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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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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4

174 – 뱀의 꼬리 # 3

“저놈 진짜 끔찍하게 생겼다·”

귀신이라는 것은 대체로 인간의 형상이었다·

얼굴이 좀 무섭게 생겼거나 팔이나 다리 혹은 머리가 없다거나 조금 특이하게 생겼을 뿐이지 ‘인간’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상태가 악화된 귀신들의 경우에는 그 형태가 점점 더 기이해지고 괴상해지는 것이었다·

목이 엄청나게 길어진 박자 귀신 천장에 상반신만 달라붙어 있던 조종 귀신 같은 게 그랬다·

그리고 눈앞의 녀석도 그런 범주였다·

인간성을 잃고 그저 ‘존재한다’라는 개념만 비틀려 남은 상태·

네 발로 땅을 기어다니며 주변 사람을 향해 “안녕하세요?”라는 말만 걸어대고 있는 괴이·

문제는 저런 악귀(惡鬼)를 대체 누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느냐다·

“정말 저 귀신이 누가 일부러 만든 저주 같은 거라구요?”

홍미리 선생님의 설명을 믿기 어려웠다·

무시무시한 귀신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니·

“귀신을 부리는 놈들은 이 한국 땅에서도 옛날부터 있었어· 태자귀 염매 같은 건 엄청 끔찍한 방법으로 만들어지기도 해·”

태자귀 염매가 뭘까· 뭔지는 몰라도 잘린 머리 귀신이었던 홍미리 선생님이 끔찍하다고 말할 정도면 진짜 끔찍한 것이 분명할 것 같았다·

곧 아는 척을 하지 않으면 등이 간지러운 정석이 입을 열었다·

“아이를 납치해서 좁은 장소에 가둬두고 굶긴 뒤에 대나무 통 깊숙하게 음식을 집어 넣어두는 이야기죠? 그럼 굶어서 깡마른 아이가 대나무통 안을 기어서 들어가는데····”

그렇게 비좁은 대나무통 안에 들어간 아이를 칼로 찔러 죽이고 뚜껑을 닫으면 비좁은 대나무통 안에서 구겨져 죽은 아이가 무척 끔찍한 모습이 된다고·

그게 염매라고 그랬다·

“그 내용물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미쳐버리는 거야· 그럼 그 염매를 만든 술자에게 제발 광기를 가시게 해달라고 돈을 바치겠지· 염매는 그런 술법이야·”

조선 시대에 저런 일이 벌어졌다니·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저 녀석도 그런 비슷한 저주라는 건가요?”

정석이 물었다·

방금 들었던 끔찍한 저주술 이야기와 저 털복숭이 귀신은 만들어지는 방법만 다를 뿐이지 역할이 다를 바 없다는 것 같았다·

누군가 끔찍한 귀신으로 저주를 만들어 부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뜻이다·

대체 귀신으로 뭘 하려고? 사람이 귀신을 부리면서 하는 짓이 옳은 일일 리가 없었다· 딱 하나 예외가 있다면 내가 사용하는 ‘용병단’ 정도뿐·

슥-·

모퉁이에 숨어서 털복숭이 귀신을 살펴보던 홍미리 선생님은 주변을 계속해서 살펴보면서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정확한 용도와 목적은 모르겠지만 좋은 일은 아닌 곳에 쓰려는 것이겠지· 따지고 보면 나랑 쌍둥이 예리도 비슷한 거였어· 잠깐-· 모두 조용히 해 봐·”

스멀스멀-·

그때 형체조차 유지하지 못할 정도로 흐릿한 그림자 같은 게 도로에 나타났다· 검은 그을음처럼 보이기도 하고 꼭 허접한 슬라임 괴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털복숭이 귀신은 그런 그림자를 향해 손을 뻗은 후 놈을 콱-비틀어 쥐고 자신의 입을 쩍-벌려서 그림자를 아작아작 씹어서 삼켰다·

쩍 벌려진 입안에는 입이 또 하나 있었는데 잘 보면 입이 아니라 입 안에 얼굴이 있고 또 그 얼굴과 입안에 또 얼굴이 있는 식이었다·

정말 정상적인 게 하나도 없었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험이나 이성 같은 것들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모습이었다·

저런 게 집 근처에 있고 권수아의 아빠 귀신이 집 근처를 종종 산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라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터·

# # #

“쓰러트리는 건 둘째 치더라도 그 다음이 문제야· 저놈을 일부러 방치하고 살을 찌우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텐데· 귀신과의 싸움은 차라리 뒤끝이 없지만 사람과의 싸움은 질척해·”

홍미리 선생님은 저 사악한 털복숭이 귀신과 싸우는 것에 더 생각을 해보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저 귀신과 싸운다는 건 필연적으로 저 귀신을 부리는 인간과도 싸워야 한다는 걸 의미했기 때문인데 왕자현 무리 그리고 복도 1층에서 마주쳤던 남자들을 떠올리니 과연 피곤했다·

귀신은 무섭지만 악의를 지닌 인간은 더 잔인했다·

“멀리 쫓아내기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요!”

파르르-떠는 권수아·

물리칠 수 없다면 집에서 떼어내기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우리가 이대로 귀신 토벌을 포기할 것 같아서 두려운 모양이었다·

다만 나는 해적단 선장으로서 단원들의 소망을 이루어줄 의무와 필요가 있었다· 그게 여러 일에 친구들을 휘말려들게 한 사람의 의무였다·

권수아가 저 귀신의 토벌을 바란다면·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물리치자· 어차피 포인트는 잔뜩 필요해· 저놈을 쓰러트리면 우리 사람 수만큼 포인트를 잔뜩 주겠지· 나쁠 것 없는 이야기야·”

“뭘 어떻게 쓰러트리려고?”

팔짱을 낀 봉지연·

봉지연은 종종 생각 이상으로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봉지연의 말처럼 저 녀석을 어떻게 쓰러트려야 할지 사실 생각해둔 바가 없었다·

“그걸 이제부터 다 같이 생각 해봐야지·”

“기가노토를 보내는 건 어때?”

다희가 의견을 제시했다·

곧 자기 이름이 불린 걸 알았는지 내 어깨에 붙어 있던 기가노토가 붐부붐파우-하고 울었다·

기가노토· 공룡의 후예·

기가노토를 보내서 저 짐승 귀신을 쓰러트린다···· 나름 좋은 생각 같으면서도 여러모로 걱정이 앞섰다·

괜히 기가노토가 꿀꺽 삼켜져 잡아먹히면 어떻게 해·

그럼 나는 슬플 것 같았다·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나는 홍미리 선생님께 물었다·

홍미리 선생님은 계속해서 고개를 두리번 거렸는데 그 모습이 영 불안하게 보였다·

“술자를 찾으면 쉬울 수도 있어· 저놈을 풀어놓고 주변에서 잡귀들을 잡아먹게 만든 술자가 근처에 있을 확률이 높아· 그 사람에게 요구하면 귀신을 무력화 시키는 것도 가능할 거야·”

저 귀신은 술자의 말에 따르는 존재라고 그랬다· 만약 술자를 제압해서 ‘귀신을 항복시켜!’라고 요구하면 일이 쉬워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수아야 이 근처에 새로 온 사람 없어? 아니면 척 봐도 수상한 사람· 귀신을 부리는 사람들은 다 정상이 아니라 수상하게 생겼거든·”

“새로 온 사람요? 그러고 보면···얼마 전에 제가 사는 오피스텔 4층에 어떤 언니가 들어왔어요· 엄청 예쁘고 세련된 언니였는데· 별로 수상해 보이지는····”

오피스텔에 이사 온 언니·

예쁘고 세련된 사람· 어떤 사람일까 상상해보고 있을 때 권수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마 그 언니는 아닐 거예요· 이사 왔다고 저희 집에 떡도 나누어주고 그랬거든요· 성격도 엄청 착해보였어요·”

“수아야 이 오피스텔 월세만 한 달에 100만 원이잖아· 그런 곳에 혼자 사는 젊은 여자라면 당연히 수상한 사람이지· 대체 뭘로 그렇게나 많은 돈을 벌었을 것 같은데?”

“그 그건····”

얼굴이 발갛게 물드는 권수아·

오피스텔에 혼자 사는 여자가 대체 어떤 방법으로 월세 100만 원을 충당하는 건지 나는 도통 알 수 없었다·

다만 입이 거친 봉지연이 자기 차례라는 것처럼 얼른 말을 내뱉었다·

“몸 파는 거 아냐? 오피녀·”

오우 쉣····

권수아가 얼굴을 붉힌 이유가 있었구나·

나도 정석도 영 부끄러운 이야기여서 안절부절못하게 됐다· 여자애들 입에서 저런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어쨌든·

권수아의 윗집에 이사 온 언니가 수상하다는 건 확실했다·

그래서 찾아가봤는데 집이 비어 있었는지 인기척이 없었다·

띵동-띵동-·

정말 아무도 없는 모양이다·

“야 차라리 잘된 것 같다· 집 털어보자·”

비행소녀 봉지연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빈집털이를 제안했다· 저번에 왕자현 집을 털어본 이후 도둑질에 맛들린 모양이었다·

확실히 봉지연에게는 도둑질의 재능이 있었다·

자물쇠도 막 따고· 우리 파티의 도적 포지션이었다·

그런 도둑질 솜씨로 우리 파티의 현자(賢者)인 정석의 마음을 훔쳤나·

“이걸 쓰면 되긴 해·”

「만능 카드키 : 전자식 문을 열 수 있는 카드 키· 전자식 문이라면 무엇이든 열 수 있다·」

나도 주머니에서 카드키를 꺼냈다·

요즘 문들은 전부 도어락이었기 때문에 이 카드가 있다면 남의 집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띡· 띠로링-·

카드를 찍자 도어락이 영롱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안으로 들어갈 때 정석이 작게 말했다·

“내가 꿈꾸던 정의의 검사랑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은데·”

그건 그랬다·

우리의 방법도 점점 정도(正道)를 벗어나 사도(邪道)로 향하고 있었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영광으로 가는 문은 초라하고 험준하지만 지옥으로 가는 문은 온갖 선의와 편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데· 딱 우리가 그러한 꼴이었다·

“깨끗하네·”

홍미리 선생님이 주변을 둘러보며 간단하게 평가했다·

“그래서 수상해·”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깨끗한데 왜 수상해요?”

“청소가 너무 깔끔하잖아· 여자들 자취방은 이러지 않거든· 바닥에 쓰레기도 좀 널브러져 있고 그래야지· 아무렇게나 벗어둔 옷도 좀 있어야 하고· 그런데 너무 깔끔해·”

내 머릿속의 여자방은 알록달록한 커튼으로 꾸며져 있으며 꽃향기가 풍기는 이미지인데· 여러모로 환상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붐부붐파우-·

그때 기가노토가 내 어깨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문 밑틈으로 납작하게 엎드려서 어느 방을 향해 스스슥-들어갔는데 나는 퍽 당황스러웠다·

“야· 기가노토!”

기가노토가 들어간 방문을 열었다·

철커덕-·

잠겨 있다·

“····”

나를 포함한 모두가 말을 잃었다·

보통 혼자 사는 여자가 자기 방문을 잠그고 외출하는 경우가 있나? 장르가 빈집털이 영화에서 스릴러로 갑작스럽게 변하는 게 느껴졌다·

“비켜 봐·”

슥-·

봉지연이 주머니에서 클립을 하나 꺼냈다·

그리고 방문 문고리의 열쇠구멍에 얇은 쇳조각을 이리저리 비집어 넣고 흔드는데 달칵-소리와 함께 문고리 잠금이 풀렸다· 아주 대단한 기술이었다·

철커덕-· 기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온통 새까만 암흑이었다·

암막 커튼이 잔뜩 쳐져 있는 방이었는데 벽에 사진이 잔뜩 붙어 있었고 잘 보면 불단 같은 게 놓여 있었다· 빨간 액체가 잔뜩 들어가 있는 페인트 통도 있었다·

찰박-·

그 손에 새끼 손가락을 집어 넣어서 입술로 쪽-빨아본 홍미리 선생님·

“이거 돼지 피다·”

어떻게 돼지 피맛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런 방이 여자 혼자 사는 오피스텔에 있다는 게 엄청 이상했다·

그때 꺅-비명을 지른 권수아·

“사···사진이···!”

벽에 붙어 있는 사진을 알아본 모양이었다·

우리 모두 그 사진을 자세히 바라보게 되었는데 권수아의 마음이 확 이해 됐다·

사진들은 모두 권수아를 찍은 사진이었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권수아 거리를 돌아다니는 권수아 그중에는 우리와 함께 찍혀 있는 사진도 있었다· 그러한 것들을 벽에 잔뜩 달아두고 새빨간 액체들을 발랐다·

“스토커! 스토커인가 봐요!”

아이돌 권수아에게 스토커와 사생팬은 떼어놓을 수 없는 숙명이었다· 설마 위층 집까지 빌릴 정도로 권수아를 집착하는 사람이 있었을 줄이야·

하지만 팬의 집착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팬이었다면 권수아의 얼굴 사진이 붙은 지푸라기 인형을 벽에 못으로 박아두거나 사진들을 갈기갈기 찢어놓거나 하지 않았을 테니까·

“이 방은 제 방 바로 위라구요!”

바르르-·

몹시 떠는 권수아·

곧 홍미리 선생님이 말했다·

“수아야 어쩌면 애초부터 거리에 풀어둔 귀신은 너를 노리는 걸 수도 있겠어· 지금이라도 알아차려서 다행이야·”

일단 이 장소를 빠져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허둥지둥 방을 나와서 집을 나서려던 그때 나는 현관에 놓인 사진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자가 환하게 웃는 사진이었는데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어라 이 여자····”

아는 얼굴이었다· 우연 같지가 않다· 설마 이 여자가 집의 주인이었다니!

하지만 지금은 빠져나가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출입문을 열었던 때였다·

“아아아아악!”

문을 열자마자 입구에 서 있던 사람이 갑자기 칼을 들고는 나를 향해 덤벼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은 3월 21일···!!!

무려···321···카운다운의 날인 것입니닷···!!!

그야말로 날아가는 로켓처럼···독자님들의 삶에도 기분 좋은 카운 다운이 있기를 바라는 바···

저 미츄리 카운트다운의 부두술을 걸어드립니닷···!!!

남은 금토일 로켓처럼 기분이 마구 업 되는 상승 친화적 부두술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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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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