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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hapter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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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18

로벤스 아카데미의 방문을 기점으로 제국 아카데미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일단 연무장에 뿌리박은 인원 중 검술부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물론 로벤스 아카데미가 방문하기 전에도 하늘을 가르기는 했지만 당시 학생들은 하늘이 갈라진 결과만 봤지 내가 검을 휘두르는 과정을 본 건 아니지 않나· 그러나 이번에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학생들이 과정까지 직접 보게 되면서 인간이 하늘을 베었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덕분에 호승심을 가득 충전한 학생들은 연무장에서 살다시피 했고 눈이 뒤집힌 검술부 학생들에게 밀린 마법부 학생들은 쌍욕을 내뱉으며 도서관으로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감찰관님·”

“어 그래·”

“감찰관님! 좋은 아침입니다!”

“아 그래· 좋은 아침이다·”

그리고 호승심과 함께 존경심도 불타올랐는지 나에게 말을 거는 학생들도 급격히 늘어났다· 그 학생들의 9할 이상이 검술부 소속인 건 말할 것도 없고·

낯설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전까지는 내가 학생들의 어그로를 끌게 되더라도 멀리서 지켜보거나 에리히를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제는 학생들이 랜덤 인카운터처럼 불쑥 튀어나와 말을 걸었다·

다행히 눈이 마주쳤다고 배틀 페이즈로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지양하던 내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 민간인이 과도하게 말을 걸면 공무원은 신경쇠약에 시달리게 된다·

‘밀어낼 수도 없고·’

차라리 악성 민간인이면 피하기라도 할 텐데 순수한 꿈나무들이라 외면할 수도 없었다· 탐욕이나 질투 없이 그저 존경이 가득한 눈으로 인사를 건네는데 어찌 야박하게 대하겠나· 평판 관리를 떠나서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 인기가 많으면 좋은 거 아니에요? 부장님 보고 감찰부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 같은데요?

“너 천재냐?”

그런 한탄을 담아 1과장에게 연락을 거니 상상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 내가 동경의 대상이 되면 가만히 있어도 신규 공무원들이 줄줄이 오는 거잖아· 당장 마탑만 봐도 마종공에게 홀려 모이는 마법사들로 가득 찬 상황이니 감찰부도 마탑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동 채집·’

감동의 눈물이 흐를 것 같다· 직접 돌아다니며 추천장을 뿌리지 않아도 알아서 모이는 인력· 감히 꿈에서도 바라지 못한 기적이다·

– 앞으로는 편하겠네요· 어지간히 야망 있는 애거나 미친 애가 아니면 감찰부에는 잘 안 왔는뎅·

“그걸 부장 앞에서 말하는 건 너무하지 않니?”

– 그치만 사실인데 어떡해요·

왜 구박하냐는 듯이 입술을 삐죽이는 1과장· 당장이라도 입술을 꼬집고 싶은 모습이지만 슬프게도 1과장의 말이 맞다·

감찰부의 역할과 권위는 상당하지만 그에 비례하는 업무 강도와 책임으로 인해 출세 욕구에 찌들거나 미친놈이 아니면 오기 힘든 곳이다· 특히 내가 감찰부장이 되고 한바탕 칼춤을 춘 이후로는 더더욱·

정확히는 커리어 쌓기용으로 감찰부를 찍먹하는 애들은 좀 있지만 뼈까지 묻는 애들이 적다· 좀 쓸만하다 싶으면 다른 부서로 런하더라·

‘개 같은 놈들·’

좀 키웠다 싶으면 귀신같이 탈주하는 나뭇잎 마을 새끼들· 그 탈주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 중 하나가 추천장이었지·

물론 추천장의 기본 역할은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인재를 발굴하는 거지만 까놓고 말하면 일종의 낙인이기도 하다· 내 추천장 들고 감찰부에 들어왔으면서 다른 부서로 튄다? 양심이 있으면 그런 짓 못하지 아암·

– 그런데 부장님·

“응?”

그렇게 추천장 없이도 뼈를 묻을 인력들이 늘어날 거라는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사이 1과장이 슬쩍 입을 열었다·

– 몸은 괜찮은 거 맞죠?

그리고 드물게도 조심스러운 질문에 픽 웃음이 나왔다· 어느 정도 사정을 아는 애라 그런지 걱정 먼저 하는구나·

“괜찮아· 일이 터졌으면 베아트릭스가 가만히 있었겠어?”

– 하긴· 그건 그렇네요·

진심으로 납득했는지 1과장의 얼굴에 맴돌았던 불안과 걱정은 순식간에 지워졌다·

1과장을 포함한 간부들은 내 몸에 카간의 칼빵이 남아있다는 걸 안다· 딱히 자랑거리는 아니라 직접 보여준 건 아니지만 부장이 된 직후에는 몇 번 치료를 받으러 갔으니까·

감찰부 내부 반대파와 2황자파를 족치느라 바쁜 와중에도 꼬박꼬박 치료를 받으러 가는 부장· 아무리 주변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도 ‘아 저 새끼 보통 중상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 정도는 들게 된다· 그런 놈이 갑자기 하늘을 베니 뭐니 시끄러우니 당연히 걱정이 될 수밖에·

“뭐 무슨 일이 생겨도 차기 성자랑 대륙 제일 마법사가 있는데 걱정할 게 있겠냐·”

– 솔직히 제도보다 안전한 것 같기는 하네요·

“그렇지?”

성법 끝판왕과 마법 끝판왕이 버티는 곳에서 회복 불가 판정을 받으려면 즉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카간도 저승에 있는 판국에 누가 나를 한방에 보내겠나· 그건 도르곤이 와도 안 될걸·

– 그래도 앞으로는 미리 얘기 좀 해주세요· 갑자기 부장님이 하늘을 벴다고 해서 엄청 놀랐다구요·

그 말에 잠시 말없이 1과장을 바라봤다· 애써 밝은 척하지만 그 속에 숨겨진 씁쓸함과 서운함이 느껴졌으니· 

그래 1과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서운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연인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는데 그 소식을 당사자가 아닌 소문을 통해 들었다니 서운함을 느끼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이건 내 실수가 맞다· 당장 옆에 수 틀리면 마법으로 엎어버릴 최종 보스가 버티고 있어서 제도에 있는 1과장에게까지 생각이 닿지 않았다·

“미안해· 앞으로는 바로 얘기할게·”

– 알면 됐어요·

과장되게 흥흥 콧방귀를 뀐 1과장의 모습에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엔딩 때 그런 애도 있었지─ 같은 일은 없게···”

– 아아-니! 왜 그런 건 잘 기억하냐고요!”

그걸 듣고 잊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아무튼 4과장하고 연락이 닿으면 안부 인사 좀 전해달라는 말을 끝으로 통신을 마쳤다· 4과장은 그새 북방으로 갔는지 연락이 안 되더라· 빨리 도르곤이 죽어야 4과장도 좀 쉴 텐데·

   황태자의 말처럼 아카데미에 온 손님들의 관리는 교장이 맡았다· 내 역할은 하늘을 베는 걸로 끝났고 감찰관이 손님을 대접하는 건 모양새가 이상하니 당연한 일·

그 와중에 로벤스 아카데미도 나름 견학 목적으로 온 것이기에 형식상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런 경우에는 검술부 수석 교사가 무난히 상대했다· 로벤스 아카데미 교감이 경쟁 파벌 인물이라 그런지 여러 의미로 열을 다해서 처리하더라· 본인의 업무 만족도가 최상인 것 같기에 그러려니 했다·

“마르 저 왔습니다·”

그리고 교장과 수석 교사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사이 나는 학생회장실에 뿌리를 박다시피 지내고 있었다·

로벤스 아카데미 학생들에게도 내가 동아리실 지박령인 게 퍼졌는지 몇몇 용감한 것들은 동아리실까지 찾아오더라· 내 작고 소중한 자유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곳으로 피신할 필요가 있었다· 쉬고 있는 공무원을 건드리는 건 죄악이야·

“어서 와요· 오늘도 도망 온 건가요?”

“도망이라뇨· 마르가 보고 싶어서 온 거죠·”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미소 짓는 마르게타를 보니 민망함이 몰려왔다· 물론 학생들에게 시달리기 전에도 매일매일 마르게타를 찾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오래 머무르고 있으니까· 내가 피신 목적으로 왔다는 건 진작에 알았겠지·

“곧 로벤스 아카데미 분들이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던데 아카데미도 다시 휑해지겠네요·”

 

   이렇게 은근한 눈빛으로 말하는 걸 보니 확실하다· 이제 로벤스 아카데미 학생들이 사라지면 지금처럼 머무르지 않을 테니 아쉽다는 압박·

“원래 없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가는 건데 휑할 게 있겠습니까? 있는 사람들로도 충분할 겁니다·”

“후후 그렇겠죠?” 

저렇게 노골적인 압박을 하면 앞으로도 잘하겠다는 대답밖에 할 수 없다· 앞으로 학생회장실은 제2의 동아리실이다···

게다가 마르게타는 올해가 마지막 학년이지만 나는 내년에도 아카데미에 있어야 하지 않나· 1년 동안 따로 지내야 하는데 올해는 최대한 많이 붙어 있어야지·

‘···결혼을 했는데도 따로 지내야 하나?’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하다· 마르게타가 졸업하면 결혼을 할 생각인데 정작 신랑인 나는 여전히 아카데미에 있어야 한다고? 이거 맞나?

내년에는 텔레포트 마법사를 따로 고용해서 매일 텔레포트로 출퇴근을 하던지 아니면 마르게타가 아카데미에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결혼하자마자 기러기 아빠가 되는 건 좀·

‘여차하면 1년 계약해야지·’

만약 아무리 찾아도 괜찮은 방법이 없으면 그냥 마법사나 고용하자· 어차피 쓸 시간이 없어서 쌓이기만 하는 금화 아닌가· 이럴 때 적당히 써줘야 화폐가 순환되고 그런 거다·

   통수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통수라고 부른다·

“어 칼? 잠깐 이것 좀 보겠어요?”

“예?”

살며시 학생회장실에 들어오더니 마르게타에게 서류더미를 건네고 사라진 부회장· 순식간에 쌓인 서류를 씁쓸한 눈으로 보던 마르게타는 금방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떨떠름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이상하다· 작년에는 마르게타가 학생회 업무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적이 제법 있지만 그건 솔직히 나하고 조금이라도 같이 있기 위해 둘러댄 핑계다· 공식적으로 연인이 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지·

그런데도 나를 불렀다? 무언가 기묘하고도 골치 아픈 일이 터졌다는 의미일 터·

“무슨 일입니까?”

그렇기에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마르게타에게 다가가자 마르게타는 들고 있던 서류를 나에게 보여줬고─

“칼· 눈을 감으면 못 보잖아요·”

“잠깐만 이러고 있겠습니다·”

서류에 익숙한 문장이 보이자마자 본능적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시발·’

봤다· 나는 봤다·

서류에 새겨진 익숙한 문장을 왜 이 타이밍에 아카데미에서 보이는지 모르겠을 문장을·

“올해 수학여행 관련으로 온 문서예요·”

내가 눈을 감자 마르게타는 친절히 내용을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지 않아도 돼· 난 아직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어·

“올해도 작년과 같이 보야르 공작령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계획을 다시 짜야겠어요·”

“예··· 그렇군요·”

그러나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고 이미 터진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보야르 공작령에 이어 체네스 공작령이라니· 내년에는 울켄이려나요?”

기껏 마르게타가 농담까지 하는데도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체네스 공작령 살론 공작가가 다스리는 제국 서부에 위치한 지역·

그리고 현 살론 공작가의 가주이자 체네스 공작은─

“죠오오오카아아아아아아─!!! 오랫마니양!!”

꽐라공 아니 현명공이다·

미치겠네· 아직 보지도 않았는데 술병을 들며 반기는 부끄러운 모습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당장 내 머리에서 나가 꽐라공···!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회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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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fan, 로판 속 공무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the world of a novel I’d only read the free chapters. Thankfully, the blood flowing in the body of the person I’d possessed was blue. “The prominence of our family comes from the blessing bestowed upon us by the royal family throughout the generations.” Maybe this is the price to pay for that. But I got a father who seems overly loyal to the Emperor. And because of that, I was forced to become a Civil Servant. While everyone else enjoys romance, I’m just spending my days as a Civil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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