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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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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9

119 – 별똥별 # 2

 

“헤어디자이너가 돼서 자그마한 가게 차리는 게 내 꿈이야· 내가 열고 싶을 때 가게 열고 내가 닫고 싶을 때 닫는 가게·”

“운동선수나 격투기 선수가 아니고? 네가 가진 특성이라면 그쪽이 훨씬 좋을 텐데·”

정석이 의아하다는 것처럼 묻자 양주희가 시큰둥하게 말했다·

“언젠가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갈 거 아냐· 그때도 이 이상한 특성인지 뭔지가 남아있을진 아무도 모르잖아·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해· 굶어 죽지 않으려면·”

양주희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의외였다·

나는 아직도 내 주변의 친구들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았다·

“나는 검사가 된다· 범죄자들을 다 잡고 싶다는 건 변함 없어· 로스쿨도 들어가야 할 거고 시험도 준비해야 하고· 대학생이 되면 바빠지겠지· 솔직히 놀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는 소설가!”

유다희가 살짝 수줍은 느낌으로 말했다·

유다희의 꿈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소설가·

평소 책을 잔뜩 읽는 유다희에게는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대학은 꼭 가라고 해서· 아마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가야 할 거야· 인문계열로 가야겠지? 서울은 사실 그리 좋아하지 않는 곳이긴 하지만····”

“저는···게임 미튜버 하고 싶어요· 사실 아이돌보다 게임하는 게 더 재밌거든요· 그래도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라서· 둘 다 하려면 그게 좋을 것 같아요·”

권수아도 힘을 내서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이제 모두의 시선이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졌고 나는 살짝 부끄러워졌다·

“나는···그냥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거나 어른이 되어도 1년에 한번 정도는 이렇게 다 모여서 기념사진도 찍고 밥도 먹고 그랬으면 좋겠어·”

“야 그건 장래희망이 아니잖아·”

인상을 찌푸린 양주희였다·

유다희가 옆에서 말을 받았다·

“대학교는 방학이 3개월이나 된대! 생각보다는 자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남자애들은 군대도 가야 하긴 하지만· 내가 편지도 자주 쓰고 면회도 가줄게!”

군대라니·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이긴 한데····

아무튼 말을 하고 나니 여러모로 속이 후련했다·

“얘들아 잘 지내고 있었어? 선생님이 이사장님이랑 일 처리할 게 있어서· 별 일 없었지? 갑자기 유성우가 막 내리는 것좀 봐· 이럴 때는 이거지·”

슥-·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홍미리 선생님이 까만 봉지에서 차가운 캔을 하나 우리에게 내밀었다· 그건 맥주캔이었다·

순간 이래도 되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홍미리 선생님은 포항항-웃었다·

“원래 어른이 알려주는 술 배우는 거야! 그리고 맥주 하나로는 취하지도 않아·”

어른이라니·

사실 자기도 17살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칵-·

권수아가 맥주캔을 가장 먼저 땄다·

보기보다 불량한가?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다 같이 캔을 따고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짠-·

건배를 하자 시원한 거품이 사방으로 튀었다·

태어나서 처음 마셔보는 술·

시원한 맥주는 무슨 맛일까 싶어서 입을 댄 순간 인상이 팍 찌푸려졌다·

“으엑 이게 뭔 맛이야·”

탄산이 있고 거품이 있어서 달달한 콜라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엄청 별로였다·

이렇게 쓰고 떫은 걸 치킨이랑 같이 먹는다니· 이해할 수 없다·

“아으 씨 이게 뭔 맛이야· 이딴 걸 왜 마시는 거지? 콜라가 낫다·”

내가 마구 투덜거리자 홍미리 선생님이 푸하하-웃었다· 그리고 옆에서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던 가정부 누나들도 깔깔깔 웃었다·

“영원이 아직 아기네·”

“고등학생이면 한참 아기지 뭐·”

조금 부끄러워졌다·

아무튼 그 뒤로 우리는 먹고 떠들고 그랬다·

“왜 저를 찼어요! 왜! 제가 뭐 어때서!”

와락-·

내게 덤벼들어서 잉잉-울기 시작하는 권수아·

내가 퍽 당황스러워할 때 양주희가 권수아의 팔을 잡아당겼다·

“야! 권수아 너 취했어!”

“나 안 취해써!”

“영원이 인기 많네·”

“누나랑 사귈까?”

꺄르륵 꺅꺅-·

바비큐 그릴의 모닥불 때문인지 맛없는 맥주 때문인지 내 얼굴은 자꾸만 화끈화끈거렸다·

하지만 무척 재미있는 시간이라는 건 변함 없었다·

오늘이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우리는 어쩔 도리 없이 나이를 먹을 테고 언젠가 어른이 될 것이었다·

앞으로 몇 년이나 지나야 모두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될까?

그날이 무척이나 기대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두가 바라는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나도 그렇게 소원을 빌었다·

# # #

밤 10시·

다들 피곤했는지 금방 잠들었다·

익숙치 않은 맥주 때문이겠지·

나는 곯아 떨어진 친구들을 각자 방에 잘 눕혀줬다·

“영원아· 너는 잠깐 남아라· 이사장님이 널 찾으신다·”

여자애들을 방에 잘 데리고 가서 눕힌 홍미리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이사장이 나를 부른다는 이유였다·

어째선지 알 것 같았다·

이 저택에 있던 또 한 명의 이사장을 내가 없애버리고 말았으니까·

아마 그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일지도 몰랐다·

이사장의 서재는 은방울꽃 사이에 있었다·

달빛 아래로 빛나는 꽃들은 생각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이사장님· 데려왔어요·”

“미리 너는 나가보거라·”

홍미리 선생님이 고개를 숙이고 바깥으로 나갔다·

철커덕-·

문이 닫긴 서재·

곧 이사장 천대곤이 나를 바라봤다·

“내가 널 왜 불렀는지 말 안 해도 알 거라고 본다·”

“네· 형제분 때문이죠?”

“그래· 내 서재를 아주 들쑤셔놨더구나· 그럼 내가 누군지도 알겠지· 나는 사실 천태건이다· 동생의 이름을 빼앗아 동생의 여자와 결혼했지·”

깔끔하게 인정을 하는구나·

쿨럭쿨럭-·

그때 이사장이 큰 기침을 토해냈다·

그의 입에서 울컥 피가 뿜어졌다·

“남의 인생을 질투한 대가는 크다· 해독제를 먹어도 결국 독소는 몸에 쌓이기 마련이고 나는 머지않아 죽을지도 모른다· 1년일지 5년일지 10년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사장은 소문과 다르게 은방울꽃에서 멀쩡할 수 없는 체질이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럼 꽃들을 없애면 되잖아요·”

“그래· 없애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게 있기에 비로소 나는 천대곤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다· 너는 이해할 수 없겠다만· 그럼 이제 네 아버지에 대해 말해 봐라·”

“제 아버지요?”

“그래 네 아비는 어땠지? 감기에 걸리거나· 배탈이 나본 적은?”

기억 속 아버지는 건강했다·

내가 잔병치레하지 않는 것도 아빠를 닮아서였다·

“저희 아버지는 아주 건강하셨는데요· 적어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까지는·”

“내 형제도 그랬다· 하지만 서서히 변해갔지· 짐승으로 떨어진 권수호 그놈처럼· 나는 형제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어· 그를 위해 저택을 새로 짓고 늦은 시간이나마 그가 인간처럼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든 것도 나였다·”

“····”

“그러던 도중에 나는 천대곤의 이름으로 부잣집 딸이었던 부인과 결혼했다· 내 부인은 내가 천대곤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결혼한 거야· 하지만 신혼 이후 문제가 있었다·”

이사장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액자를 바라봤다·

액자 속 사진에는 남자 둘과 여자 한 명이 사이 좋게 웃고 있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어느 날 ‘그것’이 내 부인에게 몹쓸 짓을 했다· 아니 원래는 두 사람이 연인이었다만 내가 그것을 빼앗은 건지· 그것을 다시 빼앗긴 건지· 결국 그녀는 그날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아이를 낳고 죽었다·”

서재는 어두웠다·

이사장의 눈가가 깊은 어둠을 만들어냈다·

“오랜 옛날부터 내 아들은 과연 내 아들이 맞는가 항상 의문이었다· 내 아들은 나와 달라· 그놈은 어려서부터 감기 한번 앓지 않았지· 성격도 나와는 달랐고 무엇이든 곧잘 했다·”

“····”

“아들의 성장을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다니 우습지· 차라리 모자랐다면· 나를 닮아 어리숙하고 덜떨어졌다면 좋았을 것을· 한번 의심이 깃든 마음은 매 순간이 지옥 같았다· 하지만 그놈은 내 아들이다· 나는 그렇게 믿어·”

여자는 열 달 품은 자녀와 자신의 피가 섞인 걸 의심할 필요 없으나 남자는 그렇지 않다· 남자는 자식으로부터 자신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애쓰는 법이었다·

남자란 것은 참으로 불쌍하구나·

“나는 내 믿음을 증명하고 싶다· 저 심연의 너머로 사라진 형제와 부인을 다시 만나 내 불타는 듯한 갈증과 번뇌를 해명 받을 거다· 그게 내 형제를 죽인 너를 내가 용서해주는 이유다· 하영원· 너는 나락의 끝까지 가라· 내일부터는 특별한 선생님이 네게 가르침을 줄 거다· 그럼 나가라·”

이사장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나를 바깥으로 내보냈다·

내가 은방울꽃 가득한 정원으로 나서자 댄버스 아줌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댄버스 아줌마는 호롱불을 쥐고 내 길을 밝혀줬다·

“아줌마· 우리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이 저택에서 나는 어떤 소년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저택에는 소년들과 소녀들이 마구 뛰놀았던 흔적들이 잔뜩 있었다·

우리 해적단과 같았을까·

눈을 감으면 그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것 같기도 했다·

곧 댄버스 아줌마가 말했다·

“네 아빠는 참 이상적인 아들이었지· 하지 말라는 건 안 하고 말하는 걸 잘 듣고· 하나를 알려주면 열을 알았어·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고 사랑받는 방법을 아는 아이였지· 사람들은 누구나 다 이렇게 말했어· 과연 천대곤의 아들은 천대곤의 아들이구나· 호랑이가 호랑이를 낳았구나─· 뺀질거리는 너와는 딴판이었다·”

“뺀질····”

나는 사랑 받는 법 같은 건 몰랐다·

그런 걸 알았다면 삶이 조금은 더 편해졌을까·

“너는 차라리 그 남자를 더 닮았다· 의심 많고 바보 같고 어리숙했던 네 할아버지· 하지 말라는 짓을 잔뜩 하고 열을 알려줘도 다섯을 까먹는 게 딱 그래· 그런 사람들이 사고를 일으키고 결국 큰 문제를 일으키고 말지·”

“····”

“하지만 그런 바보 같음이 목마른 네 할아버지에게 있어서 시원한 우물 같을지도 모르겠구나· 네 눈을 보면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그러니 너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살도록 해라· 실수도 하고 고뇌하고 혼나기도 하고·”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따스하게 전해지는 것이었다·

“네 아버지는 내 아이야· 비록 피는 섞이지 않았어도 그날 불길 속에서 그 작은 것을 구했을 때부터 내가 젖을 먹여서 키웠을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열 달 배 아파 낳진 않았지만· 그 아이가 너를 긍정했다면 나도 너를 응원해주마· 하영원· 근본없는 놈· 그럼 얼른 들어가서 자라· 늦게 자면 키 안 큰다·”

나는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문득 무수히 지나쳤던 설날과 추석 때가 떠올랐다·

나는 언젠가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 우리는 왜 할머니 집에 안 가?

엄마가 말했다·

─엄마는 가족이 없어서 어려서부터 근사한 가족을 얻는 게 꿈이었어· 영원이 네가 엄마에게 가족을 선물해 준 거야·

나는 어려서부터 조부모의 사랑에 대해 몰랐다·

하지만 살다보면 모르는 것도 하나둘 알게 되는 법이다·

맥주의 맛·

화약의 냄새처럼·

그것만으로도 내일을 기대할 이유가 충분했다·

맴매맴맴매-·

밤까지 시끄럽게 우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눈을 감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2월 22일인 것입니닷···

그런 의미에서···2연참을 해보았습니닷···!!!

더블의 날···

독자님들의 행복과 즐거움도 마구 기쁨 2배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닷···!!!

저 미츄리 22의 부두술을 걸어드립니닷···!!!

즐거운 것들이 마구 늘어나게 되는 부두술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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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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