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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llegal Cheat User Chapter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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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8

왕도에 입성했다.

그리고 아스카의 인도에 따라 바람 형태의 간판이 달린 이서연이 묵고 있다고 했던 ‘흘러가는 바람’ 여관에 입장했다.

“오… 괜찮은데?”

확실히.

고급 여관이라 그런가.

밖에서 보았던 고급스러운 외관처럼 내부도 깔끔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

물론 중세 시대 기준으로 잘 되어 있는 거지.

이면 세계 밖 현실의 호텔이나 아카데미의 기숙사보다는 확연히 질이 떨어진다.

그래도 감지덕지라고.

이렇게 잠시라도 지붕이 달려있는 그리고 청결한 곳에서 묵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겠지.

“그나저나 여관에 사람들이 없네?”

왜인지는 몰라도 이서연과 아스카 그리고 아서와 나 우리를 제외하고는 손님이 보이질 않는다.

‘뭐지?’

아무리 고급 여관이라고 해도 몇 명쯤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원래 이 시간대에 사람이 없는 건가?

‘아니… 아니지.’

저녁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여관에 사람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되지.

그런 의문을 갖기도 잠시.

“그야 제가 이곳을 통째로 빌렸으니까요.”

어느새 원형 테이블의 의자에 앉은 아스카가 속 시원히 해답을 알려주었다.

아하.

여관을 통째로 빌렸구나.

그래서 사람이 없던 거였구나.

의문이 해결되었다.

동시에 ‘무슨 돈으로 빌린 거지?’라는 새로운 의문이 생겼지만.

그것 또한 금방 해결되었다.

아스카.

의자에 앉아 흩날리는 벚꽃이 새겨진 부채를 펄럭이고 있는 그녀가 받은 역할.

‘블라섬 상단의 금지옥엽.’

무력에 제약이 생겼으나 금전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부자 역할이었다.

촤락!

“궁금증은 모두 해결되셨나요 유진 씨?”

손바닥에 부채를 부딪치며 접은 아스카가 스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래봤자 작은 토끼가 노려보는 것처럼 귀엽기만 했지만.

그래도 나는 짐짓 움츠러든 척 아스카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카의 입에서 아직 평소의 ‘수석 씨’가 아닌 ‘유진 씨’가 나오고 있었으므로.

“그래서.”

이번엔 아스카 옆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던.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만 있던 이서연이 입을 열었다.

“저 여자는 누구야?”

이서연의 눈이 내 뒤에 서 있는 테라에게 향했다.

그녀의 눈동자에 담긴 날카로운 검처럼 예리한 빛이 당장이라도 테라를 베어버릴 것처럼 번뜩였다.

“유진아?”

상냥한 톤 하지만 싸늘함이 담긴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그런 이서연의 모습에 피곤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 난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면서 미리 생각해두었던 변명 테라의 실체에 대해 알려주었다.

진실 90% 거짓 10%를 섞어서.

“물론 소개시켜줘야지.”

테라를 가리고 있던 몸을 옆으로 비켰다.

“얘는 내가 전이되었던 저택에서 만난 메이드 테라라고 해.”

진실이다.

테라의 몸체 배틀 메이드를 얻은 건 현실이지만 이곳 이면 세계에서 꺼냈으니 틀린 말이 아니다.

“참고로 테라는 사람이 아닌 골렘이야.”

이 또한 진실이다.

겉은 사람이지만 속은 금속과 각종 흉기 그리고 마력 코어로 채워져 있으니까.

“뭐… 이런 소개보다는 테라가 나랑 같이 동행하는 이유가 궁금하겠지?”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나도 자세히는 몰라. 내가 왜 따라다니냐고 물어도 주인님이니까 라고만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내가 받은 역할 ‘몰락한 이그드라실 백작가의 마지막 후손’ 때문인 거 같아. 몰락하긴 했어도 귀족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건 거짓이다.

테라가 나를 따르고 있는 이유를 입증하기 위한 10% 거짓.

“아… 그래서 같이 있던 거였구나.”

“음 골렘이라… 그렇다면 안전하겠군.”

진실과 거짓이 섞인 내 변명에 아스카와 아서가 이해했다는 듯 테라를 못마땅하게 보고 있던 표정이 풀렸다.

그런데.

“….”

이서연.

그녀만은 그대로였다.

적의가 거의 없어진 두 사람과 다르게 여전히 눈에 날카로움이 담겨 있었다. 마치 자신만은 방심하지 않겠다는 듯이.

그 태도에 나는 한숨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아… 이서연 쟤를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지.’

막막하다.

내가 답답하든 말든 팔짱을 끼고 있는.

테라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이서연을 이해시킬 생각에 머리가 어지럽다.

그런 내 고충을 읽은 것일까.

내 뒤에서 가만히 서 있던 테라가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러고는 나와 아스에게 했던 것처럼 치마 양끝을 잡고 살짝 들어올리며.

“주인님의 친구분들을 뵙습니다. 저는 주인님의 충실한 메이드 테라라고 합니다.”

세 사람에게 정중히 그리고 고상하게 인사를 올렸다.

드르륵.

“저도 반가워요. 저는 수석 씨의 절친한 친구 슈헤이 아스카라고 해요.”

“그래 반갑다. 나는 이유진의 친우 아서 펜 드라곤이라고 한다.”

내가 소개하긴 했지만 그래도 테라가 직접 자기소개를 해서 그런지.

아스카와 아서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그에 반해 이서연은….

“…이서연.”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자신의 이름만 툭 내뱉었다.

누가 보면 참으로 매너 없는 행동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에는 그녀의 행동이 익숙한 사람들뿐이다.

그리고 나와 주연급 애들로 인해 이서연의 성격이 꽤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그건 우리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테라처럼 낯선 사람에겐 여전히 한없이 차갑다. 그래서 게임에서 그랬던 것처럼 변함없이 ‘얼음 공주’라는 별명이 붙어버렸다.

그렇다.

이서연은 가지고 있는 성향.

얼음 공주라는 별명에 걸맞게 행동했을 뿐이다.

그래서 나와 아스카 아서는 별로 대수롭지 않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테라도 마찬가지였고.

“이서연 님이라고 하셨습니까.”

두 손을 공손히 모으며 자세를 바로 한 테라가 이서연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말했다.

“저는 이서연 님의 바람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모르겠습니까.”

테라의 시선이 슬쩍 내게 향했다. 그리고 입가에 작은 미소를 그리더니 다시 이서연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이서연 님의 눈동자가 주인님에게 향할 때마다 반짝이고 있는데.”

“….”

싸늘하게 가라앉아있던 이서연의 표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설마하니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이 품고 있는 바람이 들킬 줄은 전혀 생각 못했는지 당황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건 아스카 님과 아서 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 그렇게 티가 났나요?”

“음 조금… 부끄럽군.”

아스카와 아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래서 무슨 도움을 준다는 거야?”

이서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이에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잠시 나와 테라의 시선이 아스카와 아서에게 향했을 때 감정을 수습했는지 방금 전의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 이서연의 물음에 테라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이서연 님 그리고 아스카 님과 아서 님에게 드릴 도움은 그렇게 크지도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테라가 곱게 모으고 있던 두 손을 풀었다.

“충분히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그 말과 함께 가슴께까지 올린 오른손으로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띠링 띠링 띠링.

“”…?””

아스카와 아서 그리고 이서연의 손목에 채워져 있는 스마트 워치에서 동시에 알람이 울렸다.

그 알람 소리에 세 사람은 의아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손목을 들어올려 스마트 워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잠시 후.

“테라 씨 환영합니다.”

“환영한다 테라.”

“…환영해.”

싸늘했던 분위기가 반전했다.

언제 못마땅했냐는 듯 밝은 얼굴로 테라를 환영했다.

‘아니 뭐지?’

테라가 뭘 보여줬길래 저러는 거지?

물론 분위기가 밝아져서 좋긴 하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끼리 사이가 나쁜 것보다는 좋은 것이 낫다.

그런데 나도 궁금하다.

테라가 무엇을 보여준 건지.

무엇을 보았길래 세 사람의 태도가 급변한 건지.

나도 알고 싶다.

‘그러니 테라 세 사람에게 보여줬던 것을 나에게도 보여줘라!’

하지만 테라는 그저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

세 사람이 보았던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얘네들한테 물어보면 되지.’

특히 아서.

그녀라면 기꺼이 알려주겠지.

그리 생각하며 입을 열려는 순간.

“우웅….”

등에서 여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곤히 자고 있던 아스가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오빠 여기가 어디예요?”

아 이런.

물어보는 건 나중에 해야겠네.

나는 목 끝까지 올라온 아서에게 하려고 했던 질문을 삼켰다.

그리고 등에서 꼼지락거리는 아스를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으며 말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여관이야.”

“어… 저 왕님 보러 가야 하는데… 여관에 오면 안 되는데….”

아스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바지를 살포시 붙잡았다. 그러면서 어른의 말을 어긴 것처럼 불안해하는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을 보아 아무래도 원장이라는 사람이 곧장 왕성에 가라고 한 거 같다.

“아스 걱정하지 마.”

나는 아이가 불안하지 않게 부드러이 웃으며 아스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오늘 당장 왕성에 입궁하지 않아도 너한테 뭐라 할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그렇게 불안하지 않아도 돼.”

아스가 울먹일 이유는 전혀 없다.

용사가 되고 싶어서 용사가 되었나?

아니다.

비이성적인 규율이 멋대로 용사로 지정한 거지 아스가 원해서 된 게 아니다.

입성에 늦고 싶어서 늦었나?

아니다.

왕도 직행 마차를 탔으나 생리현상을 해결하러 간 사이에 마부가 버리고 간 탓에 늦은 것이다.

그러한 이유들이 있기에 아스가 불안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원한 것이 아니긴 하지만 아스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용사다.

그런 만큼 생각이 제대로 박혀 있는 왕이라면 입궁이 하루 늦는다고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잠깐.’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얘한테 뭐라 할 수도 있겠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까 전 왕도의 성문 앞에서 보았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아스를 향해 인상이 절로 찌푸려질 불쾌한 말들을 내뱉지 않았던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왕도 다르지 않을 거 같은데.’

오히려 왕이기에 아까 전의 사람들보다 더욱 심하게 아스를 대하는 거 아냐?

그 생각에 나는 지금이라도 아스를 데리고 왕성에 가야하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나는 고개를 저었다.

방금 떠올랐던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굳이 이 세상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지.’

나와 아스카 그리고 아서와 이서연은 이곳 이면 세계의 사람이 아니다.

아스 용사의 동료 역할을 받긴 했지만 우리의 목표는 왕을 만나는 것이 아닌 마왕의 처치다.

그러니 왕이 친절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는 이상 말을 들어줄 이유 따위는 없다.

그리고 만약 왕이 나를 주연급 애들과 아스를 겁박하려고 한다면….

‘중세 시대에 현대 화기의 힘을 보여줘야지.’

왕성을 통째로 폭파시키면 그만이다.

그게 안 된다면… 뭐.

그땐 레바테인을 꺼내 들어야지.

‘아직 제대로 다룰 수는 없어도 불태우는 건 가능하니까.’

나는 상황 해결에 간단하고 확실한 여러 가지 해결법을 구상하며 아스의 머리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그리고 아스가 어느 정도 불안감을 해소했을 때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꿇었던 무릎을 폈다.

“아스 배고프지 않니?”

“네… 배고파요.”

아스가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귀여운 모습에 아스카와 아서 이서연. 세 여자에게서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고개를 돌려 그녀들을 보자.

세 여자가 다소 붉어진 얼굴로 그리고 반짝이는 눈으로 아스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중에서 특히 아스카가 유난이었는데.

“카와이かわいい(귀여워)!”

심장을 움켜쥐는 시늉은 물론 평소 한국말을 고집하던 그녀가 본토어를 내뱉고 있었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나는 하하 웃음을 터트리며 아스에게 말했다.

“아스 저 언니들에게 가서 같이 밥 먹어요 라고 말해봐. 그럼 바로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어… 그래도 괜찮을까요?”

“내 친구들이니까 괜찮아.”

나와 관련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선뜻 가서 같이 밥 먹자고 하긴 그런지 아스가 망설이는 얼굴로 나와 그녀들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아스가 한 걸음 두 걸음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저기….”

세 여자가 있는 원형 테이블에 다가간 아스가 세이크리드를 두 손으로 꽉 쥐었다.

그러고는 수줍은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그녀들을 올려다 보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스터라고 하는데요. 혹시 괜찮다면 같이 밥 먹어도….”

되나요 라고 말을 마치려고 했으나 아스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되죠!”

이곳에 있는 누구보다 초롱초롱하게 반짝이는 눈으로 아스를 보고 있던 아스카가 와락 아스를 껴안았기 때문이다.

“아 너무 귀여워요!”

아스카가 자신의 볼로 말랑말랑한 아스의 볼을 문질렀다.

그러면서 연신 귀여워! 카와이! 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아스가 ‘으에에!’ 하고 귀여운 소리를 내질렀다.

그때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아서가 움직였다.

그리고 아스터의 앞에 서더니.

“아스터라고 했나?”

근엄한 목소리로 아스터의 이름을 물었다. 목소리에 맞지 않게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긴장이 되는지 아스카의 귀여움을 받고 있던 아스가 다소 떨리는 눈망울로 아서를 올려다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네… 제가 아스터에요….”

“만나서 반갑다. 아스터. 나는 아서 펜 드라곤. 이유진의 친우이자 너의 여정을 함께할 동료다.”

그 인사에 아스의 볼에 볼을 비비고 있던 아스카가 즐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슈헤이 아스카라고 해요! 저도 아서 씨와 같이 수석 씨의 절친이자 아스터의 여정을 도와줄 동료랍니다.”

아스카가 그리 자기소개를 마치자 아서가 이서연을 보았다. 너도 자기소개를 하라는 듯이.

그러자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던 이서연의 입술이 열렸다.

“…나는 이서연이야. 유진이의 미래를 약속….”

“이서연.”

“서연 씨.”

“…한 친구이자 너의 동료야. 잘 부탁해.”

테라에게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마친 이서연이 아서와 아스카를 보았다.

아서와 아스카 또한 이서연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았다.

그렇게 여관에 정적이 찾아오는 순간.

“저 저도 잘 부탁드려요. 언니들….”

아스의 ‘언니들’이라는 단어가 세 여자의 귓가에 파고들었다.

그러자 짧고도 짧은 침묵이 깨졌고.

“꺄아아악! 아스터가 저를 언니라고 불러줬어요!”

“음… 언니라… 처음 듣는 말이라서 그런가 가슴이 간질거리는군.”

“…귀여워.”

세 여자에게서 흘러나오던 살벌한 기세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들에 나는 그러면 그렇지 라고 생각하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역시 귀여운 것은 무적이지.’

나는 음음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 날 아침.

“…제가 이렇게 맛있는 걸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아이스크림 먹을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음식을 맛보자마자 아스가 행복하면서도 불안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아스의 옆에 앉아있던 아스카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괜찮죠. 아스는 맛있는 걸 먹을 행복할 권리가 있답니다?”

아스카의 말에 나는 물론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스. 너는 행복하질 않은 이유가 전혀 없어.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마.”

“아스카와 이유진의 말대로다 아스. 너는 행복해도 된다. 아니 행복해야 한다.”

“…누가 그러면 안 된다고 하면 말해. 내가 없애… 아니 혼내줄 테니까.”

해동된 얼음 공주 이서연의 말대로다.

누가 되었든 간에 아스에게 행복할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놈이 있다면 내 친히 그 주둥이에 수류탄을 쑤셔 넣을 것이다.

내가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아스가 히잉 울먹이는 얼굴로 우리들을 보며 물었다.

“원장님이 그러셨는걸요. 용사는 모든 걸 양보해야 한다고. 행복할 권리 따위는 없다고….”

“뭐라고요…?”

아스카가 충격 받은 얼굴로 아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건 아서와 이서연도 마찬가지였다.

쾅!

잠시 충격에 빠져 있던 아스카가 포크와 나이프를 쥔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무슨 그런 원장이 다 있죠! 아스 그런 말은 떠올리지 마세요. 아니 잊으세요!”

“…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그렇지 이런 어린아이에게 행복할 권리가 없다니… 원장이라는 사람 정말 어른이 맞는 건가?”

“…아스 거기가 어디야? 내가 혼내줄게.”

혼내기는 무슨.

뿜어져 나오는 기세를 보면 사람 하나 담글 거 같은데.

나는 이서연의 살기등등한 기세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면서 손에 쥐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아스에게 말했다.

“아스 우리가 방금 말했듯이 너는 행복할 권리가 있어. 그러니 네가 지금까지 들었던 부정적인 말들은 모두 잊어버려. 알겠지?”

“주인님의 말씀대로입니다 아스. 나쁜 말들은 전부 잊으십시오.”

나와 테라의 상냥한 말에 아스의 눈동자에서 또르륵 눈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네… 그럴게요. 오빠와 언니들의 말대로 들었던 나쁜 말 다 잊을게요.”

아스가 손등으로 눈물을 쓱쓱 닦으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거다.

마음을 당차게 먹는 거다 아스.

나는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아스를 바라보았다.

아스카와 아서 이서연 또한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얼굴로 아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화목한 분위기 속 멈추었던 식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스가 또 먹고 싶다던 아이스크림을 꺼내려던 그 순간.

벌컥!

장사 안 한다는 표시로 굳게 닫아놓았던 여관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그리고 안으로 갑옷을 입은 기사와 병사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철컥 철컥.

기사와 병사들 사이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우리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다가왔다.

그러고는 오만하면서도 차가운 눈으로 아스를 보며 말했다.

“네가 용사냐?”

그 물음을 듣자마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스카와 이서연 아서 그리고 테라. 네 여자 또한 식기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아스에게 향했던 남자의 눈이 우리들에게 향했다.

“나는 너희들에게 일어나라고 말한 적이 없다만.”

허 말하는 꼬라지 봐라?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불안에 몸을 떠는 아스의 앞에 섰다.

남자가 아스를 보지 못하게 모습을 가려주었다.

“밖에 분명 팻말을 세워놨을 텐데? 장사 안 한다고.”

우리가 여관 전세 냈다. 그러니 불청객은 꺼져라.

그런 의미가 담긴 내 말에 남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동시에 남자의 뒤에 대열을 맞추고 서 있던 기사와 병사들의 손이 허리춤으로 향했다. 그리고 철컥 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그 모습들을 본 나는 조용히 인벤토리를 열었다.

내 옆에 서 있던 이서연과 아스카 아서의 손에 검이 나타났다.

“….”

“….”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화목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살벌하게 변했다.

당장이라도 칼부림이 일어날 것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렇게 누군가 긴장을 참지 못하고 마른 침을 삼키던 그때.

“…흥 됐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빤히 보고 있던 남자가 코웃음을 치며 손을 들어올렸다.

그 행동에 당장 검을 뽑고 달려들 것처럼 자세를 잡던 기사와 병사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날카로운 기세를 없애며 방금 전처럼 차렷 자세로 돌아왔다.

“전하께서 너희들을 보고자 한다. 그러니 순순히 따라오도록.”

남자가 통보와 다를 바 없는 말을 툭 내뱉으며 등을 돌렸다.

그리고.

‘…저건.’

나는 등을 돌린 남자의 뒷목에서 익숙한 것을 발견했다.

갑옷 때문에 흐릿하게 보이는.

하지만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용의 비늘이잖아?’

그건 다름아닌 증표였다.

용이 하수인 정확히는 노예에게 박는 각인.

‘그렇다는 건….’

이곳 이면 세계에 드래곤이 있다는 뜻.

‘와… 어떻게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지?’

마침 아스를 현실에 어떻게 데려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행운이 찾아올 줄이야.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스는 규율로 인해 용사라는 족쇄에 묶여 있다.

그래서 어제 다들 자고 있을 때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뇌를 쥐어짰었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방법이 없어 참으로 난감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드래곤(Dragon) 혹은 용(龍).

그리드처럼 겉만 드래곤이 아닌 용언(龍言)이라는 신비를 사용할 수 있는 진짜 드래곤의 존재를 이곳 이면 세계에서 찾게 될 줄이야.

‘용언이라면 규율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어도 비틀 수는 있겠지.’

그리고 무신의 칼부림 때문에 대미지가 잔뜩 쌓인 상태로 이면 세계로 도망친 만큼 그렇게 막 협조를 받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협조를 순순히 해주지 않는다면….

‘그때는 뭐 레바테인 꺼내는 거지.’

이 세계와 함께 불타 없어질래 아니면 깔끔하게 내 부탁 하나 들어주고 헤어질래 라고 협박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부디 드래곤이 나를 신사가 아닌 무뢰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음… 그냥 처음부터 레바테인 들이댈까.’

어쩌면 그게 가장 쉬운 길일지도.

나는 그리 생각하며 예상외의 발견 그리고 행운에 입가를 씨익 올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zakuti 님 오늘도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스카와 아서 이서연.

테라가 세 사람에게 보여준 것은 그녀가 소장하고 있는 ‘이유진 사진 콜렉션’ 중 일부입니다.

[자동차 창문 밖을 보고 있는 이유진. JPG]

만능 레바테인.

불은 답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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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Illegal Cheat User

I Became an Illegal Cheat User

Score 7.8
Status: Ongoing Type: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game【Arena Academy】was notorious for its difficulty. [Play Time: 30,000 hours] [Challenge Achievement Rate: 99%] Before I knew it, I had become a veteran player, and with only 1% of the challenges remaining, I received a gift from the game developer. However… [★Developer’s Special Gift★] [☆Arena Academy☆] [v 1.0 plus 8 Trainer] – Invincibility – Infinite Health – Infinite Stamina – Infinite Mana – Infinite Items – Speed Limit Removed – Super Accuracy – Enemy Slow Motion “Uh…, is it okay to use this?” What the developer gave me was an ‘illegal cheat t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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