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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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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8

198 – 우리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 1

 

유다희의 기억은 어느 여름 날로 향했다·

지금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되어버린 여름의 그 ‘사건’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창고의 두꺼운 석벽 너머로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오던 여름이었다·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몇십 년 만의 무더위를 이야기했고 일사병으로 쓰러지고 숨지는 사람들이 많다며 기관들이 주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었다·

맴맴맴맴-·

즈즈즈지즈즈-·

“매미소리 나만 들리는 거 아니지?”

정석은 굳게 닫힌 창고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매미의 울음소리와 여름의 향기에 깜짝 놀랐다· 코를 움찔거리면 향긋한 여름꽃들의 냄새도 나는 듯했다·

“···이건 내 기억이야·”

슥-· 자신의 가슴 앞으로 두 손을 모은 유다희· 그 태도가 마치 두 손에 소중한 달걀이라도 지닌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그 창고에 있던 것은 역시 나였구나· 문을 열어달라고 말했던 것은 우리였던 거야· 이건 그때의 기억 속이야· 그때 나는····”

유다희는 언젠가의 어린 시절에 창고에 갇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의 유다희는 자신이 아닌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었고 그랬기에 당시의 기억도 흐릿했었지만·

“그때의 나는 우리였던 거야· 그 문의 너머에는 우리가 있었던 거야·”

지금 유다희는 그날의 감각과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복도는 기억을 토대로 이루어진 장소였기에 유다희의 되살아난 기억과 공명하여 모습이 변화하고 있었다·

방송실의 지하는 어느덧 그늘진 창고처럼 변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본 창고처럼 넓고 천장이 높은 창고였다·

정석은 이 변화를 보며 몇 가지 가설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올랐다· 자석의 N극이 S극과 달라붙는 것처럼 어떠한 생각이 정석의 머릿속에 끌어당겨졌다고 봐도 좋았다·

‘초등학생이던 시절의 어느 여름 유다희는 양주희의 언니를 찾기 위해 학교에 갔다가 무언가에 씌이고 말았다· 목사 천보성은 그런 유다희를 창고에 가두고 구마를 했고····’

구마의식 도중 천보성의 아들이었던 하영원은 창고에서 들려오는 인기척과 목소리에 참지 못하고 그 문을 열어주었다고 들었다·

그 결과 창고 안에서 반나체로 발견된 소녀가 발견되었다· 또 소란을 느낀 이웃들이 몰려와 목사 천보성은 경찰에 붙잡혔고 하영원의 인생은 크게 어긋났다·

정석이 생각하기로 하영원은 그날의 선택을 후회했었다· 그날 자신이 그 창고의 문을 열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정상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영원 자신도 그날 어째서 자신이 창고의 문을 열었는지 자세히 기억하지는 못하는 듯했다만 그날의 기억이 하영원이라는 인간의 중심을 이루는 근간이 되었다는 건 확실했다·

“지금이 그날이야·”

정석은 온몸에 개미가 기어다니는 듯한 간지러움을 느꼈다· 얼굴에 피가 몰렸다가 발밑까지 가라앉는 기분을 몇 번이나 맛 봤다·

이런 게 가능하단 말인가?

“그 창고 안에 있었던 건 정말 우리였던 거야! 이건 단순한 기억의 재현이 아니라고!”

창고 안에 갇힌 것은 초등학생이던 유다희였으나 사실은 자신들 전부였다· 정석은 이 순간 무언가의 운명을 느꼈다·

“우리는 이미 만나 있었던 거야·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있었어· 과거와 미래· 저쪽 세상과 이쪽 세상· 그리고 우리 모두· 이런 게 가능하다니!”

정석의 머릿속에 시간의 흐름이 거미줄처럼 그려졌다·

시간은 동그랗고 정교하게 짜여진 거미줄과 같아서 미래가 과거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바꾸기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미줄에도 중심이 있듯이 시간의 흐름에도 그 중심에는 반드시 일어나야 할 숙명 같은 일이 있기 마련이었다·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인 거야·”

“정석 이 새끼 아까부터 뭐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거야· 이 문 빨리 열게 해야지!”

정석이 감동에 젖어 있을 때 양주희는 어떻게 해야 바깥에 있는 소년에게 이 문을 열게 만들 수 있을지 궁리했다·

저 너머의 소년을 꼬드겨야 이 장소를 나가 영원의 바다로 향할 수 있었으니·

“야! 너 하영원이지! 얼른 문 열어! 이 문! 우리가 널 찾으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너는 아무것도 모르고 말이야! 얼른 문 열어!”

쾅쾅 쾅쾅쾅-·

양주희가 힘차게 문을 두드리자 바깥의 소년이 겁을 집어먹은 것처럼 흠칫-떨리는 게 느껴졌다· 다만 소년은 생각보다 용기가 있었다·

─나는 하영원 아냐!

“뭐?”

양주희는 살짝 얼이 빠졌다· 바깥의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곧 유다희가 작게 한마디 했다·

“바보· 이때는 하영원이 아니었어· 이때는 천영원이었어·”

그랬다·

이때의 소년은 천영원이었다· 하지만 이 문을 열게 된다면 하영원이 되고 말리라· 하늘(天)에서 땅(下)으로 떨어지듯이 삶도 망가지고 말겠지·

즉 소년으로 하여금 이 문을 열게 만든다는 것은 그의 인생을 스스로의 손으로 망가뜨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알기에 유다희는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소년의 삶을 빼앗았다는 죄책감의 근원이 바로 이 장소 이 순간이었으니까·

유다희는 언젠가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얌전히 창고에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었다· 그 비좁은 창고 바깥으로 나서지 않고 조용히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따금 매미의 소리와 함께 찾아오는 소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문을 열면 안 돼· 이 문을 열게 되면 너는 크게 슬퍼할 일만 가득해지고 말 거야·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안 돼· 그대로 뒤를 돌아서 엄마한테 가·”

문 너머를 향해 경고한 유다희·

곧 이 이야기를 양주희가 크게 당황했다·

“야!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문을 열어달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방금 말은 거짓말이야! 얼른 이 문 열어! 예쁜 누나들 보고 싶지 않아? 얼른!”

예쁜 누나들이라니·

양주희는 자기 입으로 말한 이야기였지만 소름이 돋을 것 같았다· 자신은 예쁜 척하는 여자애들을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그 역할을 해야하는 게 싫었다·

‘하지만 하영원은 예쁜 여자들을 좋아할 게 틀림없어· 어린 시절이라고는 해도 예쁜 누나들이면 사족을 못 쓰겠지· 꼬드겨서 문을 열게 만들어야겠어·’

문밖의 소년은 겨우 초등학생이었다·

그런 소년을 꼬드겨서 문을 열게 만드는 것이야 쉽다고 생각했다·

곧 여름의 소년이 코웃음을 쳤다·

─이 창고 안에 예쁜 누나가 있을 리 없어· 분명 창고 안에는 귀···귀신이 있는 거야! 귀신! 문을 열면 나를 잡아먹고 가족들을 해칠 생각이지! 다 알아!

“야! 우리가 왜 귀신이야! 귀신 아니야!”

─그럼 증거를 보여줘 봐!

증거? 증거를 어떻게 보여줄까 생각할 때 창고의 문틈 같은 곳으로 자그마한 손이 불쑥 들어왔다· 그 손을 보며 모두가 놀랐다·

─귀신은 죽은 사람이고· 죽은 사람은 심장이 뛰지 않아· 심장이 뛰고 있다는 걸 증명하면 귀신이 아니라는 걸 믿어줄게·

“자 봐!”

양주희는 소년의 손을 자신의 심장에 가져다 댔다·

소년이 소리쳤다·

─심장이 안 뛰어!

“뭔 소리야!”

양주희는 자신이 입은 속옷이나 가슴의 크기 때문에 소년이 심박을 느끼지 못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다·

“이건····”

그때 유다희가 파르르-몸을 떨었다·

몹시도 그리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유다희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았다· 그래서 천천히 손을 향해 다가갔고 자신의 심장에 소년의 손을 얹었다·

“어때?”

─가슴이 뛰고 있어·

스르륵-·

뻗어나왔던 손은 저 너머의 벽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문을 열어줄 수는 없어· 아빠가 문을 열지 말라고 했거든· 내가 이 창고에 있는 걸 알면 크게 혼날 거야· 나는····

소년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었다· 이야기를 한참 듣고 있던 권수아는 자신이 앞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저에게는 소년 팬들도 많았거든요· 아이들 다루는 법이라면 쉬워요· 꼬마야 이 문 열어주면 누나가 맛있는 거 사줄게·”

─싫어!

“헉!”

권수아는 충격을 받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무언가를 거절당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하영원에게 고백을 거절당했던 적이 있긴 했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었다·

“영원 님이 저를 두 번이나 거절했어욧!”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정소진과 구혜나는 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서 서로의 얼굴만을 멀뚱히 바라봤다·

# # #

 

이 창고 안은 더웠다·

다들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문 너머 바깥의 시간은 제법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소년의 손이 뻗어 나왔던 문틈으로도 밤과 낮의 변화가 잘 보였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면····

소년은 이따금 창고를 찾아와 있었던 일들을 조잘거렸다· 학교에서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짝사랑하는 옆자리 여자애에게 말을 걸었던 이야기 등등·

소년에게 창고 안의 ‘무언가’는 특이한 친구처럼 느껴진 모양이었다·

─그 안에만 있으면 심심하지? 왜 그 안에 갇힌 거야? 우리 아빠가···왜 가둬뒀어?

크게 내색하진 않았지만 소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자신의 신념에 시험을 받는 걸지도 몰랐다·

─이 문을 열면···나는 아빠에게 혼나겠지? 그리고 누나들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나에게 엄청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는 거잖아· 혹시 미래의 내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

소년의 물음에 정석은 바퀴벌레가 잔뜩 나오던 빌라를 떠올렸다· 처음 그곳에 갔을 때 한평생 부족함 없이 자라왔던 정석이 충격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었다·

소년은 그런 곳에서 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그런 곳에서 살았다면 부끄러워서 친구들을 초대할 엄두도 나지 않았을 것 같았지만 그는 그러질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는 자기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 같았다·

“친구들이 많이 생길 거야· 너는 해적단 선장이 될 거고·”

정석이 말했다·

─웬 해적단·

심드렁한 말로 보아하니 소년은 생각보다 해적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정석은 소년이 해적단에 관심을 갖는 게 언제부터일까 생각했다· 아마 지금부터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곧 가만히 있었던 권수아도 한마디 했다·

“가장 인기 많은 아이돌에게 고백을 받았지만 찰 거예요!”

─거짓말· 그런 일이 일어날 리 없잖아·

하하-하고 웃은 소년· 아무래도 권수아의 말 때문에 소년으로부터 신용을 잃은 듯했다· 권수아가 괜히 입을 열었다고 후회할 때 곧 소년이 부끄럽지만 용기를 낸 것처럼 넌지시 물었다·

─···나한테 여자친구도 생길까? 요새 반 애들은 서로 사귀는 게 유행이거든· 나 말고는 서로 자기들끼리 다 사귀고 있어· 나는 아직 게임하는 게 더 좋은데· 쳇·

“그건····”

정석이 쉽게 답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양주희가 답했다·

“생길 거야· 이 문을 열어주기만 한다면! 물론 너는 이날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도 그날들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분명!”

양주희는 지금까지 보내왔던 시간을 떠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들면서도 하나하나 재미나고 소중한 추억들이었다· 이 문이 열리면 또 다 같이 웃고 떠들 수 있게 되리라·

흙은 흙으로 재는 재로· 그리고 즐거운 일들은 즐거운 일들로 되기 마련이다· 일어나야 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되어 있었다·

“우리는 반드시 만나게 될 거야! 반드시! 그때의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너는 우리가 누군지 알아볼 거야! 네가 우리를 불러서 하나로 모은 거라고! 그러니까 책임져야지!”

양주희는 이제 울고 있었다· 자신이 어째서 우는지 몰랐다·

하지만 양주희의 눈물은 공감능력이 풍부한 권수아의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었고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멀뚱히 있던 구혜나까지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어라? 나 왜 눈물이잇!”

그야말로 울음의 바다였다·

그리고 소년은 그러한 울음소리에 당황한 것 같았다·

─역시 사람을 가둬둔다는 건 잘못된 일이겠지· 후우우-·

소년은 사람들이 갇힌 것에서 슬퍼한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깊은 한숨을 내쉰 소년·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철커덕-·

곧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다희는 오랜 시간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말 괜찮겠어?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나는 옳은 일을 하는 거야· 후회 안 해·

그렇게 말하는 소년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향해 용기를 낸 것이었다·

유다희는 자신이 기억하는 남학생의 모습과 소년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동일한 인물이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람은 변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에 비해 남학생은 어린 시절부터 변함이 없었다·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옳은 길로 나아가려고 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는 법이다·

그야말로 영원한 것이었다·

그것은 오랜 시간 비바람을 견뎌온 바위처럼 든든하게 느껴져서 유다희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물론 그런 일들을 긴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기에 그저 예전의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렸던 자신의 몸을 빌려서 답했다·

“영원아 고마워·”

철커덕-· 끼이이익-· 마침내 창고의 문이 열렸다· 그 문의 건너편에는 눈부신 여름의 햇살과 매미의 울음소리와 함께 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4월 3일···!!! 구불구불의 임프 구불노이가 동전을 마구 주웠다···!!!

“이 구불노이 다시 장사를 시작한다는 것이야···!!! 손님이 마구 온다는 것이야···!!!”

헤흐헤흐 님!!! 후원 감사합니닷···!!!

아앗-!!! 왕 코인을 보내주신 아토므스크 님!!! 후원 감사합니닷···!!!

자세한 감사의 내역은 공지사항을 살펴주는 것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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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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