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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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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26

네모반듯하게 잘 깎은 석굴 안·

벽면에 돌로 깎은 거대한 의자를 두고 척 걸터앉은 청년이 있었다·

청년의 별호는 식심마군·

본인과 부하들의 주장으로는 섭심마왕이라고도 하는 늙은 청년이었다·

“슬슬 혈귀가 완성되었겠지? 야 괴물 년 그 새끼 연결 좀 해봐·”

“그 새끼요···? 우웅 마왕님이 그 새끼라고 부르는 새끼라면 아! 회주님께 연락드릴게요· 아아 사희야 거기 그 새끼 계시니?”

“아니아니아니! 야이씨 회주님 말고! 이년이 누굴 죽이려고·”

“회주님이 아니면 거탑천황? 아아 동일아 거기 그 새끼 계시니?”

“거탑천황 말고! 내가 그 새끼한테 언제 연락을 한 적이 있다고!”

“그 새끼라고만 해 놓고는· 제가 어떻게 알아요? 아· 고독존자 그 새끼인가 봐요· 얘 천제야 거기 그 새끼 계시-”

겨울철 귀한 금사과가 하늘을 날아 여인의 명치를 때리고는 산산히 부서져나간다·

그러고도 남은 힘에 퍽! 여인이 붕 날아 돌벽에 호되게 부딪쳐 나가떨어졌다·

부스스 흙먼지가 크게 피어올랐다·

하지만 여인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씩씩하게 상체를 벌떡 일으키고는 다리를 쭉 편 채로 아에 눌러앉았다·

“이러니까 의욕이 안 나지· 저는 언제까지나 마왕님을 돕는 사람이지 마왕님의 부하가 아니거든요?”

“괴물 년 주제에 사람은 무슨· 일부러 모른 척 지랄인 것을 내 모를 줄 말고?”

“평소에 모든 사내를 그 새끼라고 부르시잖아요· 저어는 멍청해서 구분을 못 해요·”

“됐고· 방가놈 불러·”

“네네· 방가놈 부르겠습니다· 얘 랑랑아· 거기 방가놈 있니이?”

여인이 앉은 채로 멀뚱멀뚱·

그렇게 멀거니 있다 대답한다·

“방가놈 죽었다는데요?”

식심마군이 깜짝 놀랐다·

“뭣이!? 왜? 누가? 혈귀는 어찌 되고?”

“놀란 나머지 그 펑퍼짐한 궁둥짝이 일 촌 정도 왕좌에서 떠오르며· ‘뭣이· 왜· 누가· 혈귀는 어찌 되고·’”

“내가 그 좆 같은 말머리 떼라고 했지· 이 괴물 년이 사람을 놀려도-·”

“못생긴 치열을 아드득 갈아대며· ‘내가 그 좆같은 말머리 떼라고 했지· 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이 사람을 놀려도·’”

“하···· 말을 말지·”

“방 책사는 여인을 추행하려다 얻어맞고 그 이후 살월파의 전 총관이자 현 문주인 왕우에게 칼 맞아 죽었답니다· 혈귀에 대해서는 랑랑의 대답을 그대로 들려드리겠습니다·”

여인이 흠흠 목청을 가다듬더니 용케도 랑랑의 무감정한 목소리를 흉내낸다·

“‘본 랑랑은 혈귀에 대해 알지 못하며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수란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는 마군의 의견에는 본 랑랑 역시 동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역시 랑랑! 랑랑뿐이야! 나 감동! 마구 감동!”

“이 괴물 년들이 아주 놀고 자빠졌구나! 그래서 혈귀가 완성이 되었다는 것이야 뭐야!? 모르면 알아봐야지!”

“주책맞게 주름을 편 얼굴에 다시 주름을 마구 잡으며 ‘이 귀한 여인분들아· 혈귀가 완성이 되었다는 것입니까? 무엇입니까? 모르신다면 부디 알아본 이후 제게 고견을 들려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여인 수란이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한다·

“‘본 랑랑이 부탁받은 임무는 방 책사의 호위 및 연락책입니다· 본 랑랑은 섭심마왕의 명령 혹은 부탁을 들어주어야 하는 의무가 없음을 고지하겠습니다·’”

식심마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딴 무책임한 소리가 어디 있느냐? 내 언가년에게 직접 따져야 말을 들겠느냐?”

“마왕님· 그분께서도 저희에게 부탁하실 때는 공짜로 부려 먹진 않으시거든요? 아· 얼마나 자상하신지· 우리 같은 되다 만 실패작들에게도 그렇게 따뜻하시고·”

“하아· 그래· 값을 쳐 달라?”

“저는 이번 일의 대가로 그분께서 한 시진 동안 꼬옥 안아주셨어요· 그리고 머리도 막 쓰다듬어주시고 뺨에 입술도 꺄아아 어떡해· 부끄러워·”

“무슨 일곱 살 난 애도 아니고·”

“또 참고로 랑랑이는 무릎 꿇고 싹싹 빌면 들어주겠다고 했어요·”

식심마군이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무릎 꿇고 싹싹 빌면 들어주겠다는 괴물이 지금 임무를 수행중이다·

진짜로 무릎 꿇고 싹싹 빌었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니 무슨 애들도 아니고· 제가 만든 강시도 부려 먹질 못해서 한심하게 어르고 달래? 하· 어이가 없군· 하긴 너희 괴물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 허약한 계집 따위야 손가락으로도 찢어 죽일 수 있을 테지만·”

그 말에 수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짙게 아주 대놓고 수상하도록 지어 보였다·

“제 말은 저희가 원하는 바는 죄다 각각 다르다는 거예요· 마왕님은 제게 값을 치를 수 없는데 왜냐하면 저는 마왕님한테 바라는 게 없으니까? 랑랑이라면 직접 가셔서 무릎 꿇고 싹싹 빌면 들어줄 수도?”

그에 섭심마왕이 콧방귀를 흥 뀐다·

“됐고· 그 괴물한테 전해· 되다 만 혈귀 실패작이라도 그 존재가 들키면 교의 대업에 큰 지장이 있을 거라고· 언가년에게 그 책임이 돌아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그 실패작들을 치워버리라고·”

“와· 비정하기도 하셔라· 제 그분께서는 비록 실패작이라도 넘치는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는데· 어떻게 마왕님은 사람이 그럴 수가 있어요? 책임이라는 것도 모르세요?”

“흐흐 괴물 년아· 책임은 약한 놈들이나 지는 거다· 강자는 아무것도 책임질 필요가 없지· 언가년이 회주님 만큼 강했으면 너희 괴물들을 챙기는 척이라도 했겠느냐?”

“그분께서는 그래도 따뜻하셨을 거예요·”

“그래· 그렇게 끔찍하게 사모하는 언가년이 고초를 겪는 꼴을 보고 싶지 않으면 그 괴물에게 당장 실패작들을 치우라고 해·”

그에 수란이 눈을 꿈벅꿈벅·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 대답을 내놓는다·

“‘알아들었습니다· 본 랑랑이 진지하게 고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일어나신 것입니까? 본 랑랑 말입니까? 랑랑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동료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중입니다· 그것이 아닙니다· 상상의 친구가 아닙니다· 그리고 친구가 아니라 동료입니다· 본 랑랑은 친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을 뿐입니다· 음? 당신과 랑랑이 말입니까?’ 라고 하네요? 너무해· 궁금하게 거기서 딱 끊고· 랑랑에게 친구가 생긴 걸까요?”

섭심마왕이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궁금하지도 않은 소린 필요없고· 어쨌든 그 괴물이 처리하겠다고 한 거지?”

“노력해 본대요· 아 그런데 말예요· 혹시 마왕님·”

“일 없다·”

수란이 울상을 짓는다·

“아직 말도 안 드렸는데용·”

“친구 해달라는 소리 아니냐? 내가 너 같은 괴물 년하고 친구를 먹겠느냐? 어림도 없는 소리·”

“흥· 저도 필요 없거든요? 책임감도 없는 쓰레기랑은 친구 안 해요· 흥이다· 흥·”

그에 섭심마왕의 이마에 핏대가 불끈·

 

—-

 

조 형에게 딱한 사정을 전해듣기는 했지만 뭐라고 할까 랑랑은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 표정 때문이지 않나 싶다·

불량품 죽부인 구녕이는 감정의 표현이 희미할 뿐이지 아예 표정이 없지는 않았다·

맛난 거 먹으면 입술이 올라가고 밥상에 탕국이 없으면 눈썹이 살짝 처지면서 슬픈 기색을 띄고 더우면 땀도 땀이지만 무슨 강아지 간식 바라보듯 간절한 표정이 되어 청을 바라보고는 했으니까·

음 생각하니까 구녕이도 보고 싶네·

어쨌든 그런데 랑랑은?

본인의 말마따나 감정 상태가 얼굴 근육을 움직이지 못한다더니·

아예 한 점 미동조차 없는 무표정이다·

사람이 아닌 것처럼 섬뜩한 구석이 있다·

고향 땅에서도 충격을 받으면 사람이 또 그렇게 된다는 말을 들어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그냥 이야기 속에서나 나오는 거였던가?

아니면 마음의 상처가 그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진짜 있는 거였나?

하지만 고향 땅의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리 궁리해봐야 알 방법도 없고·

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조근조근 특유의 무기질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소리에 눈을 떠서 나와보니 랑랑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 밤중에 누구랑? 하고 밖으로 나와보니 마루에 걸터앉아 혼자 중얼거리는 랑랑을 발견하고 만 것이다·

“랑랑? 누구랑 얘기해요?”

그랬더니 세상에·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동료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어··· 그 상상 속 친구라던가·”

“상상의 친구가 아닙니다· 그리고 친구가 아니라 동료입니다· 본 랑랑은 친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지 않을 뿐입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은 변명이다·

하긴 가족이 다 죽어 나가고 혼자 살아남아서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겠는가·

원래 청은 선량한 사람에게 약하고 그게 노약자라면 더더욱 약해진다·

특히나 마음에 병이 든 선량한 사람에게 청은 연탄만큼이나 따뜻해질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인심 크게 썼다· 그럼 내가 친구 해 줄게요· 이제 친구다? 나 말 놓는다?”

“당신과 랑랑이 말입니까? 도대체 랑랑의 인기란· 랑랑은 마성의 여인입니다· 진실로 친구가 되기를 원하신다면 무릎 꿇고 싹싹 빌며 간청하신다면 아는 사람에서 친구 등급으로 파격적인 신분 상승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살면서 다시 없을 기회입니다 천화검·”

“그거야 랑랑 마음이고· 내 마음 속에는 이미 친구 등급으로 올려놨으니 그쪽은 뭐 그쪽이 알아서 격상을 하든가 낮추던가·”

그러자 랑랑의 눈썹이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뭐야 움직였다?”

“랑랑은 감정이 표정으로 연결되는 어떤 작용에 문제가 있을 뿐 안면 근육에 마비가 온 것이 아닙니다· 랑랑의 안면 근육은 랑랑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그럼 표정도 좀 짓고 그러지·”

“천화검은 숨을 어떻게 쉽니까? 침을 언제 삼키십니까? 혀의 위치는 어디에 놓습니까? 턱의 위치는 치아는 어떻게 맞물려 있어야 합니까? 눈을 언제 몇 번 깜빡이십니까?”

“엥· 아씨·”

아뿔싸· 당했다·

청이 간악하고 비열한 수작에 당했음을 깨달았다·

숨이니 혀와 턱의 위치니 침을 삼키느니 하는 것들은 신경을 놓고 있으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한 번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의식으로 조종하려 드니 껄끄럽고 어떻게 해도 불편해지고 만다·

“랑랑에게 표정이 바로 그러합니다· 모든 반응을 살펴 적절한 표정을 짓기란 랑랑의 객관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두뇌로도 불가능한 사안입니다·”

“어···· 내가 실언을 했나?”

“랑랑이 표정을 짓지 못하는 현재 상태에 비관적인 경향을 가졌더라면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받을 만큼이나 섬세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해 드리겠습니다· 다행히도 본 랑랑은 그에 대해 연연하지 않기에 그저 객관적인 설명을 전해드렸을 뿐입니다·”

“음· 괜찮은 거 맞지?”

“천화검의 열렬한 요청에 일단 친구 후보로 등록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친구 등급 상승을 위해서는 아주 높은 수준의 헌신을 필요로 합니다· 본 랑랑에게 헌신하십시오· 랑랑은 현재 몹시 감귤을 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 감귤을 좋아하는 친구였구나·”

청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린다·

“천화검· 부엌은 그 방향이 아닙니다만·”

“응? 자러 가는 건데? 랑랑도 상상 속 친구랑 떠들지 말고 잠이나 자· 자는 게 남는 거지·”

“그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몹시 동의하는 바입니다만· 천화검이 수면에 들면 랑랑의 감귤은 누가 가져다주는 것입니까? 그리고 당도가 낮아 맛이 없는 과실은 누가 처리하는 것입니까? 천화검의 식탐으로 보아 귤껍질 또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증명은 어떻게 가려야 하는 것입니까?”

“부엌에 가서 물어보면 있지 않을까?”

“태도가 몹시 불량합니다· 친구 탈락입니다· 랑랑에게 다시 존대하여 예의를 갖추십시오 천화검·”

“싫은데? 랑랑한테 나는 친구 탈락이어도 나한테는 친구 합격이거든? 정 싫으면 무릎 꿇고 싹싹 빌면서 제발 친구로 여기지 말아주세요 하면 들어줄 수도 있고”

그에 랑랑이 박수를 짝 친다·

“이것이 태극의 원리입니까? 이것이 신룡다운 한 수 랑랑은 크게 개안하였습니다· 친구 점수 일 점 드리겠습니다·”

“몇 점 만점인데?”

“일만 점 만점입니다·”

그에 청이 피식 바람 새는 소리를 냈다·

그냥 좀 여기저기 특이할 뿐 그냥 성질 더러운 여자애 아닌가 하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예약 걸고 자러 갑니다··

내일은 아침에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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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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