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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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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1

무림맹주의 일과는 바쁘다·

적어도 무림맹주의 생각은 그랬다·

주변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맹주가 하는 일이라곤 손님과 인사하고 같이 밥 먹거나 차 마시거나 과자를 곁들여 온종일 떠들기나 하는 것이다·

그러다 해 지고 방문객이 끊기면 그제야 일하는 척이나 조금 하며 죽간에 도장이나 쿵쿵 찍을 뿐이라고·

그러니 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

조현량 본인이 전혀 원치 않는 손님맞이에 업무 시간을 전부 다 쓰고 저녁 먹고 나서 귀중한 개인 시간에 죽간이나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다·

이제 무림대회도 나흘 오늘 밤 지나면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무림대회만 치르고 나면 다시 한가해질 것이라고 그러면 대회를 준비하느라 미뤄둔 수련도 양껏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아예 한 달포 폐관에 들어가자·

무림대회 끝났는데 맹주도 좀 수련을 좀 해야지·

무림맹주도 무인이야 무인!

그렇게 행사 이후의 폐관 수련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차로 가득 차 더부룩한 속으로 맹주전을 나서는 때였다·

“이보게 조현량이·”

조현량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사람의 목소리란 의외로 나이를 먹는다고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게으른 일꾼들이 대마 잎사귀 말아 피거나 하지 않는 한에야 보통은 그러했다·

목소리의 정체를 곧장 알아들었으니·

“수린? 안 온다고 하지 않았나? 분명히 서문청 그 아이가 말하기를···”

“안 오려고 했지· 늙은 계집이 주책맞게 끼어들기도 뭐하고· 아직도 고민 중이라서 이리 몰래 들어온 게지·”

조현량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젠장맞을· 다들 주책맞다는 핑계로 집에서 발 뻗고 쉬는데! 나만 맹주 짓을 한답시고 다 늙어서까지 지랄이구먼·”

 

서문수린이 싸늘하게 비웃었다·

 

“흥· 본인이 자처해놓고는· 이렇게 될 줄 몰랐나?”

조현량은 억울하고 또 억울했다·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그러나 댁이 맹주가 되는 일을 막으려고 대표로 나섰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 조현량이 서문수린의 얼굴을 보고 흠칫 놀랐다·

어째 이년이 더 젊어지고 말았다·

현경쯤 되는 무인이라면 나이를 거꾸로 먹기도 하니 큰 성취를 이뤘다는 뜻이다·

“벌써 현경의 끝을 바라보나?”

현경 중기에 이르렀냐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알려진 것이 현경 초기로 이십 년 전이었나 어쨌거나 신녀문에 틀어박혀 두문불출하기 이전의 일이었다·

“칠 년쯤 됐지· 성취를 이루고 나니 새삼 무한 그 땡중이 대단하게 느껴지네· 이쯤 되니 한 계단이 한 계단이 아니야· 한 걸음 한 걸음 절벽이 막아서니 이제는 더는 못 오르겠어· 나는 이쯤인가 싶은 것이 애초에 재목이 아니었던 게지·”

서문수린의 표정이 썼다·

무한 그 땡중이라고 하면 당대의 천하제일인 소림의 무한 대사를 말하는 것이다·

“흠· 그래서 제자를 키웠나 보지? 그래 그 아이는 나도 보았는데 요즘엔 친우들 죄 불러다가 온종일 수련에 열심이라더군· 어디서 그런 착한 아이를 주웠나? 도대체 제자 키우는 재주가 있는 줄은 몰랐지·”

“그래? 그 아이가?”

서문수린의 입매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그에 조현량의 표정이란 부러움 반 아니꼬움 반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말년에 자랑거리라곤 결국 자식 아니면 제자뿐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혹시 인성을 잡는 비법 같은 거라도 좀 있나? 증손주 놈이 아주 여색에 미쳐서 날뛰는데 아무리 혼내도 그뿐이야· 서문청 그 아이를 보니 참으로 바르던데·”

“처음부터 심성이 고운 아이였어· 협의도 뛰어났고· 저보다 한참 고수 둘을 두고도 당당하게 불의를 외치길래 거둔 아이야·”

“음· 그래도 뭐가 있을 것이 아닌가·”

“예나 지금이나 말을 안 들으면 따끔하게 혼을 내주는 게 최고지·”

조현량이 흥 콧김을 내뱉었다·

그래도 늙어서 좀 유해진 것이 이전에는 여광견이 저렇게 말하지 않았더란다·

말 안 듣는 놈은 뒤지게 패면 말을 듣는 법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따끔하게 혼을 내준다 점잔을 빼고 앉았다·

그리고 으레 저 뒤로 따라붙던 그 언사 사내는 삼일에 한 번씩 패야 정신을 차린다느니 하는 과격한 증오도 많이 씻겨나간 것 같고·

애초에 그렇기에 경지가 오른 것일 수도 있겠고·

“그런데 예까진 무슨 일인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얼굴 비출 생각도 아니었다며?”

“무림대회의 의제를 낼까 하고· 그래 흑점 놈들을 언제까지 두고 볼 테냐? 세상을 어지럽히는 버러지들인데 무림맹이 나서서 정리해야 하지 않나?”

“···갑자기 흑점은 왜?”

조현량의 표정이 떫었다·

그야 흑점 놈들이 패악을 좀 부리기는 하지만 정리해야 하냐고 하면 좀 애매했다·

인신매매나 장물 처리며 인육 유통 등등 더러운 면모를 감싸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벌레들이 한군데 모여 있으면 밖으로 번지지는 않는 법이었다·

게다가 관에서 금지한 물품들을 당당하게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기도 하고·

“미친 것들이 내 제자한테 현상금을 걸었다더군· 일만 관이라 했던가·”

“···으음·”

조현량이 불편한 신음소리를 냈다·

이 미친 것들이 왜 조용히 사는 미친개를 건드린단 말인가 하고·

그러나 무림맹의 의제를 조현량 혼자서 정할 수도 없고 솔직한 마음에서는 그렇게 내키는 주제도 아니다·

그렇기에 확답 대신 말을 돌렸다·

“그 이야기는 무림대회에서 하고· 댁네 제자한텐 무천각을 내주었으니 사제끼리 오붓한 시간이라도 좀 가지고 그래· 행사를 앞두고 험악한 이야기 벌써부터 꺼낼 필요는 없지 않나·”

 

—-

 

청의 부상도 이제 출혈은 완벽하게 잡혔으니 남은 것은 아직도 얼얼한 고통뿐이다·

얼추 아물었다고는 하는데 상세만 보면 한 보름은 지난 것 같은 상태라고·

인간을 초월한 건강함에는 회복력도 역시 포함된 것이다·

당난아가 의원으로 말하기에는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으니 보다 길게 지켜보아서 손해 볼 일은 없다고·

하지만 청에게는 손해가 맞다·

그간 입에 댄 것이 꿀 탄 양젖에 물리면 꿀 탄 물 그래도 물리면 꿀 탄 우유까지 도대체 그놈의 꿀!

이젠 냄새만 맡아도 고역이었다·

그리하여 꼬박 육 일 만에 맞이하는 음식은 그야말로 감동의 눈물바다 잔치 중에 왕대박 큰잔치였다·

비록 죽이라 해도 그랬다·

“뭐야 그게 그렇게 맛있어? 눈이 벌개·”

청이 격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식사는 짠맛이 있어야 한다·

달고 맵고 얼큰하고 등등은 짠맛을 기본으로 깔아둔 이후에 곁들여야 하는 것이지 식사는 짜야 한다! 달면 안 되는 것이다!

거기에 오랜만에 뭔가를 씹으려니 세상에 오복 중에 이빨을 꼽는 이유를 이제야 가슴으로 절절히 깨닫게 되는 것이다·

말린 해산물 넣고 아주 푹푹 끓여내 밥알이 거의 녹아난 거기에 물을 더 넣어 묽기까지 한 죽이다·

하지만 청에게는 아주 극락이었다·

그리고 나선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하면 꼭 휴식을 취한다는 조건으로 다시 대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는 청이 없어도 저네들끼리 알아서 대련하며 잘 놀던 탓에 구석에서 무나 깎고 있던 청이 알게 모르게 서운하니 소외감을 느낄 정도였더란다·

게다가 조각은 전혀 진전이 없다!

이건 진짜 못 해 먹겠다!

진도가 조금이라도 나가야 재미를 붙일 구석이라도 있는 법이었다·

상태창이 신체 능력은 올려줄 수 있어도 정신적인 부분까지는 어쩌질 못했으니 청의 파멸적인 조형적 감각은 그대로인 것이다·

신체의 빼어난 감각은 도구에 불과하니 좋은 도구 갖췄다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에게 주어진 재능이 다른 탓이다·

물론 재능의 총합이 같지는 않기 때문에 보통 하나를 잘하는 놈이 다른 것도 잘하는 더러운 면모가 없지 않아 있기는 해도·

중원의 신화에서는 이를 정성껏 빚어낸 사람과 대충 만들어진 놈으로 구분했다·

중국의 인류 창조 여신 여와께서 사람을 만들 때 자신의 모습을 본따서 하나하나 예쁘게 잘 빚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나 둘 셋 만들다 보니 와 이게 보통 작업이 아니구나 도대체 이리 하나하나 만들어서 언제 세상을 채우겠느냐 나는 못한다 더러워서 못해를 선언했다·

그리하여 줄 하나를 가져다가 진흙탕에 마구 후려쳤으니 사방으로 튄 진흙이 사람으로 변했다·

청에게 튄 진흙에는 미적인 성분이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아서 신체의 빼어난 감각을 가지고서도 음식물 쓰레기 제조에 열심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멀쩡한 무만 내내 버리다가 이제 고삐가 풀렸으니 겨우 혀가 좀 아리다고 몸을 사릴 청이 아니었다·

그렇게 날뛰다가 구르고 날고 얻어맞고 당난아의 잔소리에 조금 쉬는 척을 하다가 다시 달려들어 승률 일 할을 아슬아슬 유지하며 간만에 아주 몸을 제대로 풀었다·

욕탕 가는 길에 천유학에게도 꾸벅 인사를 남겨주고 뽀송뽀송하게 돌아와 객청의 문을 발칵 연 순간이었다·

연락도 없이 함부로 들어와 자리를 떡 하니 잡고있던 손님이 청에게 시선을 주는 것이다·

그에 청의 표정이 만개한 꽃처럼 활짝 피었다·

 

“앗 사부님!”

청이 신발도 벗지 않고 곧장 달려 훌쩍 몸을 날렸다·

스승의 품 안에 파고든 청이 딱 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니 이게· 다 큰 계집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 무슨 추태더냐·”

서문수린이 그리 말하지만 눈가엔 기꺼운 주름이 진 상태였다·

“헤헤· 보고 싶었어요·”

“흥· 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제자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서문수린이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얘가 본래 이리 살갑게 굴었던가·

아니 살갑기야 항상 살가우니 스승에게 거리낌이 없어 마구 들이대는 제자이기는 했다만 그래도 이리 어리광을 피운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본래가 스승 어려운 줄을 모르고 스스럼없는 제자기는 했지만 그래도 알게 모르게 몸이 닿는 데에는 은근히 인색한 구석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러나 서문수린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기야 혼자서 자란 아이가 뒤늦게 정을 접했으니 서서히 깨쳐나가나보다 하고·

“그래 내 들어보니 수련에 아주 열심이라고 하더구나· 무언가 성취라도 있었니?”

“음· 그게요· 요즘엔 유의 묘리를 수련하고 있는데요·”

“옳지! 좋구나· 네 배움이 강에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아 있으니· 그래 태극혜검을 주웠느냐?”

“태극혜검은 아직이구요· 아 제왕검형은 어쩌다 익히게 되었어요·”

“그래 배우는 것이 좀 있더냐?”

“그게요···”

기묘한 대화였다·

남의 절기를 줍느니 아직이느니 어쩌다가 어쩌느니 누군가 듣는다면 아주 정색하고 놀랄 소리였다·

그러던 중이었다·

문득 제자의 입가에 점점 시선을 집중하던 서문수린이 마침내 제 눈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제자야? 입이 그래 혀가 도대체 무슨 꼴이냐? 세상에 무엇이야 대체?”

“아· 이게 좀 베였는데요· 수련을 하다가· 아 맞다 그 검수 훈련이라고 아세요? 이게 유의 묘리를 깨치기 위한 건데···”

청이 당난아의 당부도 잊고 쫑알쫑알 열심히 떠들어댔다·

그리하여 신투로 추정되는 고수의 조언과 그 수련에 얼마나 열심히 임했는지 그리고 그러다 일어난 불미의 사고가-

따악!!

“아악!!”

청이 머리를 붙들고 무천각 최고급 객실의 최고급 주단 위를 초고속으로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으아아 진짜 진짜 아프다!

심지어 혓바닥이 잘렸을 때도 이렇게 아프지는 않았으니 그 고통 속에서도 오히려 쪽팔려서 입가를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지 않았던가·

하지만 서문수린의 열핵병기를 영접하면 다른 생각따윈 하나도 들지 않는다·

그저 고통 이외에 잡생각이 싹 사라지니 거의 열반의 경지와 준한다고 할 것이다·

“끄읍 이거 진짜 진짜 아파요····”

청의 눈가에서 기어코 물방울이 한 방울 또로로 흘러내렸다· 사나이 서문청이 눈물을 흘리는 유일한 순간이다·

“이게 스승 앞에서 혓바닥 해 먹은 소리를 무슨 자랑거리라고···!”

서문수린의 이마에는 여전히 힘줄이 솟은 채였다·

“하아· 혀를 좀 내밀어 보거라·”

“네···”

청이 나름 공손하게 혀를 내밀었다·

물론 나름이라 스승 앞에서 혀를 내밀고 있는 모양이라 청의 의도대로 공손한 모양새는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아니 대체 이게 무엇이야· 이래서야 음· 혀가 제대로 움직이기는 하느냐? 발음이 새지는 않는 것 같고· 맛은 느껴지니? 먹는 것 그리 좋아하는 아이가·”

서문수린의 음성에 걱정이 가득 담겼다·

청이 그에 야무진 웃음으로 스승을 안심시켰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난아에게 들었는데 혀의 근육이 본래 따로 뭉친 것이라서 이렇게 된다고 문제는 없고 아 맞다· 이거 따로 움직일 수도 있거든요? 자 보세요·”

청이 끝이 한 치 정도 갈라진 혀로 요망하기 그지없는 혀 놀림을 했다·

당연히 스승에게 보여줄 장면이 아니고 아직 이마에 핏줄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스승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할 것이다·

아주 매를 버는 재주였다·

따악!!!!

청이 입을 벌린 채로 목상처럼 굳었다·

청은 고통 위에 또 다른 고통이 있음을 정말로 아프면 바닥을 구를 정신도 없다는 사실을 새로이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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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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