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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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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3

흔히 바다를 향해 뛰어든 땅이라 불리는 산동반도다·

실제로 대륙이 바다로 손을 쭉 뻗은 것처럼 보이는 이 반도는 특이하게도 도중에 큰 돌산을 끼고 있다·

바로 노산이다·

그리고 저 아래 노산 아래에도 작은 항구 마을이 존재하는데 바로 청도진 청도다·

청의 고향에서는 맥주로 유명한 바로 그 동네가 되시겠다·

노산의 청정수로 빚어진 맥주는 전세계를 사로잡는 것만 같았지만 훗날 맛이 아닌 다른 요소로 유명해지고 만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청도는 아주 영세한 시골이다·

“엥· 청도가 시골이에요?”

“그럼? 무슨 도시씩이나 되냐? 뭐 노산 약수가 영험하다 하니 물맛 좀 보려면야 들를 수도 있겠지만·”

“왜요 막 맥주가 유명하다던가? 아· 맥주· 그렇구나·”

먹는 것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청이 곧장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맥주는 중국 술이 아니었지·

뭐지? 어쩌다 청도가 맥주로 유명해지지?

그야 훗날 식민주의와 그에 관련된 사연이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물 대신 맥주를 마시고 피 대신 맥주가 흐른다는 맥주국 놈들이 불법 점거해서 어쩌고 저쩌고 뭐 그러한·

하지만 어차피 청은 모르고 사실 관심도 없으며 중원에서는 아직 벌어진 일도 아니다·

그러니 뭐 그런 거야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재의 목적이 아니겠는가·

중원 땅에서도 가장 바다로 나아간 이런 대륙의 땅끝까지 온 이유가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조개구이!

조개구이를 먹기 위해서인 것이다!

딱히 내가 먹고 싶어서는 아니고 장명이의 추억이 깃든 소중한 음식이니까· 응· 응·

그러니 일단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최고급 객잔에 척 자리를 잡았다·

마침 특실만 남았다고 하길래 일단 냉큼 잡아서 짐을 내려놓고·

즉묵현에 들 때만 해도 부슬부슬 분무기로 뿌리는 것처럼 찝찝하게 내리던 비도 해가 떨어질 때쯤 되자 쏴아아 본격적으로 쏟아붓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야 팔월 하순이니까·

겨울에 윤월을 낀 해라서 여름은 이제 끝물이지만 이제 산동반도에서 달의 반절은 비가 내리는 시기다·

최고급 객잔이란 최고급 요리점이자 주점을 겸한다·

캬 분위기 좋고·

가리비와 큰 바지락 이건 피조개인가? 거기에 작은 바지락이 산더미처럼 쌓인 채로 커다란 쟁반에 받쳐 나온다·

거기에 점소이의 추천으로 탕추와 황먼지 배골미반· 이름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요리도 함께 튀어나온다·

“오잉?”

조개구이에 곁들이는 반찬 같은 느낌이라 요리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뭐지? 이 익숙한 맛? 내 입맛에 딱인데?

물론 청의 입맛에 안 맞는 음식은 세상 천지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쩐지 다른 동네 음식들보다 더 입맛에 맞는다고 해야 하나·

큰 여인과 작은 소녀가 바삐 손을 움직여 요리를 퍼먹기 바쁘고· 늙은이가 그 모습을 구경거리 삼아 술을 홀짝인다·

그리하여 여름밤 비는 쏟아져 쏴아아 온 사위가 물 내리는 소리·

덕분에 서늘한 밤에 밤바다를 바라보며 보는 진미의 맛이란·

“하 나오니까 좋다· 그치?”

“응·”

“아니 사부님· 자꾸 술을 혼자 따르고 그러세요?”

“먹느라 바빠서 손이 보이지도 앉는구만· 바빠 보이는데 뭘 술까지 따라달라고 치근거릴까?”

“에이 아무리 바빠도 스승님 술잔 채워드릴 짬은 있지· 자 제자가 올리는 술 받으시고·”

꼴꼴꼴 ‘점소이 제일 좋은 술 주세요·’ 하는 명주가 맑은 소리를 내며 차오른다·

툴툴거리지만 청이 따라주는 술을 받는 천유학의 표정이 푸근하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천유학도 마음 놓고 편안하게 풍광을 즐긴다·

그야말로 안빈낙도한 삶이로다 금은이 풍족하기에 안회처럼 가난하지는 않지만·

그럼 마땅한 싯구라도 없을까 자연스레 기억을 더듬던 천유학이 문득 의문을 가진다·

굉장히 오랜만에 여유롭고 즐거운데 왜?

그야 지도 해석한다고 오전엔 강연에 들고 오후부터 밤까지 지도를 들여다보고 잠자리에 드는 반복이었으니까·

그것도 꽤 오랫동안·

그리 왜 그리 바삐 지냈는가 모르겠다·

이렇게 유유자적 그저 함께 작은 연회를 즐기기만 해도 참으로 기꺼운 것을·

이러한 도를 어째서 이 먼 산동 땅까지 와서 깨닫게 된단 말인가·

진작 알았으면 태원에서도 얼마든지 더욱 즐거운 시간 보내며 함께 어울렸을 터인데·

“···?”

“아 병이 비었어요? 한 병 더 하실래요? 여기-”

“아니 술은 됐다·”

생각해보니 놀러온 게 아니다·

청이 너무 자연스럽게 일행을 이끌었던 통에 천유학 역시 분위기에 취하고 말았다·

뭔데? 왜 살중살 그 흉악한 마공을 치우려는 숭고한 신투의 사명을 두고 이리 놀고 자빠졌어?

한마디 쏟아내려던 천유학이다·

하지만 사람으로 가득 찬 요리점에서 뭐라 할 것인가·

보물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느냐고? 안 그래도 여기저기 듣는 귀가 있는 상황에서 보물 찾으러 왔다고 온 동네방네 소문을 낼 것이 아니라면···

문득 천유학이 아뿔싸·

듣는 귀? 왜 진작 눈치채지 못했지?

정작 이 호화로운 식탁에 와서는 이렇게 웃고 떠드는 식탁이 별로 없다·

조용히 숨죽여 먹고 마시며 이리저리 남의 눈치는 보는 놈들이 반절이 넘었다·

애초에 왜 요리점이 가득 차 있지?

팔월의 산동반도다·

노산에 오르는 유람객들에게 팔월은 아주 최악의 시기다·

더위는 절정에 달하고 하늘은 흐리고 연신 비가 내린다·

재수가 없으면 아주 사나운 비바람이 불어오기도 하여 유람하기에는 그야말로 아주 험난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눈치 빠른 제자가 미리 알아채고 아주 돈 많은 유람객 행세를 했으니 망정이지·

천유학이 심각한 속을 감추고 방긋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니다 언제 또 즉묵에서 제대로 된 노건자를 마셔 보겠냐· 더 시켜라·”

“그러니까요· 여기 점소이 노건자 일 병 추가 아니 두 병 더요!”

“옙! (흐으읍)노건자 두 병이오!!!”

신이 난 점소이가 아주 객잔이 떨리도록 크게 소리를 지른다·

노건자라 하면 산동 땅 뿐만 아니라 온 중원에서도 손꼽히는 명주 중의 명주이며 그만큼 비싼 술이기도 하다·

물론 산지에서 먹는 노건자는 다른 지역에서처럼 금을 따라 마시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어지간히 전낭이 두툼한 이라 해도 간단히 주문할 정도는 아니다·

그에 좌중이 부러움 반 시기 반 침만 꼴딱꼴딱 삼키며 껍데기가 산더미처럼 쌓인 청의 식탁을 바라본다·

마치 원시 인류가 쌓아 올린 패총(조개무덤)을 보는 듯한 조개껍데기의 탑이다·

그렇게 도착하자마자 객잔 주인과 점소이에게 커다란 행복을 선사한 청이 마침내 창대한 식사를 마치고 꼭대기 가장 좋은 방에 오른다·

“아이고 배 터지겠다·”

“나도·”

오자마자 청이 침상 위에 팔다리 쭉 펴고 발라당 드러눕는다·

그에 질세라 진장명 역시 그 옆에 같은 자세로 드러눕는다·

처음 만났을 때도 열 살 열한 살 쯤으로 보일 정도로 체구가 작던 진장명은 사실 클 시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는지 그 때나 다름없는 꼬맹이 그대로다·

큰 여인 옆에 누우니 영락없이 모녀로 보일 만큼의 길이 차이가 난다·

“이것아· 적당히 처먹어야지· 노산보다 네 배가 더 높이 솟았구나·”

“에이 모처럼인데 뭐 어때요· 태원에서 눈치 보느라 조금만 먹고 살았더니·”

남들 한 그릇 먹을 때 세 그릇 먹은 양이 조금이라는 충격적인 사실!

모든 학사들이 경악하며 도대체 그렇게 먹은 밥이 다 어디로 아 어디로 가는지 알 것 같기도 흠흠 하고 얼굴을 붉힐 만한 소리였다·

“됐고· 용케 눈치챘구나· 하 일이 고약하게 된 모양인데·”

“엥?”

청의 그 표정·

천유학이 제 실수를 알아차렸다·

아뿔싸!

이년은 그냥 생각 없이 먹고 놀았구나!

도시의 인파가 심상치 않아서 유람객 행세를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애초에 장보도 보물찾기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구나!

천유학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초에 이런 년인 줄 몰랐으면 모를까·

천유학은 이제 제자는 살결뿐만 아니라 두뇌에까지 주름 하나 없이 곱고 매끈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안다·

아마 머리를 열어보면 뇌의 생김새도 천하제일미뇌이거나·

아니면 항상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예 내용물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째 설명을 해 줘야지·

“장보도가 여러 장이었던 모양이다· 하긴 베껴 그린 한 장이 있으면 두 장 세 장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 시기가 노산을 오르기에 참으로 사나운 때란 말이다· 해 뜨면 더운데 돌산이라 딱히 해를 피할 데도 없고· 비 오면 굳이 노산을 올라도 경치가 보이는 게 없고·”

“아· 지금이 성수기가 아니었구나·”

천유학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지만 듣자 마자 참 재미있다는 생각은 든다·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득 찬 시기?

참으로 절묘한 표현이로다·

보면 생각이라곤 하나도 없는 제자인데 은근 시재(시를 짓는 재능)이 있단 아니 이게 아니라·

“원래 장보도 탐색이 이러하다· 장보도가 여러 장이면 꼭 이런 문제가 생겨· 장보도 주인들이 몽땅 능력 있고 과묵한 놈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개중에 입이 가벼운 놈 능력이 모자란 놈이 생기면 어찌 되겠냐·”

입이 가벼운 놈은 제 수중에 있는 장보도를 자랑하지 못해 안달이니 결국에는 말이 새어나가고 만다·

그래도 입이 가벼운 놈이 낫다·

능력이 모자란 놈은 제가 못 찾을 것 같으면 장보도 자체를 팔아서 장사를 한다·

장사꾼이 손님을 한 사람만 받으려고 하겠나·

“이리 비싼 객잔에 남은 방이 제일 좋은 방밖에는 없다고? 아래서부터 차올라 여기 꼭대기만 비었다는 소리 아니냐·”

“헐 뭐예요· 지금 온 도시에 보물 찾으러 온 사람들이 우글거린다는 말씀 아니세요?”

“그래· 보물이 뭔지 모르고 온 놈들이면 다행이겠다마는·”

천유학이 말끝을 흐렸다·

그냥 장보도니까 뭔가 대단한 보물 보통 금은 같은 것을 찾으러 온 놈들과 살중살 그 최악의 마공을 찾고자 오는 놈들은 아예 그 마음가짐부터가 다른 법이었다·

신투가 왜 보물을 훔치겠나·

어떤 종류의 보물들은 강호에 피바람을 불러올 수밖에는 없었으니 이름난 신병이기며 신공절학 혹은 흉악한 마공 따위가 바로 그러한 것이다·

하물며 흡정마공이라면?

그에 청의 표정이 그제야 심각해진다·

그냥 산 타고 고생하다가 비급을 찾아서 태워버리면 땡일 줄 알았더니·

“그럼 어떡해요? 몰래 찾아서 없애버려야 할까요? 지금이라도 찾으러 가요?”

“하· 비오는 밤 중에 산을 타잔 말이냐? 뭐가 보여야 찾든가 말든가 하지·”

달 없는 밤은 청의 인간을 초월한 눈깔이라도 해도 눈에 뵈는 것이 없다·

과학적 원리로 따지자면 물체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는 광원이 있어야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나·

물론 과학적 원리를 알든 모르든 그냥 앞이 안 보이면 누구라도 안 보이는구나 싶겠지만·

“그럼요?”

“단단히 준비해서 새벽녘에 조용히 들어가야지· 산에 머무르며 조용히 찾아서 몰래 나와야 한다· 안 그러면 큰 난리가 날 터니·”

그에 청의 표정이 썩어들어간다·

산에 들어가서 먹고자고 노숙하면서 보물을 찾자는 소리가 아닌가·

아니 해 뜨면 산 타다 해 지면 내려와서 푹 쉬면 될 줄 알았더니·

도대체 뭐 하나 쉽게 되는 일이 없어? 하고·

 

—-

 

그리하여 노산!

가장 높은 봉우리의 높이가 사백 장이 안 되니 중원 식으로는 그리 높은 산은 아니라고 하지만 바다에 맞닿은 산은 해발고도 그대로 높이라서 실제로는 상당한 높이를 가진 산이라고 하겠다·

거기에 바위산이라 봉우리들은 온통 돌덩어리 기암괴석들이라 실제로는 그 위압감이 대단한 거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노산은 주변에 바다 아니면 평야로 저 혼자 솟은 외톨이 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하게 펼쳐진 산세를 자랑라기도 했다·

그러니까 노산은 넓다·

매우 넓다·

한민족의 고유한 도량형으로 따지자면 노산의 넓이는 여의도 일백오십사 개에 이른다·

즉 일백오십사 여의도다·

참고로 이 한민족의 도량형 여의도는 공적인 문서에서도 쓰는 공식 도량형이다·

다만 한민족 중 그 누구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만일 한민족에게-

“노산은 일백오십사 여의도에요”

라고 말하면 한민족들은 그 산이 얼마나 넓은 산인지 음? 넓은 건가? 잘 모르겠는데 하고 생각해내지 못한다·

대신 그들에게 “서울의 칠할 오푼 그러니까 사분의 삼 서울이에요·” 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면 한민족들은-

“이야 참으로 넓은 산이로구나! 거기를 뒤져야 한다고? 나 같으면 거길 뒤지느니 그냥 뒤지고 만다!”

라고 소리를 지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산으로 향하는 청의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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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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