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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hapter 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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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96

신혼 중에 대륙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건 서글픈 일이나 다른 용무도 아닌 아카데미 친구의 결혼식을 위한 방문이다· 국적이 다른 친구니 결혼 같은 명분이 없는 이상 직접 대면하는 건 어려운 친구다·

덕분에 갈 때는 씁쓸한 마음으로 짐을 챙기되 유벤에 도착한 후로는 최대한 밝은 얼굴로 돌아다녔다· 친구의 조국 친구의 결혼식에 억지로 왔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외교적 문제를 떠나 우정의 문제니까·

그리고 이왕 왔으니 편히 놀다 가라는 라테르의 말에 결혼식 이후로도 유벤에 머물렀고

 “잘 지냈냐?”

 “이보다 잘 지낼 수는 없지·”

결혼식 닷새 후· 라테르와 대면하게 되었다·

신혼의 즐거움을 그럭저럭 즐긴 건지 라테르는 왕궁이 아닌 자신의 신혼집에 나와 비아 세라를 초대했다· 신혼의 흥분이 가라앉아서 뒤늦게 친구가 생각난 건가 싶다·

물론 같은 신혼으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결혼식 당일 혹은 결혼식 2 3일 후에 지인을 초대한다? 그건 결혼에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는 또라이만이 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마음이 없는 자만이 가능한 만행이야·

사실 라테르가 즐긴 닷새라는 시간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새신랑과 새신부가 전부 마법사인 데다 냉철한 성격이라 가능한 거지·

 “결혼식 때도 말했지만 유벤까지 와줘서 고맙다· 나는 네 결혼식 때 가지 못했는데 말이야·”

 “됐어· 안 그래도 형 때문에 소란스러웠는데 왕족까지 오면 더 난리 났지· 친구 하객은 아인테르로 충분해·”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내가 고개를 젓자 라테르는 픽 웃음을 흘렸다·

마음에도 없는 위로가 아니라 진심이다· 가족 중에 제국 실세가 있고 하객 중에는 황족이 있다· 이런 결혼식에 타국 왕족까지 참여했으면 내가 못 버텼어·

 “그러고 보니 몇 주 후면 타니안의 결혼식이었지? 조만간 신성교국으로 가겠어·”

 “뭐야· 왜 내 일정을 마음대로 확정 짓는 건데·”

 “허어· 그럼 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나? 이제 아카데미 학생으로 지낸 시간보다 제국의회 의원 대리로 지낸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으니 몇 년 전보다 눈치가 좋아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웃는 얼굴로 막말을 내뱉는 라테르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이놈의 말이 맞다· 내가 아인테르의 결혼식에 이어 라테르의 결혼식에 참여한 순간 타니안의 결혼식에도 참여하는 건 확정되었다· 고작 한 달 차이로 이루어지는 결혼식인데 어디는 참여하고 어디는 불참하는 건 이상하잖아·

심지어 라테르의 결혼식을 위해 유벤 연합왕국으로 이동했으니 타국이라 가기 힘들다는 변명은 불가능하다· 신성교국보다 유벤이 압도적으로 머니까·

 ‘내년에는 아르메인으로 가겠지·’

그렇게 아인테르 라테르 타니안의 결혼식에 참여하면 류티스만 남는다· 한 명의 결혼식만 불참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자동적으로 내년에는 류티스의 결혼식에 얼굴을 비추어야 한다·

환장할 노릇이다· 아카데미를 졸업할 때만 해도 통신구로 연락하는 게 고작일 줄 알았지· 설마 통신구가 아니라 대면으로 대화를 하게 될 줄이야·

 “뭐 네가 바쁜 이야기는 다음에 말하도록 하고·”

라테르의 말에 잠깐 울컥했다· 다짜고짜 쥐어 팬 다음에 일방적으로 판을 접어? 이건 대체 무슨 예의야·

 “···잠깐 만져봐도 되겠나?”

허나 비아의 품에 안겨 자고 있는 로베르트에게 관심을 보이기에 언짢았던 마음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역시 로베르트의 귀여움에는 이 녀석도 어쩔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손을 움찔움찔 떠는 것이 당장이라도 만지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볼이 말랑말랑해 보이는 게 귀엽지?”

 “너를 닮지 않아 많이 귀엽군·”

다시 울컥할 뻔했지만 참았다· 나를 닮지 않았다면 비아를 닮았다는 말이니까· 나보다는 비아를 닮아야 더 예쁘게 자라겠지·

아무튼 라테르의 부탁에 슬쩍 고개를 끄덕이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라테르가 자리에서 일어나 비아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손톱이 닿지 않게 손가락 끝이 아닌 관절 부분을 들이밀었다·

 ‘오·’

기대하지 않은 매너인지라 절로 감탄이 나왔다·

막 태어난 아기의 피부는 매우 예민해서 손톱도 조심해야 하는 법· 다짜고짜 손톱부터 들이대면 한소리 하려고 했는데 용케 적절한 행동을 취했다·

 “이 아이는 조카라고 부르면 되나?”

 “조카가 편하면 조카라고 불러·”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는지 라테르의 입꼬리가 더욱 올라갔다·

 “우-?”

이윽고 낯선 손길에 반응한 듯 곤히 자고 있던 로베르트의 눈이 스르륵 열렸다·

 “이 이런· 내가 깨운 건가?”

 “아니· 살짝 만졌다고 깰 정도면 이미 잘만큼 잔 거야·”

당황하는 라테르를 다독이자 파르르 떨리던 손이 겨우 진정됐다·

신기한 광경이다· 그 냉철하고 무뚝뚝한 녀석이 저렇게 동요한다라· 라테르의 감정이 격렬하게 보인 건 류티스와 체스를 둘 때뿐이었지·

 “우- 우-”

그리고 신기한 건 로베르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눈을 뜨니 웬 시퍼런 인간이 자기를 만지고 있으면 당연히 신기하겠지만·

 “아- 우-”

 “···뭐라고 하는 거지?”

 “조카한테 용돈 달래·”

 “그렇군·”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라테르는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냈다·

아무런 망설임 없는 동작이라 도리어 당황스러웠다· 이놈 자식이 생기면 아들이든 딸이든 자식 바보로 살아가겠어·

 “맞다·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

이러다 자식을 앞세워 친구의 돈을 갈취한 놈이 될 것 같아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형 아직도 유벤에 있던데 혹시 무슨 일인지 알아?”

 “음? 직접 물어보는 게 더 확실하지 않나?”

 “물어보니까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준비 중이라 하더라고· 제정신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끊었어·”

통신구 너머로도 어렴풋이 보이는 광기· 오래 말을 섞어봤자 나만 피곤해질 것 같았다·

원래 형은 제정신인 시간보다 맛이 간 시간이 더 길기는 한데 설마 대륙 반대편에서도 기행을 저지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새로운 세상이라· 맞는 말이기는 하다· 수입한 짐승들을 사육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제국 생태계에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니·”

 “아 그거였나·”

라테르의 대답을 듣자마자 마음이 평온해졌다·

기괴한 말을 하길래 또 이상한 짓을 진행 중인 건가 싶었는데 그냥 평범하게 하던 일을 하던 중이었네· 형이 짐승 수입을 준비 중인 건 유벤에 오자마자 들었으니까·

다만 그걸 아직까지 준비 중일 줄은 몰랐다· 대체 얼마나 수입하려고 저러는 걸까· 북방 전역까지 유벤 짐승으로 채우려는 건가?

 “내 기억으로 장관은 마도의회에 있다· 너도 가보겠나?”

 “마도의회?”

그 와중에 의외의 장소 의외의 제안이 라테르의 입에서 나왔다·

형이 왜 마도의회에 있는 거지? 마종공의 남편이기는 하지만 마법과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람인데?

···흐으으음·

 “됐어· 의회에서 일하는 사람이 남의 나라 의회도 보고 싶지는 않아·”

 “흐으· 그건 그렇겠군·”

 “게다가 우리 로베르트· 아무리 조용하고 착한 애지만 타지보다는 집이 더 좋겠지·”

로베르트까지 언급하자 라테르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미쳤다고 거길 가나·’

그런 라테르를 보다가 조용히 차를 마셨다·

마도의회라는 이름도 심상치 않지만 형이 그 심상치 않은 곳에 있다면 마도의회에서 무슨 일이 터졌을 확률이 높다· 분명 일이 생겨서 그곳에 발이 묶인 거야·

그런 난장판 속으로 가봤자 같이 휘말리는 것밖에 더 되나· 마도의회는 형한테 맡기고 나는 빠르게 귀국하면 그만이다·

 ‘알아서 돌아오겠지·’

어차피 따로 입국했으니 귀국도 따로 해도 된다· 우리가 사이좋게 귀국할 만큼 단체 행동을 추구하는 편도 아니고·

게다가 가족끼리 신기한 것들도 구경하고 몇 년 만에 친구도 봤으니 할 건 다 했잖아· 형과 달리 난 더 이상 유벤에 미련이 없다·

 ‘내일 돌아가자·’

가서 신성교국에 입국할 준비도 해야지···

***

트릭시의 깜짝 강연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100이 넘는 마법사들의 열정· 오랜만의 강의에 즐거움을 느끼는 트릭시·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마도의회는 며칠 동안 불야성이 되었다·

나야 저 마법사들의 토론에서 탈출한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기도 하고 트릭시가 기뻐하는 것 같아 딱히 만류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마도의회 의원들이 트릭시를 향한 경외와 존경 이 강연을 성사한 나와 린을 향한 호의를 가진다면 그것으로도 이득 아닌가·

아무리 대륙 반대편이라도 국력 3위의 강국이다· 그런 강국을 이끌어가는 거물들과 긍정적 관계를 맺는 건 꺼릴 일이 아니다·

그래 분명 나쁘지 않은 일인데···

 “너 어디라고?”

 – 집·

 

내가 마도의회에 발이 붙잡히는 동안 에리히가 탈주했다·

괘씸했다· 아무리 우리가 입국은 따로 했어도 이 형이 동생을 생각해서 숙소도 미리 잡아둘 만큼 배려를 보이지 않았던가· 심지어 우리 둘 다 제도에 사는데 형을 버려두고 혼자 갔다고?

 – 로베르트가 피곤해 보이더라고· 그래서 그냥 왔어·

 

하지만 조카를 들먹이니 차마 호통칠 수 없었다· 로베르트가 피곤하다면 어쩔 수 없지·

 – 아 형은 마도의회에 있다며?

 “어떻게 알았냐·”

 – 라테르한테 듣고 왔지· 형도 귀국하기 전에 인사라도 하고 가· 멀리서 왔다고 고마워하더라·

 “그래 뭐· 작별 인사는 해야지·”

그 뒤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통신을 끊었다· 대화가 길어지면 귀국 욕구만 폭발할 것 같았으니까·

 “폐하·”

 – 장관? 갑자기 무슨 일인가?

그리고 조금씩 고개를 들던 귀국 욕구를 동생을 향한 애정으로 전환시켰다·

 “조만간 귀국할 것 같기에 미리 연락드렸습니다· 물소와 들소는 폐하께서 하명하신 대로 각각 300마리를 수입할 예정이며 그 외 다양한 짐승들도 20마리씩 시범적으로 들여오겠습니다·”

 – 베히모스가 많이 바빠지겠군· 알겠네·

 “그리고 소신의 동생이 막 제도로 복귀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라테르 왕자와의 우호를 다지며 돌아간 것 같으니 폐하께서 친히 격려해 주신다면 평생의 영광으로 여길 것입니다·”

 – 호오· 그런가?

내 부탁 같은 조언에 황제는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 잘 알겠네· 신혼 중임에도 제국을 위해 헌신한 하디네르 남작이니 그에 걸맞은 보상을 내려야겠지·

황제의 말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내 친애하는 동생· 이 형보다 먼저 귀국한 덕에 보상도 빨리 받을 수 있겠어·

고마워 할 필요는 없다· 다 네가 고생해서 받는 보상이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번 회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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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mance Fantasy

Civil Servant in Rofan, 로판 속 공무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reincarnated into the world of a novel I’d only read the free chapters. Thankfully, the blood flowing in the body of the person I’d possessed was blue. “The prominence of our family comes from the blessing bestowed upon us by the royal family throughout the generations.” Maybe this is the price to pay for that. But I got a father who seems overly loyal to the Emperor. And because of that, I was forced to become a Civil Servant. While everyone else enjoys romance, I’m just spending my days as a Civil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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