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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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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9

129 – 홍수 # 2

인터넷을 보니까 거미 공포증은 세상에서 가장 흔한 공포증이라고 했다·

어느정도로 흔하냐면 그 고소공포증보다 앓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성인 9명 중 1명이 거미 공포증이라고·

우리 해적단에서도 양주희가 거미 공포증이었다·

3층 공략을 해야 할 우리에게 있어서 양주희의 컨디션 난조는 최악이라 말할 수 있었다·

“왜·”

비밀기지 건물 뒤로 불러낸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양주희가 시큰둥하게 물었다·

운동화로 괜히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을 확-차기도 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나와 양주희 말고는 듣는 귀도 눈도 없다·

“지금 여기는 너랑 나 둘밖에 없어· 그러니까 솔직하게 말해· 주희야 네가 거미를 무서워하는 이유가 뭐야? 나는 오늘 꼭 그 이유를 들어야하겠어·”

“사람마다 무서워하는 게 있을 수도 있는 거지·”

흥-·

새침하게 코웃음을 치는 양주희였다·

양주희의 말대로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고 두려워하는 게 있기 마련이었다·

다만 나는 저번 3층에서 양주희가 보였던 반응을 떠올렸다·

거미를 무서워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극심한 구토감을 느끼는 것처럼 고통스러워 했었지·

나는 이게 단순한 공포증 같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언니를 찾고 싶다며· 네 안의 두려움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칫 우리까지 다 위험해질 수 있어· 주희야 네가 우리 핵심인거 너도 알잖아·”

스르르-·

양주희가 가느다란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다·

팔짱을 낀 손에서 느껴지는 것은 배타적인 거부감이다·

양주희의 마음은 언제나와 다르게 단단히 닫혀 있었다·

자신의 약점을 말하기 싫어하는 태도였다·

양주희는 외강내유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여렸다·

시원시원해 보이는 외모나 행동과 다르게 마음 속에 고민이 많고 비밀도 많았다·

겉으로 볼 때는 여려 보이지만 속이 단단한 유다희와는 여러모로 반대였고 겉으로 보나 속으로 보나 여려 보이는 외유내유의 권수아와도 달랐다·

“알았어· 이유를 말해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너도 유다희와 있었던 일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해주는 게 조건이야· 남의 치부를 듣고 싶으면 자신의 치부도 밝혀야지·”

“다희?”

“초등학생 때의 일 말이야·”

그렇게 나오기로 했나·

양주희가 거미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는 과거의 일들을 두려워했다·

내게 있어서 과거란 안에서 무서운 것을 발견하고 뚜껑을 덮어버린 상자였다·

양주희의 말은 그 뚜껑을 들춰서 내용물을 모두에게 보여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기에 나는 덜컥 불쾌하고 찝찝한 마음부터 들었다·

솔직히 쉽지 않다·

“두려움을 공유한다라····”

우리는 유다희의 저택에서 서로의 꿈을 공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서로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문득 서울의 원로 목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악마나 귀신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우리가 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면 반대로 처참한 실패와 두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야 하는 법이었다·

나는 한참 고민했고 결론을 내렸다·

“좋아· 이번에 수아 집에서 귀신들 쫓아내고 나면 6학년 여름 방학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기억하는 것만큼 모두에게 이야기 할게· 너도 그러는 거야·”

슥-·

나는 새끼 손가락을 양주희에게 내밀었다·

양주희는 한참 고민하는가 싶더니 팔짱을 풀고 내게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 # #

권수아의 집에 가보는 건 두 번째였다·

처음은 권수호의 일 때문이었던가·

“그러고보니 권수호···너희 사촌 오빠는 어때?”

나는 권수아에게 사촌오빠 권수호에 대해 물었다·

나에게 있어서 권수호는 어찌 봤을 때 악연에 가까웠다·

객관적으로 봐도 나쁜 놈이야·

하지만 권수아에게 권수호는 여러모로 좋은 가족이었다고 그랬다·

“여전히 병원에 누워 있어요· 의식도 못차리고 있어요·”

의식불명인가·

흘려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기벽이 2개가 쌓이게 된다면 우리 또한 그렇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으니·

“저거 봐· 전봇대가 쓰러져 있어·”

봉지연이 무너진 담벼락과 전봇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혼잡한 쓰레기장에 까마귀들이 앉아 있는 모습도 불길했다·

개판·

지금의 세상을 평가하기에 그것보다 좋은 말이 또 있을까?

솔직히 책임을 느끼지 않는 것도 불가능했다·

내가 세상을 이렇게 만들었구나─그런 마음이 들었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두렵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걸음을 멈출 수 없었다·

뭐가 됐든 끝까지 가서 내가 다 책임지면 될 거 아냐·

끝까지 가면 무슨 소원이든 이루어준다며·

띠디딕-·

띠디딕-·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시바개 왕왕이가 짖었다·

━왕왕!

“우리 딸 어서 와라· 여기 이 사람들은 친구들이니?”

나이 든 남성도 소파에 앉아있다가 일어나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안경을 낀 남자였는데 어디선가 본 얼굴 같기도 했다·

권수아의 아버지인가?

“안녕하세요· 저는 하영원이라고 하구요· 저희는 수아의 친구들이 맞구요 또····”

친구 아버지를 만나는 건 낯선 경험이라 어색했다·

내가 무척이나 쭈뼛거리고 있을 때 봉지연이 물었다·

“야· 혼자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뭐냐니· 여기 수아의 아버님이····”

헉-·

문득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남들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를 때 권수아가 말했다·

“저희 아버지는 제가 초등학생 때 돌아가셨어요·”

그럼 저건 뭐야·

아버지인 척 흉내내는 귀신인가?

퇴치해야 하는 건가?

권수아가 집에서 봤다던 귀신은 여고생 느낌의 어린 여자 귀신이라고 했는데·

내가 당황할 때 권수아가 후-한숨을 내쉬었다·

“방 안으로 들어가죠· 그 여자애들은···아마도 제 방에 있어요·”

슥-·

우리는 권수아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지금은 은퇴 했지만 인기 아이돌이었던 여자애의 방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 안에 있을지 모를 귀신이 무서우면서도 여러모로 기대되는 느낌·

기이익-·

그런 기대감은 마침내 방문을 열었을 때 확 풍겨나오는 냄새에 확 날아갔다·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생각지도 못했던 악취 공격에 나는 구토가 올라올 듯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냄새였고 다들 그렇게 느끼는 듯했다·

방으로 들어가는 게 괴로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야! 어떻게 하냐! 못 들어 가겠어!”

“독한 냄새야·”

우아한 품격을 지닌 유다희 정도만이 수수한 감상평을 냈다·

“내가 들어갈게·”

유다희 혼자서 들어가겠다고?

나는 혹시 모를 위험에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부엌에서 후라이팬을 꺼내 다희의 손에 쥐어주었다·

“뭔 일 있으면 이걸로 마구 때려!”

끄덕-·

유다희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후 여자들의 야아악-악을 쓰는 비명이 들리는가 싶더니 꽹가리나 징을 때리는것처럼 댕-댕-하는 금속음이 울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름 없는 여고생들’에게서 승리했습니다!』

『생환 6人 몫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300P를 획득합니다·』

6명인데 겨우 300포인트?

물론 300포인트는 큰 숫자였다만 기왕이면 600P를 벌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인트를 별로 안 주는 잡귀였구나·

그러니까 다친 사람도 없고 별 문제 없는 것이긴 했겠지만····

슥-·

나는 거실에 앉아 있는 아저씨를 바라봤다·

정확히는 아저씨 귀신이었다·

“이야 우리 수아가 집으로 친구들을 다 데려오고· 아빠가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모르겠네·”

권수아의 아빠는 죽었다고 했다·

저건 권수아의 아버지 귀신인가?

아니면 흉내?

뭐가 됐든 귀신이었다·

쓰러트리면 포인트를 벌 수 있을 터·

슥-·

나는 근처에 보이는 골프채를 뽑아들었다·

아이돌의 오피스텔에 골프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만 호신용 무기로는 제격이었다·

“안 돼욧!”

그때 권수아가 내게 달려와 내 팔을 잡아당겼다·

팔에 닿는 거대한 압박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

권수아는 말을 안 했다·

하지만 그 마음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석이 말했다·

“저 분이 수아 님 아버지라면 오히려 퇴치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귀신이 남아 있는 건 성불하지 못한 거잖아· 상태창의 용병단 시스템을 이용하면 귀신을 성불시킬 수 있다며·”

권수아의 아버지를 퇴치한 후 용병단 시스템을 이용해 성불 시키자-·

과연 냉정한 전략가다운 판단이었다·

하지만 권수아는 고개를 붕붕 흔들었다·

“안 돼욧!”

“····”

“····”

우리는 멀뚱히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 있어서 언제나 귀신은 퇴치해야 하는 것이었으니·

양주희도 인상을 찌푸리고는 한마디 했다·

“이대로 내버려 뒀다가 위험해지면· 아무리 아빠라고 해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해코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어· 제사 안 지내고 묫자리 맘에 안들면 산 사람들 괴롭히는 게 조상귀야·”

“안 돼요!”

권수아의 의지는 단호했다·

그러고 보면 권수아는 자신의 집에 여고생 귀신들이 죽치고 있어서 불편하다는 말을 했지 아버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퇴치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은 거야·

곧 유다희가 말했다·

“일단은 그냥 둬도 괜찮지 않을까? 깜둥이도 귀신 같은 건데 기르고 있잖아·”

깜둥이?

기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게 우리집 도마뱀 ‘기가노토’의 유다희식 이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기가노토도 귀신 비스무리한 건데 기르고 있지 않느냐-·

아이돌 출신의 여고생이 자신의 아빠 귀신을 키우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뭐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듣고 보니 일리 있었다·

우리 집 기가노토도 귀신 비스무리한 것이지만 바퀴벌레를 쫓아주고 좋은 녀석이었다·

기가노토를 내버려두고 권수아의 아빠를 내쫓는다면···그야말로 내로남불이겠지·

하는 수 없지· 리더답게 의견을 종합해보자·

“그럼 투표로 결정하자· 권수아의 아빠를 골프채로 마구 때려야 한다 거수·”

아무도 없군·

권수아의 아버지는 그렇게 살아남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하영원이라고 해요·”

“냉장고에 콜라랑 아이스크림 있으니까 꺼내 먹어라·”

“저기···이야기를 좀 나누실 수 있을까요?”

“아이스크림은 하나씩만 먹어·”

묘하게 대화 핀트가 안 맞네·

대화를 나눌 수는 없는 건가?

약간 으스스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었다면 불단사로 가거라· 이 개룡에서 홍수를 피하려면 그곳이 제일이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그곳에서 형과 놀곤 했지·”

홍수?

웬 홍수·

불단사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재난 문자가 떠올랐다·

“얘들아 불단사라는 절은 없는 절이라고 했지?”

“맞아·”

“그럼 주소지는? 재난문자에서 알려준 주소지는 어떻게 돼?”

“거기 우리 학교 주소지잖아· 사천로·”

시큰둥하게 말하는 봉지연의 이야기에 나는 깜짝 놀랐다·

진짜냐·

몰랐다·

하지만 이 귀신 아저씨가 말했던 것처럼 ‘불단사’라는 게 진짜 존재했던 절이라면?

나는 학교로 가보고 싶어졌다·

“얘들아 학교로 가보자· 얼른!”

물론 내가 말하는 학교는 실제 건물인 구교사였다·

그 건물에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더 있다·

택시들을 잡아 나는 구교사로 빠르게 향했다· 양주희가 물었다·

“야 뭔데? 뭔데 그렇게 허겁지겁 움직이는데?”

“사실···이상하다고 생각은 했거든· 양주희 너희 언니 말이야· 동그란 걸 찾으러 학교 지하로 갔다고 했잖아· 왜 지하지?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했거든· 왜 지하인가─·”

유다희는 초등학생 때 양주희의 언니와 만난 적이 있다고 그랬다·

둘이서 함께 구교사 지하를 돌았다고 했어·

구교사 지하·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야 여기 진짜 들어가자고? 잠겨 있잖아! 그냥 돌아가자! 여기 너무 기분 나쁘다고!”

봉지연이 파르르-떨었다·

대낮에 까마귀들이 앉아있는 구교사 건물이 지옥에서 솟아난 거대 묘비처럼 보여 으스스했던 것이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확인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귀신은 살아있는 것들과 반대라고 했잖아· 반대로· 이 구교사 건물과 악몽의 복도에서 우리가 탐험했던 구교사 건물은 연관이 있어· 만약 반대로라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꺼진 불도···다시 보면 뭔가 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닷···!!!

무엇이든 오래 보면···그 진가를 알게 될 수 있는 법···

그런 의미에서 독자님들께 눈 건강의 부두술을 걸어드립니닷···!!!

핸드폰과 모니터를 오래 보는 현대인들을 위한 부두술···!!!

눈의 피로···풀어주는 것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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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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