 바쁜 와중에도 이리 얼굴을 보여주니 반갑군·”

아무튼 황태자가 두 발로 서는 걸 보고 빠르게 허리를 숙이자 황태자도 평온한 목소리로 답해줬다· 바쁜 걸 알면 애초에 안 부르는 게 정답 아닐까? 1과장한테 임신 소식을 흘렸으면 오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잖아·

그래도 다른 것도 아니고 황손 관련 일이니 참는다·

그래 참는데···

‘너 왜 눈을 그렇게 뜨냐·’

허리를 들자마자 황태자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굉장히 기괴하고 말로 표현하기 꺼림직한 감정이 깃든 눈이었다·

뭐지 이 새끼· 평소에도 썩 좋은 인상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소름이 끼칠 정도의 시선이다· 시골 동네를 홀로 떠도는 개를 목격한 개장수의 시선인데·

“제국 전체의 경사를 들었는데 어찌 가만히 있겠습니까·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본능적으로 꺼려지는 눈빛이라 황급히 주제를 돌렸다· 축하 인사를 하러 왔는데 공포에 질려서 돌아갈 수는 없지·

“역시 감찰부장의 충정은 늘 감탄스럽다네·”

“과찬이십니다·”

다행히 성공적인 주제 전환이었는지 황태자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감찰부장의 경사를 듣게 되면 크게 축하할 터이니 소식만 빠르게 가져오게나·”

아닌가? 잘못 전환한 건가?

분명 예비 신랑에게 하는 덕담이지만 영 오묘하게 들리는 발언이다· 저 말이 내 뒤를 이을 노동력을 생산하라는 말처럼 들리면 기분 탓일까·

“감찰부장·”

그래도 겉으로는 덕담이니 적당히 예 예 거리며 대답을 하는 사이 황태자비의 목소리가 들렸다·

“직접 축하를 해줘서 고맙습니다· 이 아이도 감찰부장을 봐서 반가운지 인사를 하는군요·”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배를 쓰다듬는 황태자비 그 모습을 보고 다시 황태자비 앞에 무릎을 꿇으며 함께 쓰다듬는 황태자·

가족 사이에 사랑이 넘치는 것 같아 보기는 좋은데 적어도 신하가 없을 때 그러면 안 될까· 아랫놈인 입장에서 윗분이 무릎 꿇고 있는 걸 보면 많이 곤란하다·

“감사한 말씀입니다· 황손께서 저를 예쁘게 봐주시면 그분을 섬길 제 아이들도 좋게 봐주시겠지요·”

곤란하기는 하지만 입을 다물 수는 없는 법· 적당히 미소를 지으며 무난한 답을 꺼냈─

“당연한 말이지· 감찰부장이 이 아이를 섬기는 중신일 텐데 어찌 자네 아이들을 언짢게 보겠나·”

?

‘이 시발·’

너 이 새끼 그거 무슨 뜻이야·

아무리 황태자라도 그런 말은 선 넘었지· 하다못해 황희도 세종 죽기 전에는 은퇴했는데 나보고 문종까지 섬긴 황희가 되라고?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감찰부장이 옆에서 지켜준다면 정말 든든하겠군요·”

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기뻐하는 황태자비를 보니 차마 부정할 수 없었다·

“···과찬이십니다·”

시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중 극초반부에 ‘공작은 여러 의미로 사람 새끼가 아니다·’ 라는 문장이 등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독자님이 그 문장을 보고 전승공은 무슨 이유로 non 휴먼에 속하는지 질문을 주셨는데 전승공은 그냥 능력으로 non 휴먼인 사람입니다!

하필 전승공의 딸인 황태자비가 환상의 내숭 소유자라 전승공도 숨겨진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 전승공은 다행스럽게도 독자님들이 보는 그대로의 성격입니다!

대신 지휘봉 잡고 군 지휘할 때는 평소보다 냉철하긴 합니다만 그건 공과 사 구분이 철저한 거라고 칩시다·

이번 회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참오네가이님! 알카네인님!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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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fan, 로판 속 공무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the world of a novel I’d only read the free chapters. Thankfully, the blood flowing in the body of the person I’d possessed was blue. “The prominence of our family comes from the blessing bestowed upon us by the royal family throughout the generations.” Maybe this is the price to pay for that. But I got a father who seems overly loyal to the Emperor. And because of that, I was forced to become a Civil Servant. While everyone else enjoys romance, I’m just spending my days as a Civil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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