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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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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3

사람이 어찌 이토록 상처를 입고 태연할 수가 있단 말인가·

연 파가 안쓰러움을 듬뿍 담아 기괴하게 부풀어 올라 울퉁불퉁한 환부를 보고 다시 청의 얼굴을 살핀다·

순간 망치로 세게 얻어맞은 것만 같다·

찌푸려진 채로 파르르 떨리는 눈꼬리를 어찌 이제야 눈치를 챘을꼬·

계집년이 어째 표정이 불퉁하다 했더니 그게 아니라 내내 미련하게 고통을 참고 있었으니 당연히 표정이 펴질 줄을 모르지·

늙은 년이 주책이라고 이런 아가를 계속 부려먹었구나·

왕야의 수발을 들 때가 아니건만·

오히려 왕야께서 간병을 들어줘야 하는 때가 아닌가·

무려 그 왕야다·

아주 끔찍하게 아끼는 세상 가장 아끼는 왕야께서 간병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이니 연 파의 미안함이 그 수준에 이른 것이다·

연 파의 표정이 미안함에 푹 잠긴다·

하지만 청의 눈 상태가 사람의 표정까지 살피기에는 썩 좋지 못한 판이었다·

그러니 그러거나 말거나 청이 옆구리에 척척 약을 바르더니 큼직한 면포를 대고는 붕대 한 줄 가운에 놓아다가 돌연 꾸우욱 잡아당기다가-

“아악!!”

참지 못하고 육성으로 비명이 터졌다·

환부 압박도 좀 전체적으로 꾸욱 눌러서 담아야지 터진 상처가 어설프게 나은 상태에서 다시 터져 부푼 가운데를 제대로 찝었으니 당연히 고통이 치밀 수밖에는·

청이 그대로 무너져 머리를 꽁 몸을 웅크린 채로 꺽꺽 숨통이 막혀 공기가 돌아 나오는 소리로만 부들부들 몸을 떤다·

연 파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뭐 뭣 하는 게야?”

“무슨 일인가!”

끔찍한 비명에 이어 고함이 터지는 통에 자유가 벌컥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속바지 하나 입고 상처를 돌보던 청이다·

자유의 눈동자에 연파에게 큰절을 올리는 청의 새하얀 등판이 담긴다·

그야말로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신 잡티 하나가 없어 한백옥(대리석)을 깎아 만든 듯한 그야말로 사내의 숨통을 끊는 뒤태에 자유가 숨을 헉 크게 들이켠다·

그러다 그도 잠시 좌반신 옆구리에 커다랗게 부풀어오른 흉측한 살덩어리를 보고 곧장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연 파? 어찌-”

“왕야!”

연 파가 급히 청의 뒤를 가로막았다·

“여인이 있는 방에 어떻게 이리 경솔히 발을 들이십니까! 썩 나가지 못하십니까!?”

“앗 어 음· 미안 미안하네·”

“당장 나가십시오!”

자유가 크게 당황했다·

연 파가 화를 내는 모습을 생전 처음 보았으니까·

왕야라면 무얼 해도 심지어 사람을 해하더라도 오냐오냐 우리 왕야 사내는 독해야지 아유 피를 뒤집어써도 멋지시다 둥가둥가 떠받들 것만 같던 연 파다·

그러니 그 사나운 눈초리에 당황할 수밖에는·

자유가 어물어물 뒤로 물러나 박차버린 문을 공손히 붙잡고 문간을 넘었다·

그러다 문득 앗 생각이 난 듯이 닫히지 않은 문 틈새의 목소리로만 하문한다·

“그 내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친구의 용태가 썩 좋지 않아 보이던데· 혹여-”

“닫으십시오!”

닫으라는 것이 문인지 입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쨍쨍한 불호령이다·

어느 쪽인지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자유가 일단 둘 다 닫았다·

그리고 나서야 청이 겨우 몸을 일으킨다·

“허으 와 뒤질 뻔-”

“이것아! 대체 무슨 짓이냐!”

연 파가 소리를 빽 질렀다

그에 청이 변명을 붙였다·

“흐아 후 후우우· 환부를 꽉 매어놔야 움직일 만해요· 진각을 밟았는데 출렁거리기라도 하면 진짜 그 자리에서 정신줄 놓고 쓰러질걸요·”

“크흠·”

“이거 혼자서는 안 되겠다· 연 파가 있어서 다행이네요· 좀 도와주실래요?”

“다행은 무슨 아이고 이것아····”

다행이야 생명이 경각에 처한 상황에서 청을 만난 왕야와 연 파가 다행이다·

아가가 그냥 지나쳤으면 이리 참혹한 꼴을 하지는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환부가 낫도록 놔두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서풍이 부는 때라 산불이 빨리 번지지는 않겠지만 촌것들이 괜히 제 터전을 버리고 도망쳤겠는가·

촌락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니 연 파가 어쩔 수 없이 면포를 살살 압박하여 댄다·

“윽 좀만 더 세게요· 아니 조금만 좀 더 더 더 허윽·”

“괘 괜찮으냐?”

“안 괜찮은데 그보다는 더 힘을 주셔서 압박해야 해요·”

아프더라도 한 방에 확 매어버려야 한다·

하지만 잡아주는 이가 어물어물하여 좀체 힘을 주질 못하니 오히려 진도가 안 나가는 것이다·

아씨 좀 한 방에 가지·

그리고 뭔데·

왜 원조 욕쟁이 할매가 갑자기 찐 할머니 흉내를 내는데?

물론 원조 욕쟁이 할매의 욕설도 정이 듬뿍 담겨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갑자기?

원래 할머니들이 환자 앞에 약한 법인가?

그리하여 한 번 크게 아프고 끝날 처치를 오래 그리고 많이 아프고 겨우 끝냈다·

청이 압박감에 살살 몸을 흔들어 본다·

욱씬 곧장 대못이 한 방에 못머리까지 꽝 박히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정도면 뭐 버틸만하지?

적어도 눈앞이 새하얘져서 아무것도 못 하고 부들거리거나 숨이 턱 막혀서 저절로 몸이 굽어지는 정도는 아니니까·

 

—-

 

계두 사내 금의위의 팔혈기수라 하는 큰 황은을 얻은 여덟 용사 중 일곱 번째 칠기 막석은 청의 비열한 수작질에 당해 땅에 처박혔다·

정확히는 대지를 향해 한 대의 인간 화살이 되어 돌진했다·

어찌 보면 인간이 대지에게 도전했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패·

사람은 대자연을 결코 대적할 수 없다는 교훈으로 코가 삐뚤어지고 말았다·

사실은 코뿐만 아니다·

십이월 단단하게 얼어붙은 땅을 얼굴로 주욱 긁었으니 코는 비뚤어지고 면상 전체에 죽죽 길게 딱지가 져서 마치 검은 비가 내리는 형상이다·

그럼에도 얼굴이 갈리지 않은 이유는 역시 홀로 지존하신 황상께서 내려주신 은혜 황은신혈대법의 덕택이라고 하겠다·

어쨌거나 땅에 처박혀 정신을 잃은 대장을 두고 금의위 위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그 정체 모를 폭주 인력거와 승객을 놓쳤다고 하면 분명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화만 내면 다행이지 그 개 같은 새끼는 말채찍을 부하에게 휘두르는 말종이다·

본래 그렇게 포악한 상관은 아니었다·

하지만 팔혈기수의 일원이 되고 나서는 폭증한 경지와 반대로 사람이 사나워졌다·

금의위 위사들이 이야기하기로는 사람이 출세하고 나서야 본 성격이 나온다고 원래 성질 더러운 새끼가 꾹 참고 있다가 이제야 본성을 드러냈다고·

그러니 놓쳤다고 하면 분명 또 길길이 날뛰며 성질을 부릴 것이다·

그러면?

놓치지 않으면 된다·

위사들이 말을 맞추었다·

궁(弓)자 고갯길에서 속도를 늦추지 못한 인력거가 저기 남쪽 낭떠러지 아래로 처박혔다고·

그러나 위사들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정신을 차린 막석이 마구 화를 내며 날뛴다·

“겨우 그깟 놈들 족치는 데에 여덟이 어떻게 여덟이나 당해!? 이게 금의위 수준이 하 도대체가 믿을 수가 없다! 이 나약한 새끼들아!”

금의위의 표정이 썩어들었다·

여섯이 죽고 둘이 크게 다쳤는데 애도는커녕 왜 당했냐고 화를 내는 꼴이라니·

게다가 나약한 새끼들은 이미 죽은 새끼들이지 왜 건강하게 살아있는 위사들에게 욕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무엇보다 대장이랍시고 저도 그 인력거꾼 하나를 못 잡고서 자빠져 기절한 주제에 말이 많다·

막석도 부하들의 태도에 천불이 터진다·

“그 이가놈의 부하들은 고작 일개 장천호를 그것도 천한 농사꾼의 자식 따위를 따르면서도 존경을 표하는데 명가의 장손이자 황상께서 직접 위를 내리신 칠기인 이 몸에게 어찌 이리 불손하단 말이냐!”

순간 위사들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어떤지 이 장군을 원수처럼 미워하더니만 그게 부러웠던 모양이구나 하고·

하지만 신분과 직급으로 존경을 구할 수는 없는 법이다·

신분과 직급으로 존중을 살 수는 있어도 존경이란 사람에게서 우러나는 것이기에·

날 존경해라! 하고 소리친다고 해서 위사들이 돌연 존경이 솟아나지는 않았다·

특히나 그게 코가 삐뚤어진 놈이 하는 소리면 더욱 그러했다·

막석이 저 혼자 씩씩거리다 결국 제풀에 지쳐 이익 고개를 팩 돌려버린다·

저 새끼 또 삐졌네 하고 위사들이 질린 표정을 했다·

막석이 삐져버리고 나면 명령도 안 하고 마치 나 없이 너네 잘 하나 보자는 태도로 입 꾹 다물고 눈알만 부라린다·

그리하여 위사들이 하던 일 마저 하기로·

그런데 우리가 뭐 하고 있었더라·

그래 집에 가고 있었지·

그러고 나니 위사들의 마음에도 새삼스럽게 천불이 치솟는다·

그냥 인력거가 지나가게 두었으면 동료가 죽어나갈 일도 없었을 것이며 무엇보다 이렇게 고생하지도 않았을 터다·

죽은 놈 중에 진급 예정자가 네 놈이나 있었으니 그건 그리 나쁘지 않은 일이다·

적당히 쫓는 척이나 할 것이지 막석 놈 눈에 띄겠다고 나대니까 진급에 눈이 멀어 항상 빈축을 사던 놈들이라 딱히 유감스런 마음은 없다·

그리하여 위사들이 산 타고 내려가 일단 화마가 쫓아오니 강을 건너서-

“하 멍청한 새끼들· 어차피 북으로 향할 것을 벌써 강을 건너서는· 강이 굽어지면 굽어지는 대로 죄다 건너며 몸을 적시는 저능아들이 있구나· 몇 번이나 건너나 보자·”

막석이 다 들으라고 중얼거렸다·

익숙하면서도 새삼 좆같은 태도였다·

그러나 막석의 말도 그리 틀리지는 않았던 것이 다시 맞은편 산자락을 피해 북으로 향하니 아까 건넌 무수강이 서로 휘어 다시금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심지어 무수강은 강안 절벽 끼고 휘돌아 다시 북동으로 향하니 두 번이나 더 강을 건너야 하게 생겼다·

개자식 미리 좀 말해줄 것이지·

위사들이 다시 강을 건너고 또 건넜다·

그러고 나니 연기가 몇 줄기 피어오르는 요새 형태의 촌락이 보인다·

강바람 쌩쌩 부는 와중에 젖은 옷이 얼음장 같이 식어 이가 딱딱 떨리는 와중이다·

위사들이 화색을 띄며 닫힌 문으로(청이 들어갈 때에 닫고서 빗장을 걸었다) 향하려니 또 개자식이 크게 중얼거린다·

“이딴 천것들 우리에서 쉬어갈 정도로 아주 여유가 넘치는 모양이지? 산불이 언제 번질지도 모르는데 왜 푹 쉬다가 못해 아주 눌러앉지· 젖은 생쥐 꼴을 보니 짐승 우리가 아주 잘 어울리겠어·”

위사들의 이마에 다같이 핏대가 솟았다·

고수만 아니었으면 진작 다같이 뒤통수 치고 칼로 찔렀다·

의외로 찌르지 않는 이유에 막석이 상관이라는 사항이 없었다·

본래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전투부대 대장의 사인이란 부하들에게 배신당함이 죽는 원인의 당당한 일 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사들이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에 촌락을 두고 우회한다·

다만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고 나니 막석 역시 뜨거운 차 한잔이 아쉽다·

그러니 다 우회해서는 요새 촌락의 활짝 열린 북문을 보며 크게 중얼거리는 것이다·

“하 부상자가 있음에도 처치할 생각조차 안 하고· 이게 전우애라는 것인가? 의리도 없는 새끼들 하긴 그건 진작 알아봤지·”

위사들의 이마에 양옆으로 핏대가 볼록 솟았다·

좋은 징조는 아니다·

보통 세 번째 핏대는 아마 꼴보기 싫은 상관의 전신에 솟아날 예정이니까·

그리하여 금의위 위사들이 촌락에 발을 디딘다·

부상자는 일단 연기 피어오르는 건물 안에 들이고 수색조 뽑는다고 제비를 준비해 다들 모여들고 나니 또 중얼중얼·

“남문이 닫혔으나 사람이 없고 북문은 활짝 열렸으니 산불 보고 진작에 다 줄행랑을 쳤겠지· 집안에 피운 불도 안 끄고 도망칠 정도면 남아봐야 몸 가누기 힘든 늙은 새끼들이나 한둘 있을 터· 그게 두렵다고 야단을 떠는 모양이지? 이게 정녕 황상을 모시는 용사들의 태도란 말인가? 참으로 가슴이 웅장해지는구나·”

굳이 제비를 다 만들어 뽑는 와중에 중얼거리는 것이 참으로 얄미워 죽겠다·

아니 죽이고 싶다·

하지만 위사들이 저 꼴을 한두 번 봤나·

제비 안 뽑고 퍼졌으면 낯선 땅에 들어서 정찰도 안 하느냐고 중얼거렸을 터·

애초에 보라고 한 일이라서 딱히 이번엔 분노로 적립하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위사들이 약해진 불을 강하게 피우고 젖은 옷들 벗어다가 쭉쭉 짜 널어놓으며 대휴식에 들어간 것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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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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