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43
인류가 우주에 진출한 역사는 제법 길다·
메가콥이 탄생하기 전, 그러니까 국가와 정부가 존재하던 시절에도 인간은 태양계 밖 다른 성계에도 진출해 있었다·
NEO-3은 메가콥 탄생 전에 개발된 성계 중 하나다·
현재 프라임캐피탈 에저튼의 소유가 된 이곳은 성계 전체가 하나의 군수공장이자 무기연구소다· 에저튼 가문의 신무기 대부분이 NEO-3에서 개발된다·
가문의 밥줄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보니 보안 수준이 매우 높다· NEO-3에 출입하려면 미리 프라임캐피탈의 허가를 받아야만 하고, 성계 내부에서 이동할 때도 매번 보고해야 한다·
성계에 주둔 중인 함대도 에저튼의 전력 중 30%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에저튼에게 있어 사실상 화성에 뒤이은 제2의 수도라 평해도 부족함이 없다·
강대한 무기를 수없이 연마해 낸 거대한 무기고에 지금,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어두컴컴한 우주 한복판에 푸른빛이 피어오른다·
성냥에 불을 피웠을 때처럼 작게 시작한 불꽃은 순식간에 자라나 텅 빈 공간을 꽉 채웠다· 성운처럼 퍼진 푸른빛 뒤에는 각양각색의 괴물들이 있었다·
어떤 개체는 함선만한 덩치에 생체포대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고, 어떤 개체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녔다· 크기와 형태 모두 제각각이지만, 지성체들은 이들을 하나의 종으로 분류한다·
아웃스페이서· 컬트 제국의 오랜 숙적인 그들이 메가콥 영토를 침공했다·
초광속 도약으로 NEO-3 성계에 진입한 아웃스페이서 습격대는 재빨리 진형을 갖추었다·
그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청록색 빛이 번뜩였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빛줄기가 이제 막 진형을 갖춘 무리를 덮쳤다· 빛에 맞은 개체들은 그 크기의 상관없이 전부 먼지로 산화했다·
그리고 빛이 날아온 방향에서 합금으로 빚은 함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함선에 달린 포대가 일제히 아웃스페이서들을 겨냥했고, 곧이어 녹색 플라즈마빔이 쏟아져 나왔다·
청록색 빛줄기에 맞아 큰 타격을 입은 습격대는 이어진 함대의 집중포화로 인해 수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누가 봐도 습격대가 열세였지만, 괴물들은 물러나지 않았다·
지성이 없는 괴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임무는 어디까지나 적들의 시선을 끄는 것· 습격대를 보낸 여왕이 준비한 카드는 아직 더 남아 있다·
1차 습격대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동안 진짜 전력이 NEO-3으로 도약했다·
플라즈마 열선을 쏴 갈기고 있는 함대 주변에서 푸른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공간을 찢고 나타난 아웃스페이서들이 함선을 향해 돌진했다·
함선들은 외벽에 부착된 보조 함포로 아웃스페이서들을 견제하면서 선내에 탑재된 함재기들을 사출시켰다·
다수의 아웃스페이서가 보조 함포에 맞고 죽어나갔다· 하나 그 이상으로 많은 수가 함대에 접근했다· 함선, 함재기, 아웃스페이서가 서로 얽히며 난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플라즈마 열선과 수m 크기의 말뚝형 투사체가 빗발치는 가운데, 아웃스페이서 무리가 함선들에 접근했다·
부식성 소화액, 흉악하게 자란 발톱으로 외벽과 함포를 부수려는 괴물들· 그들 뒤로 함재기들이 따라붙었다· 포화 속에서 괴물과 금속 기체(機體)들 간에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이어졌다·
그렇게 함대 전체가 다가오는 적을 견제하는데 집중하고 있던 그때·
새로운 형태의 아웃스페이서들이 전장에 난입했다·
새로 나타난 괴물은 총 넷· 수는 적지만 모두 일반 개체들보다 훨씬 큰 덩치를 가졌다· 외형도 상당히 이질적이어서 평범한 아웃스페이서로는 보이지 않았다·
함선 중 일부가 갑자기 등장한 적을 보고 주포의 방향을 돌렸다· 강력한 플라즈마빔이 공간을 가르며 목표물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4마리 중 청황색 해파리를 연상시키는 개체가 앞에 나섰다·
그가 수많은 촉수를 들어 열선을 가리키자 기인한 일이 벌어졌다· 에너지로 이루어진 열선의 방향이 이상한 곳으로 꺾인 것이다· 어지럽게 흔들리던 플라즈마빔은 근처의 다른 함선들에게 꽂혔다·
그사이, 다른 개체가 밀집해 있는 함대에 접근했다·
붉은색 갑각을 지닌 콩벌레를 약 100m 크기로 확대시킨 것처럼 생긴 놈은 몸을 둥글게 웅크렸다· 그 상태로 엄청난 속도로 가속해서 날아가더니 그대로 우주선들을 꿰뚫었다·
그야말로 자아를 가진 포탄이었다· 막대한 방어력을 지닌 전함들도 놈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다수의 함선들이 붉은 콩벌레 괴물의 공격을 맞고 침몰했다· 아직 멀쩡하거나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함선들은 서둘러 후퇴했다·
함대에게 유리하던 전황이 순식간에 반대편으로 쏠렸다· 새로운 변수가 없다면 이대로 아웃스페이서가 승리할 터·
하지만 함선을 이끄는 인류에게도 비장의 수가 남아 있었다·
함대가 싸우는 동안 사격 준비를 마친 기가크래커가 재차 이온캐논을 발사했다· 멀리서 날아오는 에너지를 감지했는지, 4마리의 개체가 다급히 전장에서 이탈했다·
어마어마한 굵기의 청록색 빔이 아웃스페이서들을 단번에 쓸어버렸다· 미리 물러난 4마리는 그대로 푸른빛에 휩싸이더니 그곳에서 사라졌다·
“이온캐논 타격 성공· 적 개체 80% 소멸 확인·”
“추가 도약 확인되지 않습니다·”
“후우·”
기함(旗艦)의 상황실에서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전장을 지켜보던 제이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잔존한 적 섬멸을 위해 대기 중인 제4, 제5함대를 파견한다· 추격은 성계 범위 내까지로 한정하고 목표물이 그 이상 벗어나면 귀환하도록·”
“알겠습니다·”
“···월터님· 지원 감사합니다· 덕분에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부하들에게 후속 조치를 명한 제이콥은 이번 방어전에 큰 도움을 준 이에게 고개를 숙였다·
홀로그램 하단에 표시된 영상 속 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감사하긴· 어차피 무상으로 도와 준 것도 아니지 않나·」
노인의 정체는 월터 세인트케이·
노블캐피탈 세인트케이 가문의 가주이자 현재 NEO-3에 배치된 기가크래커의 소유주다·
“미리 말씀드렸던 보상금은 송금 완료했습니다· 보상으로 제공할 유전자 샘플은 가주의 재가가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릴····”
「그런 얘기는 굳이 내게 할 필요없네· 아랫것들이 알아서 처리할 테니·」
“아, 옙!”
월터가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끊었다· 제이콥은 반발하지 않고 바로 입을 다물었다·
상대는 무려 노블캐피탈의 가주다· 그가 NEO-3의 방위를 총괄 중이라 해도 상대는 에저튼의 가주도 편하게 대하지 못 하는 존재· 절대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현재 성계에 있는 2척의 기가크래커, 제이콥이 월터에게 부탁해서 지원받은 슈퍼무기들이다· 상대가 무례하게 나와도 항의할 처지가 못 된다·
「그보다 말일세· 후속 투입된 4마리의 상위 개체, 자네도 봤겠지?」
“예· 봤습니다· 처음 보는 개체들이더군요·”
제이콥은 대답하면서 부관에게 눈짓했다·
부관이 서둘러 함대가 촬영한 기록물을 월터 측에게 공유하고, 함교 홀로그램으로 띄웠다·
「흐음, 신기하군· 근위대라 보기에는 지켜야 할 여왕이 없으니 아닐 거고·」
기록물을 확인한 월터가 턱을 쓰다듬었다·
「그렇다고 상위 개체의 지휘를 받는 것 같지도 않던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초광속으로 아웃스페이서를 수송하는 여왕 개체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이번에는 나타난 개체가 전투에 특화된 여왕 변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싸움에 특화된 여왕이라· 이번 대공습을 주도한 여왕이 많이 특이하다더니 역시 그런가·」
월터의 말대로였다· 이번 아웃스페이서 대공습은 이전의 것들과 질적으로 달랐다·
이번 여왕은 전략을 사용할 줄 안다· 단순히 수적 우위로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전투 상황에 맞춰 특성화된 개체도 함께 투입한다·
그리고 현재까지 침공 받은 메가콥 영토를 보면 하나같이 군사, 경제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성계들이다·
다시 말해 대공습을 주도한 여왕이 전략적 요충지라는 개념도 명확히 이해한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진짜 ‘군단’이로군·」
“···그렇습니다·”
메가콥이 상대할 적은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스펙을 지닌 괴물들로 이루어진 군단이다· 그 사실을 인지한 제이콥과 그 부하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하, 재밌군· 오랜만에 괜찮은 사냥감을 보니 피가 끓어·」
반면 화면 속 월터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생각이 바뀌었네·」
“예?”
「보상으로 말한 샘플 말고 저 4마리의 머리, 내 손으로 취하고 싶군·」
“그 말씀은 즉, 이곳으로 직접 오신다는···?”
제이콥의 질문에 월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키라 이 친구는 아직 안 깨어났고, 태양계는 사담이 지키고 있으니 산책 정도는 괜찮겠지·」
“오신다면 저희는 언제든지 환영하겠습니다·”
「강적을 사냥하려면 예우를 갖춰야 하는 법· 준비가 끝나면 연락하지·」
그 말을 끝으로 통신이 종료되었다·
‘월터가 괴짜라서 다행이군·’
만약 상대가 다른 가문의 가주였거나 고위층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지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제이콥은 짧게 한숨을 쉬고 의자에 앉았다·
‘한동안 지원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높은 지능을 지닌 아웃스페이서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이번에 나타난 강력한 신종 개체에서 보이듯, 놈들의 공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다·
아무리 NEO-3의 방어시설과 함대가 강력하다고 해도 전투를 속행하려면 화성에 있는 본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문제는 화성의 현(現) 임시 가주와 제이콥이 서로 대립하는 사이라는 것· 전쟁 중에도 그를 숙청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제이콥이 성계를 방어하다가 손해라도 본다면 이를 빌미로 경질시키려 들 것이 뻔했다·
‘하지만 세인트케이의 지원이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단 월터가 이곳에 오면 추가 기가크래커와 함대를 데리고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좀 전에 봤듯이 슈퍼무기가 전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아웃스페이서 방어전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가주놈의 견제도 지금보다 완화되겠지·’
제아무리 가주라 해도 노블캐피탈의 후원을 받아 성계를 지키고 있는 그를 쫓아내는 것은 부담이 된다· 적어도 제이콥이 성계를 지키는 동안에는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그 동안에 신무기 개발을 끝마쳐야 한다·’
성계를 지키고 대(對)아웃스페이서용 신무기 개발에 성공한다면 제이콥의 위상은 크게 치솟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 가주를 밀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터·
그때 제이콥의 개인용 단말기에 불이 들어왔다·
“음? 블레어인가·”
때마침 아웃스페이서 정보를 수집하라고 보냈던 부하로부터 보고가 날아왔다· 무사히 임무를 완료했다는 내용이었다·
“예정보다 빨리 처리했군·”
부하에게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귀환하라는 메시지를 남긴 그는 만족감이 담긴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게 제이콥의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다·
갑자기 이상한 변수가 튀어나오면 모를까, 그의 계획이 어그러질 이유는 없다·
이 전쟁의 승리자는 바로 그가 될 것이다·
–
‘큰 보상을 약속하겠다고? 고맙기도 해라·’
내가 위장한 인간의 상관으로부터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걸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기생충을 조사하려고 보냈으면서 의심을 전혀 안 하네·’
이 구조선의 목적은 아웃스페이서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들을 확보하는 거다· 함장이 남긴 기록에도 아웃스페이서가 기생충을 이용한 첩보전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많이 남아 있었다·
‘4위의 짓이려나·’
최고의 아웃스페이서 랭커인만큼 놈도 기생충을 잘 다룬다·
물론 나와는 사용하는 방식이 약간 다르다·
아웃스페이서의 기생충은 에이모프처럼 상대의 움직임을 강하게 통제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상대의 특성, 장비 사용에 제한을 주는 정도에 그친다·
대신 기생충을 뿌려 감염시킬 수 있는 수의 제한이 없다·
그래서 4위는 다른 세력에게 비활성 상태인 기생충을 미리 뿌려 뒀다가 싸움이 벌어지면 단번에 활성화시키는 것을 선호한다· 평소에는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용도로 쓰다가 전투 중에는 적을 약화시키는 용도로 사용하는 거다·
‘메가콥에 퍼져 있는 기생충도 한참 전에 심어뒀던 거겠지·’
아무튼 메시지를 보낸 상관 제이콥은 임무를 마쳤으니 그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명령했다· 게임에서도 나름 유명했던 성계, NEO-3 성계로 말이다·
“NEO-3이라·”
설정상 메가콥에는 과거 국가가 존재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성계나 우주도시가 몇몇 존재한다· 세력의 중심지인 태양계, 전에 방문했던 티앤씨 특수무역중심지가 그런 케이스에 속한다· NEO-3 역시 메가콥 탄생 전에 개척된 성계다·
‘주인이 고정되지 않은 성계였는데· 이번에는 프라임캐피탈이 먹었나 보네·’
“아는 곳입니까?”
함께 함교에 있던 PS-111이 내 혼잣말을 듣고 질문했다·
“많이 아는 건 아니고, 조금?”
“그렇습니까·”
NEO-3를 소유할 시 성계에 깔린 무기 공장으로부터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성계의 소유권을 얻기 위해 그곳을 방문했다·
내 경우는 그 플레이어들을 잡아먹으려고 NEO-3에 갔다·
‘그것 말고는 딱히 볼일이 없는 곳이었지·’
희귀 생물, 에이펙스가 서식하는 성계가 아니다 보니 에이모프나 아웃스페이서에게는 특별한 메리트가 없다·
에이모프, 아웃스페이서가 이곳을 노리는 이유는 딱 두 가지· 방문하는 플레이어들을 노리거나, 혹은 메가콥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서다·
‘어쨌든 잘됐네·’
함장이 기록한 아웃스페이서 습격 현황을 보면 NEO-3도 침공을 받고 있다· 거기 가면 여왕 같은 상위 개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거다·
메가콥에 피해를 주는 동시에 아웃스페이서의 정수도 획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NEO-3로 가자·”
“알겠습니다· 목적지를 재설정하겠습니다·”
녀석은 턱 아래에 달린 케이블을 함선 컴퓨터에 연결해 항로를 조정했다·
“NEO-3까지는 4일 내로 도착합니다·”
“그래·”
“저, 에이모프· 한 가지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응?”
제이콥에게 답장을 보내려는데, 녀석이 나를 불렀다·
“NEO-3에서 방문하고 싶은 장소가 있습니다·”
“방문하고 싶은 장소?”
“피라 일레븐의 데이터 중에 NEO-3의 무기연구소와 교류한 기록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가보고 싶습니다·”
예전 아드하이의 전(前) 고향에서 우리는 피라 일레븐이라는 최고위원의 배를 습득한 적이 있다· 이후 PS-111은 아케인오르카 사냥 중 또 다른 최고위원의 뇌를 획득했고, 이를 이용해 배에 저장된 데이터를 해독했다·
그 결과, 피라 일레븐이 참여했던 신형 스크리머 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데이터 일부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거기에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연구소에 대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확실해?”
“예· 피라 일레븐이 일정 주기마다 실험체를 NEO-3로 보냈습니다·”
내가 알기로 NEO-3에는 유전자 연구 시설이 없다·
‘이것도 게임에 한정된 정보니까 확실한 건 아니지만·’
에저튼 가문이 그곳에 유전자 연구소를 짓지 말라는 법은 없다· 나는 녀석과 눈을 마주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도착하면 같이 가 보자·”
“감사합니다·”
카메라렌즈로 이루어진 눈이 짧게 수축되었다가 원래대로 돌아갔다· 얼굴 표면이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감정을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꽤 기쁜 듯했다·
‘유전자 연구소라니· 재밌겠는걸·’
스크리머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소니까 먹음직스러운 유전자 샘플도 많이 보관되어 있을 터· 뭐가 있을지 기대된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메가콥의 무기고로 향했다·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