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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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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11

“습·”

격이다 하는 뒷말은 강제로 생략되었다·

견포희의 장심이 명치를 후려친다·

가슴이 움푹 파여 밀려나던 위사가 겨우 한 치도 가지 못해 덜컥 멈추어 선다·

후려침과 동시에 옷자락을 와락 움켜쥔 손길 때문에·

정작 그렇게 붙들어놓고 다정하게 바닥에 눕혀놓기에 대체 무슨 수작인가 하겠지만·

실은 갈비활대만 깔끔하게 부러뜨려 온전한 흉골을 가라앉혔으니 그 조각이 내장을 찌르지 않도록 눕혀서 죽지 말고 오래도록 고통받으라는 배려다·

청도 살성의 흉악함으로야 이미 경지에 오른 살귀라서 금방 알아챌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차갑게 끓는 속을 식히는 데에 정신이 팔린 상태다·

꽝 대문이 부서질 듯 흔들리며 열린다·

안으로 드는 두 여인·

청은 어느새 광주선방의 현판을 떼어 꼭 쥐고 있는 채다·

“누구 헛·”

하필 재수 없이 대문 근처에 있던 무사 하나가 깜짝 놀라 도의 손잡이를 쥔다·

그러나 한 발 늦었다·

세로로 세운 현판의 모서리가 정수리를 향해 쏟아지는 와중이라서·

퍼석 수박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바닷바람에 소금기와 기름 먹은 현판이 제자의 머리를 파고든다·

광주선방 글씨 한편으로 붉고 흰 얼룩이 쫘악 번진다·

쓰러지는 무사를 보는 청의 시선은 그저 길가의 돌멩이를 보듯 여상스럽다·

그저 생각하기를 분명 저자에서 한 놈 잡아 족칠 때에 슬그머니 도망치던 기색이 몇몇 잡혔었는데·

사람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 꼴을 본 놈들이 물러나고도 대비도 없이 태평하게 이러고 있을까·

그야 광주선방은 방이니까·

광주의 선주들 조선장들 어촌계의 계주들이 모인 연합체라서·

그렇게 도망친 놈들은 쪼르르 제 파벌의 큰형님들 찾아 저마다 간부들 저택으로 알리러 흩어졌으니 정작 광주선방 본 장원에 소식이 도착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청이 알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저 가만히 눈을 감았다가 합합 여럿이 내는 기합 소리에 태평하게 아침 수련에 열심인가보다 하고·

청이 현판 쥐고 망치 끌며 소리를 향해 걸어나간다·

청석 깔린 뒤편 연무장에는 웃통 깐 광주선방 무사들이 의외로 진지한 수련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하나! 조위출어!”

“조위출어!”

“둘! 상위상조!”

“상위상조!”

“셋! 탈아· 헛·”

단장에서 초식을 외치던 사범이 기겁하며 대도를 휘두른다·

캉! 망치머리와 충돌한 도신이 그대로 산산히 조각이 나 깨어져 사범을 덮친다·

그도 모자라 주우욱 밀려난 사범의 얼굴에는 스쳐간 도의 파편들이 주욱죽 혈선이 그려놓았다·

“누구냣!”

그러나 대답 대신 날아드는 것은 처절한 비명뿐이다·

팔뚝 아래가 사라진 제자 하나가 죽어라 나 죽는다 악을 쓰며 성대를 긁어댄다·

전염이 되는 비명이다·

무릎이 반대로 꺾여 무너진 제자가 지르는 비명 쏟아져 덜렁거리는 내장을 붙들고 살려달라 부르짖는 애원·

꽝꽝 휘둘릴 때마다 어김없이 비명이 드높고 광주선방의 현판에는 여러 혈흔이 차례로 끼쳐 어느새 뚝뚝 붉은 방울로 연무장 모래를 뭉친다·

“멈춰라!”

사범이 다시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오히려 더 피해를 키우는 꼴이다·

멈추라는 소리에 제자들은 화들짝 놀라 물러나지만 청과 견포희는 묵묵히 달려들어 잡히는 대로 찢고 부수고 꿰뚫고는 그저 또 다음 놈 또 다음 다음·

마침내 사범이 달려든다·

연무장 한편 병기틀에서 대도 하나 꼬나쥐고 달려드는 표정이 제법 비장하다·

“내가 상대할게·”

의매가 그리 말하며 청을 앞지른다·

청은 살짝 면사를 까닥거려 대답을 대신하고는 또 무사를 향해 현판을 휘두른다·

노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써진 광주선방 현판은 이제 붉은 바탕에 붉은 글씨로 그리 시인성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비명과 신음이 연무장에 번진다·

달리 말하면 죽은 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므로·

이는 청의 공격이 치명적인 요혈을 노리지 않기 때문이다·

“으아아! 죽어!”

무사 하나가 분기를 토하며 달려든다·

제 동기인지 형님 동생인지가 당했기 때문인지 꽤 분기가 탱천한 모습이지만·

청이 면사 너머로 무사를 본다·

발을 보면 보폭을 재어 거리를 알고 팔을 보면 언제 병기를 뻗는 줄 알며 눈을 보면 어디를 베려는지 안다·

거리와 때와 위치를 알면 받아치는 일이 뭐 어려우랴·

그저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것만 같은 동작이다·

그러나 무사가 땅을 밟아 진각을 행하는 그 찰나에 절묘한 각으로 휘어 들어가는 현판이 허벅지 아래를 때려 무릎이 휜다·

세상 가장 게으른 검 제왕검형의 정수가 다름 아닌 적대 문파의 간판으로 펼쳐지는 순간이다·

쩍! 뼈가 바스라지는 촉감·

무사의 진로가 크게 휘어 청의 오른편으로 그러고는 애꿎은 동료의 어깨를 대도로 콱 내려찍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한 선이 연신 공간을 가른다·

어김없이 바닥을 구르는 무사들·

죽지는 않았지만 죽게 되거나 불구로 남게 될 상세들이다·

애초에 아침부터 단체 수련 중인 제자의 실력이 뭐 대단할 것이라고·

거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견포희도 돌아와 청의 뒤를 받쳐주는 것이다·

그러니 연무장에 가득 차오르는 것이 피와 눈물이다·

“그만! 그만두시오!”

누군가 또 소리를 지른다·

제법 내공이 담긴 심후한 음성이다·

그런데 대체 사파 놈들이 하는 말들이란 어째 한결같은 소리로 짖는지·

청이 삐딱하니 고개를 틀어 새로 나타난 고수에게 시선을 던진다·

무슨 소리 하나 들어나 보자는 뜻이다·

옆과 뒤가 부적으로 뒤덮여 앞에만 면사가 내렸으니 시선이 마주쳤다 생각한 고수가 척 정중하게 포권을 취한다·

“어디의 고인이신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시고-”

“그래서 말로 하자고? 좋은 칼 두고?”

삐딱한 목소리에 수석교관 비성낙이 진땀을 흘린다·

이미 연무장은 아귀지옥 저마다 신음과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을 구르나 정작 죽은 자는 별로 없다·

죽이기는 쉬우나 병신으로 만들어 무력화 시키려거든 최소한 그보다는 더 어려운 법이다·

하물며 그렇게 죄다 때려눕히고는 호흡에 한 점 흔들림도 없이 태연한 고수를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앞에 두고 있으니·

비성낙이 조심스레 말을 골라본다·

그러나 사파 놈이 할 말이 뭐 얼마나 많겠는가·

애석하게도 흔한 협박 비슷한 것이 흘러나온다·

“본 방은 사도련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청이 콧방귀를 뀐다·

“그래서? 그 잘난 사파련이 널 지켜주나? 차라리 조상님을 찾는 소리를 하지 왜· 사파련이 지금 어디 있는데?”

사도련은 멀고 청은 가까운 법이다·

사도련의 권위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비성낙이  곧장 말을 바꾼다·

“그게 아니라 그 혹시 저희가 무슨 실례라도 저질러 드렸던가 하여·”

“내가 누군지 몰라? 토목선녀잖아· 오늘 목수들 포함해 인부 여럿이 죽었고· 아직 무슨 실례를 저질렀는지 모르겠어?”

“그것이 저희와 무슨 관련이라도-”

“이미 다 알고 왔으니까 괜한 거짓말로 힘을 빼지는 말고·”

비성낙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방주가 있기는 하나 주인이라기보다는 그들 중의 대표에 가까우니 명령을 내리는 대가리가 한둘이어야지·

개중 한 놈이 수작을 부렸을 것이다·

비성낙이 그러한 사정을 설명하면서 거의 애원에 가까운 소리를 한다·

“그러니 그 수작질을 부린 간부를 색출해 넘겨드리겠습니다· 노여움을 거두시고·”

“모기가 물었는데·”

청이 뜬금없는 소리를 한다·

비성낙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와중에 청이 담담히 뒷말을 잇는다·

“날 물은 모기를 딱 찾아 죽여야 할까? 아니면 보이는 족족 때려잡아야 할까·”

비성낙의 표정이 굳는다·

그에 청이 여유롭게 손짓을 한다·

“자· 세 수를 양보해 주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거야·”

그에 비성낙이 조용히 도를 뽑는다·

우웅 도신에 어리는 강기 꼴에 초절정 무인이라고 그 품새에서 진중하니 무거운 기개가 흐른다·

청은 이미 제 의사를 밝혔으니 남은 것은 무와 무의 충돌뿐이다·

비성낙이 오랫동안 쌓아왔던 제 무공을 초식을 되돌아본다·

생사가 걸린 도전의 순간이라서일까·

그간 어렴풋이 윤곽으로 비치던 도의 형상이 오늘따라 선명히 심상에 떠오른다·

비성낙의 심장이 쿵쿵 뛴다·

오늘 이 위기를 넘기고 나면 한 계단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어떠한 확신이 들었기에·

그리하여 비성낙이 심상에 떠오른 이상의 도를 붙들다·

이내 꽝 혼신의 힘을 다한 진각이 거칠게 대지를 짓밟아-

그리고 청은 비수를 날렸다·

비성낙이 그대로 붕 날아 만세를 부르며 바닥을 주우욱 미끄러진다·

얼마나 세차게 날았는지 그 손끝이 청의 발치에 닿을 지경이다·

청이 오물이라도 밀려드는 것처럼 재빨리 발을 들어 치운다·

뒤이어 천마군림보의 시커먼 마기가 발바닥 중심 용천혈에서 피어오르니 꿍 바닥을 밟아 비성낙의 팔꿈치를 짓이긴다·

“끄악! 끄아악!”

비명이 두 번 울렸다·

곁에 있던 견포희가 비성낙의 남은 팔을 콱 짓밟았으니까·

“억 비 비겁한· 세 수를 양보한다고·”

“난 벌레랑은 대화 안 해·”

청의 발등이 비성낙의 시야를 메운다·

 

벌레 둥지 구제는 생각보다 더 싱겁다·

그래서인지 여전히 속은 부글부글 나름 모처럼 실컷 때리고 패고 부수고 찢었음에도 전혀 즐겁지가 않다·

이렇게 쉬운 일을 왜 미뤄두다가 애꿎은 사람 여럿 죽어 나가도록 놔뒀을까 싶어서·

광주선방의 대문 앞에는 이미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든 이후다·

담벼락 너머로 비명들만 연신 울려퍼지고 군중 사이로 하얗게 질려 도망친 광주선방 무사가 한둘이 아니었으니 차마 무서워서 대문을 넘지는 못하고 그 앞에서만 우르르 몰려있는 것이다·

그러니 청이 덜렁거리는 대문을 걷어차 쓰러뜨리며 나타나자 구경꾼들 사이에서는 오오 하는 함성이 울려 퍼지는 것이다·

하지만 청의 곁에 붙은 견포희가 두려웠는지 표정은 밝지만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그야 견포희는 사내의 머리채를 꼭 쥐고 있는 상태였으니까·

사지가 곤죽이 되어 죽은 낙지처럼 축 늘어져 덜렁거리는 사내 비성낙이다·

다가오지는 못해도 반갑기는 한 모양인지 누군가 소리려 청의 안부를 묻는다·

“선녀님! 무사하셨군요!”

그에 청이 피식 오늘 처음으로 미소라 할 것이 얼굴에 번진다·

그러나 표정과는 달리 고까운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이다·

“뭐 구경거리들 났다고 이러고 있어?”

청이 그리 말하며 현판을 툭 집어던진다·

피칠갑이 된 광주선방 네 글자가 중앙 부두 나무바닥에 턱 쓰러져 눕는다·

“태우든 버리든 알아서들 해· 저 안쪽에 성한 놈은 없으니 돈 될 것들 있으면 챙기던가 말던가·”

그에 군중들이 신이 나서 광주선방 안으로 줄줄이 들이친다·

지금 당장이야 한몫 잡으려는 속셈이겠지만·

애초에 사파 놈들 하는 짓이 원한 팔아서 돈을 쥐는 꼴이 아니겠는가·

바닥에 기어다니는 쓰레기 보면 겸사겸사 당한 만큼 돌려줘야겠다 생각이 들 테지·

청이 그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가 이내 비성낙에게 시선을 돌린다·

“너만 병신이 되었으니 억울하지 않아? 시킨 놈 따로 있는데 부려 먹히는 종놈이 무슨 잘못이라고 평생 병신 신세일까· 아 거 주인 잘못 만난 사냥개 신세 서럽구나·”

청이 킥킥 비웃다가 말을 잇는다·

“그러니 시킨 놈들 조지러 가야지· 아· 그래· 혹시 아직 지킬 의리가 남았으면 입 다물어도 좋고· 길안내가 뭐 어렵다고 굳이 죽고 싶다는 놈을 살려두겠어? 자· 그래서 대답은? 어디로 가면 될까? 기왕이면 좀 가깝고 동선 낭비 없이 알려줄래?”

그에 비성낙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진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순순히 대답이 들려오기도 하고·

“여기서 서쪽에 해궁대선이라는 대선방이 있습니다·”

청이 그에 비성낙에게 손을 뻗어 손바닥을 쫙 편다·

견포희가 머리채 붙들어 딱 두드리기 좋은 위치로 맞춰주니 청이 만족스럽게 그 뺨을 툭툭 치대는 것이다·

“잘 생각했어· 사지가 병신이라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할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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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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