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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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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6

사사의 보열은 이해할 수가 없다·

어째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은 것이 보이는 무사들마다 심각한 표정으로 저마다 병장기를 손질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이놈들이 왜 갑자기 무인처럼 굴지?

사파 무사놈들에게 병장기란 녹이 슬어야 한 번 때를 벗기는 도대체 왜 굳이 무겁게 허리에 차고다니느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쇳덩이에 가깝다·

그런데 너도나도 다 병장기를 손질하고 있으면 당연히 의심스러울 수밖에는·

보열이 개중 한 놈을 찍었다·

“이봐 너· 지금 뭐 하고 있지?”

“전쟁 준비임다·”

보열은 황당했다·

“전쟁? 웬 전쟁? 남녕검파에 쳐들어가겠다고? 친왕이 있는데 다 같이 죽자는 게야?”

“남녕검파가 아니라 장산무관이라고 작은 정파 놈들이라고 들었슴다·”

그에 보열의 인상이 와락 찌푸려졌다·

사도련의 고수인 자신이 전쟁 사실을 왜 이런 하급 무사놈에게 전해들어야 한단 말인가·

그리하여 보열이 성난 걸음걸이로 콱콱 땅을 밟아 염방 최고급 객청에 들이친다·

드륵 쾅!

문이 부서져라 거칠게 여는 것으로 보열이 본인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치하다 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사람은 나이 먹으면 도로 유치해진다·

“사사의께서 오셨습니까?”

이미 다실에는 세 단주와 부단주 그리고 조장들이 모여있는 상태였다·

보열만 쏙 빼놓고 작전 회의라도 벌이고 있던 낌새였다·

“대체 무엇이냐? 장산무관을 치겠다고? 그런데 왜 노부는 전혀 모르고 있었지?”

그에 문정역이 태연히 대답한다·

“그야 어르신께서는 따로 벌이는 일이 있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혹시 하시는 일에 방해가 될까 우려가 되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 파견대의 최대 전력인 날 빼놓고 무슨 전쟁이야!”

“음 말씀을 듣고 보니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정역이 고개를 숙였다·

“흥·”

보열이 코웃음을 쳤지만 그래도 확연히 분기가 줄어들기는 했다·

“그래 내 계획이나 한번 들어보자· 나 없이 어찌 이기려 했는지·”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필패병법 뭐해? 어르신 오셨는데 자리를 비켜드리지 않고·”

그에 조광앙이 소태 씹은 표정을 하며 옆을 홱 돌아본다·

그러자 그 옆의 부단주가 옆을 보고 또 조장이 옆을 보고 보고 보다가 마침내 제일 끝에 닿아 막내 조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뒤편에 서는 것이다·

그러고 나선 한 자리씩 옆으로 엉덩이를 턱턱 치우니 그러고 나서야 상석의 자리가 빈다·

냉큼 비키지 않고 아주 엉덩이들만 던지는구만 하고 보열이 마뜩잖게 혀를 차며 상석을 떡하니 차지한다·

그런데 조광앙의 백웅단 간부들이 슥슥 자신 앞의 찻잔을 옆으로 넘기지 않겠나·

보열의 입술이 댓 발 튀어나왔다·

“너네만 입이냐?”

“차가 아니라 계잡주인데 괜찮으십니까?”

“아니 왜 계잡주야? 그딴 오랑캐 술을 뭐가 좋다고 처마시고 앉았어?”

계잡주는 광서성의 특산품 광서성 오랑캐 장족의 전통술이다·

닭의 간과 심장 창자를 푹 삶아 잘게 다져 술잔에 넣고 술을 부어 완성한다·

술 안에 닭 내장 술과 안주가 일체형인 아주 근본 없는 오랑캐 문화라고도 하겠다·

“술이 하품이라서 그렇게라도 해야 마실만 합니다· 아니면 저간주로 드십니까?”

저간주는 삶은 닭 내장을 돼지의 생간으로 바꾼 술이다·

“계잡주가 낫겠네· 한 잔 줘·”

“계잡주 드시는 법은 아십니까?”

“내가 이만큼 살고 그것도 모를까·”

알면 안다고 하면 될 것을 꼭 말을 이리 더럽게 하는 사람이 있다·

장족의 안주 탑재형 술은 한 잔을 그대로 전부 털어넣도록 되어있다·

술은 삼키고 내용물은 남겨 천천히 씹으며 안주로 즐기는 식이다·

문정역이 미리 닭 내장을 채워둔 술잔에 쪼르르 술을 따라 내민다·

잔을 받아들고나니 삶은 내장에서 우러난 술이 탁하여 영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의외로 맛이 괜찮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술꾼들에게 술맛을 곁들인 닭 내장 씹는 맛이 일품이라나·

보열이 한잔 호쾌하게 들이켜고는 입 안에 남은 내장을 콱콱 씹었다·

술은 영 별로인데 내장은 고소하니 맛이 좋다·

그 꼴을 유심히 지켜보던 문정역이 한 마디 툭 던진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르신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야밤중에 천화검을 만나고 다니신다지 않습니까?”

“컥·”

보열이 씹다 만 내장을 흩뿌렸다·

“사도의 율법은 아시겠지요? 배신은 절대 용서받지 못합니다·”

그에 세 개 전투단의 간부들이 벌떡 일어나 저마다 병장기를 뽑아든다·

아주 기다렸다는 듯이 손발이 맞았다·

“흥 네놈 네놈들이 뭘 안다고-”

자신에게 떳떳한 보열이 그렇게 콧방귀를 뀌다 문득 안색이 바뀌며 버럭 소리친다·

“이놈들! 술에 독을 타다니!”

“독공을 다루신다는 분이 그리 부주의해서야 되겠습니까? 저희가 뭐가 아쉬워서 오랑캐의 술 따위를 마시겠습니까?”

보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삶은 내장이 들은 싸구려 술이라 당연히 맛이 없는 줄 알았더니 내장에 들어 퍼져나가 단전의 기가 흩어져간다·

산공독이다·

그 한 잔에 얼마나 많이 탔는지 그걸 또 한 번에 죄다 들이키고 만 것이다·

“잠깐 아니야· 자네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닐세· 배신이라니· 다 늙은 놈이 인제 와서 배신한다고 무슨 영광을 보겠나· 응? 안 그래?”

“그럼 천화검은 어찌 만나셨습니까?”

“내가 재미있는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천화검이 바로 그 재미였어· 내가 계림 놈들에게 심은 독사가 바로 천화검이란 말이네·”

그에 문정역이 킥킥 웃음을 터뜨린다·

그 웃음이 번져 너도나도 비웃기 시작해 온 다실이 낄낄 비열한 소리로 가득하다·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하십니까? 천화검이 뭐가 아쉬워서 늙은 마두의 말을 듣는답니까? 왜 혹시 숨겨둔 따님이라도 되시는 겁니까?”

그야 개도 안 믿을 만한 소리다·

특히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태에서 하는 소리라면 더욱이·

궁지에 몰린 사람은 진짜 아무 말이나 막 해대기 때문에·

지금도 보아라·

아무 말이나 하고 있지 않은가· 하고·

“아니야! 그년이 천화검의 약점을 잡아 협박했을 뿐인데-”

“협박치고는 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들었습니다만· 요즘은 협박하는 사람에게 최고급 객실을 잡아주고 정성껏 귀한 차를 우려 대접한답니까?”

그에 보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놈들이 날 미행했구나!

그야 사정 모르는 놈들이 보았다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화기애애하기도 했고·

하지만 보열도 괜히 대접을 받지는 않았으니 좋은 분위기를 깨지 않은 근거가 있기는 했다·

“내 말을 좀 들어보게· 협박이라기보다는 그래 협력 관계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막 일방적이고 험악한 관계까지는 아니었단 말일세·”

“협력이라· 협력은 서로 이득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까· 남녕 땅에서 정파 놈들을 쫒아내는데 천화검이 대체 무슨 이득이 있어서 협력을 한단 말입니까?”

단전에 산공독이 돌아 점점 비어간다·

도대체 약을 얼마나 탄 게야!

그리고 그걸 들이키고도 곧장 눈치채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며 보열이 다급하게 빽! 소리를 질렀다·

“혈교!”

혈교·

단 두 글자이나 그 외침이 주는 무게감은 보통이 아닌 것이다·

그에 순식간에 다실의 분위기가 척 가라앉는다·

문정역이 비웃음을 거두고 묻는다·

“혈교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 말종 새끼들이 갑자기 왜 튀어나옵니까?”

혈교는 사파에게도 말종 새끼들이다·

세상이 망하라고 날뛰는 놈들이니까·

사파도 사도천하를 이뤄 잘 먹고 잘살겠다고 하는 짓이지 세상이 망하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천화검이 바로 혈교의 마녀란 말일세! 그러니 남녕 땅에서 정파가 망해버리면 그 년 역시 반가운 일인 게야·”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

천화검이 사실 혈교의 마녀다!

화탄과도 같은 선언에 다실에 정적이 맴돌다가-

“풉·”

조광앙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린다·

그러고는 와하하 다들 배가 터져라 폭소하는 것이다·

“아니 어르신 큭 고작 하시는 말이 크흑 좀 말 같은 소리를 하셔야·”

문정역이 거의 우는 소리를 냈다·

“아니! 진짜라고!”

억울한 보열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조광앙이 빈정거렸다·

“노인네가 노망이 났나· 그야말로 경천동지 하늘이 놀라고 땅이 뒤집히는 놀라운 진실이 아니오? 내 크게 개안하게 되는군·”

“진짜야! 그년이 소수마녀라고!”

문정역도 빈정거렸다·

“여래신장의 계승자가 소수마녀라· 그럼 소수여래쯤 되는 겁니까? 오· 그럴듯 하지 않습니까?”

“아니! 좀! 진짜! 진짜라니까!”

보열이 제 가슴을 탕탕 두드렸다·

아주 늙은 가슴팍이 멍이 들도록 땅땅!

“진짠데! 진짜인데 왜 안 믿어! 진짜라고! 진짜 진짜라고! 그년이 소수마녀 맞다고! 진짜 소수마녀라고!”

“왜 아예 천하십대마공을 다 익혔다고 하지 그러십니까· 한 손은 하얗고 한 손은 까맣고 자전마기가 벼락처럼 번쩍번쩍한 가운데 눈동자에는 전륜이 돈다 하시지요?”

이 자리에 청이 있었다면 너도 저 무당파 장문인 모시고 같이 점집 차리는 게 어떻겠냐고 할 법한 아주 놀라운 명중률이었다·

“진짜라고! 그리고 흑살마장이랑 자전마공은 마교 놈들이야! 혈교랑은 상관없어!”

“왜 정파에 든 혈교의 간자인데 사실은 마교의 이중 간자일지도 모르는 일이 아닙니까·”

“진짜야! 증거도 있어!”

“증거라· 천화검이 자백이라도 했답니까? 순진한 노인네 같으니·”

“여기 그 셋째 놈!”

보열이 필사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그놈이 소수마공으로 뺨을 맞았어! 뺨에 소수한독으로 시커멓게 멍이 들었다고! 련의 고수에게 데려가 봐! 당장에 소수마공의 악독한 상흔을 알아볼 테니까!”

“그 셋째가 다 나은 지가 언젠데 상흔이 어쩌고· 진짜 소수한독에 맞았다면 살이 썩어 떨어져 나갔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러고 나니 보열이 벙찐다·

“어? 왜? 왜 나았어? 그게 왜 나아?”

그야 도가의 진기를 쓴 소수마공은 그리 악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왜 나한테 묻습니까? 그쪽이 해명해야 할 일이 아닙니까?”

보열이 후회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산공독을 알아채자마자 도망을 쳤어야 하는데·

괜히 설득을 한답시고 남았다가 이제는 도망도 못 치게 되고 말지 않았는가·

“판결은 련주님께서 내리실 테니 당분간 옥에 좀 들어가 계셔야겠습니다· 산공향을 피워놓을테니 허튼 짓을 하시면-”

“산공향도 아까운데 그냥 단전을 깨버리면 안 되나? 목숨만 붙여서 데려가면 되는 거 아닌가·”

그에 보열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러나 문정역은 고개를 젓는다·

“맨날 패배하는 병법만 읽지 말고 상식을 좀 알게· 독공을 익힌 늙은이의 단전을 깨면 잘도 살아있겠군· 안 그러나?”

문정역이 제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하는 말에 조광앙의 얼굴이 순식간에 벌겋게 물든다·

문정역이 몹시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다시 사사의를 바라본다·

“배신자는 련주님께서 판단하실 일이나 도망치려 하면 즉결 처형을 해도 큰 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아시지요?”

그에 보열이 털썩 주저앉았다·

“진짜 진짜란 말일세 하 어찌 이리도 답답할 수가 있나· 왜 정파에 혈교 간자가 나온 것이 처음도 아니지 않나· 십대세가의 여식마저 혈교의 끄나풀인 판에·”

“련주님께도 똑같이 말씀드려 보십시오· 판단은 련주님께서 하시겠지만·”

보열에 눈가에도 독기가 서린다·

“그래 내 련주님께 말씀드려서 너희 놈들이 얼마나 멍청하게 기회를 놓쳤는지 상세히 말씀드리고 말 것이야·”

그러자 문정역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한다·

“어르신 말씀이 맞다고 한들 뭐가 다르겠습니까?”

“뭐야?”

“말씀대로라면 혈교의 악종과 내통한 셈이시지 않습니까· 제가 충고해 드리건대 차라리 정파와 내통했다고 하시는 편이 더 낫겠습니다·”

아뿔싸·

보열의 안색이 창백하다 못해 푸르죽죽하게 질려 나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청이가 안 나와서 죄송··

대신귀

여운보

열을드

리겠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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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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