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hapter 780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780

황태녀와 페디는 원피스를 발견한 해적왕처럼 활짝 웃었다·

 “재밋썼써! 써커쓰 채고야!”

 “웅! 재밋썼써!”

공연 내내 눈을 반짝이던 두 꼬마는 단장과 단원들의 커튼콜에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이 흥분해서 그런지 근처에 있던 다른 관객들도 더욱 우렁찬 박수를 쏟아냈다·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려는 배려 같아서 고마울 따름이다·

 “자· 그럼 멋진 공연을 보여준 아저씨 아줌마들한테 박수라도 보낼까?”

 “아냐!”

 “어···?”

황태녀의 단호한 대답에 움찔하고 말았다·

뭐지· 즐겁기는 했지만 존귀한 황족의 박수를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건가? 아직 다섯 살인 애가 이렇게 엄격할 줄은 몰랐는데·

 “죠은거 보면! 확씰하개 보답하라고 해써! 박쑤는 부죡해!”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더더욱 놀라웠다·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라니· 절대 다섯 살 아이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누구냐· 대체 누가 순수하고 어린 황태녀에게 세상 사는 법을 가르친 거야· 언젠가는 배워야 할 지식이기는 하지만 벌써 배울 내용은 아니었다고·

 “그 누구한테 들은 말이니?”

 “엄마!”

훅 들어오는 황후의 존재감에 얼떨떨한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게 생각하자· 황후가 잘못된 지식을 알려준 것도 아니고 언젠가 배울 진리를 다소 이르게 알려준 것뿐이다· 일국의 황후이자 공작가의 공녀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자식 교육에 조금 더 열정적이었을 뿐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황제가 그랬다면 기행이지만 황후의 행동이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

 “그럼 보답도 하고 박수도 치자·”

 “웅!”

그제야 황태녀는 빠른 속도로 박수를 쳤다·

원래는 몰래 팁을 두고 가려 했는데 황태녀가 저러니 공식적으로 선물을 주고 가야겠어·

마침 팝콘을 팔던 광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저기· 혹시 단장님과 만날 수 있겠습니까?”

 “누구─ 아 손님이셨군요!”

내 말에 뒤를 돌아본 광대는 바로 미소를 장착한 채 반겨주었다·

조금 감동했다· 저 광대에게 우리는 수많은 손님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우리를 바로 알아보다니· 이 얼마나 멋진 직업 정신인가·

 “가능합니다! 사실 단장님은 큰 틀만 잡아주시지 연극 기간에는 딱히 하는 일이 없으시거든요!”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흔쾌한 수락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지금의 나는 귀족 칼 크라시우스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평민 한스인 상황이다· 아니면 제임스라 불러도 좋고·

어느 쪽이든 서커스단 단장 입장에서는 중히 대접할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입구 컷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단원들이 손님 친화적이다·

 “저어··· 헌데 단장님은 무슨 일로 만나시려는 겁니까? 혹 공연 중에 불편하신 점이라도?”

 “아 그건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이 공연을 너무 인상 깊게 봐서 말입니다· 훌륭한 공연을 연출해 주신 단장께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하하! 그거 참 영광인 일입니다!”

진심을 담은 칭찬에 광대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손님을 하나하나 알아볼 정도로 직업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다· 그런 만큼 자신이 속한 서커스단이 칭찬을 받으면 자신이 인정받은 것처럼 기쁠 터·

 ‘제도에서 공연할 정도면 이 정도는 해야지·’

흡족하다· 황태녀와 페디의 첫 서커스를 제대로 된 곳에서 즐긴 것 같다·

이왕이면 아이들의 첫 경험을 완벽하고 화려하게 진행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 그런 의미에서 이 서커스단은 합격점을 아득히 초월했다·

 “아쟈씨!”

덕분에 단장에게 줄 보상을 상향 조정하려던 찰나 황태녀가 광대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쥰 과자! 잘먹것써! 고마어!”

 “나도 고마워! 쥬쓰도 죠아써!”

황태녀와 페디의 감사 인사에 광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지더니 작게 웃음을 흘렸다·

아무래도 보상을 1단계만 상향하지 말고 3단계 정도 상향해야겠다·

 “사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저도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오늘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날이 되겠군요·”

 “저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광대의 대답에 이번에는 내가 웃음을 흘렸다· 한 번 좋은 인상이 박히니 무슨 말을 해도 좋게 보인다·

 ‘추천장이라도 주자·’

상황이 이 정도로 흐르면 평민 코스프레는 힘들다· 적어도 내가 귀족인 것은 밝혀야 주고 싶은 보상을 줄 수 있겠지·

물론 타일글레헨 백작인 걸 밝힐 생각은 없다· 감찰성에서 위장용으로 쓰는 작위가 몇 개 있으니 사실 내가 타일글레헨 백작과 연이 있는 무슨 무슨 남작이다─ 정도로 소개하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위장용 작위 하나쯤이야 장관 마음대로 써도 돼·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쓰겠어·

 “각하의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보다 훌륭하고 완벽한 공연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영혼을 갈아서라도 이루어내겠습니다!”

 “기대하지· 그렇다고 영혼까지 갈지는 말고· 자네가 오래 살아야 제국의 문화가 더 발전하지 않겠나· 타일글레헨 백작 각하께서도 그리 생각하실 걸세·”

 “영광입니다!”

 “음 씩씩해서 좋군· 기회가 되면 다음에 보지·”

단장과 단원들의 90도 인사를 받으며 천막을 빠져나왔다·

들어올 때는 평민이었지만 나갈 때는 귀족· 사람이 타고난 푸른 피는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는 것 같아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아빠! 우리 이재 어디가!?”

 “집·”

 “흐에에에···?”

 “농담이야· 아직 볼 거 많아·”

그리고 푸른 피보다 드높은 보랏빛 제관의 사람이라도 어린아이는 순수하고 귀엽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부디 황태녀는 황제가 아니라 황후를 닮아가기를·

 “아빠 나빠! 나 놀랏짜나!”

 “미안해· 좋은 곳으로 데려가 줄 테니 봐줘·”

 “조은-곳?”

 “동물원 어때?”

그러자 화난 말티즈처럼 치솟았던 황태녀의 눈매가 급속도로 온화해졌다·

당연히 황태녀라면 좋아할 줄 알았다· 황제의 증언에 따르면 상황이 기르는 브레멘 음악대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황태녀지 않나· 우리 저택에서도 티티와 성수들 마네와 미네를 좋아하니 동물원도 반길 거라 생각했다·

 “아빠·”

 “응? 왜 그러니?”

 “동물원애는 모 잇서?”

페디의 질문에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제도에 위치한 동물원은 황실이 자금을 댈 정도로 거대하며 화려한 곳이다· 대륙에 존재하는 동물이라면 제도 동물원에도 있고 제도 동물원에 없으면 대륙에도 없다는 말이 괜히 있을까·

오죽하면 멸종 위기종 취급받는 어느 동물은 본래 서식지보다 제도 동물원에 더 많이 산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무차별적으로 포획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번식을 시켜서 말이다·

 “기린이라고 아니?”

 “기-린?”

 “목이 길고 알록달록한 애야·”

 “쟈선이랑 친졀 가튼 애들이야?”

목이 길다고 하니 사슴과 망아지를 떠올린 페디·

그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 녀석들도 다른 짐승에 비하면 목이 길지만 감히 기린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

 “그것보다 훨씬 길어· 우리 페디가 가진 인형 중에도 기린이 있었지?”

내 말에 페디는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응! 잇써! 엄청 신기하게생겻써!”

 “그래· 딱 그렇게 생겼─”

 “빨리 가쟈!”

말이 끝나기도 전에 페디가 광속으로 달려갔다·

 “아! 가치가!”

뒤이어 황태녀도 질 수 없다는 듯 따라붙었다·

동물원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달려간다라·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겠지· 서커스에 이어 동물원에서도 박수를 칠 아이들을 생각하니 도저히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아빠를 두고 달려가는 아이들을 잡는 게 먼저지만· 아무리 곳곳에 호위들이 숨어있어도 이 아빠랑 멀어지면 위험해요·

 “으에!”

바로 지금처럼·

 “이런· 내가 잠시 다른 생각을 하느라 미처 아래를 못 봤구나· 괜찮니?”

마치 제니를 보러 가는 티티처럼 달려가던 페디는 지나가던 행인의 다리와 충돌하였고 졸지에 교통사고를 당한 행인은 부드러운 미소로 페디를 달래주었다·

정확히는 지나가던 집행부 요원이지만 말이다· 호위 대상이 돌발 행동을 하려고 하니 자연스레 몸으로 제지했다·

감찰부 시절부터 집행차장 아래에서 일하던 5과 출신이라 그런지 행동은 매끄럽고 자연스러웠다· 자연스러운데─

 ‘기계냐고·’

애석하게도 자연스러운 행동과 달리 말은 딱딱하고 기계적이었다· 저것들이 평소에 말을 안 해서 저렇게 된 건가?

페디가 어려서 다행이야· 조금만 나이가 많았어도 위화감을 눈치챘을 수준이잖아·

 “갠차나! 나도 아져씨 못바서 미안해!”

 “이거 참· 누가 아빠인지 아주 예의 바른 아이구나·”

 ‘뭔데·’

아빠가 보는 앞에서 다 들으라는 듯하는 말은 뭔데·

설마 아부인가? 아니 아부치고는 너무 노골적이다· 게다가 집행차장을 닮아서 대체적으로 무뚝뚝한 5과 출신이 저런 말을 할 리가 없어·

 “혹시 근처에 아빠도 계시니?”

 “웅! 쪄기!”

페디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린 요원은 나를 향해 슬쩍 고개를 숙였다·

나도 마주 고개를 숙였지만 심정은 복잡했다· 그냥 떠나면 될 것을 굳이 나를 찾는다고?

 ‘무슨 일이라도 있나?’

불안하다· 이 호위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전원 노련한 베테랑들이다· 이런 무의미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할 사람들이 아니다·

 ‘음?’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요원의 눈에 깃든 절박한 감정을 읽게 되었다·

···흐으음·

 “저희 아이가 결례를 저질렀군요· 죄송합니다·”

 “별말씀을요· 요즘 보기 드문 밝고 예의 바른 아이라 오히려 기뻤습니다·”

요원을 향해 다가가 악수를 건네자 요원도 기다렸다는 듯 마주 악수를 했다·

그러자 손에 잡히는 작은 종이의 감촉·

 ‘망할·’

순간 탄식이 나올 뻔했다·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전할 정도면 급한 일이라는 것이니·

 ‘아·’

착잡한 심정으로 악수를 거두며 자연스레 종이를 보자 확실히 심상치 않은 내용이 적혀있었다·

 [ 라비르제 후작의 차녀와 그 남편 및 자식들이 제도 동물원으로 이동 중· 황태녀 전하의 암행을 눈치챈 고의적 접근은 아님· ]

라비르제 후작· 제국 후작 중 하나이자 서부의 실력자인 거물·

북방 정벌 당시에 서부 지방군을 지휘하는 원수로 활약했고 당당히 승전의 주역이 되어 위상이 더더욱 상승한 서부 정계와 사교계의 핵심 인사·

그런 귀족의 혈육이 우리와 같은 장소로 이동 중이다· 평소라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일이나 평민으로 위장 중인 지금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재수 없으면 차녀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

제국백인 내가 후작 당사자도 아닌 일개 차녀에게 숙여야 한다·

그래 뭐· 그거까지는 은밀한 관광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데 그 감수를 황태녀에게도 강요할 수는 없잖아·

 ‘귀족에게 고개를 숙인 황태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아마 라비르제 후작의 차녀도 자신에게 고개 숙인 평민이 황태녀라는 걸 알면 기절할 거다·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그런데 황태녀랑 페디가 저렇게 기대 중인데?

 ‘그럼 차녀를 막아야 하나?’

하위 귀족도 아닌 후작의 혈육을 무슨 명분으로? 이제 와서 황태녀의 암행 관광을 밝히면 차녀와 그 가족들이 동요할 텐데? 그러면 다른 귀족들도 눈치챌 테고·

미치겠다· 하필 동선이 겹쳐도 이렇게 겹치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회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fan, 로판 속 공무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the world of a novel I’d only read the free chapters. Thankfully, the blood flowing in the body of the person I’d possessed was blue. “The prominence of our family comes from the blessing bestowed upon us by the royal family throughout the generations.” Maybe this is the price to pay for that. But I got a father who seems overly loyal to the Emperor. And because of that, I was forced to become a Civil Servant. While everyone else enjoys romance, I’m just spending my days as a Civil Servant.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