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2
귓가에 경쾌한 시스템 알람음이 울리고.
최소화되어 있던 퀘스트 창이 활짝 열리며 나의 망막을 가득 채웠다.
────────────────────
메인 퀘스트 Chapter. 2
【탈출하기】
이면 세계에서 탈출하십시오. (완료)
– 보상 : 20000포인트(활약에 따라 추가 보상) 등급 상승권(C등급 이하) 2장 B등급 재능 및 스킬 선택권 랜덤 치트 사용권 3장.
– 실패 : 사망.
────────────────────
가장 먼저 퀘스트의 정보가 보였고.
────────────────────
메인 퀘스트 Chapter. 2 : Quest Clear
────────────────────
축하한다!
퀘스트를 클리어했구나!
…라고 말하듯 화려하게 반짝이는 클리어 메시지가 뒤를 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
「보상으로 ‘2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
「보상으로 ‘등급 상승권(C등급 이하) 2장’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 ‘B등급 재능 및 스킬 선택권’이 지급됩니다.」
「보상으로 ‘랜덤 치트 사용권 3장’이 지급됩니다.」
────────────────────
이면 세계에서 겪은 고생의 대가가 나열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시장기를 면할 요기에 불과하며 포만감을 채워줄 진짜는 따로 있다.
빰빠바바밤!
[☆★활약 보너스!☆★]
그것은 바로 ‘추가 보상’.
“…떴다.”
귓가에 팡파르가 울리고.
알록달록한 무지갯빛 메시지가 눈을 현혹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팡파르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고 무지갯빛 메시지가 옅어짐에 따라.
기대가 커짐과 동시에 긴장이 차올랐다.
“과연….”
메인 코어를 파괴한 사람은 누구일까.
나? 아니면 강철수?
그 결과는 곧 밝혀졌다.
────────────────────
「주조연급 인물들을 포함 15명의 인원 빠른 소집.」
「추가 보상으로 ‘40000포인트’가 지급됩니다.」
「조연급 인물(박가람 임다희)들을 통솔하여 서브 코어 파괴.」
「추가 보상으로 ‘랜덤 치트 사용권 1장’이 지급됩니다.」
「주조연급 인물들을 포함 15명의 인원 ‘완벽’ 지휘.」
「추가 보상으로 ‘A등급 재능 선택권’이 지급됩니다.」
────────────────────
…없다.
메인 코어를 파괴했다는 업적이 없다.
나는 다시 한번 보상 목록을 확인했다.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목록창에 스크롤이 있나 확인했다.
스크롤이 존재하지 않는다.
퀘스트 창을 닫았다가 다시 열어보았다.
내용이 그대로다.
세 번을 확인했으나 세 번 전부 변함이 없다.
“…으음.”
나는 소리를 흘리며 침대의 헤드보드에 축 늘어졌다.
예상은 하긴 했지만 정말 없는 것을 확인하니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그런 아쉬운 감정도 잠시.
나는 금방 감정을 털어내며 기운을 되찾았다.
“뭐 예상했던 거니까.”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시스템이 내린 결과이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메인 코어를 파괴한 건 강철수가 맞다.
폭탄물이 폭발한 건 내 유탄이 아니라 강철수가 떨어지고 나서였으니까.
그러니 강철수의 몸에 닿은 메인 코어는 그의 ‘분쇄(粉碎)’ 스킬에 먼저 파괴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메인 코어 파괴 업적이 없어도 보상의 질은 매우 훌륭했다.
특히 등급 상승권(C등급 이하)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왜?
저 상승권으로 내 아이덴티티나 다름없는 ‘전송(F)’ 스킬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으니까.
“거리가 얼마나 상승하려나.”
지금 전송 스킬의 전송 가능 거리는 1m.
과연 두 등급이나 상승하면 얼마나 증가할까.
나는 바로 등급 상승권을 사용해 보았다.
[등급 상승권(C등급 이하)가 사용되었습니다.]
[전송(F → E)]
[등급 상승권(C등급 이하)가 사용되었습니다.]
[전송(E → D)]
드디어 전송 스킬이 F등급을 탈출했다.
과연 거리는 얼마나 변했을까.
나는 바로 스킬 정보를 확인했다.
────────────────────
『전송(D)』
가지고 있는 물건을 원하는 곳으로 전송 시킨다.
– 소지하고 있는 물건을 반경 15m 내의 장소로 전송.
– 거리가 증가할수록 마나 소모량 증가.
– 살아있는 생명체의 내부로는 전송 불가능.
────────────────────
“오 오오!”
거리가 15m로 증가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F등급은 고작 1m에 불과했는데.
겨우 두 단계가 업그레이드 됐다고 15m나 되다니!
이제 더 이상 위험하게 폭탄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폭탄뿐이랴 반경 15m라면 내가 생각해두었던 것들을 어느 정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D등급이 이 정도인데 C등급은 도대체 얼마나 증가하는 거지?”
중위급 초인이 하위급 초인 10명을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재능과 스킬 또한 마찬가지로 C등급부터 효과와 위력이 급상승한다.
말 그대로 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50m는 되려나?”
지금 D등급이 15m니까 최소 그 정도는 될 듯 싶다.
“하… 얼른 C등급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네.”
이번에 C등급 이하의 등급 상승권을 주었으니.
다음에는 B등급 이하의 등급 상승권이 보상에 들어있으면 좋겠다.
물론 내 소망이다.
알겠지 시스템?
“그나저나 스킬 정보에 새로운 게 생겼네?”
거리가 증가할수록 마나 소모량 증가라….
“1m 때는 진짜 미량이었는데 최대 15m는 마나가 얼마나 소모되려나.”
나는 확인을 위해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그리고 사용해본 결과.
“아 미친.”
가지고 있는 마력의 30%가 증발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사용으로.
“…거리가 늘어난 건 좋은데 마력 소모가 너무 심하네.”
…이번에는 선택권 아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마력 소모량 때문이라도 마력 관련 재능을 구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얻은 선택권이 B등급 하나랑 A등급 하나이니까….”
A등급 선택권은 나중에 사용하고 B등급 선택권으로 재능을 구해야겠다.
그리고 10만 포인트 모였으니까 간파 스킬도 구매하고.
나는 그리 생각하자마자 포인트 상점을 열어 검색창에 ‘마력 증가’ ‘마력 회복’ ‘B등급’을 입력했다.
그렇게 키워드를 설정하고 검색하자 네 개의 재능이 검색되었다.
“…뭐야 내가 사용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네?”
키워드만 입력되서 그런가.
뭐가 좋은지 비교할 필요도 없이 네 개의 재능 중에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재능은 겨우 하나밖에 없었다.
────────────────────
「영웅의 스킬 관리법(B)」
한 영웅이 스킬의 마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만든 관리법.
– B등급 이하의 스킬 마력 소비량 10% 감소.
– 가진 마력이 60% 이상일 때 마력 회복량 30% 증가.
– 가진 마력이 40% 미만일 때 마력 회복량 50% 증가.
– 마력 +10.
────────────────────
“괜찮은데?”
파생 스킬이 없긴 하지만 지금 내게 딱 맞는 재능이었다.
나는 바로 B등급 재능 및 스킬 선택권을 사용해 재능을 구매했다.
그리고 이어서 80000포인트로 ‘간파(B)’를 구매했다.
────────────────────
『간파(B)』
상대의 재능과 스킬을 간략하게 알 수 있다.
– 상대의 재능과 스킬 확인.
– 정신 +10
────────────────────
스킬도 다 구매했겠다.
나는 오랜만에 내 상태창을 확인하기로 했다.
과연 처음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
[이름 : 이유진]
■신체적 능력 : 23
– 체력 : 3
– 근력 : 3
– 민첩 : 17
■정신적 능력 : 45
– 마력 : 15
– 정신 : 30
– 성력 : 0
■재능
– 노쇠한 총잡이의 눈썰미(B-) 강인한 정신(A) 신속한 몸놀림(B) 영웅의 스킬 관리법(B)
■스킬
– 전송(D) 간파(B)
■파생 스킬
– 찰나의 순간(노쇠한 총잡이의 눈썰미(B-))
– 정심(강인한 정신(A)
────────────────────
“이야 그 처음 봤던 상태창이 맞나?”
내가 망태창이라고 부를 정도로 최저의 능력치였는데.
물론… 체력과 근력은 더 떨어지긴 했지만 나머지는 급상승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수치가 많이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텅텅 비어 있던 재능칸에는 네 개의 재능이 생겼으며 스킬칸에는 파생 스킬을 포함해 세 개가 더 생겼다.
이 정도라면 망태창이 아니라 다시 상태창이라고 불러줘도 될 거 같다.
“뿌듯하구만.”
나는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상태창을 닫았다.
“이제 마지막으로 확인할 건 치트 툴인데….”
지금 가지고 있는 사용권의 개수는 총 합해서 8장.
랜덤 사용권이 7장 선택 사용권이 1장이 있다.
그리고 랜덤 사용권 6장이 충족되었으므로 뽑기 한 번이 가능해졌는데.
지금 이걸 사용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인 거 같다.
치트를 얻는 최고의 효율은 선택 사용권을 사용 후 랜덤 사용권을 사용하는 것.
그런데 아직 선택 사용권이 최소 사용 가능한 3장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 랜덤 뽑기를 해버리면 사용 개수가 제일 낮은 ‘무한 기력’ ‘무한 아이템’ ‘속도 제한 해제’가 6장에서 12장이 되어버린다.
물론 다른 것들도 두 배가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거의 필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선택 사용권을 우선으로 사용해야 한다.
“아직은 슈퍼 정확도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무한 아이템이 있으면 좋긴 하다.
하지만 스토리 초반인 지금에선 굳이 얻을 필요가 없다.
쓸만한 아이템들은 전부 중반에서부터 등장하니까.
그리고 설령 지금 뽑기를 한다고 해도 무한 아이템이 뜬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무한 기력’이나 ‘속도 제한 해제’가 떠버리면 꽤나 오랫동안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
그러니 저번에 계획했던 대로 선택 사용권 3장 모을 때까지 존버해도 될 거 같다.
그리고 나에게는 무한 아이템은 없어도 무한 보급품은 있다.
“오늘은 자고 내일 보급품 충전하러 가야겠다.”
보급품도 충전하고.
타락 신봉자 찾아가서 돈도 뜯고 네임드 정보도 캐야지.
아 내일 쉬어도 되는데.
또 바빠지겠네.
&
다음날 아침 훈련장.
오늘도 인벤토리를 풍족하게 채울 생각에 기분이 몹시 좋았다.
하지만 그런 기분도 잠시.
털썩.
나는 화기 물품 보관소 앞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없다.
분명 꽉꽉 채워져있어야 할 보급품이 전혀 없다.
“…왜? 왜 없어?”
분명 하루에 한번 보급품이 채워지는데?
아니 아카데미 돈 많잖아.
왜 이거는 안 채워줘?
화기라서 무시하는 거야?
온갖 감정들이 휘몰아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보관소 안에 보급품 대신 한 종이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에 터덜터덜 걸어가 종이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종이에 적힌 글을 읽어보니.
[이유진 학생은 빠른 시일 내에 보급부에 방문하세요. 그때까지 화기 보급품은 채워넣지 않겠습니다.]
– 보급 교직원 –
“….”
보급 교직원이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글씨가 막 휘날리는 걸 보니 좀 많이 화난 거 같다.
“아.”
그냥 뽑기 돌릴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기 그 막간(1) 썼던 위화감은 그냥 데자뷰로 인한 위화감입니다..
회귀가 아니에요..
정말입니다.
—
[엘렝레기] 님 [비공개] 님. 후원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넙죽절하는콘]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