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29화
“그렇소· 금탑주는 본 성국에 지대한 피해를 입힌 인물이오· 그런 인물을 본 성국에서 처리해야 실추된 국가적 위상을 다시 세울 수 있소· 이 부분을 탑주가 최대한 이해해 줬으면 하오·”
“으음····”
교황의 말에 게이런즈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교황의 말대로 금탑주를 성국에서 처리해야 그간 떨어졌던 국가의 위상을 되세울 수 있다·
‘어쩔 수 없군·’
일단 금탑주의 신병을 제국으로 데려오는 것이기에 그 뒤의 일은 알카이드 황제에게 맡기기로 결정을 내린 게이런즈가 교황의 조건을 순순히 승낙했다·
“알겠습니다, 예하· 그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금탑주의 신병은 저희가 먼저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교황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물론이오, 탑주·”
“그럼 이 소식을 황제 폐하께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양국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여 최대한 금탑을 치는 날짜를 빨리 정하셨으면 합니다·”
“그건 내가 부탁하고 싶은 말이라오, 탑주·”
“하하! 그렇습니까·”
“물론이오·”
두 사람은 서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각자의 생각은 달랐지만 일단 한 배를 탄 동료가 된 것이다·
그렇게 성국과 블리어드 제국이 일시적인 동맹을 맺게 되었다· 공동의 적이라는 금탑을 두고서 말이다·
이로써 금탑의 위기가 한 발 더 다가오게 되었다·
이 소식은 곧이어 대륙 전역으로 천천히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제11장 차원을 지배하는 신검
성국과 블리어드 제국이 회의를 거듭하고 또 거듭하고 있을 때, 아이넨스의 발걸음은 남에서 남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의 목적은 루이아스라는 사람을 찾는 것· 그리고 그를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륙은 넓고 광활했다· 독자적인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지 않은 아이넨스로서는 루이아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다행이라면 루이아스도 자신을 찾고 있다 랄까?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면 루이아스도 언젠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륙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의 발걸음이 남부 센티얼 왕국에 닿았다· 센티얼 왕국은 5대 제국 중 하나인 아일라스 제국과 국경을 맞닿고 있는 왕국으로서, 7클래스 마법사가 세운 마탑 2곳을 보유하고 있는 강국이다·
센티얼 왕국은 국토의 80%가 산지였기에 레인저가 강한 힘을 발휘했고, 대부분의 소드 마스터도 산악전에 능한 레인저 출신이었다·
“그라면 아무래도 제국에 있을 확률이 높겠지·”
아이넨스는 이곳 센티얼 왕국을 경유하여 아일라스 제국으로 접어들 생각이었다· 루이아스라면 제국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일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내어 아이넨스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약 50여 명인 그들은 모두 레인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센티얼 왕국의 레인저라는 걸 뜻했다·
레인저들 중 가장 앞에선 대장으로 보이는 40대 초반 의 사내가 아이넨스에게 입을 열었다·
“네 이름이 슈그르빌인가?”
“····”
아이넨스가 물끄러미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사내가 다시 한 번 물었다·
“네 이름이 슈그르빌인지 물었다·”
그러자 아이넨스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미 알고 온 것 같은데 뭐하러 확인을 하려 하는가? 너희들의 목적은?”
사내가 씨익 웃으며 손을 들었다·
“신검·”
사사삭!
50여 명의 레인저가 삽시간에 아이넨스를 포위했다· 사내가 여유로운 시선으로 아이넨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과거 마왕을 베어 버린 전설의 검이자 대륙에 단 다섯 개뿐인 오대 신검, 그리고 그 신검을 보관하는 가문을 슈그르빌가라고 하지· 하지만 오늘 그 검을 빼앗아 슈그르빌가를 전설 속 가문으로 돌려놓고자 한다·”
50여 명에게 포위당한 상태지만 슈그르빌은 여유가 넘쳤다·
“꿈이 많군· 말을 그렇게 한다고 하여 신검을 빼앗을 수 있을 것 같나· 고작 이 사람들로?”
그러자 사내가 씨익 웃었다·
“누가 이들로 네 신검을 빼앗겠다고 했지?”
그 말과 함께 주변에 새하얀 광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팟! 스팟!
워프를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 무려 5번이나 일어났다·
그러자 각각 20여 명씩, 약 100여 명의 인물이 합세했다· 그들의 복장은 다양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전부 5대 제국에서 온 자들이라는 것이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신검을 노리는 이들이 오대 제국에서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그의 생각을 모르는 사내가 아이넨스를 보며 웃었다·
“이거, 신검을 빼앗으려는 사람이 모두 모였군· 이 중 소드 마스터만 열 명· 그리고 익스퍼트급 기사가 백사십 명이다· 과연 빠져나갈 순 있을까?”
그런 사내의 말에 아이넨스는 전혀 겁먹은 표정이 아니었다·
도리어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가 실수했군· 루이아스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렸건만··· 그게 아니었나·”
그러면서 아이넨스가 사내에게 시선을 옮겼다·
순간 아이넨스에게서 무시무시한 기세가 흘러나왔다·
“이 정도 전력으로 신검을 빼앗겠다고 하다니· 날 신검에 의지하는 바보로 알았나!”
돌연 강렬한 기세를 뿜어내는 아이넨스를 보며 사내가 당황하여 검을 뽑으려 하였다·
“그, 무슨····”
서걱!
사내는 검을 뽑지 못했다· 어느새 검을 뽑아 든 아이넨스가 오러를 내뿜어 사내를 양분한 것이다·
“이, 이게 어찌····”
반쯤 검을 뽑아든 사내는 경악의 표정을 지으며 서서히 양분되었다·
죽으면서 그는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어찌 자신이 먼저 검을 뽑았는데 상대가 먼저 검을 뽑고 오러를 뿜어냈단 말인가·
털썩·
영혼이 떠나간 사내의 몸이 쓰러졌다· 그리고 시선을 옮기자, 그를 포위한 자들의 검에서 오러가 뿜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넨스는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한가락 하는 사람들만 모아 놨군· 하지만 내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한 거야· 난 한가락 하는 정도가 아니거든·”
“죽어라!”
데이제크 제국의 기사 복장을 한 이가 오러를 뿜어내며 달려들었다· 제국의 기사답게 그의 오러는 매서운 위력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익스퍼트 수준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 정도로 결코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없다·
기사의 공격을 아이넨스는 가볍게 튕겨 내고는 오러를 뿜어내어 그대로 베어 버렸다·
기사 1명이 허망하게 양분되어 죽어 버렸다·
“큭!”
동료 1명이 허망하게 죽어 버리자 아이넨스를 포위한 이들이 한층 긴장감을 끌어 올렸다· 아이넨스가 신검에 의지하는 검사가 아닌, 검사만으로도 충분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느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긴장할지언정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곳에는 소드 마스터가 무려 10명이나 있던 것이다· 그들이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소드 마스터 10명이 있다면 설사 상대가 그랜드 마스터라 하여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
“으아압!”
다시 한 기사가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기사들이 검을 휘두르며 아이넨스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들의 오러가 매섭게 뿜어지며 아이넨스를 압박했다·
아이넨스는 그런 기사들을 향해 오러를 뿜어냈다· 그랜드 마스터에 이른 그의 오러는 오러 블레이드 만큼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아이넨스의 오러는 빠른 속도로 쏘아져 기사들의 가슴을 꿰뚫었다·
털썩!
“이놈!”
5명의 기사가 쓰러지자 10명의 기사가 아이넨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아이넨스의 검에서 뿜어지던 오러가 한순간 길게 솟아나면서 선명한 형태를 이루었다·
다름 아닌 오러 블레이드였다·
아이넨스는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헉!”
설마하니 아이넨스가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는 검사일 줄 몰랐던 그들은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그사이, 오러 블레이드는 기사들의 몸을 가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10명의 기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자 일부 기사들이 외쳤다·
“소드 마스터다! 모두 뒤로 물러나라!”
10명의 소드 마스터가 아이넨스를 포위했고, 나머지 기사들은 조금 뒤에 떨어져 그를 포위했다·
아이넨스가 자신을 포위한 소드 마스터들을 보며 말했다·
“이런다고 나를 제압할 수 있을 줄 아나? 이거, 신검의 주인이라지만 너무한걸· 날 잡으려면 최소한 그랜드 마스터는 와야지· 소드 마스터 열 명은 너무 적어·”
그것이 심기를 자극한 것일까? 아이넨스를 포위하고 있던 기사 1명이 말했다·
“너를 잡는 것쯤은 우리로도 충분하다·”
그러면서 그가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해 냈다·
뚜렷한 오러 블레이드· 그것은 그가 완벽한 소드 마스터라는 걸 뜻했다·
아이넨스가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서 주변을 포위한 기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호오, 소드 마스터 열 명으로 날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진심인가?”
아이넨스의 얼굴에서 점차 웃음이 사라졌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기사들이 경계의 자세를 취했고, 그 모습을 보며 아이넨스가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군 소드 마스터 열 명으로 날 잡으려고 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수밖에· 너희에게 진정한 신검의 힘을 보여 주겠다·”
우웅! 우우웅!
아이넨스의 주변 공간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결치듯 퍼져 나가는 어마어마한 기운! 그의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며 찢겨 나가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이잉-!
기분 나쁜 소리· 그것은 공간이 찢어지는 소리였다·
“나와라· 공간을 지배하며, 차원을 찢는 검· 디멘션 소드·”
스파앗!
새하얀 광휘와 함께 아이넨스의 앞에 새하얀 순백의 검이 나타났다·
광휘에 휩싸인 검· 은은한 진동이 주변에 퍼져 나가며 공간을 울린다·
이것이 바로 대륙 5대 신검 중 하나인 차원을 지배하는 신검, 디멘션 소드다·
아이넨스가 눈부신 광휘를 내뿜는 디멘션 소드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위로 치켜들며 말했다·
“너희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나의 힘을 과소평가한 것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