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121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121

누구나 사람이라면 뇌리에 박혀 빠지지 않는 맛에 대한 기억이 있는 법이었다·

다만 그 맛있었던 기억이 정말로 맛이 있어서 뇌리에 남았는지 아니면 몸과 감정의 상태에 따른 일시적인 흥분에 불과했는지는 이후 다시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치 급식으로 배식받던 시절의 매점 음식과 같이·

청에게도 그러한 것이 생겼으니 간밤에 마신 유자꿀냉차가 바로 그러했다·

비법 재료가 들어간 유자꿀차가 맛있었는지 아니면 한참 땀을 뺀 신체가 시원한 액체를 들이켜 환장을 했는지 구분이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청이 한 잔 부탁해 볼까 하고 당난아를 찾아 당가의원에 들른 참이었다·

그런데 환자가 이리도 많았나?

칠대문을 꽉꽉 채워 늘어선 환자들의 행렬에 하인과 시비들은 약재와 탕약 나르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당난아의 모습도 아주 초췌했다·

늘 분 발라 깨끗하던 피부가 어쩐 일로 화장기 없이 연하고 머리는 감지 않고 대충 묶어 올려놓았다·

연지 안 바른 입술이 마르고 눈 밑이 퀭하니 어둠이 진 것이 누가 보면 잠이라도 며칠 못 잔 꼴이었다·

어젯밤에 배를 움켜쥐고 사라지더니만·

혹시 속병이라도 났나?

원래 의원이 제 병은 못 고친다고·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아?”

“뭐 뭐얏?”

그러자 당난아가 펄쩍 뛰었다·

어쩐지 원망 가득한 눈빛에 심지어 촉촉하니 물기까지 차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괜찮냐니 내가 어젯밤에· 어제·”

당난아가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입만 뻐끔거리다 끝내 한 방울 눈물을 또로로 굴려 떨어뜨렸다·

“그렇게 힘들면 좀 쉬지·”

“흥 내가 누구 씨처럼 한가한 줄 알아? 오양즉즙 때문에 난리인데 좀 피곤하다고 못 나올 것도 아니고·”

“오양즉즙? 그 붕어즙인가?”

“그래· 지금 약하나마 합독 증상이 널리 퍼지는데 대체 어디서 봉독이 들었는지···”

오양즉즙은 이름과 같이 자체만으로는 독기가 없어 몸에 들어와도 전혀 무해한 성질이었다·

그러나 홍두쌍려봉의 독과 맞물리면 열이 펄펄 끓고 반점이 돋아 사람이 며칠을 앓아눕게 되고 거기에 청개미 독액까지 더하면 사경을 헤매게 되는 극독으로 변모하게 된다고·

그래서 오독문 놈들이 홍두쌍려봉을 들여오는 것이 아닌가 경계하여 성도 내 꽃밭에 붕산을 뿌리고 나무를 털고 다녔다고·

그런데 벌의 그림자도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요 며칠 사이 약한 합독 중독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칠대문을 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미친 새끼들이 채소를 기른 것 같은데·”

성도 내에 의원이라곤 당가의원 하나뿐이니 그 모든 환자들을 진료하여 결론을 내렸으니 공통적으로 먹은 채소를 조사해보니 봉독 성분이 나왔다는 것이다·

채소에 물을 줄 때 봉독을 섞어서 재배한 것 같다는 충격적인 결론이었다·

“그럼 못 먹게 하면 안 되나?”

“확인된 것만 벌써 몇 개야· 품목을 바꿔대면 대응이 늦을 수밖에는 없으니까· 급한 대로 강물을 쓰지말라 하고 우물에 중화제를 풀기는 하는데···”

물이 고여있지 않으니 그야말로 깨진 독에 물 붓기였다·

“그럼 오양즉만 없애면 안 돼? 오양즉만 골라 싹 죽이는 독이라던가?”

“멍충한 소리 할래? 그런 독이 어디 있어?”

“어부들을 총동원 해 보면?”

“안 그래도 숫자라도 줄여 보려고 한 마리에 은자 한 개로 현상금을 걸어뒀는데 벌써 금자가 열 관이 나갔는데도 물은 그대로구· 나쁜 놈들이 도강언에서 잡아 오는 게 아니라 운남에서 사 오는 것 같애·”

“그럼 사정을 말하고 협조를 구하면·”

그러자 당난아가 청을 한심하다는 듯이 깔아 보았다·

“그랬다간 성도 사람들 반절은 도망치고 남은 반 중에 반은 강도가 되고 남은 사람만 괜히 피를 볼 거 아냐?”

“아· 맞다·”

청이 제 실수를 깨달았다·

여기는 원시 미개 미개 미개 중국이었다·

성숙한 시민 의식을 기대할 수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되는 세계인 것이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하나·

“어쨌거나 오양즉만 치우면 되는 거지?”

“왜 그 잘난 도법으로 도륙이라도 내게?”

“아니· 그냥 정력에 좋다고 해·”

당난아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그게· 말이 돼?”

“안 될 건 또 뭐야? 저 운남에서부터 물결을 거슬러 올라온 저 힘차고 특별한 연어 가 아니라 붕어를 보라· 강을 위로 솟구치는! 그것도 아주 위로 승천! 아 진짜 좋은 건데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네·”

당난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처 천박한 소리· 그런 창피한 소릴 어떻게 입 밖으로 낸단 말야?”

“어쨌든 시도해 봐서 나쁠 건 없지 않을까? 되면 좋고 아니면 마는 거잖아·”

“그리고 그런 식이면 그걸 먹은 사람들은 아주 오양즉즙에 제대로 절여질 텐데·”

“중화제인지 뭔지 있다며· 그거랑 같이 넣고 푹 고아서 먹으라고 해·”

“음···?”

당난아가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눈을 번뜩였다·

“잠깐? 그럼 니가 그랬다고 할 거다?”

“그럼 네 생각인 척 하려고?”

눈매가 고양이를 닮아서 그런가?

눈을 번뜩이기만 하면 사악해 보이지?

그냥 얼굴 자체가 좀 밉상인가?

청이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며칠 후 도강언·

수도 없이 많은 낚시꾼이 강안에 발목을 담근 채 낚시대를 던져댔다·

강안뿐이랴 나룻배 타고 강상에서 뜬 낚시꾼들이 일정 간격을 두고 있으니 아주 금 찾으러 나온 탐광자들처럼 눈이 벌건 상태였다·

“오옷 왔다 왔어!”

낚시꾼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었다·

이리저리 휘는 낚시대와의 사투 끝에 튼실한 오양즉 한 마리가 미간이 꿰여 끌려 나왔다·

주변에서 부러운 시선을 던지는 가운데 몇몇 낚시꾼이 슬금슬금 그쪽으로 바짝 붙었다·

본래 조사(낚시꾼)의 기본적인 법칙이 있어 한 사람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줄이 엉켜 서로간의 불화만을 키우고 고기는 고기대로 미끼만 빼먹고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법칙을 어기는 낚시꾼은 희한하게도 항상 동네 마실 나온 복장의 늙은 새끼들이다·

이는 중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니면 그 기질이 대륙에서 유래하여 각지로 퍼진 것일지도 모른다·

진실은 저 깊은 강 속에 있어 알 수 없지만·

한편 아예 그물을 던지는 자들도 있었는데 끌어올려 잡다한 고기는 그냥 놔주니 노리는 어종이 그저 승천오양즉이기 때문이었다·

승천오양즉!

푹 고아 먹으면 하물도 같이 승천한다고 하여 그 이름이 승천오양즉이었다·

저 먼 운남 땅에서부터 물살을 거슬러 올라온 그 정력이 어디서 나왔겠냐면서·

게다가 그 덕분으로 당가주 어르신이 아들이 내리 일곱이요 양기가 승천했기 때문이라고·

효과를 봤다는 이가 벌써 수십인 것이 영험한 것이라 이미 소문이 쫙 퍼졌다·

다만 가짜 약이라 해도 사람의 믿음으로 큰 효과가 발휘하기도 하니 꼭 거짓말이라고는 못 할 것이다·

효과가 없다는 이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파는 가짜 따위를 잘못 사먹고 하는 소리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렇게 한참 추수철 난데없는 자연산 오양즉 광풍이 불었다·

 

—-

 

당난아는 호시탐탐 서문청을 망신 줄 기회만 노리는 승냥이 아니 승냥이까지는 아니고 대충 반년 살은 고양이 정도의 야성을 갖췄다·

그러니 청이 말한 방법을 아주 강력한 확신을 가진 채로 가문 회의에 전했던 것이다·

있잖아요! 서문 소저가! 방도를 하나 풀었는데! 자기 이름을 걸고! 자기 명예도 걸고! 아주 사문 사부 이름을 걸고! 안 통하면 전부 자기가 책임진다면서!

아 그러니까 그게 뭐냐면요·

오양즉이 ···에 좋다고 소문을 내자고·

그러니까 거기에 좋다고 거기 거기 말예요·

아니 거기가 어디냐면은·

그러니까 거기 그··· 거기 있잖아요·

아씨 자지!

···양물이요

그런 것치고는 뒤에서 혼자 민망해져 어쩔 줄을 모르기는 했지만·

어쨌거나 가문의 일원들은 설마 그런 간단한 수작질에 사람들이 할 일 없이 물고기 잡으러 나가겠냐고·

안 그래도 바쁜 계절에 설마·

개중 어떤 장로는 사천 사람을 아주 등신천치로 여기는 것이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그러니 당난아가 시뻘건 얼굴을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른 것이 보름 전이었다·

“허허 그렇지· 사내가 가장 신경을 쓰는 바가 그러하니 서문 아이가 제대로 약점을 찔렀구나· 과연 호언장담을 하더니만·”

“서문 소저께서 지혜마저 갖췄을 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언행이 가벼운 줄 알았더니·”

“성도에 사는 모두가 소저께 은혜를 입은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습니까?”

“이십 관 황금으로 해결하지 못한 일을 그깟 말 한 마디 퍼뜨려 해결하다니!”

덕분에 매양 밥이나 축내는 예쁜 거지 취급이 속을 알 수 없는 현명한 소녀쯤으로 수직 상승했다·

“아니 그게 왜 통하는데!”

당난아만 혼자 씩씩거렸다·

다만 물이 되돌아와 의원이 한산해지고 나니 또 다른 부작용이 있었다·

“그런데 혹시 금일 밤에 함께 배 타고·”

“임마 이게 감히 누구 앞에서 감히 수작을 엉? 감히·”

“아니 형님· 이렇게 방해하기 있기입니까?”

오양즉이 겨우 보름을 못 버티고 궤멸 지경에 이른 탓에 당가의원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 말은 즉 또다시 오 형제 더하기 억울한 막내와 눈치 보는 첫째의 부담스러운 추파가 시작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쁜 놈들 같았으면 눈 깔고 다니라며 불꽃 싸다구라도 갈겨 주었을 텐데·

잉어와 쌍살벌의 합독으로 난리가 나자 밤잠까지 줄여가며 환자를 돌본 형제들이었다·

당가에서 이 형제들에게 안전한 장소가 있었으니 바로 당가의원 구석의 여성진료소였다·

중원에는 공식적으로 여류 의원이 없다·

왜냐하면 의원들은 여인을 의원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신 의술을 익힌 여인을 약파라고 불렀는데 이는 약이나 달이는 할망구라는 뜻이었다·

혹은 구부정하니 약초나 캐고 다니는 비루한 가난뱅이 같은 행색이라는 욕으로도 쓰였다·

야 이 약파 같은 늙은이가· 라는 식으로·

다만 사천 땅에서 그딴 소리를 했다가는 제 명에 죽지 못하는데 당가의 여인들이란 기본적으로 의학을 공부한 여의들이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여인 진료소에 사내가 들어오는 것을 질색했다·

그 등쌀에 당가의 일곱 직계들도 출입을 꺼리는 것이다·

그러니 청이 여성 진료소로 곧장 대피했다·

그래서 최리옹이 애꿎은 백안시를 당했으나 상대가 젊은 청년만 아니라면 항상 낯빛과 눈빛이 온화하고 스스로를 낮춰 예의를 갖추는 노인이라서 얼마 지나지 않아 존중받았다·

그렇게 청이 당난아 뒤에서 진료를 구경하며 피난을 겸해 의원과 환자를 동시에 민망하고 귀찮게 굴고 있을 때였다·

다음 환자가 들어와 슬그머니 다가오는 와중 그 악업이 청의 눈에만 보이니 그게 무려···

“대사형의 원수! 죽엇!”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