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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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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36

산서성의 성도 태원!

태원은 청에게 있어서도 아주 의미 있는 땅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청의 정신적 뿌리인 한민족의 고향 단군 할아버지가 터를 잡은 신시가 바로 태원이다!

라고 주장하는 저능아들이 있다·

이 저능아들의 의견에 따르면 최초 한민족의 고향 신시가 바로 이 태원 땅이며 또 저 과거 고구려의 수도 졸본성이 바로 이 태원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

태원을 사각으로 두른 네모 반듯한 축성이 바로 고구려인의 웅대한 기술력이라는 것이다·

이 저능아들의 주장이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와 역사적 사료를 갖춘 채로 설득력이 있는지는 한번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단군께서 신시를 백산(산)과 흑수(강) 사이에 척 자리를 잡으셨다고 한다·

놀랍게도 태원이 위치한 산서성 땅에는 무려 무려 산과 강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강의 이름이 흑수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산의 이름은 백산이 아니다!

그런데도 어째서 신시가 태원이냐?

원래는 백산도 있었는데 중화 민족이 위대한 환 제국인의 눈부신 역사를 감추기 위해 백산이라는 이름을 감춰 지워버렸다고 주장한다·

어떤 증거도 없지만 예전엔 백산이었음!

사실 남쪽으로 보름만 내려가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춥고 가혹하던 그 시절 인류에게 가장 따뜻하고 풍족한 땅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왜 더 추운 북쪽으로 부득부득 기어올라갔는지 그것도 좌우로 산을 끼고 북에도 산이라서 사방으로 막힌 땅을 향해 굳이 기어 들어갔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아마도 수박도에 그려져 있지 않아서 모르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겠지만·

어쨌거나 청은 저도 모르는 사이 제 정신적 민족의 발원지(일지도 모르는 곳)에 도달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의미심장한 두근거림이 마구 용솟음쳐 쿵쿵 뛰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청의 신체는 한민족하고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태원에는 유림이 있다·

물론 청의 고향 땅 역사에서는 없었다·

원래는 한참 전성기를 구가하며 황궁에 딱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겠지만·

하지만 그런 차이점이야 청이 세세하게 알지도 못할뿐더러 사람이 자연의 기를 붙들어 날아다니는 세상에서 유림이 태원에 있건 저 항주에 있건 무슨 상관이겠나·

현 황실이 유림을 점차 멀리하면서 그에 섭섭한 유림 세력들이 가깝지만 먼 곳에 딱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정설이기는 하다·

태원은 북경과 가깝지만 사실상 남쪽의 하남을 통해서 빙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거리만 가깝고 실제로는 멀다·

우리를 멀리하시니 멀리 있겠지만 다시 등용해서 써 주셨으면 하고 가까이에서 눈길을 받고 싶은 유림의 소망을 담은 위치 선정이다·

그리고 그러한 유림의 총본산 한림원·

한림원 입구를 지키던 위사의 눈에 조금 기묘한 방문객이 보인다·

면사를 쓴 키가 큰 여인 그리고 그 손을 꼭 잡은 쪼그만 어린아이다·

어린아이는 연신 신기한 듯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다 큰 여인을 올려다보며 작은 입을 달싹거린다·

물론 이렇게만 보면 여행 나온 평범한 모녀처럼 보이지만·

기이한 점은 두 여인 모두 칼을 차고 있다는 것이었다·

꼬마아이가 찬 칼은 아이가 작아서 그런지 몸집에 비해 커서 발목까지 닿으며 큰 여인이 찬 칼은 큰 만큼 칼도 커서 역시 그 발목까지 닿는 거검이다·

뭐지? 무림인 모녀?

위사가 생각해도 입에 잘 붙지 않는 특이한 단어가 아닌가·

생각해보니 당연히 모든 무림의 여인에게는 어머니가 있고 모녀가 나와 손을 잡고 거니는 것이 뭐가 특이할까 싶기는 한데·

그런데도 어쩐지 굉장히 드문 광경이다·

그래도 한림원 위사 쯤 되면 들어먹은 풍월이 있는 모양이라 그저 무림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녀의 그림이 기묘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모녀가 산책을 나온 장면에 그저 칼을 차고 있음으로 해서 드물다고 여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근무를 시작한지 열 시진은 된 것 같은데 아직 태양의 위치가 한 치도 지나지 않은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사실 고찰이라기보다는 그냥 시간 때우기에 불과한 얄팍한 단상이었으니 그렇게 멍하니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시간을 잊은 현자가 되어가는 와중에-

“저기요?”

정신을 차리니 코앞까지 온 모녀다·

위사가 퍼뜩 정신을 차리며 목소리를 엄숙하게 깔았다·

“헛 크흠· 여기는 한림원의 태학이라오· 천하의 선비가 모여 옥을 갈아 바늘을 짓는 큰 요람이기도 하오· 부인께서는 어떤 용무이시오?”

“부인? 음 어쨌거나· 시강학사 어르신을 뵈러 왔는데요· 혹시 어르신께서 안에 계시는가요?”

“시강학사 어르신께서는 현재 오전 시강에 들어가 계십니다만· 어쩐 일이신지·”

“아 저는 천유학 어르신의 제자인 서문청이라고 해요· 스승님을 뵙고자 왔는데·”

그에 위사가 청의 면사를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결국 봐도 봐도 안쪽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만다·

청이 이 아저씨가 왜 이러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니 위사가 어렵게 입을 여는 것이다·

“그 부인? 시강학사 어르신께서 여인을 가르치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사오만· 무언가 착오가 있으신 것이···”

이것이 바로 서문수린이 한림원을 일러 유림 놈들이라 낮춰 부르는 이유다·

“아· 맞다· 잠시만요·”

여인이 능숙하게 짐을 앞으로 돌려 안쪽을 뒤적거리더니 막 접혀 구겨지고 찌그러진 서신 뭉치 하나를 꺼낸다·

그리고는 잘 펴다가 위사에게 척 내미는 것이 아닌가·

위사가 받아서 펼쳐보니 ‘시강학사 천유학의 애제자 서문청 스승의 부름을 받다·’ 하고 시강태학 네 글자 붉은 도장이 쾅·

위사가 그제야 고개를 푹 숙인다·

“실례했습니다·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강연이 펼쳐지는 도중에는 설령 천자께서 찾아오더라도 기다리셔야 하는 법이라고·

청이 스승님 뵈러 가도 되냐고 묻지도 않았는데 위사가 알아서 알려준 이야기였다·

한때는 황태자의 스승이자 또한 황제의 스승이기도 했던 한림원의 자부심이 듬뿍 묻어나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잘 꾸며진 인공 수로를 구경하며 차나 홀짝거리고 있자니 돌연 와글와글 크게 떠드는 소리가 번진다·

“아· 끝났나 보다·”

아니나 다를까 넓게 펼쳐진 인공 수로의 중앙 가장 큰 건물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몰려나오고 있다·

하나같이 얼굴에 해방감 비슷한 자유를 가득 품고서 무언가 버텨낸 자들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은 채였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나 조용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혹시 스승님 지나가려나 하고 계단 앞에 서서 지나가는 면면을 확인해 본다·

그에 마침내 오전 강연 끝났다 이제 점심 뭐 먹냐 등등 소곤소곤 이야기꽃을 피우던 학사들이 뜨악한 표정으로 청을 바라본다·

한림원 한가운데 웬 여인이?

금녀의 구역은 아니지만 그것도 태학당 앞을 떡하니 지키고 서서?

그런데 키가 참 크기도 하지·

옆에는 뭐지? 딸인가?

하지만 군자는 여인에 연연하지 않는 법·

궁금하고 신기하긴 한데 굳이 말을 붙여 묻는 사내가 없었으니 그저 좌우로 갈라져 뒤로 스쳐지나갈 뿐이다·

그러다가 청이 마침내 크게 소리쳤다·

“스승님!”

몇몇 사내들과 눈을 맞추며 용케도 척척 계단을 내려오던 천유학이다·

청의 목소리에 고개가 홱 돌아간 천유학의 얼굴에도 활짝 미소가 핀다·

“아이고 제자야· 이제 왔느냐? 왔으면 경연장에 들어서 눈인사도 하고 경연도 좀 같이 듣고 하지 왜 해태처럼 계단 끝에서 멀거니 기다리고 있느냐?”

“헤헤· 강연 중에는 천자라 해도 함부로 굴어서는 안 된다던데요·”

“그야 천자이니 그렇지· 배움을 청한다면 누구라도 함께 들어도 상관없는 것이 바로 강연이란다·”

“헤헤· 사실 강연은 좀···· 아 여기는 제 동생 진장명이에요· 장명아 인사드려· 내 스승님 천유학 어르신이셔·”

“안녕하세요·”

“그래· 작은 소저도 안녕하시오? 안 그래도 올 때가 지났는데 무소식이다 했더니· 오느라 별일은 없었지? 식사는 하였느냐?”

“헤헤 스승님하고 같이 먹으려고 했죠· 태원에 제일 잘하는 집 아세요? 제자가 오늘 아주 제대로 한 번 모십니다·”

“먼 길 와서는 먼저 스승이 제자부터 한 끼 먹여야지 얻어먹으면 쓰겠느냐? 그러니 일단은 집으로 가자꾸나·”

그에 한림원 학사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

대박 사건!

시강학사님이 여인을 제자로 두셨구나!

그것도 그 근엄하신 시강학사님이 미소를 활짝 만개하여 피어오를 정도로 반가운 제자 애제자다·

음? 그런데 칼은 대체 뭔데?

무림인을 제자로 두셨단 말인가?

여인이 홀로 다니기 위험하니 위장용으로 칼을 차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지만 그런 것 치고는 굉장한 거검이 아닌가?

하지만 그 물음에 정답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히히덕거리며 자리를 떠나는 중이었으니·

오늘 점심 식사에는 다들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리라·

어쨌거나·

천유학의 집은 사합원 중에서도 모서리를 콕 눌러 확 잡아당긴 듯한 거대한 사합원 그러니까 대저택이었다·

청이 떫은 표정으로 되묻는다·

“엥· 스승님 되게 잘 사시네요?”

“임마· 사람이 배고프고 당장 굶어죽으려고 하면 어떻게 공부를 하냐? 먹고 사는 문제가 문제가 아니여야 속편하게 경전이나 읽는 법이지· 내가 천하의 큰 선생이랍시고 이리 땅땅거리는게 죄다 가산이 부유해서 그래· 집안에 돈이 많으니까 어려서 할 일이 글공부 뿐이지·”

그에 진장명의 눈이 동그래져서는 천유학을 올려다본다·

집에 들자마자 말투가 껄렁해지는 천유학이었으니까·

“뭔가 형설지공? 맞나? 그런 말이 있지 않았어요?”

반딧불 형 눈 설·

동진 사람 차윤은 반딧불을 모아다 비춰 글을 읽어 상서령이라는 큰 벼슬까지 했다·

동시기 손강이란 사람은 눈에 반사된 달빛에 비춰 글을 읽어서 역시 어사대부라는 큰 벼슬까지 나아가는 데에 성공했다·

그냥 등불을 켜면 안 되냐고 하겠지만·

기름을 살 돈이 없으니까 이렇게 돈 안 드는 방법으로 밤중에 책을 읽었던 것이다·

즉 가난과 같은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정진하는 그 노력을 높이 말하는 말이라고 하겠다·

그에 천유학이 헹 특유의 바람 새는 소리를 낸다·

“차윤이고 손강이고 그렇게 아득바득 공부해서 벼슬에 나아간 뒤에 뭘 했냐· 결국 백성들 열심히 뜯어먹는 부패 관리가 됐지· 큰 사람이 되기는 개뿔 큰 개새끼가 됐다· 공부 자체에 뜻을 둔 것이 아니라 관직에 나아가서 다른 놈들 뜯어먹겠다고 공부를 택한 거란 말이다·”

천유학이 쯧 혀를 차고 말을 이었다·

“그놈들한테 공부는 자신이 큰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재물을 벌고 가난에 복수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거다· 그러니 공부도 부유한 놈들이 해야 해· 안 그러면 공부의 목적이 일신의 완성이 아니라 부귀를 쫓게 되어버리니까·”

“오오·”

청의 감탄사에 천유학이 헹 웃음인지 비웃음인지 모를 소리와 함께 덧붙인다·

“왜 유학자가 할 소리가 아닌 것 같으냐?”

“아뇨· 그건 모르겠고 스승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진짜로 배우신 분 같아서요·”

“이 녀석이·”

“하지만 제 스승님은 근엄하신 시강학사 선생님이 아니라 천유학 어르신이니까 상관없지 않을까요?”

시강학사한테 배우러 온 게 아니라 신투한테 배우러 온 거다·

청의 말에 천유학의 표정이 비열해졌다·

“정말 그리 생각하느냐?”

“그럼요?”

“대사(大師 서문수린) 께서 연통하시기를 네 대가리가 길가의 돌맹이와 다른 부분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기본적인 이교에 대한 경문 정도는 외우고 있으니 올해 내내 붙들고 유가를 좀 가르쳐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셨다· 그런데 제자야 유가가 좀 양이 많아· 제자백가라고 들어봤니?”

“엥·”

“놀러 온 줄 알았냐? 제자야 너 글공부하러 온 거다· 내가 임마 천하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위대한 스승으로 꼽히는데 제자인 네가 무식해서야 쓰겠냐?”

“엑 그런 이야긴 못 들었는데요···”

청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글공부라니?

글공부라니!?

“너무 질색하진 말고· 그래도 하다 보면 의외로 또 은근 재미가 있어·”

“그런 재미는 존재하지 않아요·”

“아니 진짜라니깐? 날 봐라·”

“그런 재미는 스승님밖에는 못 느끼니까 그렇게 큰 스승님이 되신 거 아녜요· 다들 느꼈으면 부잣집 도련님은 다 큰 스승님이 되었어야지· 재미로 공부하다 득도했게·”

“거 참· 이럴 때 보면 멍청한 건 아닌데· 머리는 좋은데 쓰지는 않는 종류인가? 뭐 대사께서도 부탁하신 일이니 네가 아무리 피해봐야 어쩔 수 있냐· 오라 이제 보니 여기 작은 소저는 글공부에 심심하니 함께 어울리라고 같이 보내주셨구먼·”

그에 진장명이 눈을 꿈뻑· 또 꿈뻑

그리고는 꼭 붙들고 있던 청의 손을 스르륵 놓아버리고는 저 먼 곳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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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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