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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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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7

이래서야 기세 좋게 쳐들어갔다가 강수양 그놈에게 새해 문안을 그것도 사파의 고수들까지 죄다 몰려가 큰절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뻗댈 수도 없지 않은가·

자그마치 친왕이다·

사칭하는 가짜라 해도 일단은 상전으로 모셔드려야 하는 것이 나라의 법도다·

진짜 친왕이던 가짜 친왕이던 일단 친왕이라고 주장하는 이상 아주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친왕으로 모셔야 하는 것이 나라의 법도다·

천자의 핏줄을 의심한다는 태도 자체가 불경한 역모이기 때문이다·

다만 감히 황족을 사칭하는 간덩이 부은 놈에게 속아서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황족 사칭은 관에서 절대 절대로 가만히 두지 않는다·

희대의 살성이 강호를 피에 물들여도 관무불가침을 외치는 관이지만 누가 황족을 사칭하면 설령 그게 일곱 살 철없는 아이에 불과하다고 해도 지옥 끝까지 추적해 잡아 죽인다·

그럼에도 요환철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왜냐하면 문득 든 생각 때문이었다·

친왕이 밖으로 나갔을 때 강수양 그 놈한테 아예 절을 한 번 더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절하고 나서 결국에는 내 손수 저승으로 보내줄 것이니 미리 명복을 빌어주겠다고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떠났으면 얼마나 멋있고 우아했겠는가!

하지만 다 지나고 나서 집에 돌아와 침상 위에 누워서야 기발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바로 말싸움 못 하는 놈의 특징이다·

 

사파 고수들 역시 객청에 머리를 맞댄 채로 죽상이었다·

“가짜 가짜 친왕이 틀림없소·”

자칭 병법의 대가인 백웅단주 조광앙이 말했다·

백호단주 문정역이 이죽거렸다·

“당장 눈앞의 상황을 모면하겠다고 감히 친왕을 사칭하겠나? 그렇게 멍청한 놈들이 한 개 성의 성도를 대표하는 문파가 되었겠나? 멋지게 당하고 분한 심정은 알겠지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에 조광앙이 훗 하고 웃어넘기고는 검지를 세워 좌우로 흔드는 것이 아닌가·

“이래서 손자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자와는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하는군· 모름지기 삼십육계 공전계에 차시환혼이라 하여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라고 했고 또한 패전계에 고육계라 하여 일부를 희생하여 적을 속이라고 하지 않았소·”

“일부가 아니라 죄다 타게 생겼구만·”

“아니 아니지· 하· 이래서 병서도 안 읽는 놈들은· 일일이 죄다 설명을 해줘야 안다니까·”

조광앙이 쯧쯧 혀를 찼다·

“충성스러운 수하 하나를 시켜 친왕을 사칭하도록 하고 나중에 꼬리를 잘라 죽게 놔 두면 될 일이 아닌가? 알겠나? 이것이 바로 ‘고육계’라는 것이네·”

“구족이 몰살당하게 생겼는데 충성은 개뿔 자네라면 하겠나? 일가친척 다 걸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러니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하라· 이것이 바로 ‘차시환혼’이라는 것이네· 제발 생각이라는 것을 좀 하고 살게· 내 돌아가면 병서를 빌려줄 테니 꼭 읽어서 마음에 품고·”

문정역의 이마에 핏대가 선명하게 선다·

“오냐· 그러면 내기를 하지· 나는 친왕이 진짜다에 걸 테니 너는 가짜다에 걸게·”

“흥· 걸라면 못 걸 줄 알고? 그래서 왜 팔이라도 한짝 걸까?”

“그보다는 별호를 걸지· 내가 지면 그 때부터 나는 복주제일검이 아니라 복주저능아야· 네가 지면 백련철권이 아니라 필패병법 조광앙이네· 어떤가? 뭐 질 것 같으면 안 받아도 되고·”

그에 조광앙 역시 발끈한다·

“하! 하라면 못할 줄 아나? 지고서 억지 부려 없던 일로나 하지 말고·”

“자네야말로· 그리고 사실 필패병법이면 맞는 별호 아닌가? 맨날 병법이 어쩌느니 헛소리나 떠들면서 정작 맞추는 꼴을 본 적이 없는데·”

“사사의께서도 들으셨지요? 사사의께서 증인을 서 주시는 겁니다·”

“클클 이리 재미있는 일을 내 어찌 빠지겠나· 그런데 그래서 이제는 어쩔 셈인가? 이대로 친왕인지 친왕 사칭범인지가 장원을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자네들 주장대로라면 ”

세 단주가 입을 꾹 다물었다·

물론 흑웅단주 사흔은 내내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사흔이 과묵해서는 아니다·

흰 백을 쓰는 전투단은 상급부대고 검을 흑을 쓰는 전투단은 하급부대라서 사흔이 감히 입을 열 직책이 아니었으니까·

어쨌거나 사흔을 포함해 다들 사사의 보열의 말이 뼈를 때리는 듯하다·

이러면 임무고 뭐고 나가리 아닌가?

분명 계림검파 놈들도 무림맹에 사정을 전하며 지원을 요청하는 인편을 보냈을 터·

이대로 친왕이 눌러앉아 시일이 지나면 요가염방을 발판 삼아 광서 땅에 탄탄하게 기반을 내리려던 사도련의 계획도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겨우 척박한 광서성 하나 처먹자고 무림맹하고 전쟁을 벌일 수도 없는 판이니까·

“그리고 친왕이 떠나든 처단을 당했든 어찌 사라진다 치고 천화검은 어쩔 셈인가? 무림맹에도 제법 간담이 큰 책사가 있는 모양인데·”

천화검은 신룡이다·

정파 후기지수 중 제일이라는 말은 잘못 건드리면 정파 무림 전체의 체면에 먹칠을 하는 꼴이다·

하지만 무림의 일이 결국은 칼을 쓰는 일이니 위험이 도사리는 험지에 덜렁 보내놓는다는 계책은 참으로 담이 크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음 사사의께서 문주를 맡아주시면 저희 셋이 천화검을 사로잡겠습니다· 장원을 접수하고 나서 풀어주면 천화검이 무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집에나 갈 테지요· 무림맹 놈들이 그거 가지고 전쟁을 벌이자고 하지는 않을 테고 정 화를 내면 사과라도 하면 될 일 아닙니까·”

조광앙이 대답했다·

일단 공격하고 나중에 풀어주겠다·

청의 고향에서 모 군국주의 국가가 대뜸 어느 만에 폭격을 가했던 사건과 똑같은 논리였다·

심지어 그 근거마저 똑같았으니 어차피 걔네도 전쟁은 싫어할 테니까 일단 저지르고 사과하면 모른 척 받아주지 않겠냐고·

사람의 생각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다·

특히 막돼먹은 새끼들의 생각은 더욱더·

“그래· 뭐 알아서 잘들 해 보게· 나는 나대로 방책이 있으니 따로 움직여 보겠네·”

너네는 너네 알아서 해라·

나는 내 방식대로 할 거고 따로 움직일 테니 잘 되면 전부 내 덕분이고 너네들에게 따로 공을 챙겨주지는 않을 거라고·

그에 세 단주가 속으로 생각했다·

치사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

 

청은 아주 극진한 대접을 받는 중이다·

무려 이 대의 대사저를 하인으로 붙여줄 정도였으니 이보다 더 극진할 수도 없다고 하겠다·

물론 문주가 따로 지시한 것은 아니고 대사저라는 큰 제자가 하녀를 자처했으니 본래라면 크게 호통을 쳐서 혼을 낼 일이지만·

다만 아무 말 없이 놔두는 것도 일종의 허락 중 하나이기는 하다·

게다가 청의 입장에서는 하녀치고는 많이 시끄럽고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시끄럽다·

“형님! 연초부터 참으로 청명하니 날씨가 좋지 않습니까! 이러한 좋은 날! 남녕이라 하면 청수!! 청수라 하면 남녕!! 청수산에 올라 풍광을 즐기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안 그런 것 같아도 요양중인데 산행을 가자고?”

“앗차차!!! 소녀가 깜빡! 형님께서 워낙에 강건하시니 잠시 잊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가화성! 가화성은 어떻습니까!! 예로부터 가화성 열탕에 몸을 담그면 무병장수! 질병은 물러나고! 피부가 나으며! 욕창이 물러난다 하는 최고의 온천입니다!!”

“앗 온천? 온천이 있어?”

청의 눈이 번뜩였다·

뜨거운 탕에 들어가 몸을 지지는 것이 바로 이 험난한 중원 삶의 유삼(三)한 낙이다·

왜 셋이냐고 하면 식도락과 살육을 빼면 섭섭하니까·

그리고 온천에 가면 술상 띄워서 식도락과 온천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중원에서 가장 즐거운 세 가지 중 무려 두 가지가 하나로 묶인다!

그야말로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 아니겠는가·(국법에 금지된 마약은 담배 하나뿐이지만)

“그거 좋은 생각이야· 당장 가자·”

청이 그렇게 온천욕 생각에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울 때였다·

-저 서문 소저· 소저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만·

밖에서 검파의 제자 하나가 그렇게 말하며 편지 한 장을 건네는 것이다·

청에 손에 들린 붉은 봉투를 보며 우나람이 호들갑을 떨었다·

“그것은! 연서가 아닙니까! 역시! 천하제일미! 화중천화! 재림서시! 삼두가인!!”

“마지막은 좀 빼줄래····”

“앗! 실례! 삼두가 너무 입에 붙어서 그만! 소녀가 이렇게 실례를! 형님! 이 우나람! 이렇게 용서를 빌겠습니다앗!!”

우나람이 그리 말하며 물구나무를 섰다·

조금만 핀잔을 주면 석고대죄를 할 기세라서 농담 삼아 정 미안하면 거꾸로 서서 사죄해야 하는 거 아니냐·

어디 풍습이냐고 묻길래 대충 저 거란족이 쓰는 사죄법 거란절이라 둘러댔더니 그이후로는 곧장 이 꼴이었다·

하지만 무릎을 꿇는 꼴보다는 차라리 이리 우스꽝스럽게 물구나무를 서는 편이 더 나았으니 청이 딱히 만류하지는 않았다·

“나람이는 죄송한 만큼 그러고 있어·”

“소녀 우나람! 일 년 열두달! 올해니까 열세달 내내라도 사죄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앗!!”

우나람이 거꾸로 뒤집힌 치맛자락 아래에서 그리 고함을 질렀다·

위로 쭉 잘 뻗는 다리의 살결이 절묘한 갈색 참으로 곱다·

하지만 눈이 성치 못한 청인 데에다가 겨우 사흘만에 여인인지 멧돼지인지 구분이 안 되는 우나람이었으니 뭐·

청이 우나람을 거꾸로 세워놓고는 봉투를 곧장 코앞에 들이대며 인상을 찌푸린다·

서 문 청 귀 하·

내 편지 맞네· 붉은 봉투면 연서인가?

물론 딱히 새삼스럽지도 않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말 덕분인지 아니면 통하면 좋고 아니면 만다는 소인배같은 요령인지 청에게 드는 연서가 한두장이 아니다·

청이 곧장 편지를 뜯었다·

또 얼마나 구구절절한 연심이 날 웃겨줄 것인가·

중화 사내들이 연서 쓰는 실력은 대개는 좋지 못해서 이름 청의 외모 찬양 그리고 집 자랑 차(명마) 자랑 그리고 정실 자리를 주겠다는 뭐 그런 관대한 약속 순서대로 쭉 써 내리더라고·

그것도 무슨 널리 퍼진 양식이라도 있는지 내 소저를 보고 가슴이 뛰어 밤에 잠들지 못하고 꽃이 부끄러워 스스로 져 고개를 떨구며 날던 비둘기 기러기 까치 까마귀 원앙 매 부엉이 등등 조류들이 청의 미모를 구경하느라 날갯짓을 까먹어서 떨어진다나·

이번엔 좀 참신한 내용이 있으려나·

청이 종이를 쫙 펼쳤다·

그런데 흰 종이에 검은 글자가 몇 개·

연서 단 두 줄!

“호오·”

청이 노안 온 늙은이들처럼 연서를 제 얼굴에 바짝 붙인다·

그리고 청의 표정이 굳었다·

「네 비밀을 알고 있다· 네 출신도·

축시 용궁루 매화실에서 기다리겠다·」

내 비밀이라니· 거기에 출신·

청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청이 비밀로 하는 것이 바로 청의 눈에만 비치는 기묘한 편의 기능이 아니던가·

거기에 출신이라니·

청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뭐지?

혹시 나처럼 이 세상에 온 다른 사람이 있는 건 아닐까?

청은 무림생사전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으니 만약 누군가 이 세상에 훨씬 빠삭하게 알고 있는 이가 있다면 명성만 듣고도 추리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알아볼 다른 수단이 있거나·

“나람아· 용궁루가 어딘줄 알아?”

“용궁루! 남녕 사람이 용궁루를 모르겠습니까! 용궁루라 하면 남녕제일객잔! 남녕제일객잔이라 하면 용궁루! 하늘을 찌를 듯한 팔 층 누각! 그야말로 마천루!! 남녕의 자랑입니다앗!!”

우나람이 뒤집어진 치맛자락 아래 새까만 머리카락만 내민 상태로 대답했다·

“용궁루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하지만 용궁루는 너무나 비싼! 아니! 소녀 우나람! 다섯 달 모은 용돈을 다 털어서! 아니!! 전장에 가서 돈을 빌려야겠습니다! 이만 일어나도 되겠습니까! 당장 전장에 들러야겠습니다앗!”

“아니 빚까지 질 필요는 없고· 음· 그렇단 말이지·”

기다리는 장소가 남녕제일객잔이라 하면 적대할 의사는 없으니 안심하라는 뜻이다·

그렇게 유명한 그리고 사람이 많을 것이 분명한 장소에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는 않다고 그리고 너도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고·

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니 현장 정찰이 필요하다·

가서 구조는 어떤지 도망치려면 칠 수 있는지 혹시 수상한 놈들이 편을 지어 장악하지는 않았는지 등등을 살펴보아야 할 테니까·

“좋아· 가자· 그리고 나 돈 많아· 오늘 배가 터지도록 한 번 음 아니 배가 터지면 안 되고·”

밥 먹다 옆구리 터질 뻔하고 나서는 청도 좀 자제를 하는 편이었다·

빨리 나아서 양껏 먹어야지 당장 눈앞의 요리에 눈이 돌아가서 오래도록 아프면 그게 더 큰 손해 그야말로 식손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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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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