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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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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0

160 – 악마 # 4

 

수술대에 누군가를 제물로 바쳐야 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죽이고 불태우려고 했던 것처럼·

이제보니 수술대 근처에는 날카로운 칼과 플라스틱 통에 가득 찬 기름이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이 진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다섯 중에 하나·

누가 죽어야 할까?

서로가 서로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가장 눈치를 본 건 정소진이었다·

이번 복도에서 정소진은 지금까지 큰 도움을 주고 있었지만 사람의 간사한 근본은 숨길 수 없는 법이다·

“···제비 뽑기로 정할까?”

정석이 물었다·

그게 가장 좋은 방법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확률은 1/5·

다만 권수아가 질겁했다·

“시···싫어요! 죽고 불태워져야 한다니! 저희가 해석을 잘못한 걸 수도 있잖아요! 방법이 틀린 걸 수도 있고!”

권수아의 이야기도 일리 있었다·

수술대에서 사람을 죽여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

진실은 다를 수도 있었다·

어쩌면 이 지옥 같은 장소에 도사린 악마가 우리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어 꾀한 속임수나 거짓일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후우····”

몹시 뜨겁고 습한 수술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깎이는 것 같아서 그런지 사고가 잘 작동하질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상황·

“····”

특히 안경 너머로 보이는 정소진의 눈빛이 이상야릇해서 괜히 무서웠다· 모두의 시선이 뾰족해졌다· 어쩌면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었지만·

확실히 우리의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내가 제물이 되어줘도 좋은데· 나 죽으면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너희들끼리 감당할 수 있어?”

가장 용감한 양주희가 나름 합리적인 이야기를 말했다·

양주희가 제물로 바쳐져서 죽으면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대처하기 어려워질지 몰랐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모두 각자 역할이 확고했다·

슥-·

정소진을 바라보는 양주희·

“왜 날 봐?”

정소진 또한 안경 너머로 표독한 눈길을 양주희에게 보냈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살벌해지는 상황·

나는 리더로서 어떻게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할지는 내가 결정을 내릴게·”

사실 나라고 딱히 방법이 있던 건 아니었다·

모두가 싸우는 것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나을지도·

팔락팔락-·

그때 양주희가 교복의 앞섬을 열고 더위를 식히려는 것처럼 면티를 팔락거렸다· 그래서 나는 양주희가 어깨에 착용하고 있는 명품 가방에 시선이 끌리고 말았다·

잠깐만·

“잠깐만· 우리 어쩌면 아무도 안 죽어도 될지도 몰라· 주희야 가방에서 그거 꺼내 봐·”

“뭐·”

“그거·”

슥-·

나는 양주희의 명품 가방에 손을 뻗어서 그 안으로부터 기묘한 물건을 꺼냈다·

그것을 본 모두의 눈이 크게 뜨였고 특히 정소진의 반응이 제일 컸다·

“어라? 그거 내가 옛날에 발견했던 물건인데!”

그래 맞다·

이건 정소진이 찾아온 물건이었다·

「짚 인형 : 인형은 예로부터 사람의 대용품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 인형은 대신 파괴되는 것으로 죽음의 위기를 한번 막아줍니다·」

인형은 예로부터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적혀 있는 설명 자체도 ‘대용품’으로 쓰인다잖아·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는 대신 염소를 대속의 제물로 바치게 된 것처럼 우리도 이 ‘인형’을 바치면 어떻게든 되는 거 아닐까?

# # #

나는 수술대 위에 지푸라기 인형을 잘 얹었다·

그리고 그 심장 부위를 날카로운 수술칼로 팍-찔렀다·

“기름·”

척-·

내가 손을 내밀자 부선장 정석이 내 손에 기름통을 내밀었다· 수술이 척척 진행되는 느낌이 들어서 무언가 기분이 이상야릇했다·

이 맛에 공부해서 의사하는 건가·

“라이터·”

내가 손을 내밀자 양주희가 내 손에 라이터를 쥐어주었다·

지포라이터다·

달칵 화륵-·

화르르르르륵-!

기름을 부었기 때문인지 그러지 않아도 잘 타는 재질의 짚 인형이 순식간에 타올랐다·

불길이 너무 거센 거 아닌가?

이 수술실이 전부 다 타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워서 우리 모두 주춤주춤 물러나게 됐다·

그르르─·

그때 어딘가에서 낮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굶주린 맹수 같은 소리였다·

“얘들아! 빨리 원 안으로 들어와!”

정석이 시끄럽게 소리쳤기에 화들짝 놀란 나는 불꽃에 두려웠던 마음을 다잡고 수술대 주변에 그려진 원 안을 향해 냅다 달렸다·

삐걱 삐걱-·

천장에 달린 UFO 전등이 불길하게 흔들리고 탄 냄새 가득한 수술대만이 오직 이 공간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질 때 동그란 원 주변으로 무언가가 빨간 눈을 빛내는 게 느껴졌다·

‘뭔가가 있다·’

무언가가 나타난 것이었다· 아주 새까만 어둠에 가려져 있어서 그 형체를 알아볼 수는 없었으나 몹시 뜨거워 고역이었던 이 수술실의 공기가 냉장고라도 들어온 것처럼 차가워졌다·

이제는 너무 추워서 이가 덜덜 떨릴 정도였다·

하아아-입김이 우리의 시야를 가린다·

스멀스멀-·

수술대 너머에서도 입김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말을 잊고 하나가 되듯이 뭉쳤는데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そこにいるのか?]

누군가 악을 내지른 비명 같은 목소리였다·

어쩐지 대답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입을 다물게 됐는데 모두가 나랑 같은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우리 모두 뱀 앞에 얼어붙은 쥐처럼 굳었다·

그러자 어둠 속 목소리가 다시금 물었다·

[거기 있구나?]

이번에는 알아들을 수 있는 목소리였다·

하아아아 하아아아-입김이 우리가 숨어있는 원에 닿았다·

슥-·

나뭇가지처럼 앙상하고 깡마른 손이 어둠 속에서 뻗어 나왔다· 새까만 그 손은 짐승의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뒤틀린 인간의 손처럼 보이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여섯 개의 손가락이 있다는 점이었다·

“···어헉·”

이대로 있으면 저 손이 나를 붙잡고 만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숨을 집어 삼켰는데 손은 우리에게 닿기 전에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혹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나?

어쩌면 정석이 수술대 근처에 만든 원(圓)·

그것이 무슨 방어막이나 결계처럼 작동해 어둠 속 그림자의 접근을 막는 것이 분명했다·

이 원 안에 있으면 일단 안전하다-·

모두 그 사실을 알았는지 금방이라도 얼음처럼 깨질 것 같았던 분위기가 아주 살짝이나마 느슨해졌다· 참았던 숨을 겨우 몰아쉴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좋으리라·

쿡-·

정석이 내 옆구리를 찔렀다·

그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

나는 정신을 번뜩 차렸다·

내가 해야할 일은 하나다·

“너···너의 이름이 뭐냐! 정말 악마냐···?”

내가 생각해도 대단히 용기를 낸 질문이었다·

이 장소에 도사린 악마의 이름을 알아내 그것으로 어떻게든 봉인한다-· 그게 우리의 계획이었고 그대로 해야만 했다·

[내가 악마라고?]

질문의 답이 질문으로 돌아왔다·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다·

정석도 당황한 것처럼 작게 중얼거렸다·

“···이름을 순순히 알려줄 것 같지 않은데?”

씨발·

귀신도 아니고 진짜 악마에게 어떻게 해야 이름을 들을 수 있는 거지?

“이름이 뭐냐고! 이름! 이름을 말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물으니 이름을 말해라!”

나는 검지 두 개를 교차하여 십자가를 만들었다·

십자가와 신앙 이 두 가지가 악마의 약점이리라고 생각했으니·

하지만 어둠 속 그것은 오히려 웃었다·

[너의 손을 보아라·]

손·

나는 십자가를 만들었던 내 손을 바라봤다·

“이···썅 이게 뭐야!”

내 손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사과처럼 썩었다·

몹시 악취가 풍겼으며 고름이 뚝뚝 떨어졌다·

“히이익!”

내 손이 완전 작살 났다·

원 안에 있었음에도·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내가 당황할 때 정석도 당황했다·

“어 이런 씨발····”

좀처럼 욕설을 하지 않는 정석이 욕을 내뱉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화륵-·

우리의 가슴과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탈출 부적」이 모두 불타버린 것이었다·

퇴로가 없다·

수술대의 작은 원이 정말 비좁은 지옥이 되었다·

[내가 무엇으로 보이느냐·]

슥-·

우리가 숨어 있는 원을 향해서 다시금 앙상한 손이 다가왔다·

[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방언을 읊어라·]

그 여섯 손가락이 원을 넘어서 내 손에 닿자 방금까지 한센병처럼 썩어가고 있던 내 손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깨끗하게 나았다·

[뱀을 집어들고 독을 마셔라· 병든 자에게 손을 얹으면 그 병이 나으리니· 묻겠다· 내가 누구인가? 보라· 바로 나다·]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냥 집에서 얌전히 잠이나 잘걸·

괜히 철관인지 뭔지를 발견한다고 깝쳤다·

나는 눈앞의 녀석이 우리가 상대하기에 터무니 없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건 지금까지 내가 상대해왔던 귀신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건 ‘무언가’다·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무언가·

성경의 글귀를 멋대로 읊어대는 이런 놈들에겐 내 알량한 십자가도 통하지 않고 기도문 같은 것도 통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내가 악마라고?]

어둠 속의 그것이 다시 물었다·

정신력이 한계에 달했는지 권수아가 비명을 질렀다·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나가게 해주세요! 숨을 못 쉬겠어요! 숨을!”

지금까지 얌전히 있던 게 대단한 것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짓눌리는 분위기·

나도 《강심장》의 특성이 없었다면 진작 비명을 질렀으리라·

그런 권수아의 비명을 들었는지 어둠 속 목소리가 말했다·

[좁은 문으로 나가라·]

삐걱-·

수술실의 어느 곳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뒤에 바짝 숨어서 내 옆구리를 잡고 있던 정소진이 그 소리를 듣고 안경을 반짝였다·

“저거 진짜 나가는 문이야· 나가는 문이 열렸어·”

이 장소에서 나갈 수 있는 문·

그 존재에 마음 속에서 희망이 피어올랐다·

다만 이 원을 벗어날 경우 어둠 속의 무언가가 우리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는지 섣부르게 움직이질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 등 뒤에 서 있는 정소진의 호흡이 거칠어지는 게 유난히 신경쓰였다·

금방이라도 등을 떠밀려 저 어둠으로 넘어지게 될 것만 같다·

시한폭탄을 떠 안고 있는 기분·

이렇게 된 이상 시간을 길게 끌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결단을 내려야만 해·

“너는 악마다· 딱 2분 안에 네가 악마라는 것· 네가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영혼까지 느낄 수 있도록 납득시켜 보이겠다·”

나 하영원의 2분 약속·

악마조차 삶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게 만드는 금단의 퇴마이론이 지상에 펼쳐질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3월 14일···!!! 누군가 떨어트린 동전을 누군가 얼른 주웠다···!!!

“쿠네노이···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바···이름을 구불노이로 바꾸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야···!!! 구불구불 구불노이인 것이야···!!!”

아앗-!!! 왕 코인을 보내주신 아토므스크 님!!! 후원 감사합니닷···!!!

자세한 감사의 내역은 공지사항을 살펴주는 것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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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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