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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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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14

청이 무천각으로 돌아와 격공순신과 유류연련 두 개를 일 성 입문에 두었다·

무영신수는 이전에 육 성을 이뤄둔 상태고 내공심법을 제대로 배울 때는 굳이 아깝게 수련점까지 쓸 필요가 없어서다·

본래 성질대로라면 일단 다다익선 거거익선 대대익선인 내공심법부터 대성을 이뤘을 것이고 남는 수련점을 경공에 죄다 부었을 터다·

하지만 요즘에 악인을 통 베지 못했더니 수련점이 바닥에 고인 수준이었다·

순수한 수련으로 얻는 수련점은 쬐금이고 그나마도 해당 무공의 수련도나 좀 의미가 있게 오르지 자유수련점은 그저 덤 수준이라서·

그러니 얼마 안 남은 수련점 분배는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 청이었다·

본래 사람이 금전이 풍부하면 펑펑 써대다가도 전낭이 비고 나면 동전 한 문 차이에도 고민을 하게 되는 이치였다·

겨우 고기 몇 조각 더 들었다고 탕국이 세 문이나 더 받아? 그렇게까지 먹을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만두를 하나 더 해?

하는 식이지 않던가·

어차피 일 성에만 이르러도 무공의 구결은 전부 머리속에 무단 침입 후 무단 점거까지 뚝딱이다·

천유학에게 으스대며 제자가 이렇게 잘난 제자입니다를 시전하기에는 충분했으니까·

그러고 나니 이미 밤이 늦은 시간이었다·

천유학과 늦도록 떠들었으니 배움보다는 죽이 잘 맞는 두 연놈이 시시덕거린 것에 가깝고 무공서나 받아왔을 뿐이었지만·

“당분간은 시강학사와 수련을 하거라·”

“그럼 사부님이 적적하시지 않으세요?”

“적적하기는· 오래 산 늙은이가 아는 이가 한둘이랴· 아무렴 할 일이 없을까· 천가 그놈이 천박한 척을 하여도 본래 한림원의 학사라고 하면 읽은 책이 수레로 천 개는 기본이라고 하는 거인 중의 거인이다· 이참에 제자도 학식을 좀 쌓아야지·”

“학식이라뇨· 무인이 칼질만 잘하면 되지 학식까지나 필요할까요? 음· 그런데 학식 먹고 싶다·”

“···? 그놈의 식탐은·”

서문수린이 픽 웃고는 말했다·

“저녁 문안은 이쯤이면 되었으니 제자도 이만 물러가거라·”

그러자 청이 우물쭈물 할 말이 있는 양 물러가지 않고 눈치만 보는 것이다·

“음? 왜 그러느냐? 어서 자지 않고·”

“사부님 있잖아요·”

“무엇이 있겠냐마는· 그래· 어이하여?”

“그 혹시· 오늘 사부님이랑 같이 자면 그 안 될까요···”

“음?”

서문수린의 눈썹이 한 단 올랐다·

다 커서 장성한 제자년이 하기에는 참으로 남사스럽고 꼴사나운 소리가 아니던가·

그리고는 안절부절 눈치를 살피는 청을 보다가 이내 아차 싶었다·

미련한 제자년이 지금 심마에 들었구나!

심신이 허전하여 외로움으로 맺히니 그저 사람의 온정을 갈구하는 정한이다·

뿌리를 잃고 떠돌며 실상은 돌아갈 데 없는 떠돌이들이나 겪는 심마이기도 했다·

허나 어찌? 신녀문이 제자에게 따뜻한 집이 되어주지 못한 일이었을까·

그리고 나니 서문수린도 반성하게 되는 과거가 있었다·

지난 겨울만 해도 어찌 대했던가·

미련한 것이 항상 헤헤 웃고나 다니다보니 괜찮은 줄만 알았지·

굳이 분류하자면 엄중하게 위험한 종류의 심마는 아니기는 하다·

다만 심마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끝내 그 끝에서 극단으로 치우친 유정과 무정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다·

그저 사람이라면 정사와 선악을 가리지 않고 꼬리를 흔드는 개처럼 멍청한 호인이 되어 버리던가·

아니면 차가운 얼굴 하고서 타인에게 일절 관심이 없는 냉혈한이 되어 버리던가·

서문수린이 짐짓 자상하게 웃어 보였다·

“그래· 늙은이가 마침 옆이 헛헛한 참인데 잘 되었구나· 이리 오거라· 예쁜 제자나 안아 보자꾸나·”

“히히····”

청이 그에 아이처럼 낄낄거리며 늘 하던 대로 침의를 끌어내려 허물처럼 남겨놓고는 침상으로 기어들었다·

서문수린의 이마에 또 힘줄이 솟았다·

이놈의 계집년이 아직도 세상 망측하게도 홀라당 벗어던진 채 파렴치한 모양으로 처자는 버릇을 못 고쳤구나!

그렇다고 정에 굶주려 심마에 든 년인데 하필이면 또 그러하여 마음은 약해지고·

서문수린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응징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러한 사이에 적절한 시기를 놓쳐버리고 말았으니 서문수린이 결국 한숨이나 푹 내쉬며 품으로 파고드는 제자를 꼬옥 안아 주었다·

 

—-

 

아침은 서문수린과 챙겨 먹었다·

의외로 밥상에서 날붙이 휘두르는 막돼먹은 꼬라지를 보고서도 별 말은 하지 않았는데 이미 검수 훈련에 대해 들은 서문수린이라서 그랬다·

무공 수련을 일상으로 끌어내렸으니 보기에는 좀 별로라도 열의는 알아줄 만한 것이 아닌가 하고·

어차피 세인들 앞에서만 하지 않으면 될 일이니 항상 미인식 행동양식을 강조하는 서문수린이 생각하기에 자신은 할 수 없는 발상이었구나 감탄이 나오기도 하고·

물론 한 번 호되게 베인 이후로는 청도 제법 조심스러워져서 마구 경박하지 않았다는 점이 있기는 했다·

그리고는 아침밥 먹자마자 욕탕으로 향했는데 바로 천유학이 간밤에 그리 말해둔 까닭이었다·

그리하여 욕탕에 들자마자 매캐하니 공기가 텁텁하고 냄새는 시큼하니 코를 푸우욱 찌르는 끔찍한 썩은 내에 눈이 아려올 지경이었다·

“으엑 스승님 욕탕에 무슨 짓을 하신 건데요?”

“외공이라는 것이 본래 고약하기가 이런 법이다· 사람의 몸이 연해지는데 그게 보통 일이겠냐· 다 약빨이거든· 자· 저기 제자를 위해 준비해 둔 약탕이다·”

천유학이 코 막힌 소리를 냈다·

아닌 게 아니라 콧구멍을 천으로 틀어막고 콧등에는 집게까지 딱 끼웠으니 당연히 막힌 소리를 낼 수밖에는·

청이 천유학의 손가락을 따라 고개를 돌리니 연두빛으로 불결하기 짝이 없는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약탕이 있었다·

“어 저기 들어가라구요? 저거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색인 것 같은데요·”

연기는 연두색인데 물은 보랏빛을 조금 띈 시뻘건 색이었다·

“저 정도면 극락인 편이지· 철사장이라고 아냐?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외공인데·”

철사장은 뜨겁게 달군 쇳모래에 수도를 팍팍 쑤셔 넣는 수련으로도 유명했다·

극의에 달하면 손이 금강불괴에 이르며 시꺼멓게 변한 수도에는 쇠독이 묻어난다고 하던가·

“외공 수련이 뭐 내가 공부처럼 앉아서 숨 쉬며 진기나 돌리는 줄 아냐? 대개는 피땀눈물 줄줄 흘려야 해· 외공 수련이라고 해도 결국 네 가지 방법의 조합이니까·”

외공 수련법에는 일단 혹사가 있다·

부분적으로 신체를 아주 조지는 것이다·

그리고 고문이 있었다·

치고 때리고 지지고 원하는 바가 고문자가 아니라 피고문자 받는 사람에게 있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고문과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독과 약 해서 넷이었다·

“그러니까 약탕에 들어가서 버티는 정도면 외공 수련 중에는 극락인 셈이지·”

“저기 들어갔다간 정말 극락에 갈 것 같은데요· 게다가 저거 지금 팔팔 끓고 있는 거 아니에요? 제자로 수육을 해 드시려구요?”

“저건 뜨거워서 끓는 게 아니라 약재가 많이 들어가서 그래· 온도는 딱 적당하니 푹 담그면 캬아· 나도 소싯적에 수련으로 많이 담갔는데 끈덕지고 물컹해서 기분이 더럽기가 아주 시궁창에 처박힌 기분이 들 거다·”

천유학이 아예 비웃음을 숨기지도 않고 대놓고 낄낄거렸다·

“들어가 보면 알 거다· 저 젠장맞을 촉감부터 시작해서 냄새는 또 아으 욕 나온다· 아주 어디 한 군데 더럽지 않은 구석이 없거든· 억울하면 너도 나중에 제자를 들여서 해 주면 된다·”

“그거 완전 증오의 대물림이네요·”

“그래 도둑놈들 간의 정이 딱 그렇지· 그런데 각성심공의 구결은 다 외웠냐? 도고께서 하룻밤이면 충분히 배우고도 남을 것이라 하셨는데·”

“진기도인 한 번만 해 주시면 되는데요·”

그러자 신투가 인상을 찌푸렸다·

“진기도인이 무슨 옆집 사는 도인이냐?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알아? 이 계집이 아주 도둑년의 심보네 이거·”

“저는 안 해봤으니까 모르죠· 헤헤 그런데 스승님이 천하의 도둑년이 되라고 하셨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끄응· 그거 하면 사흘은 힘든데·”

“에에이 스승님· 한 번만· 한 번만·”

“크흐흠·”

서문수린에게는 통하지 않을 애교였지만 천유학에게는 아주 직빵이었다·

결국 천유학이 툴툴거리며 정좌한 청의 등짝에 손바닥을 딱 붙였다·

진기도인이란 쉬운 수법이 아니다·

남의 내공을 움직여서 본래 없던 길로 이끌어야 하는 일이니 현경의 고수인 서문수린마저도 청에게 주양세심경을 가르칠 때에 진기도인을 해 주고 나서는 땀을 진탕 빼지 않았던가·

화경의 고수인 천유학은 진짜 말 그대로 사흘은 몸에 힘이 쭉 빠질 정도로 고되고 어려운 일인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예쁜 제자가 애교를 부리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천유학의 제자들 한림원 제자들은 다 큰 사내새끼들에다 제자백가의 제일 기본적인 뜻도 몰라서 뻘소리나 싸는 머저리들뿐인 것이다·

참고로 천유학은 한림원의 거인 현대로 따지자면 대학 최고 교수라서 딱 교수들이 제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완벽히 일치한다·

그리하여 천유학이 각성신공의 구결과 함께 청의 진기를 이끌어 일주천 한 바퀴를 겨우겨우 돌리는 데에 성공했다·

“와 두 번은 못하겠다· 차라리 죽지·”

천유학이 앓는 소리를 욕탕 바닥에 드러누웠다· 아닌 게 아니라 겨우 이 각 삼십 분 만에 의복이 흠뻑 젖은 상태였다·

그리고 청의 단전에서는 모처럼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다·

 

숨으로 들어온 천하의 기가 딱 한 줌의 미약한 진기로 뭉쳐 형체를 이루니 각성신공의 각체진기라 했다·

몸통을 한번 쭉 훑어 제 구역을 확인하고 돌아오니 단독주택인 줄 알았던 내 집 내 방이 사실은 세입자가 이미 여럿으로 같이 살고 있지 않은가·

심지어 다세대 주택도 아니고 벽 하나 천막 하나 없이 우르르 때려 박은 내무반이다·

인제 와서 저 그냥 나갈게요 해도 이미 진기가 되었으니 흩어져 산공이 되면 존재의 소멸이 아니겠는가·

같이 사느니 난 죽음을 택하겠다! 하고 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일단은 단전에 들어서 입구 어귀에서 살살 눈치를 보았다·

최근에 피 본 일이 없고 평온하니 아주 살판이 난 도가와 불가의 진기들은 태평히 늘어져 배나 북북 긁어대는 중이다·

그리고 반대로 피를 통 못 봐서 시무룩한 마기들은 저 구석에 처박혀 저들끼리 조금 불쌍한 모양새로 각을 잡고 앉았다·

그리고 저기 아주 구석탱이에는 곰팡이처럼 시꺼멓고 지저분한 마기가 꽁꽁 묶인 채로 흉측한 눈알만 희번덕거렸다·

미약한 음한계열에 속하여 축기보다 신체 정련에 효능을 가진 탓에 정공과 마공 어디에 붙기도 애매한 각체진기였다·

이럴 때는 알아서 기어야 하는 법이라서 각체진기가 슬슬 눈치를 보다 강한 쪽으로 붙었다·

도가와 불가의 신공들이 새 식구를 슥 훑어 살펴보고는 그저 한번 고개를 끄덕 하고는 턱으로 한 편을 가리켰다·

내키지는 않지만 받아는 주겠다는 그런 의미였다·

각체진기가 말석에 불편하게 자리를 잡고 있자니 사특한 마기를 신체 말단 어딘가로 쫓아내고 돌아온 소녀환희공 환희진기가 새로 들어온 식구를 툭툭 건드리며 간을 보았다·

얘가 마공인가? 아닌가?

정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그러다 두 진기의 눈이 딱 마주쳤다·

 

“음?”

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뭐지? 뭔가 묘한 뭐였드라·

알 수 없는 감각이 있어서 유심히 생각을 해 보아도 잡히는 것이 없다·

이 기분 뭔가 예전에···

“아이고 죽겠다· 일 성 이뤘냐? 그러면 이제 저기에 몸이나 푹 담그거라· 아이고 아주 백 년은 늙은 것 같네·”

천유학이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엉금엉금 기어 욕탕 밖으로 향했다·

“오잉? 어디 가세요?”

“내가 도둑놈이어도 파렴치한은 아니다· 그럼 여기서 제자 알몸이라도 구경하리?”

“저한테 춘화 들이미신 걸로 충분히 파렴치하셨던 것 같던데요·”

“크큭· 파렴치한도 맞기는 하다· 사내가 좀 파렴치해야지 꽉 막히면 고자새끼 환관놈이 아니겠냐· 아무리 그래도 제자 몸을 훔쳐보겠냐· 천륜을 어기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다·”

“그냥 뒤 돌아 계시면 안 돼요? 가시면 제가 혼자 수련은 어떻게 해요· 그냥 몸만 담그고 있으면 돼요?”

“무슨 계집이 경계심도 없고· 사내새끼를 그리 믿는 것이 아니다· 짐승새끼가 아주 널린 것이 사내새끼야·”

“에이 스승님이시잖아요·”

그에 천유학이 피식 웃었다·

어째 말을 저리 이쁘게 하는지·

“어차피 저기 개구창 너머에 있을 테니까 그냥 말로 해라· 시벌 냄새나고 답답해서 여기는 더 못 있겠다·”

개구창이란 바닥에 붙어서 환기용으로 난 작은 창문을 말했다·

천유학이 그렇게 나가버리고 나서 청이 목탕 앞에 섰다·

저편에서 봐도 끔찍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더욱 더 끔찍한 꼴이다·

무슨 용암처럼 펄펄 끓는 것이 심지어 꽤 점성이 높은 탓에 거품도 천천히 터지는 꼴이 몸 담그면 뼈도 안 남을 것만 같다·

지옥탕이 이런 모습일까 싶을 정도로·

청이 소리쳤다·

“이거 정말 들어가도 돼요!? 들어가면 죽을 것 같이 생겼는데요!”

그러자 개구창 너머에서 대답이 들렸다·

-그거 한 통에 들어간 약재가 금자로만 세 관이다· 죽이려면 더 싼 방법 놔두고 아까운 금괴 써가며 죽이겠냐· 그냥 푹 담가· 안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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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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