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4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143

143 – 총 # 3

 

눈을 감자 세상이 까맣게 물들었다·

내 추측이 맞다면 「거미 여자」는 간다라 무녀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사람이 죽어 만들어진 귀신과 신에 가까운 초월적 존재 사이의 무언가·

그것은 하나의 자연법칙(自然法則)처럼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였다·

물이 100도가 되면 수증기가 되고 0도가 되면 얼어버리는 것처럼·

어떤 수치를 계산식에 넣으면 어떤 값이 도출되는 것처럼 순리를 지니고 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를 ‘본다’라는 게 ‘죽음’이라는 값을 부르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읽었던 만화책 속 메두사가 떠올랐다· 머리카락이 뱀인 괴수 메두사 말이다·

간다라 무녀도 본디는 ‘뱀’과 얽힌 일본의 괴이라는 것 같으니 둘은 닮았다고 볼 수 있다·

찌르릉 찌르르르릉-!

찌르릉-!

방울소리가 귀를 찢을 것처럼 울렸다·

다들 나를 잘 따라오고 있는 걸까?

이 길로 쭉 가야 「상점」이 나올 텐데·

“얘들아! 잘 따라오고 있지! 절대로 눈 뜨지 마! 앞사람 손 잡고 가고!”

나는 맨 앞에 서서 모두를 이끌고 있었다·

이 3층의 지리를 아는 건 나밖에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까득 까드득 뿌득-·

그런 내 귀에 굳어버린 관절이 새로 짜맞춰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듣는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소음이었다·

스스스스스-·

소름 때문인지 내 피부에 느껴지는 추위가 한층 거세진 기분도 들었다·

옷을 껴입고 있는데 한기가 그것을 투과하여 깊은 뼛속부터 내 뺨을 어루만지는 감각· 그런데 알고 보니 그 감각은 실제로 내 뺨을 어루만지는 손길이었다·

“눈 떠·”

내 뺨을 어루만지는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나는 너무 무서웠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내게 《강심장》의 특성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심장을 입으로 토해내며 죽었을지도 몰랐다·

“····”

나는 혹여 대답하는 것도 해악이 될까 싶어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부터 나는 돌부처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돌부처·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때 여자가 비명을 질렀다·

양주희의 비명소리였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양주희가 비명을 지르는 이유가 뭐야!

혹시 《제물의 처녀》로 바쳐졌던 것 때문에 내가 모르는 변수라도 있었나?

눈을 뜨고 양주희를 도와야 한다-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나를 믿어주고 지금까지 함께 한 친구들을 도와야 한다는 건 내게 있어서 강에 빠진 아기를 구해야 한다는 것보다 더 당연한 규범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순간 내 행동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저 애처로운 비명

저것은 양주희가 아니다·

양주희의 비명소리는 저렇지 않다·

양주희의 비명소리는 저렇게 여성스럽지 않고 오히려 머리통을 짓눌린 오리 같은 것이었다·

말로 설명하자면 ‘꾸약!’같은 단말마 비명과 같았다·

고로 방금 들려온 양주희의 목소리는 거짓·

거짓으로 나를 꾀어내려는 셈이었다·

그런 간계를 내가 파악했다는 것에 스스로도 놀라웠고 동시에 억울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분을 내리 깎았다·

이 억울함은 엄청 오래 기다리고 줄 섰던 가게의 물건 판매가 어째선지 내 앞에서 딱 멈춘 것 같은 억울함이었다·

세상의 모진 일들은 왜 다 내게만 오는 건가 싶은 억울함·

“눈 떠 봐· 잡아먹지 않을게·”

여자가 이제 내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

스륵 스륵-·

내 뺨을 어루만지는 얼음장 같은 손은 여전히 나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다·

너무나도 억울했던 나는 어딘가 하소연하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잡아먹지 않는다구요?”

“그래·”

“잡아 먹지 않는 대신에 처참하게 죽일 생각이죠!”

나는 정석이 악동의 손에 들린 인형처럼 오체분시 되었던 걸 기억했다·

간다라 무녀는 잡아먹는 귀신이 아니고 분해해 죽이는 귀신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상태에 지나지 않아· 얼음을 아니?”

얼음?

지금 간다라 무녀가 내게 얼음을 아냐고 물어오는 거야?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되었다고 쳐보자· 그 얼음이 뜨거운 불에 녹아 다시 물이 되어 끓는 수증기가 되어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면 그 존재는 없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몰라· 그보다 일본 귀신이라고 들었는데 한국말을 엄청 잘 한다·

이 정도면 나보다 말을 잘하는 것 같은데·

“생물의 죽음도 그것과 마찬가지· 형태가 변하는 것일 뿐 존재(存在)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 세상은 그런 곳이야· 시작과 끝이 맞물린 영원회귀의 동굴─·”

꽈악-·

내 뺨을 훑고 있던 손길이 내 목을 졸랐다·

숨이 칵-막혔다·

내 몸이 공중으로 붕 떠오르는 느낌도 들었다·

어째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왜 날?

역시 대화를 나누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너희들을 보다 순수한 모습으로 되돌려주는 것뿐이야· 그림자를 벗으라· 석굴을 빠져나와 광채를 목도하라· 썩어질 육신은 죄수의 발목을 묶은 사슬에 지나지 않나니─·”

“끄걱! 거거걱!”

“하영원!”

그때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양주희였다·

동시에 내 목을 조르고 있던 손에서 힘이 스르륵-풀렸다·

“너 나를 봤구나·”

무녀의 말을 들어보니 양주희가 눈을 뜬 듯했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그것 말고는 떠오르는 바가 없었다· 손가락을 얼릴 것처럼 내 몸을 지배했던 한기가 양주희의 불 같은 용기에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아무래도 상점까지 무사무탈히 가는 건 틀린 것 같다·

찌르릉 찌르르릉-!

여전히 시끄러운 방울소리가 울리고 눈은 뜰 수 없었다·

답답해 죽을 것 같은 상황·

양주희가 말했다·

“나는 의식을 거쳤어! 너는 나를 해칠 수 없어!”

“그런가· 너 그 계집년의 핏줄이로구나· 그깟 알량한 주술이 너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란다· 이리 오너라· 네 두 눈을 뽑아 사탕처럼 핥아주마·”

콱-!

끄걱 그걱-·

양주희가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간다라 무녀가 지닌 여덟 개의 손으로 목이 졸리는 것이 분명했다·

이쯤 되면 나도 행동을 나서야만 했다·

“양주희!”

팟-·

나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러자 내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왜?”

···왜?

내가 예상했던 대답과 다르다·

양주희의 목소리에는 지나치게 태연한 구석이 있었다·

이런 상황이지만 내가 기대했던 비명에 비하면 애교가 섞인 아양과 가까울 정도였다·

내가 고개를 돌리자 눈을 감은 양주희와 홍미리 선생님 그리고 유다희가 보였다·

그들은 눈을 감고 있었고 여전히 서로의 손을 잡은 채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

뭐가 어떻게 된 일이냐-·

그런 생각을 하기도 전에 올빼미처럼 밤에 밝은 내 눈이 어둠 속에서 긴 머리칼을 가진 여성을 발견했다·

흰자위가 너무 넓고 동공이 좁쌀만큼 작아 도무지 인간의 얼굴이라고는 생각 되질 않는 면상이었다· 어째서 저런 얼굴일까?

보는 인간의 심장을 공포로 터뜨려버리기 위해 수렴진화라도 한 것일지도 몰랐다·

“거거거거거거거걱-·”

쩌어어어억-·

여자의 입이 내 머리를 집어 삼킬 것처럼 커졌다·

그리고는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비명을 내지르며 여덟 개의 팔로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그만 주저앉고 싶어질 정도였다·

“에이 씨발! 걸렸어! 걸려버렸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내 환각이었을까?

문득 이 3층에 기이한 가스 같은 것이 있어서 인간의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 기억까지 잃게 만든다는 말이 떠올랐다·

내가 그런 것이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얘들아! 도망칠게! 나 도망쳐야 해!”

“에라이 썅! 하영원 이 바보 새끼!”

거친 욕설을 내뱉은 양주희·

양주희가 눈을 뜬 후 손에서 커터칼을 뽑아들었다·

드르륵-·

저건 「영원의 커터칼」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목숨을 저것에 빚졌던가·

하지만 간다라 무녀 같은 존재 앞에 저 커터칼은 탱크 앞에 겨눈 이쑤시개처럼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물론 양주희는 그딴 것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것처럼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나를 향해 덤벼드는 거미녀를 향해 힘껏 손을 내리 찍었다·

콱-!

거미녀의 어깨에 닿은 칼날·

“아━━─아악───!”

간다라 거미녀는 그 순간 우리가 전부 주저앉을 정도로 시끄러운 비명을 내지르고는 저 멀리 뒷걸음질치며 샤샤샥-사라졌다·

자리에는 간다라 무녀의 팔만 하나 떨어져 있었다·

손등에 꽃 문신이 되어 있는 팔이었다·

“야! 괜찮냐!”

양주희가 내 안색을 살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커터칼은 통하는구만!”

찌릉 찌르르릉-!

그럼에도 여전히 방울은 울리고 있는 상태·

나는 모두를 향해 소리쳤다·

“그냥 눈 뜨고 달리자!”

그냥 있는 힘껏 달렸다·

상점을 향해·

# # #

꿈에서 깨어난 시간이 오래 지나면 그 기억들은 휘발되듯 사라지는 법이었다·

강바다에게 있어서 지난 시간들이 그랬다·

어두운 학교의 이면세계를 돌아다녔던 것· 모두와 함께 웃고 울었던 기억들· 처음으로 맡아본 샴푸냄새나 여름방학의 뜨거운 매미 소리 같은 것들이 서서히 휘발 됐다·

서른 중반의 남자는 자신이 고등학생이었던 시절 자체가 꿈처럼 느껴졌다·

자신은 태어난 순간부터 어른으로 뚝 떨어져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가는 여정을 시작했다·

왔던 길을 처음부터 반복하면 놓친 것이 하나 정도는 보일 수 있었으니·

그리하여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병원이었다·

이미 옛날에 문을 닫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산부인과·

늦은 새벽·

강바다는 구교사만큼 낡은 건물의 내부로 들어가 「원장실」이라고 적힌 방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안경을 쓴 여성이 앉아 있었다·

이 병원의 원장이었다·

“오랜만입니다· 저 기억하시죠?”

“왜 모르겠습니까· 그렇게나 문제를 일으켰는데· 당신들 때문에 우리 병원은 장사도 되질 않아요·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귓가를···떠나지 않는다구요· 그 덕분에 일도 그만 뒀어요·”

김산 산부인과 원장 김산은 강바다를 원망하는 눈초리로 바라봤다·

며칠 전부터 들려오기 시작한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50대에 접어든 여성의 정신을 갉아 먹고 있었다· 강바다는 그녀에게 본론만 묻기로 했다·

“17년 전의 진료 기록이 남아 있을까요?”

“어느 여성분의? 의사에게 지불 할 돈도 없었던 남자 고등학생이 제발 살려달라고 말하면서 여자를 데려왔던 그 순간의 일이요? 17년만에 와서 그걸 묻는 이유가 뭡니까?”

강바다는 오랜 기억이 떠올랐다·

3층의 독기에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었다·

“제 아내는···딸을 낳고 얼마 후에 죽었습니다· 스스로 목을 매달았죠· 저는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를 남겨뒀다는 건···그만큼 사랑이 부족했다는 것을····”

남자는 도망다녔다·

과거로부터·

여자가 자신을 남겨둔 이유 그것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병원의 원장은 그런 강바다를 향해 말했다·

“본론만 말하세요·”

“저는 여전히 그녀가 스스로 죽었다는 걸 믿지 못하겠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었거든요· 채연이도 함께 하기로 동의 했었습니다·”

강바다는 잊고 지냈던 일들의 대가를 치르는 중이었다·

복도란 뭘까·

하채연이 도착했던 4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이지?

그녀가 영원의 시계에 빌었던 소원은─·

슥-·

원장은 편지봉투를 강바다에게 내밀었다·

“유인나 씨가 당신을 위해 남겨둔 편지입니다· 당신이 늦게 오는 바람에 17년이나 걸리고 말았군요· 부디 원하는 답이 있길 바랍니다·”

스륵-·

강바다는 편지를 열었다·

그 안에는 단 두 줄의 문장과 네모난 티켓이 동봉되어 있었다·

「바다야 생일 축하해」

「나중에 다희랑 같이 놀러가자」

동물원 티켓이었다·

유인나는 동물을 좋아했다·

그리고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명확했다·

“···살려고 했어·”

자살을 각오한 사람은 미래를 위한 티켓을 구매하지 않는다·

이것이 뜻하는 건 하나·

자신의 연인이었던 유인나는 결코 자살 같은 걸 생각하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타살(他殺)·

자살로 위장당한 죽음·

강바다는 범인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 미츄리는···인디언 기우제라는 말을 좋아하는 것입니닷···

그것은···무엇이든 목표를 이룰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는 것과 동의어···!!!

그런 의미에서 독자님들께 인디언의 부두술을 걸어드립니닷···!!!

저 넓은 초원을 누볐던 인디언들처럼 독자님들의 체력이 쑥쑥 증가하는 부두술입니닷···!!!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