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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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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44

일단은 노산에 드는 일부터 몰래 눈치를 봐야 했으니 이는 신투의 뜻은 언제까지나 도둑질에 있기 때문이다·

죄다 쳐 죽이고 뺏을 요량이면 그게 신투인가?

문제는 진짜 그렇게 할 것 같은 차세대 신투다·

그러니 스승으로서 올바른 신투의 방식을 가르쳐 놓아야 한다 적어도 천유학은 그리 생각했다·

일단은 허탕친 유람객처럼 괜히 궂은 날씨를 탓하면서 오전부터 먹고 마신다·

그러다가 에잇 안 되겠다 가자꾸나 하고 일단은 즉묵현을 뜬다·

그리고 인적 없는 외진 곳에서 천유학이 어디에서인가 훔쳐 온 허름한 복장으로 갈아입는다·

정확히는 은자를 두고 동의 없이 구매해 온 허름한 복장이다·

신투는 죄 없는 양민의 재물을 노리지 않아야 하는 법이므로·

“저 스승님? 이거 사내 옷 아니에요? 품이 너무 헐렁해서 뛰어오르기라도 하면 가슴이 다 튀어나오게 생겼는데요·”

“척하면 척이지· 굳이 사내 옷을 가져다 준 이유가 뭐겠냐? 그리고 튀어나오는 게 뭐야? 튀어나오는 게· 계집이 못 하는 소리가 없어· 팍팍 싸매서 감춰·”

“답답하고 찝찝한데· 이 날씨에 살끼리 계속 붙어있으면 땀도 차고· 더워서 흘리는 땀이랑는 별개라니까요 끈적하고 텁텁한 게 으 뭐라고 하지·”

“내가 그런 설명까지 들어야 해?”

“아씨 이게 진짜 기분 더러운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그래 장명이는 내 기분··· 모르겠구나·”

그에 진장명의 이마에 힘줄이 빠직·

“내가 아프지만 않았어도 알 수 있었을 거야·”

천음지체 탓을 하는 진장명이었다·

“그 음· 아니다· 그래·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냥 유전자 단위의 문제가 아닐까?

문득 장명이네 엄마 양소월 그 아줌마가 떠오른 청이다·

하지만 괜히 그 아줌마 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어물어물 그래 그렇구나 하고 말았다·

거기에 비를 피하기 위한 도롱이까지 척 걸치고 나니 음· 도롱이도 중고네·

“어우 냄새· 그냥 도롱이는 새 거 사서 쓰면 안 돼요?”

“맞아·”

진장명이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천유학은 코웃음을 칠 뿐이다·

“기껏 허름하게 차려입고 도롱이만 아주 광택이 나는 새 거다? 되겠냐?”

“음·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

“재물은 사라져도 인명은 탐하지 말하야 하는 법이다· 엉? 무슨 말인지 않겠어?”

“음·”

청이 애매한 표정이 되었다·

딱히 수긍은 안 되지만 위험한 물건을 위험한 놈들에게서 치우는 것·

그러면 그냥 위험한 놈들도 치우면 되지 않나?

하지만 그냥 스승님에게 다 죽이자고 말을 할 수도 없으니 그냥 표정만 애매하다·

신투가 그 꼴에 한숨을 푸욱 내쉰다·

어쨌거나 그렇게 낡은 옷에 허름한 도롱이 걸치고 나니 아주 늙은 거지 젊은 거지 어린 거지 삼대가 나란히 선 꼴이다·

“거지가 아니라 약초꾼· 망태기는 괜히 두른 줄 알아?”

사실 넝마에 망태기를 매고 막대기를 든 꼴이 남들이 보면 번듯한 약초꾼이다·

구전으로 전해지는 약초꾼들의 전수 생태 상 늙은이 젊은이 어린애 한 묶음으로 돌아다니는 모습은 흔하기도 하고·

그렇게 인적 없는 야지에서 분장을 마치고는 길도 없는 노산의 산세를 향해 슬그머니 파고든다·

사실 중원 시골의 양민들이 이렇다·

거지꼴인데 쟁기를 들었으면 농부·

거지꼴인데 망태기를 매면 약초꾼·

거지꼴인데 그물을 들면 어부인 식이다·

애초에 양민들의 작업복이란 대충 입다가 걸레로도 못 쓸 정도가 되면 버리고 새것을 짓기 때문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었는데·

“누구냐!”

길 없는 산속의 능선을 조금 오르자마자 작은 산길이 하나 나타나나 싶더니 아니나다를까 길가에 서성거리던 무인 하나가 대뜸 소리를 치며 칼끝을 겨누는 것이다·

“아이고 나리· 왜 왜 이러십니까요·”

천유학의 연기가 그럴듯하다·

연기에는 딱히 자신이 없는 청이라서 그냥 괜히 진장명을 품으로 껴안아 뒤로 가리는 척이나 했다·

나름 자식 챙기는 아비 흉내다·

그에 무인이 칼끝을 내린다·

“뭐야 산꾼들이냐?”

“예예 그렇습니다요·”

“흠· 아 그래 마침 잘 되었군· 노산에 자주 다니나? 노산에 큰 묘역이나 혹은 큰 묘소가 있나?”

“아이고 나리· 산에 그것도 돌산에 누가 묘를 쓴단 말입니까·”

“그래? 그럼 뭐 수상한 동굴이라던가?”

“비를 피하는 동혈이라면야 오래도록 쓴 것들이 있다마는 수상하다 하시며는···?”

“흥· 별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군· 재수가 없었을 뿐이니 너무 원망하진 마라·”

그러고는 대뜸 칼을 휘두르는데-

천유학의 팔이 자연스럽게 나아가 악수를 하듯 손과 손이 맞닿더니 짜기라도 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검을 넘겨받는다·

극한에 이른 소매치기 신투의 기예다·

“으잉?”

도중부터 맨손을 허공에 부웅 휘두르게 된 무인이 멍청한 소리를 낸다·

“쯧· 이리 흉한 것을 함부로 휘두르면 쓰나· 몹쓸 놈이구만·”

천유학이 빼앗은 검으로 무인의 목을 콕 찌른다·

당연히 유혈 사태가 벌어질 줄 알았더니?

칼로 찔렀음에도 불구하고 컥 하고 목을 틀어쥐고 켁켁 마른기침을 토해낼 뿐이다·

천유학이 뒤로 돌아 사내의 멱줄을 팔로 휘감아 단단히 붙든다·

사내가 바동거리지만 천유학은 좌우로 한들한들 기묘하게 흔들릴 뿐 억센 팔뚝은 그대로 자리를 지켜 숨통을 틀어막았다·

이윽고 사내가 축 늘어지고야 만다·

어차피 청은 천유학이 화경의 고수임을 안다·

부드러움과 액체스러움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천유학의 싸움법은 처음 보았지만 음 대단하긴 한데 내 취향은 아니네·

다만 진장명은 전혀 몰랐다·

대단히 존경받는 학자인 줄만 알았던 늙은이가 알고 보니 고수이기도 했다니!

진장명이 눈을 완벽한 동그라미로 만든 채로 콕콕콕 청의 옆구리를 찔러댄다·

“응? 왜?”

“고수신데· 알고 있었어?”

“훗· 장명아· 무림에서는 노인 여자 아이를 조심해야 한단다· 우리만 봐도 노인 여자 그리고오···”

청이 진장명을 바라보고는 음 하고·

“생각해보니 아이는 안 조심해도 되겠네· 아이에게는 방심하도록· 꼬맹이·”

“···?”

진장명이 무슨 뜻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청이 천유학에게서 사내를 받아든다·

자연스럽게 손에 사내의 머리채를 한 바퀴 감아 단단히 붙들고는 이내 천유학을 따라 길 건너편 수목을 향해 쏙 파고드는 것이었다·

 

—-

 

천유학의 포박술 수업·

“이리 묶어 놓으면 나무덩쿨로 묶었다고 해도 튼튼하여 항우장사라도 풀 수 없다·”

청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리도 딱히 할 말을 참을 필요성도 못 느꼈다·

“에이 강한 힘은 모든 것을 파괴하는 법이거든요? 포박이 안 풀린다? 더 강한 힘!”

“헹· 사람이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결국 힘이 작용하는 지점이 있기 마련이다· 거길 제압당하면 꼼짝도 못 해·”

“그럼 힘이 모자란 게 아닐까요?”

“그럼 한번 묶여 볼 테냐?”

“까짓 것 한번 해 보죠 뭐·”

그리고 끄으으읍 핫! 투두둑!

청은 포박을 순수한 힘으로 터뜨림으로써 천유학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아니 뭔놈의 힘이 이리 무식하게 아니 뭔 이게 무슨 허 참· 여항적이란 소리 들어본 적 없디?”

“아니죠 스승님· 항우장사는 못 푼다면서요· 저는 저보다 약한 자와 비교당하고 싶지 않아요·”

항우장사는 풀 수 없지만 청은 푼다?

청이 여항적이라 부를 것이 아니라 항우장사가 남천화라 불러야 하는 명명백백한 근거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유학은 진정으로 감탄했다·

어쩐지 유류연련 수련대가 점점 못 쓸 것이 되어 가더라니·

이게 정녕 인간의 힘이란 말인가?

힘점 작용점 지렛대의 원리 같은 정확한 신체 기전은 모르지만 그래도 사람이 가장 힘을 쓸 수 없는 형태로 근골을 묶어두는 포박술이다·

그렇게 가장 연약한 상태의 힘으로도 나무덩쿨 정도는 끊어낸다는 뜻이 아닌가·

“나 풀어조· 이거 안 돼·”

용을 쓰며 바닥에 꿈틀거리던 진장명이 포기 선언을 했다·

청의 신위를 보고 나도 해 보겠다더니 가랑이 찢어진 뱁새 꼴이다·

청의 눈매가 샐쭉해졌다·

아 이상하다·

왜 쪼끄만 것들만 보면 막 놀려주고 싶고 짓궂어지고 싶고 괴롭히고 싶지·

하지만 그게 뭐 잘못은 아니지?

참을 필요 없지 않나?

“장명아·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시도하는 것을 바로 만용이라 하고 안 되면 누군가 도와주겠지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긍정왜곡이라 한단다· 그래서야 험난한 강호에 어찌 살아남겠니?”

“···?”

“내 가슴 아프지만 장명이를 위해 큰 교훈을 내리도록 하겠다·”

그리하여 청이 진장명을 붙들고는 간질간질 간지럼을 태운다·

꺄하하하 어린 소녀 특유의 초음파 같은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다가 이내 까흑 깍 그만 꺄하 조금씩 힘에 부치는 듯 한데·

진장명도 처음에는 장난으로 웃으며 넘기다가 숨이 점점 막히고 배는 콱 당겨 찢어질 듯이 아프기 시작하는데·

그만 나 숨 꺄하하악 점점 숨이 넘어가는 소리로 바뀌어가는 것이다·

그 서슬에 사내가 정신을 차린다·

“헙· 읍! 으읍!”

입이 막혀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나 정신 차렸다 하는 그 의지는 확실하게 전해졌다·

덕분에 청의 간지럼 고문에서 벗어나게 된 진장명이 바닥에 축 늘어져 헉헉 모자란 숨을 채운다·

“자· 이제 알았지· 사람 함부로 믿는 거 아냐·”

“너무해· 후우우우 죽을 뻔했어·”

“간지럼을 아무리 태워도 사람 죽을 일은 없거든? 반의 반 각만 지나도 아무런 느낌이 없으니까· 내가 우리 장명이한테 위험한 짓 하겠니?”

살기 위해서 감각을 차단하는지 아니면 외부 자극에 금방 무감각해지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간지럼을 아무리 태워봐야 숨이 넘어가기 전에는 적응해버리고 만다·

이전에 악인들에게 실험해 봤는데 너무 웃겨서 죽기는 안 되는 거더라고·

“자· 이리 와·”

“흥·”

“안 올 거야? 다섯 센다· 하나 둘 진작 이럴 것이지·”

그에 냉큼 청의 품 안으로 쏙 들어오는 진장명이었다·

청이 바닥에 앉아서 쪼꼬미 끌어안고는 한기를 뿜뿜 열기를 식혀준다·

이른바 병 주고 약 주는 행위다·

하지만 늘 언니가 고픈 진장명은 방금 전 험한 꼴을 당한 것도 새까맣게 잊은 채로 스미는 기분 좋은 한기에 하아아 표정이 풀리고 만다·

잡혀온 사내는 여전히 읍읍·

하지만 아무도 신경쓰는 이가 없다·

천유학이 어이가 없어서 묻고야 만다·

“뭐하냐?”

“음· 구경? 심문하실 거 아니에요?”

“읍읍!”

“아니 제자 둬서 도대체 어디다 쓰냐? 늙은 놈이 고약한 일까지 도맡아야 하냐?”

“으으읍!”

“음· 제가 하면 좀 피가 튀는데요· 어린애는 관람불가라 음 장명아· 저기 꽃 좀 따다 올래?”

“읍! 읍읍!”

“나 스무살인데·”

“어허· 거짓말 하면 못써· 꼬맹이가 어딜 봐서 스무살이야? 장명이 몇 짤? 열두살? 어허 어딜 가려고·”

“놔·”

진장명이 바동거렸지만 쓸데없이 힘이나 뺀다고도 하겠다·

“피가 안 튀고도 물어보는 말에 순순히 대답시키는 방법이 있으세요?”

“음· 분근착골이라는 수법이 있다마는·”

“으으읍! 읍! 으읍!”

“분근착골이요? 오· 이름부터 마음에 드는데요·”

근육을 찢고 뼈를 짠다니?

이름만 들어도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만···

어째 익숙한데?

유류연련의 원리 아닌가?

“아· 이참에 배워두겠느냐? 기혈을 강제로 반대로 돌려 전신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수법이다·”

청의 눈이 번뜩였다·

전신 근육에 경련을 일으켜?

모든 근육에 쥐가 나게 만든다고?

그런 끔찍한 수법이?

당장 배우고 싶다!

“앗· 배울래요! 배우고 싶어요! 배우게 해주세요!”

“다만 상대의 내공을 완전히 제압한 상태여야 한다· 점혈의 고수이거나 혹은 그런 금제 종류의 대법을 알고 있다면 모를까· 지금 보여주려면 이놈의 단전을 깨야겠구나·”

“으읍!”

아· 생각해보니 휘영이한테 금제 대법을 좀 알려달라고 할 것 그랬다·

나 걷어차서 하체 마비로 만들었을 때 음 생각해보니 새삼 괘씸하네·

어쨌거나 덕분에 무슨무슨 대법에 당했으니 계속 발병신일거라고 마교 놈들이 아주 마음 푹 놓고 의심 한 번을 안 했었다·

그러니 성능은 보장된 거 아니겠어·

뭐 나중에 또 볼 테니 그때 알려달라고 하면 그만이고·

“맞다 단전을 좀 깔끔하게 깨는 방법이 있으면 그것도 좀 알려주세요· 매번 단전이랑 같이 내장이 터져서 죽어버리더라고요·”

“으으으읍! 읍! 읍읍!”

사내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주 잘못 걸렸구나 그것도 아주 흉악한 마수 새끼들에게 잡혀 버리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어떤 간절한 호소가 담긴 눈빛을 노인에게 청년에게 꼬마에게 연신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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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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