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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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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0

상황이 이쯤 되면 당가 무사 개인이 수습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당연히 그 윗사람이 뛰쳐나올 수밖에는·

청이 거의 구르듯이 바닥을 스치는 보법으로 황급히 모습을 드러낸 사내를 보았다·

사실 청도 이제 슬슬 재미 다 본 참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천당가의 무인들이 악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안하무인으로 시건방을 떨면서 갑질을 부리다 크게 망신살을 뻗쳤으니 아무래도 앞으로는 좀 자제하는 시늉이라도 하지 않겠는가·

청의 고향에서도 갑질이 크게 한번 알려지면 당분간은 자숙이라도 하는 척을 했으니까·

그러니 이쯤이라도 정중한 사죄를 곁들이면 대인배답게 용서를 해 줄 의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당가가 사천의 왕으로 군림하여 우뚝 선 것이 무천대제 이후로 계속이었다·

콧대가 하늘을 향하면 아무리 눈을 내리깔아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법이었으므로·

사내가 무언가를 휙 던졌다·

툭· 청의 앞으로 묵직한 것이 하나 떨어졌다·

무려 온전한 황금 한 관이었다·

“소란은 이쯤이면 되었다· 그 정도면 억울함의 대가로는 충분할 테지·”

청이 싯누런 금괴를 눈에 담았다·

어차피 망신은 다 줬고 이 정도면 실리까지 챙겨가는 게 아닐까·

청이 누운 채로 슬그머니 손을 뻗어 금괴를 집어들었다·

본래 금은 무거운 금속이다·

품에 안기는 묵직함에 청의 노여움도 사르륵 녹아들었다·

역시 백 마디의 사죄보다는 한 관의 순금이 진정한 진심을 전하는 법이었다·

그러니 여기서 소란이 마무리될 상황이었다·

사내가 입만 열지 않았더라면·

“저 꼴을 좀 보시오! 결국 한 밑천 뜯어 챙기고자 하는 수작질인 것을· 당가가 이 수모를 겪고서도 오히려 금자를 베풀었으니 이 행사에 정녕 억울한 자가 누구요?”

사내로서는 민심을 잡겠다고 획책한 방책이였다·

청을 억울한 피해자에서 빌미 잡아 금자를 뜯어내려 한 파렴치한 자해공갈 사기꾼으로 몰아간 것이다·

당연히 청은 억울했다·

자해공갈은 맞지만 금자까진 생각을 안 했으니까·

그러나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판이다·

소란 좀 피웠다고 무려 금자로 한 관을 가져갔으니 구경꾼들의 시선도 단박에 차갑게 식었다·

“재수 좋은 줄 알아라· 마침 귀한 손님께서 자리하셨기에 피를 보지 않으려 할 뿐이니· 그 아니었다면 한 줌 독수가 되어 녹아내렸을 것이니 돌아가면 조상님께 감사하다 절이나 올리도록·”

거기에 경고도 잊지 않았다·

무른 모습 보여줬다간 제2의 청 제3의 청이라고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까·

사내의 대처는 나름 깔끔하고 훌륭했다·

피해 호소인을 공갈단으로 몰았고 겨우 금자 한 관을 베풀어 인심도 넉넉하게 챙겼으며 또 경고를 통해 재발까지 방지했다·

다만 문제라면 또 그분께서 나설 차례가 되었다는 것 정도이다·

또 또 또 ‘더 위대한’ 손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적을 모르면 아무리 현명한 계획이라도 병신 짓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아니 이 새끼들 좋게 좋게 넘어가 주려 했더니 아주 선을 넘네?

청이 최리옹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러자 노기가 잔뜩 서린 음성이 뒤돌아서는 사내를 붙잡았다·

“한 줌 독수로 녹아내린다라· 오냐· 어디 한 번 해 보아라· 명문정파에 오대세가 중 하나라 하는 놈들이 하늘 아래 부끄러움조차 모르고 날뛰는구나· 그게 당씨의 방식이더냐?”

사내가 우뚝 멈추어섰다·

“이봐 노인네· 호기는 좋다마는 사람과 장소를 가려야지· 감히 성도의 한복판에서·”

“당장 말단에 지나지 않는 놈조차 이리 방자하니 당씨라 하는 새끼들의 꼬라지는 안 봐도 알겠구나·”

이 정도까지 오면 그냥 싸우자는 뜻이었다·

사내 역시 그 함의를 알아들었다·

“좋은 말로 하려 했더니 안 되겠군· 굳이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릴 얼간이···”

사내가 말을 잇지 못했다·

최리옹이 별빛을 모아 빚은 구체를 손바닥 위에 띄워 올렸기 때문이었다·

무림인라면 누구나 꿈꾸는 절세의 기예였다·

그 이름하야 강 환·

물론 엄청나게 신기한 기예는 아니다·

그냥 화경쯤 되는 고수라면 누구나 쓸 수 있으니까·

청이 그제야 손을 뻗어 말리는 척을 했다·

“할아범 그만 해요· 거기까진 너무 나갔다· 죄다 몰살시킬 생각이에요?”

“그럼 저 방자한 소리를 듣고도 그냥 넘어가야 한단 말이냐·”

“그렇다고 다 죽이는 건 너무 불쌍하잖아·”

최리옹이 스르륵 강환은 거두어들였다·

 

“흠 흠· 이렇게 마음이 여려서야· 어찌 독한 무림을 헤쳐 나갈 수 있을꼬· 흥· 네놈· 재수 좋은 줄 알아라·”

사실 강환이라고 해도 최리옹이 가진 내력이 일류 턱걸이라 딱 한 번 쓰고 나면 남는 기가 없다·

사내는 핏기 없이 하얗게 질린 상태였다·

콧대가 높아 상대를 보지 않았으니 몰랐으나 인제 보니 눈빛에 정광이 서린 것이 영락없는 불가나 도가의 큰어르신이 틀림없는 것이다·

“고 고인을 몰라뵙고···”

“됐고· 도대체 얼마나 지체가 높으신 분이시길래 우리 노인네 밥그릇까지 걷어차고 요리점에서 쫓아냈나 궁금해 죽겠네요·”

“그것이·”

“뭐해요? 지금 이 지경을 만들어 놓고 지는 하하호호 즐겁게 밥이나 처먹겠다고?”

“자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내가 헐레벌떡 요리점 안으로 뛰어들었다·

 

—-

 

중원오화 중 일인 해어독화라 불리는 당가의 한 송이 꽃이자 사천제일미인 당난아는 지금 한참 중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미래의 시누이 중원 말로는 대고에게 아양을 떨고 있던 중이었으니까·

팽초려는 여러모로 유명한 인물이었다·

힘에 미친 근육광이며 자신은 대도와 혼인을 했다며 대도려라 자칭하는 기묘한 언행 여인답지 않은 커다란 키와 발달한 육체미 등등·

거기에 호방한 성격과 털털함 역시 유명했다·

다만 중원의 여인들에게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중원의 여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팽초려라는 인물은 사내를 두고 경쟁자가 될 수 없는 마음 편한 언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옥기린의 누이다!

집안의 혼사를 논할 때 큰누이의 발언권이란 참으로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것이다·

그러니 당난아는 그 이름 모를 여항적 사칭범에게 감사를 표했다·

팽초려는 어쩌다 제 사칭범의 소문을 듣고 그 낯짝을 확인하겠다고 사천에 온 것이니까·

예비 시누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기회였다·

“헤헤 언니· 이 집이 그렇게 미식으로 유명한 집이랍니다? 언니께서도 분명 입에 맞으실 것이여요·”

“글쎄· 근육을 키우려면 근육을 먹어야지· 음 그냥 고기나 뜯으면 안 되나? 아· 고기는 많이 들었고?”

“그 많이 넣어달라고 특별히 주문을 넣었으니···”

당난아가 식탁 아래로 내린 손을 파닥파닥 열 나도록 흔들었다·

다행히 내부를 지키고 선 당가 무사 한 명이 다급히 주방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마음 써 줘서 고마워·”

“헤헤· 뭘요· 언니께서 드실 음식이신데요·”

“흠·”

그러나 본래 취향도 취미도 다른 사람들끼리 대화를 이어나가기는 쉽지가 않다·

“어머 언니 피부가 너무 고우세요· 혹시 따로 바르시는 옥분이나 연유가 있을까요?”

“그런 건 안 발라· 귀찮기도 하고· 땀 나면 끈적하잖아·”

“아 네···”

“····”

“···아! 언니 제가 저번에 공방을 구경하다 새 장인을 보았답니다! 금은을 아주 자유자재로 다루는 장인이었는데 혹여 관심이 있으실까요?”

“금은을 잘 다루는 장인이 무슨 쓸모가 있어? 금은은 물러서 병기에 쓰지도 못하는데·”

“아 네···”

“···”

그렇게 비위를 맞추며(성과는 전혀 없지만) 아양을 떨고 있을 때였다·

다급한 전음성이 당난아의 귀로 파고들었다·

-이것아 지금 한가롭게 탕국이나 퍼먹을 때가 아니다· 아주 제대로 야단이 났구나· 그러니 내 창룡까진 아무래도 무리라 하지 않았느냐·

“아 언니· 잠시 자리를 좀 비워도 될까요?”

“어? 그래·”

“헤헤 죄송해요· 금방 돌아올게요!”

당난아가 급히 한쪽 객실로 향했다·

“외숙 무슨 일인데 그래요? 지금 제 혼사보다 큰일이 어디에 있다고·”

“오늘 파약자들 중에 화경의 어르신이 계시지 무어냐· 지금 단단히 노하셨는데·”

“하필 오늘이에요? 어느 분이신데요? 혹시 무슨 마두 같은 사람이면·”

“딱 봐도 불가나 도가의 어르신이시다· 지금 누가 밥그릇 치우고 내쫓았느냐 얼굴 좀 봐야겠다고 하시는데·”

“아이 참· 왜 하필·”

당난아가 발을 동동 굴렀다·

세가들이 구파일방 배분에서 자유롭다고 말은 했다·

그 배분이야 구파일방 쪽 전통이지 쭉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가족 모임인 세가와는 달리 접점이 없는 탓이었다·

그래서 정말로 자유롭게 안 쳐주냐 하면?

그럴 리가 있나·

높은 배분이란 문파의 어르신이니 자칫 홀대했다간 해당 문파 전체를 홀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청을 대할 때 팽대산과 남궁신재가 편하게 군 이유가 배분은 높아도 동년배라서 그저 무례하게 굴지만 않으면 계속 친구인 까닭이었다·

그래서 둘에게는 큰형이자 청의 제자의 제자의 제자 쯤 되는 창빈 도사만 꼬인 개족보로 인해 혼자 괴로워했다·

“오래 기다리시게 둘 수는 없다· 빨리·”

“나도 알거든요? 아이 재수가 없으려니까·”

“이 일을 어찌 수습하려 하느냐?”

당난아의 눈에 표독스러운 독기가 스몄다·

“어떡하기는 뭘 어떡해요? 늘 하던 방법으로 처리해야지·”

 

—-

 

“친구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노인장께서는 또 어떤 고인이시고·”

“나? 서문청· 할아범? 내 수발드는 할아범·”

“그런 말이 아니지 않으냐·”

“뭐 어때? 친구가 우리 할아범 고수라서 보고 접근한 거 아니잖아? 무례하게 굴지도 않았고· 이제 알았다고 뭐 바뀌나?”

“오···”

자유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을 그저 사람으로 보아 사귀니 곧 배경과 실력에서 벗어나 근본된 됨됨이만을 보겠다는 소리였다·

그냥 특이한 면사녀가 아니라 그저 괴팍할 뿐인 도가의 현인이었던가·

사실 청은 별생각 없이 신경쓰지 말라고 한 말이었다·

어차피 심심해서 달라붙어온 모르는 놈이 또 돈 많은 도련님 같길래 그냥 친구비 든든하게 내겠다 싶어 어울려주었을 뿐이니까

물론 사백을 넘는 선업을 봐서 친구비라도 받아주는 것이다·

본래 이렇게 어울리다 친구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거창하고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인연을 맺어야 친구인 것이 아니니까·

그렇게 한동안 같이 놀다 헤어지면 짧은 인연으로 끝인 거다·

개중에 연락이 오가는 놈이 있으면 오래오래 어울릴 수도 있는 거고·

그때였다·

객잔에 입구로부터 쏜살같이 뛰어나오는 한 인영이 있었다·

붉은 비단옷 휘날리며 나타나더니 곧장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올리는 과정이 아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다·

청이 그 유려한 사죄에 감탄했다·

아주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던 것·

무슨 밥 먹고 사죄만 드렸나?

그야말로 사죄 전문가라 부를 신위였다·

   

“어르신 소녀가 결례를 드려 정말로 송구한 마음뿐이랍니다· 소녀가 귀한 손님을 대접하려 패악한 욕심을 부린 것이 그만 흑 흐윽··· 오또케 흐윽 너무 죄송 끄읍 흑···”

그러고는 아름다운 얼굴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뚝 흘리는 것이다·

청이 또다시 감탄했다·

와! 선즙필승! 이 눈물이 그 죄송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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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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