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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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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4

무림대회도 개최되었으니 반검쌍도회의 회원들도 슬금슬금 무천각으로 모여들었다·

초대 회장은 서문청이었는데 본인도 모르는 새에 모임이 만들어져 얼렁뚱땅 회장 직까지 넘겨받았다·

“그런데 반검쌍도회면 도검회 아닌가? 왜 도객이 양보한 셈을 치는거야?”

“어차피 모르는 사람이 듣고 나면 검이 먼저 아니겠나· 밝히기 부끄러운 이름을 굳이 해설까지 해 주고 싶진 않으니 반검이 먼저 오는 것으로 합의를 본 것이라네·”

“뭐야 반검쌍도회가 부끄러워?”

그에 회원들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서로의 병기를 놀려먹다 홧김에 붙은 이름이니 당연히 부끄러울 수밖에·

애초에 무인이 상대의 병기를 얕잡아 내려치는 일 자체가 유치하기도 하고·

어쨌거나 무림대회는 청의 친구들에게는 딱히 매력이 없는 자리였다·

모임이 불편한 천하제일미남(친구 없음)에 후기지수 아니라서 딱히 할 일 없는 팽초려(친구 없음)·

무림대회에서 노닥거릴 시간에 검을 한 번 더 휘두르겠다는 검치(검우 없음)에다가 그냥 친구가 없는 공손요예 그리고 마찬가지로 친구도 없는데 성질도 더러운 당난아까지·

청이 생각해보니 하나하나 짚어 생각해보면 다들 뭔가 하자가 있어서 친구가 없는 회원들이었다·

그러니 친구 많은 이 몸이 회장직을 맡아 이 외톨이들을 이끌어줄 수밖에는 없는 운명이구나·

다만 제갈이현만 얼굴 보기 힘들었다·

원래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해 온갖 곳에 기웃거리며 견문을 넓히는(온갖 이야기를 주워듣는) 행위를 낙으로 삼는 초 외향적인 근육남이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대련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목욕은 따로 하지만 우르르 몰려 밤구경도 다녔다·

그러다 보니 나흘이 훌쩍 흘러가 어느새 잠룡비무회의 삼십이 강이 펼쳐지는 날이 밝았다·

 

지난 나흘간 청이 칼날로 지은 것만 같은 마의를 계속 입고 다녔다·

밤이면 살이 쓸려 시뻘겋게 퉁퉁 부어오른 꼴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인간 초월 내구도의 살가죽이 상하지는 않았다·

천유학의 말대로 익숙해지고 나니 통증이 거슬리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익숙해진다는 말이 딱 이러한 것이었다·

같은 고통을 계속 반복한다고 해서 결코 통증의 절대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저 익숙해졌으니 아프기는 마찬가지라도 이제는 오히려 시원함마저 느낄 지경이었다·

모기 물린 자리를 손톱으로 꾹꾹 눌러서 구口 십十 전田 등등의 한자 모양 자국을 새기는 쾌감? 혹은 딱지 진 자리 옆을 살살 조심스레 긁어낼 때에 그 방광이 저릴 정도의 시원함?

하지만 비무회에서는 청의 소속을 나타내는 신녀문 도복을 입어야만 하는 일이라서 토시 없이 맨몸으로 걸쳐본 청이 결론을 내렸다·

아씨 돌겠네· 진짜·

혹시 좀 괜찮아지지 않았을까 기대했건만 그동안 거친 옷만 입었으니 부드럽게 사락사락 스치는 촉감에는 당연히 적응이 안 될 수밖에는·

하지만 이전처럼 울상을 짓지는 않았다·

이미 거친 옷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중이었으니 부드러운 옷도 나중에 시간 써서 익숙해지면 될 일이라고·

결국 청이 토시로 팔다리 싸매고 폭넓은 허리띠로 몸통에 도복을 딱 붙이고 나섰다·

그러고 나니 세상에 이렇게 답답할 수가!

손에 장갑을 낀 특유의 갑갑함으로 온 전신을 싸맸으니 그럴 수밖에는·

늘 휘감아 흐르던 바람이 느껴지지 않으니 어쩐지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그러니 어쩔 수 있나·

빨리 감각에 익숙해져야겠다 하고 재차 다짐하게 될 뿐이었다·

 

—-

 

잠룡비무회는 파란의 연속이었다·

낭인 출신 바른 표현으로는 무소속 무인들의 승률이 높다 못해 미쳐 날뛰었기 때문이었다·

예선 진출자 중에 아예 무소속인 무인은 열 셋· 개중에 열 명이 삼십이 강에 올랐으니 무려 본선 서른 두 명 중 열 명이었다·

덕분에 잃고 또 잃고 열받아서 대금(대출)까지 해다 걸고 나서 빚까지 잔뜩으로 아예 패망한 관중이 한둘이 아니라나 뭐라나·

하지만 승패권 판매는 국법이 인정하고 무림맹이 허가한 합법적인 사업이며 모든 책임은 무리하게 한탕 해 먹으려던 불순한 중생에게 있는 것이다·

어차피 일 할 빼고 투명하게 배분이 되는 것이니 누군가의 피눈물만큼 또 누군가가 금전을 챙기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이변은 계속되어서 청의 앞쪽 대진에서 무소속 무인 셋이 십육 강 본격적인 본선에 진출했다·

지당권 쓰는 마 소협에 의자 쓰는 왕 소협 그리고 또 뭐시기 누구· 몰라·

경기를 본 청이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뭐야 나흘 동안 또 무슨 짓을 했길래 왜 점점 나쁜 놈이 되어가고 있지?

나흘 전과 비교해서 무소속 무인의 악업이 대충 삼십여 점 전후로 늘어났다·

무소속들끼리 뭉쳐서 나쁜 짓을 함께하지 않고서야 저렇게 비슷한 악업 수치가 함께 오를 수가 있나?

하지만 딱히 들려오는 소식도 없고 당장 절세 고수 절대 고수 초초초 고수들이 우글우글 넘치는 이 개봉 땅에서 패악을 부리진 못했을 텐데·

청이 그쯤에서 대기실로 이동하고 나니 또 흥 하고 콧김 내뿜는 소리가 거셌다·

그에 청이 대답을 해 주었다·

“예 저도 잘 지냈답니다· 모용 소저도 안녕하셨나요·”

“흥· 왜 친한 척이람·”

그래도 먼저 시비는 안 걸었으니 그렇게 일일이 남의 크기를 물고 넘어져봐야 결국 제게 없는 허전함만 부각이 될 것이라는 청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뚱하니 고개를 돌린 채로 있다가 문득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기를-

“그래 소저 이번에 이기면 저와 붙는 거 아실까요? 괜한 상대에게 패배하지 말고 올라와서 실력으로 붙어 보시겠어요? 우리 서로에게 앙금이 있는 사이에 그냥은 심심하니 내기나 하나씩 걸지요·”

“모용 소저· 제게는 남은 앙금이 없답니다· 본래 옛말로 맞은 이만 잠을 못 자는 법이지요·”

“···?”

모용주희가 순간 멍했다·

옛말대로면 반대가 아니었나 하고·

하지만 옛말로 때린 놈은 다릴 못 뻗고 자도 맞은 놈은 다릴 뻗고 잔다는 속담은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모를 이상한 말이다·

본래 때린 놈은 금방 잊고 즐겁게 잘 지내며 맞은 놈만 억울하여 잠을 못 잔다·

“하· 저는 앙금이 남았으니 내기를 걸어야겠어요· 서문 소저가 지면 관중들 앞에서 그 면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하시죠?”

“음· 제가 왜요?”

“왜 이길 자신이 없으신가요?”

청이 피식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무슨 어린애 같은 도발이란 말인가·

“그래요· 그래야만 모용 소저의 마음이 편해지신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어요· 이제 되었나요?”

어차피 청은 손해 볼 것이 없다·

이기면 그만이다·

혹시나 만에 아니 백억에 하나 갑자기 하늘에서 벼락이 내리치는 바람에 패배하게 된다 치더라도 얼굴을 까면 그만 아닌가·

그에 대기실의 예비 출전자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모용주희를 보았다·

“또 또· 항상 그딴 식으로 나만 나쁜 년을 만들고···! 두고 봐! 내가 아주 콧대를 제대로 눌러줄 테니까!”

모용주희가 씩씩거리며 자리를 피해 먼저 대기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자리에 있기 불편하니 아예 비무대 아래에 먼저 가 있을 모양이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청의 면사를 건 자존심 강한 두 여인의 치열한 대결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었다·

청에게 분노를 전부 쏟아낸 모용주희가 이어지는 삽십이 강 비무회에서 무소속에게 거짓말처럼 패배를 당했다·

청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뭐야 올라오라면서 지는 내려가버리고·

뭐지? 이게 그 명예로운 죽음인가 뭔가 하는 건가?

그리고 나선 청의 차례였다·

한 번 가 봤다고 눈에 익은 선중 통로를 슥슥 통과해 또다시 우아하게 날아올라 비무대에 착 내려앉으니 관객들이 청을 맞이하여 큰 목소리로 호응해 주었다·

-추면검녀 떴다!

-우우! 못생긴 년! 면사 좀 걷어 봐라!

-이번엔 네년한테 걸었으니 잘 좀 해 봐라! 못생긴 년이 칼질이라도 잘해야 할 것 아니냐!

인간을 초월한 청력으로 개중에 몇몇 소리를 붙잡고 나니 대충 이런 식이었다·

음· 그냥 확 져버리면 안 되려나?

그러나 관객하고 싸워봐야 무얼 하겠나·

청이 그냥 훌훌 털어넘기고 상대를 마주보았다·

악업이 구십육 점· 와· 간당간당하네·

사 점만 높았어도 참살각인데·

청이 흉악한 생각을 하는 줄도 모르고 상대가 정중한 포권을 취했다·

“심천의 도래만이오· 단양도법을 익혔소·”

“신녀문 제자 서문청이에요· 신녀검과 월녀검 이외에 여러 잡기를 익혔답니다·”

사실 비무에서 쓸 왼손이 마땅찮았다·

아무리 우기면 된다지만 소수마공이나 흑살마장을 대놓고 쓰기는 좀 그렇고 무영신수는 비밀이었다·

여래신장은 살상력이 너무 강해서 가끔 쓰는 여래꿀밤 수준으로 위력을 확 줄이거나 아예 몸통을 터뜨리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다고 쌍수로 병기를 들자니 도법도 마공이지 검을 두 개 들어서는 승리할 수 없으니 쌍검은 절대 안 된다·

당장 승부를 제안했던 모용주희를 보라·

쌍검으로 유명한 여인이라서 그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으니 쌍검만 아니었으면 청과 다음 비무에서 붙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소녀의 경지가 낮지 않다 보니 선수를 양보해 드리겠어요· 자 오세요·”

“사양하지 않겠소이다·”

도래만이 그에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시하고는 달려드는데-

뭐야! 빨라!

눈 깜박할 사이에 도를 잔뜩 잡아당긴 도래만의 신형이 당도해 있었다·

청이 깜짝 놀라 철판교의 수법으로 무릎을 꺾었다· 수평으로 누운 몸 위로 부웅! 살벌한 소리와 함께 날 없는 도신이 가로로 허공을 베었다·

청이 그 자세에서 발을 굴러 뒤로 물구나무를 서며 두 바퀴 회전해 비무대에 섯다·

그러니 또다시 바짝 붙어서 이번에는 하늘 위로 높이 치솟은 도신이 반짝거렸다·

청이 구궁의 방위를 밟자 그 모습이 여섯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훌쩍 사라져버리고는 도래만의 뒤편 아홉 걸음 위치에서 등진 채 모습을 드러냈다·

개봉부 정면 목탑에서 지켜보던 무림의 절대 고수들이 벌떡 일어나 일시에 외쳤다·

능파미보!

그러거나 말거나 청은 반성했다·

와 진짜 빨라·

지금껏 상대한 무인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쾌검 아니 쾌도인 것 같은데·

이래서 강호가 넓다고 하는구나····

내심 무소속이라고 얕잡아보았던 청이었지만 한 수를 양보하자마자 얻어맞고 큰 망신을 당할뻔했다·

청이 급히 몸을 돌림과 동시에 일시에 상대를 놓쳐버리고 당황했던 도래만 역시 청의 모습을 찾아냈다·

적을 등지고 나타나는 능파미보의 특징은 정말로 딱 회피와 도주에만 특화인 것이다·

도래만의 무공은 그야말로 저돌적이다·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양손으로 휘두르는 도의 궤적은 칼날이 둥근 비무용 도라고 해도 맞으면 동강이 날 것 같은 파괴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속도를 안다·

빠른 속도와 정교한 타격점으로 이어지는 매서운 강격이지만 기교가 없어 정직하니 궤적이 보이는 것이 한계였다·

다만 이 정도의 강격은 본다고 해서 함부로 받아치기 어려우니 무학의 깊이로는 제법 그윽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청이 강대 강으로 어디서 빠지는 인물이 아니었다·

양손으로 검을 붙잡은 청이 바닥을 쓸듯 호쾌하게 올려치니 꽝!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도래만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사실 검술과 도법에는 아래에서 위로 베는 초식이 드물다·

대지에서 천상으로 향하는 역행이란 그 반대의 순리에 비해 몇 배의 힘을 요구하기 때문이었다·

다만 몇 배의 힘만 갖추고 나면 이만큼 위력적인 수법이 없다·

당연한 작용과 반작용의 이치로 위아래로 부딪쳐 청은 그 힘을 대지로 받아넘기고 도래만은 무게를 잃고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제 이 합· 십 합은 봐 줘야 하니까·

사부님 말이라면 끔벅 죽는 청이 허공에 뜬 상대를 추적하지 않고 얌전히 검을 늘어뜨렸다·

땅에 착지하여 두 걸음이나 더 물러나 중심을 잡은 도래만이 비무 중임에도 왼손을 명치 앞으로 들어올려 감사를 표시했다·

청은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뭐지? 왜 정중하지? 나쁜 놈은 아닌데?

근데 악업의 상태는 왜?

도래만은 한결 편해진 표정이었다·

방금의 한 수로 청과의 격차를 깨달았다·

그러면서도 무공을 펼칠 기회를 주려는 의도를 알았으니 승부욕을 가라앉히고 그저 가진 것을 전부 내보이려는 태도였다·

그러자 도래만의 도법이 바뀌었다·

속도에서 이어지는 강격은 어디로 가고 둔중하니 땅을 디뎌 우직하게 내뻗는 묵직한 도법이었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반 보씩 속도를 높힌 변초가 섞이는 것이 사뭇 위협적이나 이미 상대를 얕보지 않는 청이기에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십 합이 지나 십일 합·

극양의 성질을 띈 도기가 태양을 베어내듯 크게 휘돌아 반원을 그리고 나니 청의 검극이 어느새 도래만의 턱 밑에 닿아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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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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