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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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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8

의외로 중원은 오랜 전통으로 입식 생활을 해 왔다· 잠은 침상에서 자고 앉을 때는 의자에 앉는다·

무림인이 취하는 가부좌라는 자세는 청의 고향에서 흔히 말하는 양반다리와는 다른 것으로 양쪽 발이 반대편 허벅지 위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는 묘기에 가깝다·

한마디로 더럽게 불편한 자세인데 굳이 왜 이러한 자세를 취하냐고 하면 사실은 명상 중에 졸지 않기 위한 고행이기 때문이다·

가부좌는 본래 불교에서 나온 자세이며 고대 불교의 근본은 자해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 현객당의 무인들에게 가부좌는 좀 불편하더라도 못할 자세는 아니다·

무소속 그러니까 낭인 출신이라 하지만 아예 내공의 공부 없이 근본 없는 떠돌이들은 아니라서 무림맹의 엄격한 인성 심사로 지역에서는 협의로 이름을 날렸으니·

덕분에 바닥에 누운 도래만 혼자서 불편했다·

“서문 소저? 그냥 저도 앉아 있으면 안 되겠습니까?”

“에이· 편하게 누워 계세요· 편하게· 도 소협은 특별 대우를 받으셔야지·”

이게 어떻게 편할 수가 있겠나!

현객당의 무소속 무인들이 몇 명만 빼고 죄다 방 안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으니 개중 도래만 혼자서만 바닥에 누운 상태였다·

이래서야 특별 대우가 아니라 특별 괴롭힘이 아닌가· 감히 제게 혈정을 쓴 사악한 약을 건넸다고 뒤끝을 부리는 것도 같고·

“그러니까 한 분도 빠짐없이 잠람단을 드셨다는 거네요· 음· 이미 일어난 일을 어찌하겠어요·”

그에 무소속 무인들이 시선을 피했다·

청이 그에 말을 이었다·

“인간 단약은 제사를 지낸 후에 폐기를 할 테니까· 자자· 꺼내들 놓으시고· 혹시 단약 준 놈이 어떻게 생겼는지우리 인상착의부터 좀-”

“이건 아니지· 소저가 뭐라고 회수하느니 뭐니 하시오?”

“엥·”

청이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무인을 바라보았다·

의자를 병기로 쓰는 왕노필 소협이다·

“뭐에요 그래서 사람 갈아 넣은 환약을 계속 드시겠다?”

그에 왕노필이 잠시 멈칫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오? 희생된 피해자들에게는 안타깝지만 그분들도 아무 의미 없이 헛되이 버려지느니 차라리 누군가가 사용을 해주기를 바라지 않겠소?”

이건 또 무슨 논리야·

청이 짜증을 확 부렸다·

“무슨 거창한 정의로운 일 했다고 의미가 뭐가 어째요? 비무회 전에 먹고 나간 게 무슨 자랑이라서 떳떳하게 소리를 쳐요? 애초에 수상한 놈이 건넨 시뻘건 잠람단이 제대로 된 물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다들 말해 봐요· 신투가 줘서 믿었다 뭐 그딴 소리 하지 말고· 애초에 신투라고 한 놈이 뭐 관에서 발행한 신투 인증서라도 들이밀었나? 다들 떳떳치 못하고 캥기는 게 있으니까 여기 순순히 모여서 불편한 자세를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아· 도 소협은 계속 누워 계세요· 에이 편하게 계시라니까·”

그에 무인들이 시선을 피하고 불쌍한 도래만이 엉거주춤 일어나려다 다시 불편하게 몸을 눕혔다·

대충 청이 계산을 해보니 한 알에 악업이 삼십 점씩 오른 셈이었다·

하지만 모르고 먹었다고 죄가 아니다?

누가 자는 중에 몰래 처먹였거나 아니면 칼 들이밀고 먹을래 죽을래 협박을 한 것도 아니다·

난아의 말을 들어보니 시뻘건 약 자체가 불길하다 피하는 것이라던데 그걸 정체도 모를 놈이 덥석 쥐여준다고 시시덕거리며 처먹은 놈들이었다·

애초에 신투? 신투는 핑계지 비무회에서 좋은 성적 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신투가 준 좋은 약이라고 믿고 싶었을 뿐이겠지·

입수처가 수상한가? 수상하다·

약이 수상한가? 수상하다·

사용처가 떳떳한가? 떳떳하지 않다·

이러니 악업이 오르더라도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그에 왕노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소저는 이해 못 하오! 곱게 자라나 어려서부터 영약 먹고 신공 익히며 살았으니 우리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까! 이번 비무회가 우리 낭인 출신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절대 모르겠지! 다들 안 그렇소!?”

왕노필의 서러움 섞인 말에 다른 무인들 역시 눈에 분기가 서렸다·

본래 사람을 화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바로·

그러나 위의 방법은 일상에서 해당되는 말으로 논쟁과 말싸움의 비법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의 화를 돋굼과 동시에 억울함과 짜증 그리고 반발심으로 말문을 막음과 동시에 혈압의 폭발을 불러일으키는 공수 겸비의 최고의 공격법은 따로 있었다·

바로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상대의 흠결을 잡아 찍어누르는 것이다·

그에 청이 아차 싶었다·

짜증에 두다다 쏘아붙여봐야 상대가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반발만 사니 그저 본인 시원하자고 입으로 내뱉는 칼일 뿐이었다·

상대를 회유하려면 공감을 통한 유도여야 하는 법인데도·

아니면 금전·

그리고 청이 선호하는 방식은 무력·

그에 청이 기세를 누그러뜨리고 살살 달래며 방식을 바꾸었다·

“제가 다 이해하니까 이렇게 조용히 해결 보려고 여기 와 있잖아요· 막말로 제가 막 정파 높으신 분들께 잠람단이 어쩌고 비무 뭐뭐 고자질하지 않고 여기 와 있잖아요? 여러분들이 얼마나 필사적인지 다 이해를 하니까요·”

“하· 이해라· 웃기시는군· 소저가 무얼 아시오? 사문은커녕 변변한 배경도 없이 떠도는 설움을 신녀문 제자인 소저께서 어찌 이해를 한단 말이오?”

“그야 저도 낭인 출신이거든요· 쓰레기 막 집어먹으면서 거지랑 자리싸움으로 투닥거리며 살았던 게 겨우 몇 년 전이에요·”

“···? 그러면 낭인 출신이 아니라 거지 출신인 게-”

“에이· 낭인이나 거지나· 칼 들고 뺏으면 낭인이고 안 들어서 빌어먹으면 거지 아닌가· 안 그래요? 다들 길바닥에서 자다 거지들한테 몰매 맞고 버린 음식물 쓰레기에서 어쩌다 왕건이 고기라도 나오면 엄청 기쁘고 그래 봤잖아요? 그리고 또···”

말하고 나니 속에 품은 한이 터져나왔다·

이럴 때 아니면 누구에게 털어놓으랴·

모처럼 공감해 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한 청이 속에 품었던 슬픔을 두다다 털어놓았다·

그에 낭인 출신들의 표정이 어색해졌다·

“어· 음·”

“쥐라도 잡으면 모처럼 포식하는 날이고 거지새끼들한테 뺏기기 싫어서 생으로 처먹다가 씨이 생각하니까 화나네· 건평 떠나기 전에 다리 아래에 불이라도 지르고 왔어야 하는데· 무림대회 끝나면 다녀올까·”

그에 무인들이 서로 눈치를 보았다·

아무리 낭인이라도 그렇게까지 거지꼴을 하지는 않았다· 어디의 삼류 무관에서 일용직으로 칼을 팔아도 최소한 식은 밥과 잘 자리는 주는 법이었으니까·

“그 고생이 많으셨군···”

“뭐야 왜 불쌍하다는 듯이 봐요? 낭인 출신이 다 이런 거 아니었어요?”

“소저 실은 그건 낭인이 아니라 거지 크흠· 아니 소저가 고생이 참으로 많으셨구려·”

왕노필이 그리 말하려다 동료에게 옆구리를 쿡 찔리고는 내용을 바꾸었다·

그렇게 왕노필의 선동은 무산되었다·

오히려 청의 서러움이 가득한 경험담을 듣고 나니 나 정도면 아예 하류라고 하는 시궁창 무인의 삶이 결코 아니었구나 하는 위로도 되고·

애초에 남에게 보일 만한 무공으로 자기 동네에서 협의를 펼칠 정도면 그렇게까지 꼬라박은 인생 막장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청의 앞으로 목함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청이 열어서 확인해보니 죄다 두 알씩 들고 두 칸이 비었다·

본선에서 지금까지 두 경기를 성실하게 챙겨 먹은 모양·

“음? 뭐에요? 여기 반만 드신 분은 또 누구세요? 한 개 반이나 먹고 나갔어요?”

그러다 딱 하나 반절뿐인 환약을 발견한 청이 물었다·

“그건 원래 반절짜리요· 잠람단을 처음 먹는 사람은 반절부터 먹어야 한다고 해서 하나는 처음부터 반절이었소· 나는 예전에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어서····”

그에 무인들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애초에 네 알이 아니라 세 알 반짜리 목함이었다는 것이다·

뭐야· 처음 먹을 때에 용량 조절까지 해 줬다고? 이상한 수작을 부린 놈치고는 되게 친절하지 않나?

사악한 단약이기는 해도 효과는 뛰어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진짜배기 잠람단이라던데·

세상에 진짜 별놈이 다 있다고 생각하며 청이 본론을 꺼내 들었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 사악한 약물 뿌린 새끼를 잡아서 처리해야 해요·”

“신투를 말이오? 우리가 어찌···”

“혈정을 쓴 끔찍한 물건을 작정하고 뿌렸는데 그게 신투든 아니든 선의를 베풀었겠어요? 여러분들 몸을 망치려는 게 아니면 체면이라도 망치려는 수작이지·”

“체면이라 하시면···?”

“비무회에서 모처럼 무소속 무인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누가 갑자기 나타나서 저 새끼들이 인간 갈아 만든 환약을 처먹고 비겁하게 이겼대요 하면 여러분들 체면도 땅에 처박히고 무림맹 체면도 같이 처박히는 거지· 내 생각은 이런데 어때요?”

체면 살해 전문가인 청의 견해였다·

체면 박살의 최고 권위자인 청이었기에 남의 수작질도 얼추 간파해내는 것이다·

그에 무사들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세상에 이유 없는 선의는 없는 법이다·

신투가 워낙 이상한 놈이고 같이 승리를 훔쳐보자 할 만큼 충분히 이상한 놈이기에 그런가보다 했다·

하지만 사실은 비무회의 호성적을 거둬 인생 역전을 꾀하는 무소속 무인들이 간절함으로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이었다·

청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 믿음이 실상 어떠한 근거조차 없는 환상이었음을 깨닫고 만 것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여러분들 절박한 것도 다 이해해요·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영약 물고 태어나서 이룬 경지나 자기 수명을 좀 깎아서 내는 실력이나 크게 다른가? 옳고 나쁘다고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잠람단이 사람 갈아서 만든 빌어먹을 물건만 아니었다면요·”

무인들이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이 일이 밝혀져서 여러분들이 손가락질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뒷배경도 없이 아주 열심히 하셔서 여기까지 오셨잖아요· 동네에선 협의로 유명하신 협사 분들이시라며·”

한 알에 삼십 점이면 악업 육십 점을 빼고 나서 선업으로 기우는 이가 반절이다·

육십 점 더해도 백 점 넘는 사람이 없었으니 무림맹의 인사 검증이 확실했던 것·

정파 무인이야 바르게 살기 참 쉬운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어렵게 살면서(청의 생각만큼은 아니지만) 업을 지키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이 잠깐의 유혹에 못 이겼다고 해서 비난을 손가락질받아서는 안 된다·

청이 생각하기에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그러니 약 뿌린 개놈인지 개놈들인지 잡아다가 처리를 해야 여러분들도 발 뻗고 주무실 거 아니에요?”

무인들이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청이 상냥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니 우리 같이 궁리를 좀 해 봐요· 어떻게 잡아다 조져야 할지 말예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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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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