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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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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4

214 – 악마와 함께 춤을 # 3

 

“바글바글 하네·”

해외여행을 다니며 느낀 건데 일본에는 한국보다 귀신이 많았다·

일본 고유 종교인 신토가 온갖 사물과 물질에 영이 있다고 믿는 범신론적 신앙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열도에서는 숲에도 산에도 들에도 바위에도 흐르는 강물에도 오래된 물건에도 귀신이 스며들 수 있었고 그 탓에 이 사찰에도 귀신이 많았다·

━뭐야 너는 준코가 아니잖아·

━준코를 내놓아라! 우리가 그 녀석을 잡아먹고 우화를 이뤄야겠다!

━머리는 내 거야!

이 귀신들은 준코 씨를 노리고 있는 듯했다·

일본 귀신들인데 어떻게 대화가 통하는 것인지 의아함을 느끼면서 나는 넌지시 놈들을 떠보기로 했다·

“준코 씨는 이미 죽었어·”

━거짓말! 네놈한테서 이렇게나 준코의 냄새가 풀풀 나는데 말이야!

━녀석을 잡아 먹으면 백 년 수행한 정도의 요력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

━그러면 이 산도 다시 우리의 것이 될 거다!

옛날에 읽었던 서유기가 떠올랐다· 삼장법사가 손오공과 함께 서역으로 불경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 말이다·

가는 길마다 등장하는 요괴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삼장법사를 잡아 먹으려하고 그 삼장법사를 지키기 위해 손오공이 분투하는 내용이었다·

이 요괴들이 준코 씨를 먹고 싶어하는 게 서유기의 요괴들과 비슷한 이유 같았다· 이렇게나 못된 귀신을 보는 건 악몽의 복도 이후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했다·

“너희라면 신경 쓰지 않고 포인트로 돌려도 가책이 없을 것 같아·”

1만 시간의 법칙·

사람이 어떤 일이든 1만 시간 이상을 하게 되면 어느 영역에 도달한다고 그랬다· 나 또한 많은 시간을 귀신과 싸우는 것에 썼고 결국 어떤 ‘영역’을 습득하고야 말았다·

“영역전개─·”

슥-·

나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나는 악몽의 복도 1층에서 등장할 법한 귀신들을 쓰러트리는 것에 망설임이 없었다·

─붐부붐파우···!

파밧-!

그때 내 그림자 안에 숨어 있던 영원의 공룡 이터니티 기가노토 사우르스가 팟-하고 튀어나왔다·

━으악! 용이다!

━도망쳐! 도망쳐!

━잡아 먹힌다! 잡아 먹힌다!

기가노토는 산사(山寺)에 몰려든 귀신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덤벼들었고 귀신들은 당해낼 도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거나 기가노토에게 꿀꺽 삼켜져 잡아먹혔다·

“이런 내가 활약할 차례를 빼앗겨버렸네·”

─붐부붐파우-·

기가노토는 귀신들을 잔뜩 잡아먹어서 배가 부른 것인지 다시 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기가노토의 거시적 크기는 작은 이구아나 정도지만 미시적이고 영적인 크기는 그 이름처럼 기가노토 사우르스와 닮아서 몹시 거대했다·

진짜 작은 공룡인 셈이다·

복도 1층 수준의 귀신들이라면 이제 기가노토 정도의 먹이 정도밖에 안 됐다·

“뭐야 무슨 일이야?”

“영원아 왜 그래?”

밖에서 벌어지는 소란에 잠이 깬 것인지 양주희와 유다희가 눈을 비비며 사찰의 마당으로 나왔다·

여름이라고는 해도 밤이라 조금 쌀쌀했기 때문인지 다들 얇은 옷의 옷매무새를 고쳐 입는 폼이 제법 어른스러웠다·

곧 사찰의 지주님도 바깥으로 나와 우리를 마주했다·

“무슨 소란인가요?”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나는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적당히 얼버무리기로 했다·

“동물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쫓아냈어요· 이제 야생 곰들이 이 근처에 다가와서 사람을 습격하거나 동물을 죽이는 일은 확연히 줄어들 겁니다·”

파스슥 파스슥-· 뒤적 뒤적-·

나는 신발 뒷꿈치로 구덩이를 판 후에 주머니를 뒤적여서 기가노토의 꼬리를 하나 구덩이에 묻었다·

이 기가노토의 꼬리가 있으면 잡귀나 해수 따위는 이 주변에 얼씬도 못 할 게 분명했으니·

“익숙해요· 이 느낌·”

내 말을 믿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 든 것인지 여 승려의 표정이 다채롭게 변했다· 달빛 아래에서 그녀는 무언가 깨달음이라도 얻은 것처럼 후흐흐-웃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고 말았네요· 준코 씨가 달빛 아래에서 춤을 추고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던 그날· 그날도 때마침 오늘과 비슷했어요·”

양주희의 할머니 준코 씨는 우리처럼 이것저것 보고 듣고 얽힌 사람이었겠지· 반면 이 지주는 스님이지만 일반인이었다·

준코 씨는 이 스님에게 무서운 경험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사실을 감추고 나처럼 얼버무렸으리라·

“분명 제가 볼 수 없는 무언가가 당신들의 눈에 보이는 것이겠죠· 준코 씨도 그랬을 거고· 가끔 궁금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승려님은 툇마루에 앉았다·

그리고 달빛 아래로 빛나는 연못을 바라봤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연못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수면에 고요한 파장을 자아내며 피어나 있었다· 붉은 꽃들이었다·

“준코 씨는 종종 저 연못에 대해 말해줬어요· 달빛이 연못에 비칠 때면 연못에 붉은 꽃들이 아름답게 반사되어 보인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에요·”

“····”

“이 사찰의 토지는 척박하고 양분이 적기 때문에 꽃이 피어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 사찰에 꽃이라고는 한 송이도 없어요· 하지만 준코 씨는 정말 꽃이 보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렇군요·”

“거짓말이었겠죠· 어린 저를 놀리려는· 준코 씨는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을 놀리기 좋아하고 짓궂은 부분도 많았죠· 분명 그런 걸 거예요·”

내 눈에는 연못에 반사되는 붉은 꽃들이 아름답게 빛났다· 양주희도 유다희도 분명 그 꽃들을 볼 수 있었으리라·

무척 멋진 광경이었다· 나는 준코 씨가 어린 동생에게 그 광경을 보여주고 싶어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 #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때 우리는 연못의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라고 거창히 말을 해 봐야 수영을 잘하는 양주희가 연못 속을 풍덩 잠수해서 그 밑바닥을 뒤적이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만능 가방」이 좋긴 해·”

나는 얼마 전에 구불구불 구불노이의 상점에서 200P나 주고 구매한 「만능 가방」을 꺼냈다·

이 가방은 캠퍼들의 백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은 캠핑카 정도의 용적을 지니고 있었다·

예전에 양주희가 득템해서 좋아했던 「명품 가방」의 상위호환이라고 봐도 좋았다· 게임을 좋아하는 권수아 말로는 “인벤토리네요!”라고· 실제로도 그렇게 쓰였다·

“이렇게 할 필요 없다니까· 내가 개룡시 인어공주야·”

양주희는 내가 가방에서 꺼낸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며 툴툴거렸다· 이런 것 없이도 연못 따위야 가볍게 조사해주겠다는 의지가 넘쳐보였다·

풍덩-!

마침내 입수한 양주희·

우리 모두 그 광경을 바라보며 지주님이 주신 수박을 잘라서 그늘 아래 시원하게 여름을 피하고 있을 때였다·

5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수면으로 올라온 양주희· 녀석이 물기를 털어내며 말했다·

“뭐 없는데?”

“없어?”

“그래· 다 찾아봤는데 없어· 진짜 아무것도· 그냥 깨끗한 콘크리트 바닥이야·”

그럴 수가 있나· 콘크리트 바닥 밑에 뭐가 있나· 내가 한참 생각하고 있을 때 수박을 입에 물고 있던 스님이 웃음을 터뜨렸다·

겉에서 보이는 우아한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정말 재미난 개구쟁이처럼 웃었다·

“왜 그러세요?”

내가 물었다·

그러자 스님이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손바닥으로 입을 가렸다·

“저희는 속은 것이로군요· 준코 씨에게 속은 거예요· 저는 항상 저 연못 바닥에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지금까지 이 사찰을 지켜왔는데· 저는···· 아···그런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여승려·

그녀의 눈이 자그마한 아쉬움으로 가득찼다·

“···아무 것도 없었던 것이구나·”

늙고 외로운 승려에게 저 연못에 숨겨둔 보물을 기대하는 건 나름 소소한 즐거움이었으리라·

하지만 그 바닥에 콘크리트만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아쉬울 수밖에·

산타의 비밀을 깨달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가는 것처럼 사람은 꿈을 하나씩 잃으며 어른이 되어간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꿈을 잃는다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정말 이걸로 끝?

준코 씨의 속임수에 속아 우리 모두 이 사찰까지 와서 허탕을 치고 만 걸까?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나는 산사의 툇마루 그늘에 앉아 꿈을 꿨다· 화사하게 빛나는 빨간 꽃 사이에서 어떤 여성과 만난 꿈이었다· 달빛 아래 그녀는 무척 싱그러웠다·

옷이 젖어서 그 살결이 비치고 있었는데도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호탕한 장부처럼 물어왔다·

─너지? 사토의 인형을 훔쳐간 거· 네가 인형을 훔쳐가는 바람에 괜히 나만 여자애들에게 의심을 받았잖아· 내가 훔친 게 아닌데 말이야·

─····

─나는 외부인이라서 은근히 배척 받고 있거든· 남자들의 경우에야 친해지기 쉽지만 여자들의 경우에는 특히 벽이 크다고 해야 할지····

─····

─그보다 너 같은 녀석들도 인형을 좋아하는구나· 하지만 혼자서 인형을 갖고 노는 건 재미 없을 거야· 그렇지? 혼자 있으면 심심하기만 하잖아·

─····

─그런 의미에서 나랑 숨바꼭질 할래? 네가 숨으면 내가 널 찾을게·

─····

─내가 널 찾으면 네 이름을 알려줘·

─····

멋대로 와서 멋대로 떠들다니· 골탕을 먹여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숨었고 그녀는 나를 찾았다· 내가 내기에서 질 줄은 몰랐기에 놀랐다·

─자 이제 네 이름을 알려줘·

내기와 계약은 절대적이었기에 나는 그녀에게 내 이름을 알려주었다· 내 이름을 알게 된 그녀는 깔깔-웃었다·

─진짜 이름이 그거야? 무슨 이름이 그래? 웃겨· 귀엽네!

─····

그때의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놀림을 받아서 화가 났을까?

아니 그녀의 미소가 무척이나 아름다웠기에 나는····

─그럼 이제 네가 날 찾는 거야· 네가 날 찾으면 네 이름을 돌려줄게· 하지만 나를 찾지 못한다면 그 인형 꼭 돌려줘야 해·

─····

나는 그때부터 그녀를 찾아 많은 장소를 헤맸다· 산과 숲 들 바다 자그마한 바위 밑을 뒤적이고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내기는 변질되었고 미소는 분노가 되었다·

─나를 속였구나·

─내 이름을 돌려줘·

나는 그녀를 증오했다·

그리고 눈을 떴다·

“꿈인가·”

방금의 그것은 누구의 기억이었을까·

하지만 우리가 어째서 연못 밑에서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준코 씨가 보물을 숨겨둔 건 「밤의 연못」이었던 거야·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 연못· 준코 씨는 밤의 연못을 향해 뛰어들었고 그래서 잔뜩 젖어 있었던 거지·”

나는 마당으로 나갔다·

달빛이 비치는 연못에는 여전히 붉은 꽃들이 만개 해 있었다·

나는 그 수면에 비치는 공간이 「악몽의 복도」와 같은 이계(異界)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꿈 같은 장소를 향해 나는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다·

풍덩-!

차가운 물의 느낌이 시원하다고 생각할 때 나는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부상(浮上)의 느낌을 받았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연못 바깥으로 떠올라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붉은 꽃이 핀 불단사가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 아주 커다란 털 짐승 한 마리가 웅크려 있는 게 보였다· 그 몸집이 집채처럼 크고 숨결은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처럼 철썩거렸다·

긴 꼬리를 가진 짐승이 내게 물었다·

[기어코 이곳을 찾아냈군요·]

“당신의 꿈이었구나·”

나는 이 거대한 짐승의 정체가 양주희의 헤어숍에 찾아와 매일 머리를 자르던 여성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붉은 꽃이 피어나는 사찰에는 악마가 깃들어 있었다· 악몽의 복도 3층에 위치했던 사찰에도 악마가 있었으니·

애초에 붉은 사찰들은 악마를 봉인하기 위한 장소들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당신의 이름을 돌려줄게· 그 대신 그 인형은 우리에게 돌려주었으면 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4월 11일···!!! 후원 동전을 구불노이가 마구 주웠다···!!!

“이 구불노이 햇볕을 쬐며 살아가니 너무 좋다는 것이야···!!!”

HKM813 님!!! 후원 감사합니닷···!!!

아앗-!!! 왕 코인을 보내주신 아토므스크 님!!! 후원 감사합니닷···!!!

자세한 감사의 내역은 공지사항을 살펴주는 것입니닷···!!!!

오늘은 두 편 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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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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