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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cha Addict in a Matriarchal World Chapter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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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

아쉽게도 밤중에 속옷 차림의 엘리가 찾아오는 이벤트는 없었다.

근데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가. 이거 전생으로 치면 하와와 여중생이 다 큰 아조씨한테 팬티차림으로 자기 방문을 두드리라고 한 꼴이잖아.

“…절대 들어오지 말라는 뜻이나 다름없었나.”

그래도 덕분에 밤새 새로 뽑은 것들을 정리하고 시험해 볼 수 있었다.

벨트는 튼튼하기도 하고 뭔가 걸어두기 편하도록 잘 만들어진 녀석이라 그대로 쓰기로 했다.

하급 마력 포션은 기존의 최하급 회복 포션과 함께 벨트 구석에 달아두었고.

방패는…아무래도 팔아야겠지. 나랑은 안 맞는 장비인데 1성짜리라 성능도 미묘하다. 굳이 어색함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 뒤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건 탐식의 위장의 활용법 탐색이었다.

유니콘의 뿔은 당장 어디다 쓸지 모르는 물건이고 길 찾기 스킬은 밖으로 나가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스킬이니까.

그런 이유로 탐식의 위장을 위주로 시험해 봤는데…딱 생각했던 종류의 능력이면서 성능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나더라. 괜히 3성이 아니라는 거겠지.

우선 간식용으로 남겨둔 육포를 먹었을 때는 먹은 양에 비해 든든한 포만감이 들었고.

미약한 불꽃으로 마나를 오링 낸 다음에 섭취한 마력초는 훨씬 빠른 속도로 마나를 회복시켜 주었다.

거기에 완전히 회복이 끝난 뒤에는 미량이나마 마나의 총량까지 증가하더라고.

그렇다. 굳이 영약으로 제련할 필요 없이 그냥 마력초를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개꿀이지.”

이제 미약한 불꽃을 무려 1분이나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0초면 헐떡이던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성장!

…다만 그 많은 마력초를 전부 처먹고 이 정도라는 건 좀 그랬다. 이러니까 1성따리는!

뭐 앞으로 마력초는 잔뜩 뽑을 것 같으니 제련 비용이나 판매하는데 드는 수고를 줄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회복초는 컨디션이 조금 좋아졌다. 어쩌면 체력이 늘었을 수도 있는데 체력은 마력처럼 알기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확하진 않다.

그 외에도 영약 독 포션 등. 이것저것 먹어보며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지 확인해 봐야지.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탐식의 권능이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에만 적용된다는 점 그리고 섭취한 것이 위장이 아닌 별개의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려나.

먹을 수 있는 것에만 적용되는 건 크게 아쉬울 게 없다.

날아오는 마법을 삼킨다거나 공간을 뜯어먹고 방어 무시 공격 같은 게 가능했다면 그게 어떻게 3성이겠는가. 5성이지.

다음으로 위장이 아닌 별개의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건데…이건 그냥 먹을 수 있는 양이 늘어났다고 보면 된다.

일정 이상의 포만감이 들면 그 이후에 먹는 모든 것이 위가 아니라 위와 이어진 아공간에 저장된다는 느낌.

덕분에 평소의 몇 배는 먹을 수 있는 몸이 되었으며 아공간에서도 소화는 계속되기에 전반적인 효율이 좋아졌다.

위장을 듀얼 코어로 돌린다고 해야 하나. 어찌 보면 탐식의 위장이라는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는 효과네.

“끄윽.”

마력초와 회복초의 냄새가 뒤섞인 트름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했다. 남은 건 나가서 해결해야지.

***

똑똑똑.

“엘리. 일어났어요?”

아직 이른 아침이라 가게 문을 열진 않았을 터. 하여 밑으로 내려가는 대신 엘리의 방을 두드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당황한 목소리.

“어어? 그래! 일어났어! 무슨 일이야?”

“그냥 아침에 일어났으니 인사도 좀 하고 엘리 목소리도 좀 듣고 그러려고 했죠. 잠깐 들어갈게요?”

“아 안 돼!”

기겁하는 엘리의 외침. 우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주 약간 열렸던 문이 그대로 쿵! 소리와 함께 굳게 닫힌다.

…이상하네. 평소라면 내가 들어오건 말건 신경 안 쓰는데. 아니 오히려 내가 자기 방에 들어오는 걸 좋아하는 기색이었다.

“엘리? 오늘은 열어주지 않는 건가요?”

“그게 아 맞아! 옷! 옷 갈아입는 중이라 알몸이거든! 아무리 나라도 알몸을 보이면 창피하잖니 요나야.”

“뭐야. 겨우 그런 건가요? 저도 벗으면 되겠네요. 혼자가 아니라면 부끄러움도 덜할 테니까요!”

“가 같이?!”

살짝 뒤집어진 목소리. 어찌나 기대감이 가득 실렸는지 여기까지 흘러넘칠 정도였으나…엘리는 이를 악물고 거절했다. 

“…그래도 지금은 안 돼.”

“흠.”

뭐지. 어쩐지 평소랑은 뉘앙스가 다른데.

보통이라면 진짜 진짜 아쉽고 기회만 있으면 은근슬쩍 손대고 싶지만 양심적인 문제나 현실적인 문제.

그리고 본인이 처녀라는 점에서 나오는 자신감 부족 때문에 차마 손을 대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절대 내게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전해졌다.

이른 아침…당황한 목소리…필사적으로 열어주지 않는 문….

설마?!

“엘리. 혹시 바람이라도 피운 건가요?”

“엉?”

“제가 잠든 사이에 설마 다른 남자를 방에 끌어들여서….”

“그런 거 아니다 이 발랑 까진 핑챙이 뭔 소리래!”

“그럼 대체 왜 안 열어주는 건가요! 역시 저한테는 보여줄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런 거잖아요! 남자가 아니라면 설마 여자를…어쩐지 리디아 님이랑 사이가 좋더라니. 리디아X엘리는 인정이죠.”

“다른 건 몰라도 진짜 그건 아니거든?!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마!”

“그럼 저한테도 숨길 이유가 없잖아요!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 모르시나요?!”

“우선 우리는 부부가 아니고 일심동체라고 해서 모든 비밀을 오픈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난 그런 말 처음 들어 봐!”

“앗.”

그러고 보니 이 말은 전생에서 쓰던 관용어니 판 대륙에는 없는 말이어도 이상하지 않구나.

거기에 모든 비밀을 오픈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는 말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나도 엘리에게 숨기고 있는 것이 잔뜩 있잖은가.

잠깐의 고민 끝에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알겠어요. 문을 열어달라는 말은 안 할게요. …그래도 왜 저한테서 숨으려는 건지 이유 정도는 말해줄 수 있지 않나요?”

“…알았어. 대신 듣고 웃으면 안 된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신신당부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알았어요. 약속할게요.”

“정말이지?”

“당연하죠. 언제는 제가 엘리를 비웃은 적 있었나요?”

“그러고 보니 없었네. 요나 너한테는 조금 추한 꼴도 많이 보였는데.”

피식 웃은 엘리. 그녀는 한 호흡 텀을 둔 뒤에야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사실. 지금 요나 네가 선물해 준 속옷을 입고 있거든.”

“네?”

“이 일단 선물 받은 거잖아? 부끄럽다는 이유로 그냥 구석에 박아두지 말고 한번은 입어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지. …그리고 요나 네 취향이 궁금하기도 했고.”

“….”

세상에. 그걸 정말 입어줬다고?

솔직히 말해 당장 입어줄 거라는 기대는 안 했다. 그도 그럴게 시스루는 물론이고 엉덩이가 훤히 보이는 T팬티면서 정작 앞부분은 갈라져서 중요 부분을 전혀 가리지 못했으니까!

위쪽도 마찬가지로 중앙이 갈라져서 첨단을 오히려 드러내는 오로지 섹스 어필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속옷.

그러니까 이 세계의 여자 기준으로 꽤 징그러운 디자인이라는 소리다.

언젠가 입어주긴 해도 그건 내가 끈질기게 부탁한 끝에 혹은 무언가 수치심을 감수할 만한 메리트가 있을 때나 입어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그것도 내가 선물해 줬다는 이유로 내 취향을 알고 싶다는 이유로 입어줄 줄이야.

이건…찐사랑이 마따.

“엘리. 방금 했던 말은 취소할게요. 그냥 열어주시면 안 될까요?”

“대체 왜?!”

“엘리가 보고 싶어졌어요.”

“난 보여주기 싫어!”

“그럼 결혼해 주세요!”

“선택지가 이상하지 않아?!”

혼란스러워하는 엘리. 여전히 문고리를 굳게 틀어막은 걸 보아 물러날 생각은 없는 거겠지.

어깨를 으쓱이며 타협안을 제안했다.

“그렇게까지 싫다면 어쩔 수 없죠. 얼굴만 보여주세요. 얼굴만. 이 정도는 괜찮죠?”

“얼굴만?”

“네. 문 뒤에 몸을 숨기고 얼굴만 빼꼼 내미는 거예요.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요?”

“…잠시만 기다려 봐.”

작은 심호흡 소리. 그리고 천천히 열리는 문.

진짜 문틈으로 얼굴만 빼꼼 내민 엘리는 터질 것처럼 붉게 달아오른 표정으로 말했다.

“이 이제 됐지?”

차마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엘리. 쫑긋 솟은 늑대 귀는 바쁘게 까딱이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을 찬찬히. 하지만 확실하게 눈에 새겼다. 그리고 까치발을 들었다. 엘리의 볼을 향해서.

쪽.

“…어?”

얼빠진 엘리의 목소리. 현실감이 없는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였지만 입술에 남은 보드라움과 특유의 체향이 착각이 아님을 상기시켰다.

반쯤 충동적인 볼 뽀뽀. 하지만 후회는 없다…!

“오늘은 이 정도로 봐줄게요. 아 그리고 이건 선물이요.”

“응? 어 응….”

멍하니 내가 건네주는 책을 바라보는 엘리. 별건 아니고 어제 뽑기에서 나온 소설이다.

무려 명작이라는 이름이 붙었길래 뭔가 했더니 야설이더라고. ‘팝니다. 몰락영식. 한 번도 안 쓴.’이라니. 제목도 특이하지.

솔직히 재미는 있었지만 남녀역전 버전이라 내 취향은 아니었다.

여주인공이 다양한 남자 노예를 사들여 마구 따먹거나 몰락한 선배나 교수. 심지어는 신까지 따먹는 내용에 어떻게 몰입하겠냐고.

만약 ‘팝니다. 몰락영애. 한 번도 안 쓴.’이었다면 바로 정독하고 갓소설이라며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었을 것이다.

다만 이 세계에서 나고 자란 엘리에겐 분명 개쩌는 야설이겠지.

“이것도 선물이니까 저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즐겨주세요?”

“그…럴게?”

아직 제정신이 아닌지 멍청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받아 든다.

하지만 책을 받기 위해서는 손을 뻗어야 하는 법. 틈새 사이로 삐져나온 손을 붙잡아 그대로 내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말캉.

아직 제대로 근육이 붙지 않아 말랑말랑한 배에 닿는 엘리의 거친 손가락.

“캐르르릉?!”

이제는 인간의 언어를 잊고 짐승 같은 소리를 내는 엘리를 향해 히죽 웃어보였다.

“오늘은 여기까지…같은 말은 하긴 했지만 정말로 끝이면 좀 정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서비스.”

“…!!”

입을 쩍 벌린 엘리. 그 안에서 움찔거리는 혀를 느긋하게 감상한 뒤에야 붙잡은 손을 놓아주며 거리를 벌렸다.

“그럼 저는 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게요! 오늘도 힘내세요 엘리!”

손을 흔들며 호다닥 계단을 내려갔다.

“#?&!@&#$”

한 박자 늦은 엘리의 괴성이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어마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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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cha Addict in a Matriarchal World

Gacha Addict in a Matriarchal World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Gacha – Civilization’s Ultimate Game. Spin now for a shot at fortune. Spending that doesn’t disrupt your lifestyle? That’s virtually free-to-play. Keep spinning until you strike gold – success is guaranteed. … … Today, yet again, I’m at the gacha wheel. “Did I get a 5-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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