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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Chapter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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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9

청의 팔에 소매를 끼워주던 견포희가 말했다·

“사매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인지 말부터 해줘야 알죠·”

“태평단이 불탔대! 아주 잿더미가 됐다던데!? 죄수들도 다 탈옥해버렸대!”

청은 두 채밖에 안 태웠다·

다만 뇌옥에 갇혀 있던 죄수들을 풀어주었을 뿐이었다·

죄수들은 갑자기 찾아온 자유를 기념해 한밤중에 불놀이로 기쁨을 표현했다·

“아· 그래요? 정 말 큰 일 이 다·”

“큰일? 아냐! 난 좋아!”

“왜 사저가 좋아해요?”

“예전에 태평단에 돈을 좀 빌렸거든? 이자가 너무 밀려버려서 서약을 몇 개 했는데 그게 싹 날아가 버렸다잖아!”

“서약이요?”

“응· 미래 중원 해방 전쟁에서 신교 투사들을 위한 위로 활동? 어 그리고 또 의당의 새로운 의술 시연이랑 신맥이 존속의 위험에 처하면 그 대를 이어주기 위한 예비 인력하고· 고립 시에 최우선 식량 조달책? 뭐 되게 많아·”

하나하나 가볍게 들리는 항목이 없다·

그야말로 미래를 몽땅 저당 잡은 셈이었다·

청이 혹시나 해서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기는 해요?”

“몰라· 근데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랬어·”

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 애써 태운 보람이 있네·

그냥 개새끼들이 아니었구나·

바로 빠지지 말고 죄수들이랑 같이 더 태우고 올 걸 그랬나 보다·

“그런데 얼마나 빌렸길래 서약까지 해요?”

“자· 엉덩이 들고·”

견포희가 청에게 궁장 치마를 입혀주며 대답했다·

“은자 서른 개 정도?”

“많이 빌렸네요?”

청이 딱히 궁금해서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냥 얼굴 아는 사이에 으레 오가는 대화의 연장선이었다·

그리고 청이 곧장 불편해졌다·

“응· 엄마가 아팠거든·”

“아 어머님 약값···”

“그런데 이자를 갑자기 달에 삼 할로 올려버리는 거 있지? 분명 빌릴 때는 년에 삼 할이라 해놓고는· 근데 다들 당연한 일이라고 해서 뭐 그런가 보다·”

신교가 교인들을 통치하는 방식이었다·

척박한 데에다 특별한 물산도 없는 천산신시는 기본적으로 외부 임무를 나간 충실한 특수 부대의 수입에 의존하는 바가 컸다·

신교가 중원에 차린 사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종교의 힘으로 똘똘 뭉친 전문 암상인 도굴꾼 강도단 인신매매단 마약사범 고리대 도박장 등 특수한 전문가들이 먹여살리는 신교였다·

그리하여 돈과 물품은 외부에서 흘러들어와 신교의 공무원들에게 흘러들어갔다·

전부부대나 소속 문파들을 말함이었다·

그러니 천산신시에 빚쟁이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싶지 않으면 무공을 익혀 전투단에 소속되어야 했다·

그리하여 초대 천마께서 강조하신 두 가지의 가르침 중 첫 번째 모든 교인의 무인화라는 위대한 총무장을 이룩해낸 것이다·

“그래서 어머님은 괜찮으세요?”

“아니? 죽었는데?”

“음· 미안해요·”

더더욱 불편해진 청이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견포희는 해맑게 웃을 뿐이었다·

“아냐! 나 엄마랑 거의 원수였는데 뭐· 맨날 멍청한 대가리 병신 쓸모없는 년이 밥만 축낸다고 때리기만 하고· 내가 머리가 좀 나쁘기는 해도 나 미워하는 사람을 좋아할 정도는 아니거든?”

청이 식은땀을 흘렸다·

아씨· 점점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진짜 이 동네는 어디 한 군데 마음에 드는 데가 없다니까·

청이 어색하게 위로를 건넸다·

“어· 힘들었겠어요·”

“아냐· 쓸모없는 년은 맞는 거라잖아? 그래서 나도 그대로 갚아줬는걸· 아프다면서 아무것도 안 하니 쓸모가 없잖아· 매질할 때마다 얼마나 시끄럽게 굴던지· 낳아주고 키워준 은혜가 뭐 어쩌구 저쩌구·”

“음·”

“내 이름으로 돈 빌려 약값 해줬으면 낳아준 은혜는 다 갚았잖아? 제대로 키워주지도 않았으면서 키워준 은혜 뭐라 하는 건 무효지!”

“음· 뭐· 네· 참 잘했어요·”

“헤헤 그렇지?”

복수혈전 하나는 칼같이 챙기는 견포희였다·

그래도 낳아준 은혜를 챙긴걸 보면 애가 진짜 나쁜 건 아닌데·

그런데 착하지도 않단 말이지·

잠깐 혹시· 이러면·

“사저? 혹시 나한테 서운한 거 있으면 숨기지 말고 지금 말해줄래요? 괜히 마음에 담아뒀다 나중에 똑같이 해주고 이러기 없기·”

“응?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없어!”

“정말요?”

“응! 어차피 나한테 잘해준 사람은 사매밖에 없거든! 우리 엄마보다 사매가 더 엄마 같아! 어릴 때는 남들 엄마가 되게 부러웠는데· 누가 괴롭히면 쫓아가서 때려주고 맛난 거 좋은 거 생기면 막 챙겨주고 이런 거· 근데 이젠 나도 그런 사매가 있으니까· 헤헤····”

머리 좀 모자란 받침대인 줄 알았더니·

불편한 노모 모시는 딸내미였다·

청이 더더더욱 불편해졌다·

이래서 사람이 평소에 조심하지 않으면 삽시간에 쓰레기가 되고 마는 것이었다·

아침(아님)부터 청의 양심 속 다 닳은 삼각형이 이렇게 마구마구 돌아가는 것이었다·

 

—-

 

청은 이제 과거의 그 청이 아니다·

대정선공 그 위대한 불가의 가르침을 대충 아무렇게나 비열한 수작질로 이어받은 정통하지 못한 후계자인 것이다!

그러니 선생에게 안마를 비롯한 온갖 잡다한 수발을 다 시키며 내키면 천심화음 한 소절을 겨우 불어주던 그 개망나니가 아니었다·

청이 그간 교권을 무시했던 행동을 반성하며 생각했다·

그래·

강 부인도 나름 가르쳐 보겠다고 열성인데 내가 그리 막 대해서는 안 되는거지·

음·

그런데·

가르쳐서 내가 잘되는 게 아니라 그냥 지네 좋을대로 써먹으려고 하는 거 아닌가?

소년병 키우는 반군 새끼들이랑 동급인데?

강 부인 거 아주 씨발년이었네·

강 부인을 선생이라 부르는 행위는 이 땅의 대충 육십억 미만쯤 되는 선생님들에 대한 모욕이 될 터였다·

대충의 범위가 좀 넓기는 하지만 이쪽 세상 인구를 모르겠으니 그냥 최대치로 잡았다·

그렇다·

생각해보니 딱히 잘못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청은 그냥 하던 대로 했다·

대충 코 후비며 발가락으로 방 청소를 시킨 후에 오늘도 야무지게 한 소절 불어준 것이다·

강 부인이 그 연주에 오늘도 감동의 눈물을 한 바가지나 쏟아내고는 빠르게 도망쳤다·

소영 시녀가 정중하게 허리를 접어주곤 아주 상쾌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갈수록 표정이 썩어가는 강 부인과 그 반대로 밝아지는 소영 시녀였다·

 

그리고 나선 저녁을 먹는다·

이후에는 청에게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받침대와 함께하는 탈의 무용 시간이었다·

청도 처음에는 진정 탈의 무용을 내가 펼쳐야 하는가 자괴감이 들었다·

하지만 받침대의 파멸적인 춤사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치고 일어나 이렇게 이렇게 외치며 참여하게 만드는 마성이 있었다·

견포희의 탕선탈의무는 음심 대신에 딱함과 측은함 답답함으로 속을 터지게 만들었으니 절로 마성의 춤사위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견포희는 유혹의 완전한 재해석으로 전혀 성취를 이루지 못함에도 즐거워 보였다·

 

그 후에는 일찍 눈을 붙였다

그리고 일어나 내키지 않는 살업의 무거움에 몸서리를 치며 저도 모르게 활짝 밝은 미소로 밤을 밝히며 폴짝폴짝 신나는 발걸음으로 길을 나섰다·

마당에 들어서 능숙하게 줄 한번 발로 밀어 능숙하게 잡아당겨주고 나서· 음?

어라· 줄 치운다고 안 했나?

그렇게 청이 작은방(거실)에 발라당 누웠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좀····

여느 때와 같이 물을 뚝뚝 흘리며 설가놈이 나타났다·

“왔나·”

“뭐야 물병 치운다고 안 했어요?”

“생각해보니 혹여 일이 잘못되어 자네를 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객이 들지 않겠나· 죽는 것보다야 축축한 편이 낫겠지·”

“뭐에요? 내가 안 미더우시다?”

“현명한 이는 항상 최악을 대비하지· 나라도 살아야 뒷일을 도모할 수 있는 법일세·”

과연 설가놈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청이 늘 그렇듯이 화제를 돌렸다·

“근데 환기 좀 해요· 홀아비 냄새 장난 아냐· 어젯밤엔 안 이랬는데?”

그러자 설가놈이 어쩐지 의기양양한 표정이 되어 턱을 치들었다·

“뭐지? 무슨 의미지?”

“그야 사내 집이니 사내 냄새가 날 수밖에· 자네도 계집이라고 몸이라도 달아오르나?”

“이제 고자도 아니면서 희롱은 좀 그만하면 안 될까요?”

“원래도 고자는 아니었다만· 생각해보니 자네 말이 맞아· 사내로 태어나 내 점잖지 못했네· 사과하도록 하지·”

아무래도 남성을 되찾은 기쁨이 청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모양이었다·

하긴 고자를 탈출했으니 그 감격이야 이해를 못 할 바가 아니지만·

청이 설가놈의 늘씬하게 뻗은 속눈썹을 보고 턱밑까지 올라온 말을 억지로 꿀꺽 삼켰다·

굳이 상처가 될 말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어쨌든 설가놈 말대로 혈영뇌전도법 흔적도 잔뜩 남겼고 태평동이랑 기록소도 불태운 데다 뇌옥의 죄수도 풀어놨어요·”

“나도 소식 들었네· 하지만 자만하지 말게나· 태평단은 마교 전투단 중 최약체에 불과하니·”

설가놈이 마왕군 사천왕 같은 소리를 했다·

“자네 말대로라면 천마혼을 되찾으려는 마교 놈들의 집념이 보통이 아닐 걸세· 분명 있는 전투단을 전부 동원하려 들겠지·”

“그래서요?”

“그러나 태평단이 불타지 않았나· 같은 방법으로 전투단 몇 개만 더 태우면 힘으로 눌려 있었던 마교 놈들이 난리를 칠 걸세· 도시의 존속 자체가 불안정해진단 말이네· 정마대전을 준비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소수 정예로 나설 수밖에는 없겠지·”

오잉? 소수 정예라니?

설 선생님 그런 말씀 안 하셨잖아요·

이런 식으로 갑자기 방향을 트시면 제 믿음도 장담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알겠어요?

청이 이런 생각으로 불퉁하게 되물었다·

“소수 정예면 더 위험한 거 아닌가? 초절정이 우글우글하면 제아무리 위대한 서문청이라도 좀 그런 기분이 드는데요·”

“다수 더하기 정예보다는 그래도 소수 정예가 낫지 않나?”

청이 짧고 논리적인 반박에 바로 이해했다·

과연 중원의 가장 위대한 지성이라 할 만한 두뇌의 소유자가 틀림없었다·

역시 설가놈! 믿고 있었다고! 성능 확실하지!

그에 청이 눈을 반짝이며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오늘은 누구 죽이고 뭐 태울까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드 일 관문 실패··· 리트라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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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This Murim’s Crazy Bitch

I Am This Murim’s Crazy Bitch

Score 8.8
Status: Ongoing
I became a female character in a martial arts game I’ve played for the first time. I know absolutely nothing about Murim, th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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