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379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379

자유는 이미 한 번은 죽은 셈이었다·

청이 아니었다면 화마 사이 어디에선가 불타 죽었거나 그 전에 군사들에게 참살당했거나 어찌 재수가 좋았더라도 몸 약한 서생이 야생의 산천을 살아서 빠져나갈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이겠는가·

왜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까·

자유가 새삼 이를 갈았다·

광서성으로 동맹을 구하고자 하는 암행을 나섰다는 정보가 덕현왕부에서 새어나갔을 리는 없다·

일전에 사천 일로 이미 기강을 제대로 잡은 이후다·

애초에 암행을 나간다는 사실을 최대한 늦게 알리고 출발하기도 했고·

그러니 만에 하나 덕현왕부에 여전히 간자가 숨어있었다고 한들 황제가 북부의 군사들을 동원하여 진을 칠 만한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모자란 것이다·

그러나 자유의 암행 소식을 일찍이 미리 알고 있었던 이가 있었다·

바로 남녕의 수시친왕이다·

수시친왕이 자유의 암행 사실을 황실에 고발하고 황실에서는 이때다 싶어 군사들을 내몰았겠지·

그것도 군사를 동원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거의 서신을 받자마자 망설임 없이 쪼르르 일러바쳤다고 봐야 한다·

분명 자유가 서신에 적기로는 ‘황상의 태도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친왕들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 하는 엄중한 경고를 함께 적었건만·

황상에 대한 의리가 남아있었을까·

아니면 척박하고 인구가 모자란 변방의 광서성이라 수시친왕이 굳이 자신을 건드릴 것 같지 않다고 남 일 보듯이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는 남 일이 아니도록 만들어 줘야겠지·

자유는 이미 반쯤 역적이다·

사천에서 화약을 일구고 당가에서는 연신 더 강한 포탄 독 든 포탄 빛 내는 포탄 등등 강력한 화탄을 쏟아내는 중이다·

하지만 앉아서 죽을 수는 없다·

천자가 바라는 것이 자신의 죽음이라면 순순히 목숨을 버릴 수는 없으니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가시를 세울 수밖에는·

수시 형님도 역적 맛을 좀 보십시오·

생각보다 더 마음이 편할 겁니다·

그러나 수시친왕이 황실과 내통했다면 대책 없이 남녕에 드는 일은 위험하다·

어딘가 숨어 왕부의 수하들이 오기를 기다리던가 아니면 아예 대놓고 남녕의 모든 시민들이 덕현친왕의 내방 사실을 알아차려 함부로 건들 수 없게 만들던가·

자유가 새해에 깜짝 등장으로 사파련의 대규모 문안 인사를 받은 이유였다·

중원 사람들에게 무림인들끼리의 싸움 구경이란 삶의 빛과 소금과 같은 인생의 가장 즐거운 놀 거리다·

그러니 사파련 뒤로 줄줄줄 눈치를 보며 따르던 남녕 시민들은 졸지에 사파련의 무인들과 함께 자유에게 문안 인사를 올리고 말았다·

덕분에 온 남녕에 자유의 왕림 사실이 쭉 퍼졌다·

그야 사생결단을 낼 것 같던 사파 놈들이 단체로 큰절을 올리고는 그대로 무릎 꿇은 채로 덕담까지 듣고 멍청하게 물러나지 않았나·

—-

 

자유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덕분에 사파련은 꽤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다·

염방주 요환철은 평생의 숙원을 앞두고 큰 장애물이 가로막자 전전긍긍이다·

세 전투부대의 수장들 역시 친왕에게 뭐 개겨볼 수도 없고·

다만 곧 재미있는 일이 있을 거라면서 흐흐 음흉하게 웃어대는 사사의 보열 그 늙은이가 계속 신경이 쓰일 뿐이다·

“도대체 그 재미있는 일이 뭡니까? 좀 같이 압시다·”

“지켜보면 알 것이야· 미리 알면 재미가 없지· 흐흐· 굳이 단서를 주자면 본래 침상으로 조용히 스며드는 독사가 위험한 법이라고 할까·”

그에 단주들의 표정이 팍 썩었다·

단서고 뭐고 아주 떠들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만 하고·

조용히 스며드는 독사라고 하면 그냥 다 말한 것이나 진배없다·

누구를 매수했든 어쨌든 모종의 수단으로 하독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그것도 성공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을 가진 채로·

참고로 그 치명적인 독사 조용히 침상에 스며들어야 할 뱀은 현재 독니를 숨긴 채 온천욕을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내일도 모래도 부상의 쾌차를 핑계로 계속 즐길 예정이라나·

쭈욱·

 

—-

 

“아니 덕현 그 자식은 왜!”

눈썹꼬리가 축 처져 유난히 유약한 인상을 주는 사내가 분통을 터뜨렸다·

관상은 통계다·

사람의 얼굴이 자주 짓는 표정으로 점점 고정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수시친왕의 성품이 본래 겁이 많고 유약하겠구나 하는 정도는 관상가 아니라도 짐작할 법하다·

애초에 그래서 선황의 눈 밖에 난 수시왕이기도 했고·

“죽으려면 혼자 죽지 왜 날 끌어들여!”

“전하· 큰 용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곁에 선 사내는 광서성 포정사다·

포정사라 하면 본래는 한 개 성의 최고 권력자다·

하지만 친왕이 다스리는 성에서는 무엇 하나 자신의 재량으로 할 수 없는 숨 쉬는 일조차 허락을 맡아야 하는 허수아비다·

그래서 권력을 통째로 빼앗긴 광서성의 포정사는 오히려 더 좋아! 허수아비 최고!

이는 보편적인 포정사들의 의견이다·

아무런 업무도 책임도 없이 막대한 녹봉을 받으며 친왕께 문안 인사를 드리며 책사 역할이나 하면 되니 꿀 중의 꿀이다·

“용단이라니?”

“초패왕이 한고조를 위해 연회를 열었으니 범증의 계략이 맞았다면 천하의 주인이 바뀌었을 겁니다·”

초패왕 항우가 한고조 유방을 죽이려고 환영 연회를 열어 불러들인 일을 말한다·

그러나 그 의도를 눈치챈 유방이 발밑에 엎드려 ‘형님형님 이 아우가 왔습니다 형님을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아우가 여기 왔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 드리리까· 말씀만 하십시오 처라고 해도 드리겠습니다· 앗 여기 신발에 먼지가 가만히 계십시오 이 아우가 혓바닥으로 닦아 드리겠습니다!’ 하고 항우의 물건이라도 핥을 기세로 아주 뒷구멍이 헐도록 아첨을 떨며 아양을 떨어댔다·

그에 항우가 유방을 보고 이딴 비천한 아첨꾼 새끼를 굳이 죽여서는 안 되겠다·

이딴 놈을 굳이 초대해 죽였다고 하면 천하에 내 체면이 도대체 뭐가 되겠냐면서 죽이면 안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거기에 신하의 충성 대결 칼춤과 칼춤 눈치와 눈치의 격렬한 충돌로 손에 땀을 쥐는 이 장면은 초한지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삼국지로 따지면 삼고초려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명장면이다·

포정사의 용단이 바로 이 장면을 말했다·

남녕에 왔다고 하니 불러라·

그리고 쓱싹해 버리자·

“음 그렇게까지는 좀·”

“전하 덕현왕은 이미 단단히 황상의 용안 밖에 났습니다· 화마가 닥쳤다는 말도 못 들으셨습니까? 화마가 괜히 닥쳤겠습니까? 황상께서 음 한다면 하시는 분임을 아시지 않습니까?”

마지막 말은 돌려 말했으나 사실상 그 새끼 성질 더러운 거 알지 않냐는 소리다·

괜히 엮여서 같이 미움 사면 화마로 끝나지는 않을 거라고·

그에 수시친왕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고는 그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인데·”

굳이 자처하여 광서성 벽지로 나선 이유가 무엇이던가·

그냥 조용히 목숨이나 부지하고 사려고·

이럴 줄 알았으면 운남이나 청해로 가고 싶다 할 것을 그랬다·

그래도 운남성과 청해성은 진짜 너무나 시골 벽지 변방이라 최소한 사람 사는 데로 정한 장소가 광서성이었거늘·

“연회를 열고 초대장을 보내라· 그런데 초대장····”

그러고 나니 수시왕의 미간에도 주름이 콱 잡힌다·

굳이 초대장을 보내야 온단 말인가?

내 아무리 황상께 일러바치기는 했지만 그것도 일러바친다고 아예 화마까지 동원해 죽이려 들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저 중간에 붙잡혀 경고나 좀 듣던가 아니면 북경에 끌려가 남궁에나 갇혀 살게 될 줄 알았을 뿐이지·

그런데 형의 집안에 들어와서는 얼굴도 안 비치고·

안부를 전하는 서신 하나도 없고·

저 한 일은 생각도 못 하고 괜스레 괘씸한 수시왕이었다·

그리하여 덕현친왕에게 초대장이 날았다·

「술병나서 못 감· 크큭 죄송·」

그리고 돌아온 것이 이러한 자유의 답신이었다·

제법 글줄이 호화롭고 공손하나 요약하자면 결국 한 줄로 귀결되는 답변이었다·

    

이 자식이!

수시친왕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

 

문정역이 조광앙을 은밀히 찾았다·

“이봐 필패병법·”

“흠흠· 뭐지 이 겨울에 모기가 있나?”

조광앙이 못 들은 척을 했다·

문정역이 떫은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이봐 조광앙이·”

“왜 그러나·”

“치졸하게 이러긴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내기는 복주제일검 문정역의 승리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오늘 계림검파는 크고 작은 출입구마다 위사를 세울 필요가 없게 되었다·

광서의 군사들이 번을 대신 서 주고 있었으니까·

가짜 친왕이라면 군사들이 계림검파에 쫙 깔려 호위할 필요가 없다·

“정황상 진짜에 가까운 거지 명확하게 진짜라고 밝혀지지는 않았잖나·”

“왜 병법에도 그런 식으로 지지 않았다며 우기라고 써 있던가? 손무 그 사람 그리 안 봤는데 대단히 치졸한 인사였구만·”

손무 중국에서 자(子)란 위대한 성현을 이르는 존칭이니 손무를 높여 손자라 한다·

“전쟁에 가릴 것이-”

“됐고· 그 좋아하는 병법에는 뭐라고 나와 있던가? 공들여 시간 들여 함락 가까이 왔더니 애먼 놈이 홀라당 처먹기 직전이면·”

“음·”

조광앙이 제가 읽은 병서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병서의 가르침에서는 함락 진전에 애먼 놈이 되어 홀라당 삼키는 법을 알려 주지 이러한 수작에 대한 방어 방법은 알려 주지 않는 것이다·

“흥· 병서도 다 헛것이구만·”

“아니 오월동주! 오월동주가 있다!”

그때 조광앙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원수지간인 오나라(그 오나라 아님)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 배를 타고 간다는 말으로 공동의 적을 두고 잠시 힘을 합친다는 뜻이다·

“보열 그 늙은이가 쓸 방법이야 보나마나 독살이겠지· 몰래 침상으로 스미는 독사가 무섭다고? 하지만 독사를 미리 알면 전혀 두렵지 않은 일이 아닌가·”

“그래서 계림검파에 경고라도 해 주자?”

“안 될 것이 뭐가 있나· 사람 시켜다 익명으로 투서를 보내면 누가 알렸는지 알 게 무언가· 독살이란 대비하고 나면 전혀 두려울 것이 없는 것이고·”

듣고 나니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내 문정역이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보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네· 어차피 한 식구인데 공로 좀 양보할 수도 있지· 그리고 독살을 막는다고 해도 결국 친왕은 계속 남을 터이니 딱히 우리가 뭐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냥 부하놈들이랑 술이나 퍼마시며 놀다 돌아가야겠어·”

“뭐야· 자네는 분하지도 않나? 한가한 사람 불러다가 임무 맡긴 것도 아니고· 내가 못 먹으면 남도 못 먹어야지 나는 이대로는 못 본다· 아니 안 본다·”

조광앙이 그리 말하며 이를 갈았다·

“뭐 보열 그 늙은이보다는 네가 낫기는 하지· 그러니 나는 못 들은 걸로 하겠네· 아무것도 못 들었어· 우리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가?”

그에 문정역이 내심 쾌재를 부르며 음흉한 속내를 꼭 감추는 것이다·

단순한 새끼 살짝 등 좀 밀었다고 아주 펄펄 뛰는구만 하고·

 

—-

 

계림검파에 치명적인 독사가 파고들었다!

심지어 천하십대극독에 가끔씩 이름을 올리는 대충 유명한 극독 혈사독을 독니에 품은 상태였다·

산 채로 신체가 부패하는 끔찍한 독이다·

그리하여 그 독사는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대사저와 함께 온천욕을 즐기는 중이었다·

그것도 열흘 내내·

아주 성실한 개근이었다·

“형님! 온천은 질리지 않으십니까! 역시 무인이라면 산! 산 하면 청수산! 청수산 하면 남녕입니다! 푹 녹아 근질근질한 근육을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응 안 가· 질리지가 않네·”

“그렇습니까····”

우나람이 모처럼 풀이 죽었다·

계림검파의 제자들이 보면 놀랄 만한 어지간에서는 보기 힘든 진귀한 장면이다·

“나 환자라니까· 환자·”

“청수산은 괜찮습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도 채 백 장이 안 되는 야트막한 언덕에 불과한 것입니다! 형님의 재활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앗!”

“음· 고맙기는 한데·”

열흘 넘게 붙어다니면서 도저히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우나람이었다·

당장 온천에서도 촥촥 수영하고 탕 밖으로 나가 붕붕 팔다리 휘두르며 대뜸 무공 초식들을 선보이다가 찬 겨울공기에 몸이 식으면 또 들어와서 수영하는 식이었다·

이 성정을 보아보니 산행을 즐기는 모양·

저 서쪽에 구름을 허리에 낀 산들을 놔 두고 언덕에 가자는 것이 나름 청의 부상을 생각한 배려일 터다·

하지만 산행은 좀· 낮은 산은 더 그래·

굳이 중원에서 낮은 산을 찾을 이유가 없는 것이 청의 고향에서도 산세는 부드러워도 경치는 수려하기 때문이다·

열흘 동안 놀고 먹어서인지 아니면 진짜 온천의 효능이 뛰어났는지 청의 신체가 무지막지한 회복 속도를 가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옆구리는 부기가 반절은 빠졌다·

이대로 한 보름만 더 정양하다 보면 부상도 다 나을 것 같다·

이제 가까운 거리라면 글귀도 척척 읽을 정도로 시력도 회복되었고·

“열흘 정도면 다 나을 테니까· 뭐라 했지? 대명산?”

“대명산 아시는 겁니다! 대명산 하면 남녕! 남녕 하면 대명산! 그리고 남쪽으로 더 가시는 겁니다· 이령암! 이령암을 보지 않으면 남녕에 들렀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앗!”

“그래그래· 나 몸만 다 나으면 우리 나람이 하고 싶은 거 다 하자·”

공식 나이 올해 스물하나인 청이 말했다·

그에 공식 연령 서른 살 우리 나람이가 대답했다·

“옙! 형님! 소녀! 그때를 목이 빠지도록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 청이 조글조글한 손발을 해가지고는 히히덕거리며 계림검파로 돌아온다·

객청에 든 청을 반기는 것은 또다시 날아온 사사의의 연서였다·

「도대체 약속은 언제 지킬 것이냐·

내 정녕 네 정체를 만천하에 밝혀야 한단 말이냐·」

청이 그에 콧방귀를 흥·

밝히시든가 말든가·

청이 편지를 화로에 툭 던져넣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