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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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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7

최리옹은 어이가 없었다·

청에게 있던 관심이 사라진다는 말이었다·

청이 무슨 중원 여인의 대표도 아닐뿐더러 사내에게 관심을 준다는 소리가 말이나 되나·

그렇다고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도 없었다·

그러니 그냥 오해하라고 두는 수밖에는·

그래서 청이 마음껏 오해했다·

아니 무공이 성적 취향을 바꿔놓는담·

천마신공이라더니 신공 아니라 마공 아닌가?

천신마공이라고 이름 바꿔야 하지 않나?

아니면 남신마공 아예 남색마공이라던가·

음· 아닌가?

생각해 보니 무공 익혔다고 사람이 예뻐지고 민감해졌다가 둔해졌다가 아주 오만가지 일이 일어나는 세상이었다·

뭐 호르몬이라던가 그런 조절이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 쳐도 진짜 완전 마공이네·

“뭐 그건 그렇다 쳐요· 그런데 중원 해방요? 대가리가 그 개새끼인데 사해가 평등하기는 개뿔 무슨 지옥을 만들 일 있어요?”

“그 또한 지존께서 신공을 완성하시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란다· 의심하지 말거라·”

“왜요? 사람이 갑자기 착해지기라도 해요? 하! 지금 그게 말이· 음· 말이 될 수도 있지·”

청의 말이 뒤에서 휘었다·

생각해보니 대정선공 배우고 청 역시 달라지기는 하지 않았던가·

그 지존 호소인이 어쩌면 청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일수도 있는 거고·

그럼 나한테 관심 안 가진다는 것도?

성적 취향과 착함은 상관이 없지·

착한 남색가로 만들어 주는 무공인가?

남색가가 되는 대신 착해진다고?

그러다 굳이 이딴 걸 왜 궁리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뭐?

그 개새끼가 착해지건 말건 사내랑 붙어먹건 말건 그게 뭔 상관이야·

그러자 최리옹이 말했다·

아니 거의 애원에 가까운 어투였다·

“조금만 더 참고 버티면 된다· 네가 천마총을 열어 지존께서 신공을 완성하시고 나면 그땐 네가 떠나도 붙잡지 않으실 테니까·”

“오잉?”

청이 눈을 깜빡였다·

“뭐야요· 그냥 보내준다구요?”

“미래천마께서 굳이 불신자를 아래에 두시지 않으신단다· 신교에 적대하지만 않는다면 자비로운 분이실 게야·”

청이 으르렁거렸다·

“할아범 혹시 그 지존 호소인이 한 마디 대들었다고 내 눈깔 터뜨리려고 한 건 알아요? 신공인지 남색마공인지 뭔지 익혀봐야 어차피 세상 끔찍한 새끼가 탄생할·”

“갈! 감히 불경한 소리를 할 테냐?”

자전마군이 청의 말을 싹둑 잘랐다·

노인의 몸과 세상 사이에 보랏빛이 일렁였다·

자전마기·

청의 진기와는 다르게 원주인의 자전마기는 위풍당당 십대 마공에 걸맞는 마기의 품격을 가졌다·

자전마군의 자전마기는 이미 자전강기로 최종 진화를 마쳤기 때문이다·

자전마군이 화가 나면 등장하는 것이라서 그 모습에 청이 울컥해 따졌다·

“뭐에요 지금 나한테 화내요? 그깟 무공 좀 욕했다고? 왜 번쩍번쩍하니 벼락 날려서 튀겨버릴려구요?”

“갈!!”

“끼약!”

파직 눈앞이 새하얘지며 저절로 새된 비명이 튀어나왔다·

어디를 맞은지도 알 수 없었다·

순식간에 전신을 휘감아 뼈와 근육이 일시에 녹아난다 아우성을 치는 듯한·

다행히 고통은 곧장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정신이 번쩍 드는 한 수였다·

청은 원래 강약약강 강자를 만나면 수그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 강약에는 경지의 고하뿐만이 아니라 관계 상 역시 포함되었다·

최리옹이 워낙에 청에게 무르고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슬슬 기어오르다 이 꼴이었다·

그러다 한 대 처맞고 생각해보니 자전마군이 실은 화경의 고수였던 것이다·

그것도 기분만으로 청을 바삭한 튀김 요리로 만들 수 있는 개고수였다·

아 내가 너무 개겼구나·

내가 뭘 믿고 막 개겼을까·

청이 지난 행동을 반성하며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비굴하게 포장된 미소였다·

“헤헤· 어르신· 왜 화를 내고 그러세요· 그냥 제가 깜짝 놀라서 말이 격하게 나왔나 봐요· 본심 아닌 거 아시죠?”

“나 나는· 미안하다· 본의가 아니었단다·”

“아유 그럼요· 저두 배웠는데 그걸 모르나요· 원래 어르신들이 잠깐잠깐 우울하실 때도 있고 그런 거지· 신경 안 써요·”

“아니· 얘야 그게 아니라· 이건·”

오히려 때린 최리옹이 처맞은 얼굴을 했다·

청의 미소가 낯설어서·

웃는 낯이나 눈이 웃지 않고 가늘게 떨리는 눈동자가 시선을 향하되 이마나 미간쯤을 보아 들어맞지 않는 초점으로 마주치지 않았다·

늙어서 나이를 먹게 되면 그 표정을 무어라 부르는지 명확하게 아는 지혜 역시 갖게 된다·

세간에서 두려움이라 하는 감정이었다·

늙은이의 탁한 눈동자가 다른 시간을 헤맸다·

항상 최리옹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있었다·

사람이 눈을 보아 됨됨이를 안다는 말이 도가 불가의 정기로 인한 정광이나 마기가 사무친 흉성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사람은 친근한 것을 보아 눈이 먼저 움직이니 저도 모르게 사근히 꼬리를 감고 시선은 붙어 떨어지지 않는 법이었다·

두려운 것을 보아 눈동자가 떨리는 것·

미운 것을 보는 때 광택이 죽고 채색이 북풍보다 찬 성질이며 되바라진 독기가 모진 각을 그려 모양이 비수와 같았다·

그래서 세상이 친근하게 보는 둥근 것을 눈이라고 했고 미운 것을 볼 때 눈깔이라 부르는 이치다·

최리옹은 눈이 눈깔으로 변해가는 그 과정에 두려움이 있음을 경험으로 뼈에 새겼다·

품속에서 식어가던 몸뚱이가 그리 짧은 삶이 될 줄을 알았겠니 끝내 죽어서도 감지 못한 그 눈에 차마 감겨주지 못한 선명한 증오·

“허억·”

최리옹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아니 하얗다 못해 파랗게 뜬 꼴이더니 결국 우당탕 바닥을 굴러 눈을 뒤집고 몸을 떨었다·

늙은이의 귓가에 부릅뜬 눈깔이 속삭였다·

미워· 증오해·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할아범? 갑자기 왜 이래? 꺼져· 제발· 부탁이야· 뭔데? 뜬금없이 초상 치르기 있기 없기? 내 마지막으로 보는 세상이 당신의 끔찍한 면상은 아니여야 해· 쫌 정신 좀 차려 봐요! 할아범! 할아범!

아버지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지옥에서 그 면상 마주치고 싶지 않으니까·

그리고 최리옹의 떨림이 멎었다·

“···이제 됐다·”

“괜찮아요? 정신 들었어요?”

“호들갑 떨 것 없다· 늙어서 그래·”

“갑자기 할아범 황천길 떠날 기세였는데 겨우 호들갑도 못 떨게 생겼어요?”

“아직은 못 가지· 내 천마께서 웅비하시어 온 중원이 신교천하로 태평한 꼴은 보고 가야·”

청이 최리옹을 들어 제자리에 갖다놓고 다시 다리를 질질 끌어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선 야무지게 과일을 쓸었다·

얻어먹는 것도 이제 끝인 것 같으니까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둘 생각이었다·

최리옹이 그저 쓰게 웃고는 한참이나 멀거니 식탁 한 구석을 노려보았다·

그렇게 식탁이 비었다·

청이 슬슬 자리를 끝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데려다 달라고 할까 말까 고민을 했다·

이제는 하찮은 사저가 받침대 1호인가?

아니 하나뿐인 물건엔 숫자가 필요없구나·

그냥 받침대로 승격을 시켜야 하나?

그때였다·

최리옹이 물어보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냈다·

“딸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을 것이다·”

청이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한 대 맞기 전이었으면 그년이 그렇게 천하에 개싸가지였다면서요 하고 개겨봤겠지만·

“뭐· 따님께서 유별난 분이셨다는 소문은 쫌 들었는데요·”

“그래· 패륜한 딸년이었다·”

“어 무거운 이야기면 굳이 안 해주셔도 되는데요·”

뭔가 깊은 한이 담긴 목소리에 청이 서둘러 차단을 시도했다·

신파는 싫으니까·

그러나 최리옹이 고개를 저으며 멋대로 말을 풀어놓았다·

“항상 신교를 떠나지 못해 안달이었지· 그걸 막았더니 어느 날부턴 제 아비 알기를 천하의 원수로 여기더구나· 하지만 대호법의 딸년이 중원으로 나갈 수가 있단 말이냐·”

“어르신이 대호법이셨어요?”

“한때는 그러했단다· 딸년이 제 심장 찔러서 죽기 전까지는·”

“아·”

아씨· 무거워지네·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자살해버린 년이야· 죽을 때까지 애비를 원수로 여기다 간 셈이지·”

청이 대답도 못 하고 눈만 데굴데굴 굴렸다·

“이제서 이 늙은이가 신교를 배신하면 죽어 딸년 얼굴을 어떻게 보겠느냐· 딸년이 대번에 따지고 들 텐데·”

최리옹의 늙은 얼굴에 그늘이 졌다·

“저가 살아있을 때는 신교를 위한다면서 그리 못살게 굴어 내가 죽지 않았느냐고· 딸년 죽인 비정한 애비새끼가 늙어서는 생판 모르던 년 위한다고 그 애지중지 아끼던 신교까지도 배신했느냐고· 그리 따지면 어떻게 해·”

청이 괜히 머리만 긁적거렸다·

설가놈의 말이 맞았고 또 틀렸다·

어차피 설득해봐야 씨알도 안 먹힐 것이라는 점은 맞혔고 독실한 신교도라는 것은 틀렸다·

그저 죽은 딸의 죽음이 헛될까 봐서 독실해야 하는 불쌍한 사이비 신교도 늙은이였으니까·

에이씨·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어떻게 이겨·

애초에 최리옹의 말이 그러한 거절이었다·

“천마총의 성사가 끝나면 돌려보내주마· 지존이라해도 내가 막으면 널 함부로 대하진 못할 테니· 그때까지만 참고 버텨 주면 좋겠구나·”

청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알겠어요· 어르신이 그러시다면야·”

물론 말뿐인 대답이었다·

일단 지존 호소인이라는 놈을 도저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

남색마공을 익히고 나면 곧장 탈마의 경지에 들게 되는 놈이었다·

그때 갑자기 날 죽이겠다고 하면 뭐·

할아범이 그제야 막아봐야 다 헛것일 테다·

남의 자비에 목숨을 걸 수는 없지·

그러니 지존 호소인 그 새끼가 탈마를 이루게 놔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꼴도 못 보겠고·

결정적일때 방해해서 보란듯이 천마혼 그거 없애버리고 일그러지는 면상을 좀 봐야겠다·

그리고 두 번째도 있었다·

만약 몸 성히 돌아간다고 해도 문제였다·

결국 그러면 지존 호소인에서 미래천마가 된 새끼가 마교 악질들 싹 모아서 쳐들어올텐데·

기껏 얻은 신녀문 내 집 달콤한 내 집은?

거기다 서문청이가 천마한테 남색마공 줬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해·

나만 박살이 나진 않을 것 같았다·

나는 확실히 사부님한테 박살이 나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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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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