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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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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

사람은 너무 당황하면 오히려 얼어붙는다·

이야기의 끝이 대뜸 미친년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으니 도대체 상황부터가 파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양채무의 절실함은 이미 이러한 대비를 해 두었다·

물론 대뜸 아이는 내 것이라며 납치해갈 것이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저 누군가 아이를 너무 불쌍하게 여겨서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을 뿐이었다·

양채무의 뒤편 나무 그늘에서 그림자가 사르륵 빠져나왔다·

검은 야행복을 입은 자였다·

얼굴을 가리고 소리 없이 움직이는 자들의 정체야 하나뿐이었다·

살수들·

“고객님 시작할까요?”

“가서 할 일을 하게·”

“여자 쪽은 어찌할까요·”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이만 멀쩡하다면·”

“예 알겠습니다· 아무렴요·”

흑의인이 삑삑 호각을 불며 숲으로 달려나갔다·

그에 화답하는 호각 소리가 멀고 가까운 곳에서 울렸다·

이내 서쪽 어딘가에서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신창의 후예들이여 명예롭지 않은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떠나도 좋다· 그러나 진창을 굴러서라도 한 자루 창으로 남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양채무가 승수 도장에게 눈인사를 올렸다·

그리고는 성큼 걸어 나가며 말했다·

“···나를 따르라· 가자·”

양가의 무사 중 그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저들의 소가주를 따를 뿐·

한 세기 동안 동해의 왜적에 맞선 신창양가의 무사들이었다·

자신 혹은 친구 부모와 더불어 그들의 친구·

누구 하나 양가의 은혜를 입지 않은 자가 없고 그 은혜로 자부심을 느끼며 섬기는 자들이었다·

“스승님·”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자꾸나· 행여 저들의 목적이 어그러져도 묵묵히 세상에 헌신한 명가를 도울 방도는 마련해야 할 터이니·”

그렇게 무당의 도사들마저 자리를 떠났다·

 

—-

 

아청은 유쾌해졌다·

딱히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내 좆대로 하면 이렇게 편한데·

더 이상 좆은 없지만····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울고불고 난리를 치면서도 놓으라며 바동거리던 진장명이 어느샌가 축 늘어졌다·

아마도 체념한 듯 보였다·

안하면 지가 어쩔 건데· 꼬맹이 주제에·

그러다 불쑥 들어오는 질문이 하나·

“···나 진짜로 따먹을 거야?”

아청이 기겁했다·

“어허 씁! 누굴 보내려고· 나쁜 말 금지! 장명이는 아가야· 아가는 좋은 말만 써야 돼·”

“뭐래는 거야· 못생긴 게·”

“뭐 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못생겨써·”

“네 소중한 의견 잘 들었고요· 뭐 보태주쉰?”

“칫·”

진장명이 혀를 찼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래서 나 진짜로 따먹는 거야?”

“아니·”

아청이 당당하게 계획을 밝혔다·

“우리는 무산파로 향한다!”

“무산파가 아니라 무산문··· 음? 아닌데····”

“무산파건 무산문이건 어쨌든 우리는 간다!”

신녀문 서러울 소리였다·

“근데 왜? 굳이 나쁜 말 하고 납치했어?”

“어허 납치라니· 일방적 강압에 의한 일시적인 동행 상태라고 하자·”

“···? 그게 납치 아냐?”

“널 납치해야 우리가 무산파로 가는 걸 모를 거 아니냐· 우리 장명 아가는 머리 쓰는 쪽은 아니구나?”

“뭐래는 거야·”

“근데 큰 문제가 하나 있다·”

“···?”

“길을 몰라· 무산파가 어디지?”

“···?”

“길을 모른다고· 혹시 아니?”

“대충· 북서쪽·”

“좋아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아청이 적당히 방향을 바꾸며 다시 물었다·

“근데 북서쪽이 어딘데?”

“태양이 지는 쪽이 서쪽·”

아청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올 품인지 온통 먹구름 뿐인 하늘이었다·

“아깝네· 한 끗 차이였다· 꼬맹이 좀 더 정진할 수 있도 컥·”

아청의 목에 질긴 것이 걸렸다·

목은 걸렸는데 몸은 그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청이 다리를 앞세운 한 일 자로 십여 장을 날아 바닥에 처박혔다·

마른 낙엽이 파사삭 폭발하듯 흩날렸다·

아청이 곧장 품 안의 진장명을 살폈다·

“야 괜찮냐?”

“목에 피·”

“아씨 따거라·”

아청이 목을 쓰다듬다 눈살을 찌푸렸다·

다행히 가죽 정도나 상한 정도였다·

대신 더럽게 쓰라렸다·

“대체 어떤 미친놈이 숲에다가 줄을 매 놓고· 이거 살인 미수야 살인 미수·”

“안타깝군· 미수에 그쳐서·”

낯선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아청이 고양이처럼 펄쩍 뛰었다·

검을 들어 적을 겨누다 또 놀랐다·

얼굴을 가린 새까만 복장·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닌자? 무슨 무협에 닌자가 있냐!”

냐! 부근에서 비도가 날았다·

쥐상 사내의 시체에서 알뜰히 챙겨온 비도였다·

비도가 흑의인의 목덜미에 틀어박혔다·

“어라·”

아청이 얼빠진 소리를 냈다·

갑자기 닌자가 나타났기에 잔뜩 긴장했다·

닌자가 난입하면 다 죽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닌자 별거 아니네?

 

—-

 

···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닌자가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갑자기 닌자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수법은 생각 이상으로 성가셨다·

가는 길에 온갖 줄을 걸어놓아 빠르게 움직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최첨단 신법인 야간전술보를 행하고 있을 수도 없으니 월광검(6호)를 눈앞에 똑바로 세워야 했다·

그러나 하체에 대한 방비가 모자랐다·

“엇·”

발목을 콱 잡아채는 실에 아청의 몸이 앞으로 팩 쏠렸다·

인간 포탄 그 자체가 되어 날아가던 아청이 곧 부딪치게 될 아름드리 고목을 발견했다·

옆에 낀 장명을 끌어내 힘껏 끌어안으며 어떻게든 몸을 돌려 본다·

그리고 쾅·

등으로부터 와닿는 충격에 숨이 턱 막혔다·

꺼억걱 굳어버린 폐에 억지로 숨을 불어넣으며 품안을 살폈다·

“끄으으··· 아가님은 눈코입 다 붙어있지?”

“응·”

“팔다리도 다 붙어있구?”

“응·”

“그럼 가자· 비겁한 새끼들·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지 않고·”

아청이 자리에서 일어나 진장명을 옆구리에 끼웠다· 그리고 다시 내려놓았다·

“팔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안 되겠다·”

아청이 경장의 상의를 훌렁 벗었다·

“업혀·”

“···왜 벗어?”

“아아· 이건 포대기 라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발명품이지· 맞나? 어쨌든·”

아청이 업힌 진장명을 싸매서 칭칭 감았다·

이제 외팔이 신세는 끝!

다 뒤졌다 개같은 닌자 새끼들·

아청이 서늘하게 중얼거렸다·

···그런데 이번엔 구덩이가 있었다·

보법이 성립하려면 최소한의 신뢰가 필요했다·

적어도 땅이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였다· 인류의 이족 보행 이후로 땅은 언제나 사람을 든든히 받쳐주었으니까·

그러나 힘차게 땅을 내딛는 순간 허물어져 쑥 내려앉는 지반이란 사람의 근본적인 믿음을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청이 절대 죽어서는 안 되는 화물을 부산 운송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안 그랬으면 이미 구덩이 아래 잔뜩 깔린 죽창이며 독질려 사이에 차갑게 식은 시체가 되고도 남았다·

그 대신 아청을 맞이한 것은 철퍽 질척하게 묻어나는 시뻘건 진흙이었다·

뭐지 진흙? 황토팩 서비스인가?

아니면 기분 더러우라고 만들어 놨나?

약 한 장 반 깊이의 구덩이이 극복은 절정의 무인에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냥 훌쩍 뛰어나가면 된다·

별 거 아닌걸로 귀찮게 하고 있다고 그렇게 다시 내달음쳐 도망치던 아청은 몸이 매우 무거워졌음을 느꼈다·

시발 이래서 진흙이구나·

삑삑-!

또 그놈의 호각 소리가 울렸다·

아청의 고개가 돌아갔다·

먹구름 가득히 어두침침한 날이라 더욱 깜깜한 숲의 음영 아래 조용히 뒷걸음질치는 흑의인의 모습이 보였다·

계속 이런 식이다·

함정으로 발을 묶고 숨어 있다가 호각을 불어 위치를 알렸다·

씨발 새끼가· 어딜 가?

데엥-! 흑의인의 머리가 소용돌이의 형상으로 갈려나갔다· 남은 몸이 털썩 무릎 꿇고 가슴을 처박았다·

 

—-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이 검은 놈들은 닌자가 아니다·

지금까지 마주친 개새끼들과도 달랐다·

굳이 따지자면 사냥꾼 그래 사냥꾼들·

그것도 고도로 익숙한 전문가들이다·

몸 어디 한군데 아프지 않은 데가 없다·

분명 자고 일어나면 온 전신이 알록달록 멍 잔치가 펼쳐질 것이다·

아직 듬성한 봄의 잔가지에 난 생채기들에 진흙이 들어가 따끔거렸다·

월광검(6호)를 잃어버렸다·

진흙으로 미끄러운 손에 놓치고 말았는데 챙길 틈도 없이 그물이 날아들었다·

여래신장으로 달려드는 놈들을 터뜨리고 주춤한 사이 그물을 찢고 도망쳤다·

금 반 관이나 주고 산 명검이었는데·

안녕 내 월광검·

아청이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작별을 노래했다·

허벅지에 구멍이 하나 뚫렸다·

또 발목에 걸려 날아가 처박혔는데 하필이면 거기에 튀어나온 날카로운 가지가 있었다·

끔찍하게 아팠다· 계속 아프다·

왼손 약지와 새끼가 덜렁거린다·

구덩이에 빠지면서 손을 잘못 짚었다·

하필이면 거기에 바위가 있을 건 또 뭐야·

한숨을 푹 내쉬며 뛰쳐나오니 흑의인 하나와 딱 마주쳤다·

낙양에서처럼 울대를 쥐어뜯어 피를 좀 적셨다·

그리고 나니 툭 뺨에 닿는 물기 한 방울·

숲의 비는 소리로 등장을 알린다·

투두두두둑····

나뭇잎 때리는 소리가 점차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쏴아아-!

기름 튀기는 소리가 온 세상을 가득 메웠다·

“비까지 오나· 환장하겠네···”

아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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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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