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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aping the Mystery Hotel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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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화 – Re 203호, 저주의 방 – ‘새로운 시작’ (10)

[사용자 : 한가인(지혜)

날짜 : 683623일 차

현재 위치 : 계층 2 203호 – 저주의 방 ‘새로운 시작’

현자의 조언 : 0]

– 한가인

저녁 무렵 건물 내부의 회의실 같은 장소에서 모두가 모였다. 누나는 언제나 그렇듯 펜을 쥐고 화이트보드에 무언가 적기 시작했다.

“순서대로 정리해보자. 203호의 시나리오부터 현재 우리의 진행까지.”

건물에서 찾아본 정보와 올빼미의 조언을 전부 써서 해석한 203호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정확히 1872년 전 인류의 긍지 호는 800여 명의 냉동 수면 중이던 승무원과 10만 명 이상의 강화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양 키트와 함께 이 행성에 도착했다.

기록에 따르면 10년이 지나기 전에 산맥에 행성 최초의 문명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산맥에서 본 멸망한 문적의 흔적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갈등은 전혀 없었다.

별의 인류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에 가득 차 있었고 AI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문명의 씨앗을 뿌렸으며 아드라비타는 새롭게 퍼져나가는 신화의 주인이 될 꿈에 부풀었다.

행성 도착 후 14년 혹은 15년 차 처음으로 갈등이 발생했다.

“이 시기에 아드라비타가 이탈했다고 해.”

아드라비타가 이탈한 이유는 제법 거창했는데 문명의 발전 방향에 대해 AI와 의견 차이가 컸다고 한다.

“더 정확히는 ‘배양 키트’로 만들어낸 이른바 2세대 강화 인간의 교육 문제에서 AI와 충돌했다고 해.”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아드라비타는 배양 키트로 만들어낸 2세대 인류를 자신의 충실한 신도로 만들고 싶어 했나 봐요. AI는 2세대 또한 SF적 문명에서 태어난 1세대처럼 ‘위대한 인간’으로 길러내고 싶었던 것 같고.”

홀로 산맥을 떠난 아드라비타는 기록에 따르면 ‘유사 인간’을 대륙에 마구 퍼트렸다고 한다.

이 유사 인간들은 제대로 된 문명이 없었기에 별의 험난한 환경을 견디기 위해 아드라비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유사 인간들이 오늘날의 원시인이겠죠?”

“아마도···.”

진실을 깨닫는 순간 진철 형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진짜 설마설마해서 묻는 건데 별에 가득한 괴물들을 퍼트린 놈이 아드라비타 아니냐?”

“… 99.9% 확실하지.”

“아 진짜 저 애미 없는 새끼!”

이 시점까지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면 바보다.

미래 인류가 자신을 충실히 숭배하지 않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이탈한 신이 새로운 인간을 창조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겠어?

당연히 자신을 숭배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만들었겠지!

세상 전체에 괴물을 퍼트리는 것 역시 하나의 수단이었으리라.

산맥에 거하던 미래 인류 세력은 외부에서 벌어지는 이 끔찍한 일을 어렴풋이 인지했으나 굳이 개입하는 대신 자신들의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진철 형이 다소 거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 이놈들은 산맥에만 짱 박혔던 거냐? 바깥의 인간이 이토록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었을 텐데? 우주를 가로질러서 별을 개척할 정도의 힘이 있잖아?”

산맥의 세력이 왜 원시인을 돕지 않았을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이 명확히 적혀있진 않았다. 그러나 문장들의 뉘앙스 특히 ‘유사 인간’이라는 단어를 통해 짐작할 수 있었다.

“형. 우주선 세력은 외부의 원시인들을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

“유사 인간이라는 단어도 그렇고 여기 이 문장 보세요.”

유사 인간 정도면 나름대로 예의를 차린 표현이었다. 다른 기록에는 ‘아드라비타의 가축’ ‘숭배를 즐기는 신과 숭배밖에 할 수 없는 짐승’ ‘벌레’등의 훨씬 적나라한 표현이 가득했다.

“이 시기의 미래 인류 세력이 보기에 바깥의 원시인은 그냥 짐승 미만의 존재였겠죠.”

은솔 누나도 거들었다.

“아마 본인들이 숫자를 충분히 불린 후 본격적으로 행성을 개척할 때가 되면 그냥 개미집 허물듯이 밀어버릴 수 있다 여겼을 거야.”

진철 형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나도 여러분이 하는 말을 몰라서 물은 건 아니고···. 그냥 숨이 막힙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저 ‘미래 인류’라는 집단이 보기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

“원시인하고 별 차이 없어 보이지 않을까요?”

“단순히 문명 격차가 심하다는 이유만으로 하찮다 여긴 건 아닐 거야. 태생 자체가 자신들과 달랐잖아. 아드라비타가 만들어낸 장난감 같은 존재라고 여겼겠지.”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군요.”

짧은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부분은 머나먼 미래의 초과학이 만들어낸 우주선의 AI나 대륙에 생명을 불어넣는 위대한 신이 아니라도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미래 인류 집단은 애초부터 행성 개척을 목표로 은하를 가로질러 이 별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숫자를 충분히 늘려서 세력을 키운 후엔 산맥에서 나와 별 전체를 개척할 생각이었고 그 과정에서 아드라비타가 퍼트린 원시인들은 콧김 한 번에 쓸어낼 수 있는 나약한 집단에 불과했다.

“이런 목적론적인 문제도 있고 힘의 균형이라는 문제도 있었어. 산맥의 미래 인류 세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숫자가 불어나면서 급격히 강해지잖아?”

“아드라비타는 영원히 혼자죠. 원시인들은 아예 계산에 넣을 가치가 없을 만큼 약하고.”

누나와 내 문답을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산맥의 미래 인류 세력이 별의 패자가 된다. AI는 이렇게 계산했고 내가 봐도 틀림없어 보였다.

반역이 없었다면 분명 그리되었으리라.

얼마나 급했는지 기록조차 뚜렷하게 남지 않은 어느 날 반역이 일어났다.

“이 부분부터 본격적으로 답이 없는 내용이 나와. 인간인 내가 봐도 인간 혐오가 생길 것 같다고나 할까···.”

“기록에 따르면 아드라비타가 반역자들에게 대대손손 이어지는 영원한 영광을 약속했다고 하네요.”

“지금 이 별 꼬라지 보면 어떤 종류의 계약이었는지 짐작이 가지 않니?”

괴물로 가득한 흉험한 세계.

원시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류의 배신자들을 신인이라 부르며 무릎 꿇었고 신인을 내린 아드라비타를 숭배하며 살아갔다.

아드라비타는 배신자들을 왕이요 황제로 만들어준 셈이다.

“배신자들이 강화 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배양 키트를 아드라비타에게 바친 걸까요?”

“그런 것 같네.”

그때 승엽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상하지 않아요? 그니까···. 반역자들은 ‘SF 문명의 개척자’와 ‘원시시대의 왕’ 중 후자의 삶을 택한 거잖아요?”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 압승 아닌가? 왕이니 뭐니 거창하게 늘어놓긴 했는데 그 왕 노릇 우리가 해봤죠? 재밌었어요?”

승엽이의 말은 너무 쉽게 이해했다.

원시시대의 추장 노릇? 우리가 이미 해봤다.

왕이니 뭐니 해봐야 밥상에 올라오는 건 애벌레고 반쯤 썩은 고기야.

솔직히 21세기 백수만도 못한 삶이고 SF 문명의 개척자라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멋진 단어와는 비교도 하기 어렵다.

다만 승엽이가 한 가지 놓친 부분이 있었다.

“그건 전쟁이 모두의 공멸로 끝나서 생긴 문제야.”

“에?”

“전쟁을 일으킬 때는 언제나 승리 후의 영광을 생각하지. 반역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당연히 그들의 목적은 원시시대 추장 노릇이 아니라 우주선을 강탈해서 본인들은 미래 문명의 안락함을 즐길 셈이었겠지.”

“겸사겸사 본인들을 신의 사도라 숭배하는 노예들도 부리면서 말이지.”

“으아···.”

파멸은 삽시간에 찾아왔다.

세력을 불려가던 미래 인류는 순식간에 둘로 쪼개져 내전을 벌였다. 인류를 보좌하는 사명을 부여받은 AI 역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은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이후의 기록은 비참함으로 가득했다.

내분으로 인해 우주선은 산맥에 남은 본체와 동력원으로 쪼개졌고 동력을 잃은 우주선이 대부분의 힘을 잃자 미래 인류 또한 몰락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반역자 또한 몰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래 인류는 우주선의 동력원을 되찾을 수 없었지만 반역자 또한 산맥의 보안 유닛을 뚫고 우주선의 본체를 강탈하지 못했다.

결국 모두가 문명을 잃었다. 영원한 영광을 꿈꿨던 이들에게 남은 운명은 기껏해야 원시시대의 추장이었다.

“정말이지 모두의 파멸이네요···.”

허망하기 그지없는 승엽이의 말과 함께 장내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시간이 흐른 후 엘레나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모두’의 파멸은 아니야.”

“네?”

“승자가 있잖아요. 산맥의 인류도 배신자도 문명을 잃고 몰락했지만···.”

“아드라비타가 이겼네.”

그러하다.

미래 인류의 세력을 쪼개서 몰락시킨 후 신인 혹은 강화 인간을 만들어내는 배양 키트를 손에 넣은 아드라비타는 이 절망적인 세계의 진정한 신이 되었다.

괴물로 가득한 세계에서 원시의 인류가 정상적인 문명을 일으킬 가능성은 0에 수렴하며 살아남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 신인을 만들어내어 세상에 뿌리는 마신은 이 지옥의 영원불멸한 유일자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아드라비타가 우리를 돕는 이유 또한 어렴풋이 이해했다.

“아드라비타가 우리를 돕는 이유. 이제 알 것 같네요.”

은솔 누나가 허탈한 반응을 보였다.

“호텔이 만들어낸 어설픈 결말이 아니라 진짜 결말을 보고 싶다더니···.”

“아드라비타의 관점에서 보면 이 세상은 이미 잘 만들어진 신앙의 농장이죠. 한데 딱 한 가지 불안 요소가 있어요.”

“우주선의 존재 그 자체.”

그러하다.

이미 신앙의 농장은 완성되었으니 우주선이 이 별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 그러면 힘으로 파괴해야 할까?

위험하다. 사악함과 심계가 끝이 없는 마신에게조차도 은하를 가로질러 별을 개척하는 머나먼 미래의 인류가 만들어낸 우주선에 담긴 강대한 힘은 껄끄러웠으리라.

동력원을 잃고 무력화된 인류의 긍지 호라고는 하나 여전히 AI는 보안 유닛과 함께 산맥에서 도사리고 있었다.

그래서 아드라비타는 또 한 번 계략을 짜냈다.

“떠나라는 거죠. 동력원을 가지고 우주선에 돌아가서 우주선을 복구한 후 다시 우주로 가라는 겁니다.”

진철 형이 인상을 찌푸렸다.

“멀쩡해진 우주선으로 그놈과 싸우면 되잖아! 분명 우주선에는 마신이 두려워할 만한 힘이 -”

“우리가요?”

형은 내 반문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표정을 지었다.

누나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이 엄청난 이야기들. 비참하고 슬프긴 한데 우리로선 한 발 떨어진 다른 세상 이야기일 뿐이야. 멸망한 인간의 복수를 위해 마신과 목숨 걸고 싸울 이유가 우리에게 있긴 할까.”

“…”

“애초에 여기까지 읽었으니까 우릴 도와준 거지.”

“…”

“내일 코어 챙겨서 산맥으로 출발하자. 우주선을 수리한다고 하면 AI도 막지 않을 거야.”

“수리해서 우주로 다시 출발하자는 거죠?”

“그게 이 방의 해결 같지 않아? AI는 신인 즉 우리를 잡아 죽이려는 존재야. 그러니까 아리가 죽자마자 탈출 판정이 뜬 거지. 하지만 우주선을 수리해서 우주로 다시 나간다면···.”

“AI 또한 대의를 위해 과거의 원한을 내려놓을지도 모르죠. 애초에 사람이 아니니까 이런 문제는 계산적으로 접근할 테고 이제 우린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셈이니까.”

[현재 위치 : 계층 2 203호 – 저주의 방 ‘새로운 시작’]

이제야 203호의 제목의 의미를 깨달았다.

우리는 마신에게 패배한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이끌어야 한다.

*

회의가 끝난 후 내일부터 시작할 강행군을 위해 모두가 일찍 잠들었다.

그 시각 이은솔이 조심스레 잠든 엘레나의 볼을 툭 건드렸다.

“으응···.”

“엘레나.”

“가인 씨?”

“갑자기 뭔 소리야?”

“으악!”

“조용히 해. 다들 깨겠다.”

“… 네.”

“네 기억이 선명할 때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

“…”

“어제 승엽이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대충 보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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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aping the Mystery Hotel

Escaping the Mystery Hotel

EMH, 괴담 호텔 탈출기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When Han Kain woke up, he and several other people were inside a mysterious hotel with different rules and different expectations. Going into each hotel room threw them into other worlds and scenarios where they must brace death at times to escape or lift the curse of the individual rooms for a chance to bring everyone that died during the process back to life. Using their blessings that were given at the time of entry, they have to weave their way through the rooms while sometimes sacrificing themselves for a higher likelihood of success. * Very little horror; more of a thriller Ranked 4th on lifepicks in Novelpia. A mystery horror of the finest degree. In this novel, we follow the story of Han Kain, a student who suddenly finds himself inside a strange and mysterious hotel with five others— people he would soon call his companions as they venture through the mysterious hotel that pits them against the supernatural in an attempt to get out. Promised with riches, powers, and accolades the hotel drives the group of six companions in a struggle to save their lives and solve the mysteries and challenges that the hotel has prepared for them for their entertainment. These mysteries come in the form of rooms, each room more bizarre than the other and contain reality-altering supernatural elements that put them in situations where they have to solve them and save themselves or get devoured forever. From facing their alternate selves to facing aliens, devils, and even angels, the hotel has it all and infinite powers, riches, and a ticket out of the hotel waits for them at the end of their path. However, will they be able to shuttle through the challenges and reap their awards or will they be lost in the depths of the hotel forever, buried in its mysteries and challenges? Join Han Kain in his adventures as he sails through the ordeals of the hotel with his companions and find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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