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13화
로웰린이 재빨리 반응하여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로웰린 앞에 있던 두 침입자도 로웰린에게 달려들었다·
삽시간에 익스퍼트급 검사 3명을 상대하게 된 로웰린· 그럼에도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적의 공격을 막아 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익스퍼트 셋을 상대하고도 팽팽한 대결을 유지하고 있었다·
푸른 오러를 머금은 그녀의 검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와 함께 그녀의 검이 거침없이 적들을 향해 누비고 다녔다·
한순간, 로웰린의 검이 돌연 무시무시한 속도로 적의 심장을 향해 쏘아졌다·
번쩍!
눈부신 푸른빛이 폭사되며 적의 심장을 꿰뚫었다· 심장이 꿰뚫린 이는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좋아·”
로웰린의 눈이 파랗게 빛났다·
방금 전 펼쳤던 건 루비어스 백작가의 비장의 검술이다·
눈부신 빛이 마치 섬광 같다고 하여 섬광검이라 불리는 검은 적을 일격에 즉사시키는 강력한 검이다·
마나와 체력이 많이 소모되지만 지금 눈앞의 적에 연연했다가는 더욱 피해가 커질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검이 다시 한 번 눈부신 푸른빛을 뿌리며 가로막던 두 적을 모두 꿰뚫었다·
순식간에 3명이 죽어 나가자 침입자들은 잠시 술렁이더니, 이내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건장한 체구를 지닌 그의 전신에서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가 검을 뻗으며 말했다·
“제법이군· 하지만 나에게까지 통하진 않을 것이다·”
푸르스름한 기운이 검 주변에 요동쳤다· 그러더니 그의 검에 선명한 푸른빛 오러 블레이드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쓰쓰쓰!
한눈에 보아도 완벽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오러 블레이드! 그것은 상대가 완전한 소드 마스터라는 걸 알려 주고 있었다·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로웰린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도리어 검을 치켜들며 기세를 피워 올렸다·
“이곳은 나의 대지, 그리고 우리들의 대지다· 그대가 설사 그랜드 마스터라 하여도 물러설 수 없다·”
당당한 태도로 말하는 그녀를 보며 루비어스 백작령에 침입한 3명의 대장 중 하나, 로드멜 백작이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용기 한번 가상하구나· 좋다, 내 어디 검의 명가라 불라는 루비어스 백작가의 검을 견식해 보도록 하지· 하지만 나를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고작 익스퍼트 최상급에 이른 실력으로 말이야·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안다· 하압!”
자신을 비웃는 상대의 말에 로웰린은 맞대응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후후, 주제를 모르고 달려드는 어린 양에게는 따끔한 가르침이 필요한 법이지·”
로드멜 백작이 로웰린을 비웃으며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로웰린이 검을 둥글게 휘두르며 오러 블레이드에 담긴 힘을 상쇄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오러 블레이드는 그녀의 예상보다 강력했다·
콰광!
“크윽!”
오러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로웰린이 신음을 흘리며 뒤로 다섯 발자국 물러났다·
오러 블레이드의 힘을 최대한 흘려 내려 했지만 그 결과가 이것인 것이다·
로웰린이 인상을 찡그렸다·
“이 정도 위력이라니····”
하지만 놀라기는 로드멜 백작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로웰린을 압도하고 밀어붙이기는 했지만 그의 오러 블레이드가 순간 힘을 잃었던 것이다·
로드멜 백작이 놀라움을 담아 말했다·
“이거 놀랍군· 밀리긴 했어도 내 오러 블레이드를 순간 상쇄시킬 줄이야· 이거, 방심하면 안 되겠어·”
그와 함께 로드멜 백작의 검에 다시금 오러 블레이드가 솟아났다· 방심이 사라진 지금 그의 오러 블레이드는 좀 전의 것보다 더욱 단단해 보였다·
상대가 진심으로 나오자 로웰린은 더욱 긴장하며 검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있는 힘껏 오러를 불어 넣으며 상대에게 달려들었다·
“이야압!”
상대는 검의 극에 이른 소드 마스터! 그녀가 모든 힘을 다해도 이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아니,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그래도 자신이 이 남자를 잡고 있으면 피해는 최소화될 것이었기에 로웰린은 최선을 다해 눈앞의 남자를 저지하고자 마음먹었다·
번쩍!
3명의 기사를 즉사시킨 로웰린의 섬광검이 로드멜 백작에게 쏘아졌다·
빛과 같은 속도!
분명 로드멜 백작이 이 공격을 처음 겪었다면 무척 곤란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부하가 이 검에 당하는 것을 똑똑히 목격한 그다·
그는 여유롭게 한 발자국 물러서면서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으로 로웰린의 검을 후려쳤다·
“크윽!”
오러 블레이드에서 전해져 오는 어마어마한 반탄력에 로웰린이 입술을 질끈 깨물며 비틀 뒤로 물러났다· 그런 로웰린의 모습을 즐기듯 바라보며 로드멜 백작이 여유롭게 앞으로 나섰다·
“오러 블레이드를 견뎌 내다니 제법이다· 하지만 그것뿐, 너에게 승산은 없다·”
푸른색 오러 블레이드가 로웬린을 향해 움직였다·
브릴 켄드가 강조했던 것· 최대한 일을 빨리 처리하라는 말을 시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로웰린이 죽으면 나머지 사람들은 사기를 잃을 것이 분명했고, 그때 총공격을 감행할 생각이었다·
살기를 머금은 그의 검이 로웰린에게 거침없이 휘둘러졌다· 로웰린은 오러를 최대한 응집시키며 오러 블레이드를 막아 내려 하였다·
오러 블레이드와 오러가 충돌하였다·
쾅! 쾅! 쾅!
“크으윽!”
충돌할 때마다 로웰린의 검에 어린 오러가 급격히 빛을 잃었고, 그럴 때마다 오러 블레이드는 더욱 강렬한 기세를 피워 올리며 로웰린에게 휘둘러졌다·
그녀가 이를 악물며 검에 오러를 집중했다·
하지만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일이란 분명 존재했다·
무정한 로드말 백작의 오러 블레이드는 로웰린의 오러를 그대로 산산조각 냈다·
그 충격에 뒤로 튕겨 나간 로웰린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컥! 쿨럭!”
강렬한 충격으로 인해 내상을 입은 로웰린· 그녀가 피를 토하는 모습에 로드멜 백작이 검을 치켜들었다·
“이게 끝이다· 잘 가라!”
로드멜 백작의 검이 막 로웰린의 목을 향해 움직이려 할 때, 그에게 다가오는 한 인영이 있었다· 그 인영은 검에 오러를 생성한 채 로웰린에게 검을 휘두르려는 로드멜 백작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에 위협을 느낀 로드멜 백작이 검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충돌하는 두 개의 검·
쾅!
승자는 당연히 로드멜 백작의 오러 블레이드였다·
그러나 로드멜 백작에게 달려들었던 인영은 그 반탄력을 부드럽게 흘려 내며 뒤로 물러나 경계의 자세를 취했다·
방금 전 공방에서 전혀 피해를 입은 모습이 아니다·
인영의 정체는 다름 아닌 카이나였다·
카이나는 부상을 입은 로웰린의 앞에 서서 로드멜 백작을 견제하며 입을 열었다·
“괜찮으세요, 언니?”
그에 로웰린은 질문에 대답하기보다 놀라 물음을 던졌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안 돼··· 저자는 소드 마스터야· 네가 이길 수 없어!”
그녀는 다치면 안 되는 인물이다· 만약 이들에게 카이나가 상처라도 입는다면 엘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차마 상상도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카이나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이래 보여도 저도 여러 가지 수가 있으니까요· 매직 아머와 아티팩트롤 가지고 오지 못한 게 아쉽지만··· 그래도 언니와 제가 힘을 합친다면 이자를 막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럴··· 까?”
방금 전 소드 마스터의 힘을 생생히 체험했기에 카이나의 말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로웰린·
하지만 카이나의 등장으로 부담감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었다·
로웰린이 검을 의지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래, 힘을 합치자· 우리 둘이 힘을 합친다면 방금 전보다 훨씬 나을 거야·”
카이나가 미소 지었다·
“제가 힘껏 도울게요·”
두 여인이 힘을 합쳐 자신을 상대하겠다고 말을 나누는 모습에 로드멜 백작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제아무리 익스퍼트 최상급인 로웰린과 새로 등장한 여인, 최상급 혹은 상급으로 보이는 여인이 힘을 합쳐 봤자 자신을 상대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을 막을 수 있을 듯이 말하는 저 모습이라니· 그것은 로드멜 백작의 분노를 피워 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 그의 의지를 반영하듯 검에 뿜어진 오러 블레이드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로드멜 백작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이년들, 내가 그렇게 쉽게 보였단 말이냐!”
분노하긴 했지만 소드 마스터는 소드 마스터, 그는 빈틈없는 모습으로 카이나를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자 카이나가 검에 오러를 생성하며 로드멜 백작의 검에 맞서 나갔다·
푸캉!
두 검이 충돌하자 놀랍게도 카이나의 검에 서린 오러가 오러 블레이드에 버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빛을 잃으며 급격히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은 로웰린이 로드멜 백작의 드러난 빈틈을 공략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로웰린의 검이 자신을 향하는 걸 느낀 로드멜 백작이 재빨리 검을 틀어 로웰린의 검과 맞서 나갔다·
챙챙챙!
카이나의 오러를 상대함으로써 한껏 약해진 오러 블레이드에 로웰린의 오러가 어느 정도 버텨 냈다·
3번의 공방을 나눈 후 버티지 못한 로웰린이 뒤로 물러났고, 다시 카이나가 오러를 뿜어내며 로드멜 백작에게 달려갔다·
그러자 로드멜 백작의 검에 다시금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며 카이나의 검과 충돌했다·
쾅!
두 검이 충돌하면서 푸른빛이 사방에 폭사되었고, 아까처럼 잠시 오러 블레이드에 버티던 카이나의 오러가 이내 소멸되었다·
로드멜 백작은 자신의 오러 블레이드를 상대로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카이나를 보며 소리쳤다·
“말도 안 돼! 내 오러 블레이드를 상대하고도 타격이 없다니,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