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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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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

청은 따로 산다·

청은 서문수린의 직전제자다·

그런데 그렇다고 신녀문도는 아니었다·

태상장로의 문외제자라는 해괴하기 짝이 없는 위치 때문에 다른 문도들이 거처하는 화담동에 들어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너무 큰어른이기 때문이었다·

반로환동까지 이룬 고수인 서문수린은 전대의 인물이다·

장제자에게 진작 장문인 자리를 물려주었으니 그 제자인 청의 배분은 장문인의 막내 사제였다·

그런데 도문끼리는 또 우리가 남이가 하는 문화가 있었다·

대충 배분을 공유하고 존중해준다·

그런데 큰 도문이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는 그 구파에서 소림과 아미 둘만 쏙 빼면 된다·

구파의 영향력이 곧 정파무림과 같았다·

결국 이 배분은 정파로 분류되는 모든 문파들에게 통하는 권위라는 뜻이었다·

청은 처음에는 이 배분이라는 괴상한 제도를 알지 못했다·

알고 보니 일종의 기수다·

상륙을 목적으로 한 특정 병과의 군대가 유난히 집착하는 그 기수였다·

입문한 순서로 기수를 따지니 현대와 다를 것이 없지만 가끔 예외가 발생했다·

얘는 딱 보니 키우면 좀 치겠는걸 하고 재능 있는 신입을 쏙쏙 빼가는 높으신 고수님들 때문이었다·

직전제자가 되면 제자는 스승의 기수 아래로 곧장 편입이다·

이러한 이유로 청은 신녀문 내에서 서문수린을 제외한 가장 높으신 어르신들과 동격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된다·

“앗 태사숙조님이시다!”

“태사숙조님! 안녕하세요!”

“태사숙조님!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앗! 야생의 신녀문도이(가) 튀어나왔다!

청이 한 떼의 신녀문도에 둘러싸였다·

서문수린이 문도들에게 다음 대의 천하제일인이라고 공연히 못을 박아버렸다·

문파의 실무진들에게 배분 문제를 감안해서라도 직전제자로 받아들이기 위한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만들어준 것이다·

그렇다고 청이 거만하거나 얄밉기는 커녕 어른 대하기를 싹싹하니 친근하게 잘 구는 재주가 있었다·

아래쪽 문도들도 마찬가지였다·

청이 어려운 인물상도 아니고 엄밀히는 문외의 인물이라서 깍듯한 예의를 차릴 필요도 없다·

문중에서만 자라 소녀스러운 방심을 유지해온 청년 문도들이 바깥이 궁금해 난리를 치는 것을 몇 번 받아주었더니 이 꼴이었다·

그런 이유로 청은 인기 만발이었다·

“바빠· 비켜·”

그때 진장명이 청을 지키듯 막아섰다·

“작은 사숙님 계셨네····”

“에이 망했어·”

“저희 가보겠습니다 태사숙조님!”

“작은 사숙님도 있다가 뵈요!”

신녀문도들이 실망한 기색으로 떠났다·

청은 만만하다·

이상하게 자신들을 어려워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그러나 옆에 작은 사숙이 붙어있으면 이야기가 다르다·

평소에는 온순하고 조용하고 귀여운 작은 사숙이다·

하지만 태사숙조 옆에 붙어있을 때는 짐승처럼 경계하며 으르렁거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진장명도 잘 지냈다·

청은 신녀문도들이 작고 아담한 막내 사숙을 인형처럼 품에 안고 다니는 꼴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보았다·

이해가 가는 일이었다·

쪼매난 것이 항상 뾰로통하니 뚱한 표정으로 종종거리며 돌아다닌다·

귀엽기는 했다·

감히 여중생쟝의 허락도 없이 몸을 건드릴 수가 없어서 청은 항상 구경만 했지만·

“그럼 꼬맹이 오늘도 열심히 하고·”

“언니두·”

청이 신매전 앞에서 진장명과 헤어졌다·

그리고 서문수린의 수월전으로 향했다·

수월전의 대문은 항상 활짝 열려 있다·

그러나 감히 드나드는 문도는 거의 없었다·

태상장로의 거처를 사적으로 드나들기도 어렵거니와 신녀문 안에서 서문수린이 워낙에 불같이 무서운 분이셔야지·

하지만 청이 보기에 조금 안타깝기는 했다·

굳이 대문을 활짝 열어 놓은 이유야 뻔했다·

누구든지 들어와도 좋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신녀문도들이 서문수린을 보면 뱀 앞에 쥐처럼 바짝 굳어버리는 판에 누가 감히 찾아가겠는가·

그렇다고 신녀문도를 탓할 수도 없다·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회장님이 외로워 보인다고 해서 회장실로 쳐들어가는 꼴이었다·

그런 기행이 가능한 사람이란 갑자기 낙하산 타고 뚝 떨어져 내린 근본 없는 사외이사님 정도가 될 터였다·

그 근본 없는 사외이사가 성큼 수월전 안으로 들어섰다·

“스승님 저 왔는데용·”

“하· 번듯한 무인이 어찌 콧소리를 내며 아양을 떠느냐? 제자야 여류 무인의 대표라는 생각으로 항상 올바른 품행과···”

“아가는 그런 거 몰라요· 아가는 무공밖에 몰라· 무공 가르쳐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에잉···· 이젠 듣는 척도 안 하는구나·”

서문수린이 못마땅한 소리를 했지만 어렴풋한 웃음기까지는 마저 지우지 못했다·

청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애교에 성공하면 핵꿀밤이 전술핵꿀밤 정도로 위력이 낮아지곤 했다·

서문수린과 하는 공부는 이제는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련뿐이었다·

내공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청이 서후천애심결을 단숨에 10성 경지에 올려버렸다·

당연히 서문수린은 어제까지 걷던 아가가 갑자기 날아다니는 모습에 감탄을 했다·

이때 서문수린은 제자는 제자인데 문외제자라는 우기기에도 민망한 기묘한 제자한테 사문의 신공을 전수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였다·

하지만 어렵지 않은 심법이라 하나 하룻밤 만에 대성을 이룬 모습에 역시 차기 천하제일인이다 하고 여중제일인의 심법을 전수해주었다·

주양세심경·

염제 신농씨가 딸 요희를 위해 만든 무공이라 전해지는 신공이었다·

보라색 테두리의 무공에 청이 희희낙락 또 수련점을 가득 부었다·

그날 밤 청의 모옥에서 봉황이 날아올랐다·

주양세심경 12성· 대성·

청의 내공이 무섭도록 불어났다·

다만 그뿐이었다·

서문수린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내공의 양이 막대했다·

모자란 단전 크기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내공이 사지백해 전신에 머물고 있었다·

내공의 양으로만 따지면 벌써 초절정 중기와도 맞먹는 양이었다·

그런데 왜 초절정의 벽을 깨지를 못해?

그러나 고수가 괜히 고수가 아니었다·

서문수린이 결국 그 이유를 알아냈다·

“제자는 모든 초식이 머리에서 나오는구나·”

“그럼 어디에서 나와야 하는데요?”

“그야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느냐· 세상에 너무 머리가 좋아서 탈이 난 꼴이로구나· 과유불급이라 하더니마는·”

본래 고급의 무공일수록 두루뭉술한 것이다·

검법으로 치면 검을 높이 들어 빠르게 내리치라고 하는 말을 이렇게 적어놓는다·

하늘에 솟은 산에서 언덕으로 내려치니 그 기세가 가히 폭풍과도 같고····

이런 식이었다·

문제는 무공이 그저 내기의 운용과 형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심상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통 무인은 구결의 뜻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때에 무아지경에 들어 절정에 이른다·

그에 나아가 자신 나름의 해석을 완성해나가는 행위가 바로 심상이었다·

그렇게 한 초식이라도 온전히 자신에게 맞추어 녹여내는 때에 무인이 무아지경에 들어 초절정에 이르는 법이었다·

“심상····”

“네가 오로지 검공을 머리로만 이해하니 당연히 다음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란다·”

그야 당연한 일이었다·

청이 무공을 배우는 방식이 그저 머리속에 팍팍 강제로 쑤셔 넣는 방법이라서 그랬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야 심상이 떠올라 정립이 될 때까지 검을 휘두를 수밖에는 없지 않겠느냐·”

그래서 대련 또 대련 또 대련이었다·

사실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왜냐하면-

딱!

“머리가 헤집어지지 않았더냐· 어서 정리하거라· 칠칠맞은 제자년 같으니라구·”

딱!

“생로가 여섯이나 있었는데 찾지 못해 땅을 구르느냐? 모름지기 여류 고수란 우아해야 하는 법이라고 내 누누히 말했거늘·”

딱!

“앞섶이 훤히 보이지 않느냐! 남녀가 유별한데 고작 싸움 한 번에 속살을 보여야 되겠느냐!”

청이 머리를 움켜쥐고 울상을 지었다·

“끄읍· 이러다 제자 대가리가 깨지겠어요·”

“대가리라니 대체 하여간 어찌 망아지같은 그 조동아리는 왜 고쳐지질 않으니···”

청이 죽겠다고 엄살을 피우면 이렇게 다소 누그러진 태도로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했다·

서문수린이 손을 움직이며 청을 바라보았다·

처음 신녀문에 오를 적에는 그 미색이 나쁜 것은 아니나 좋다고도 못 할 상이었다·

서후천애심결은 여인의 미용에 탁월하다·

주양세심경 신녀검결과 신녀호수보 역시 도가의 선녀공이라 익숙해질수록 그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공능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목구비가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지금에 이르렀다·

이제 어디에 내어놓아도 대충 미인이라 불릴 정도는 되었다·

이전에 그 추레하던 계집을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터였다·

이쯤이면 더 붙잡지 않아도 되겠구나·

마음을 정한 서문수린이 말했다·

“슬슬 세상에 나아가도 되겠구나·”

“어 진짜요?”

“더 붙잡아도 초절정의 경지는 요원하니 네게 필요한 것이 이러한 비무가 아니라 실전에 있는 것이로다· 가르칠 것은 다 가르쳤으니 네가 더 남아있다 한들 큰 의미는 없을 것이야·”

“아···”

청은 이전에 전조 임무를 보았다·

전조 임무가 있다면 결국 그 뒤를 따라서 발생하는 주 임무가 있다는 뜻이었다·

청은 확인해야 했다·

신녀문 생활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눌러앉아 하하호호 웃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이 상태창과 결판을 내야 한다·

이 게임의 끝을 보아야만 그 이후의 허무만이 청을 온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었다·

그게 현실로의 귀환이 되건 아니면 영영 중원 사람으로 남게 되건 간에·

“제자가 비록 문외제자라고 하나 문도들 중 그 누구도 아가를 외인이라 생각하는 이는 없단다·”

“그건 저도 알아요·”

“그래· 알고 있으니 다행이구나·”

서문수린이 청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제자의 모옥이 여기에 있으니 어느 때건 돌아와 쉬다 가거라·”

“어··· 그래도 될까요?”

“그럼· 그걸 말이라고·”

서문수린이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와 같은 미소였다·

“여기가 네 집이다· 저의 집에 허락받고 드나드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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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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