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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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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004 – 소년의 어비스 # 4

 

“영원아 진짜 네가 와서 다행이야· 진짜로····”

와락-·

반장 정소진은 다시 내 목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다·

푹신푹신하면서도 좋은 냄새가 났다·

“야 울지 마·”

나는 그런 정소진의 등을 토닥거렸는데 브래지어 끈이 만져져서 좀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정소진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눈물을 훔쳤다·

“영원이 너 잘 몰랐는데 엄청 듬직하구나· 처음 이야기 나눴을 때도 그랬지? 무거웠을 텐데 내 짐도 네가 다 들어주고····”

“음····”

“나는 존경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그렇게 멋있더라· 네가 없었다면 진짜 나는···지금 미쳐버렸을지도 몰라·”

“소진아 일단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혹시 양주희랑 김건호도 여기 있어?”

“····”

어둠 속에서도 정소진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게 보였다·

“그런 건 왜 물어 봐?”

“아니 네가 들고 있는 지포 라이터 양주희 거잖아· 그걸 네가 갖고 있다는 말은 혹시 양주희도 이 이상한 복도에 있나 싶어서·”

정소진이 손에 쥐고 있는 건 내가 양주희에게 준 은색 지포 라이터였다·

그리고 「악몽의 복도」에 양주희와 김건호 및 정소진을 플레이어로 집어넣은 건 나였다·

플레이어들이 전부 이 복도에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내 가설을 증명하고 싶었고 정소진은 바르르-몸을 떨면서 울상을 지었다·

“···맞아· 주희랑 김건호도 같이 있었어· 그런데 그 이상한 것한테 덮쳐져서····”

“이상한 거라면 방울녀? 그 무당 옷 입고 방울 짤랑거리는 여자?”

“아니 그거 말고···! 그 이상한 방울 여자 말고도 더 있어· 지금까지 내가 본 종류만 해도 셋이야· 그러니까 영원아 여기서 얼른 나가자· 얼른···! 제발···!”

방울녀까지 포함해서 셋이라는 걸까?

아니면 방울녀를 제외하고도 셋이라는 걸까·

여러모로 중요한 이야기였다·

“그 세 종류의 귀신들에 대해 더 이야기해줄 수 있어? 귀신인지 괴물인지 모르겠─·”

“이 씨발아!!! 그딴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냥 좀 나가자고!!!”

나는 진짜 깜짝 놀랐다·

놀란 것은 정소진 본인도 마찬가지였는지 허둥지둥 몸을 떨었다·

“아니 미안···· 내가 좀 제 정신이 아니라서···진짜 갑자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겠고···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학원도 가야했는데 아····”

히스테릭한 상태라고 봐도 좋겠지·

나는 어디로 튈지 모를 정소진을 일단 달래주기로 했다·

“당연히 여기서 나가야지· 그래도 귀신인지 뭔지가 여러 종류 있다면 먼저 걔네들에 대해 알아내야 할 거 아냐? 가다가 만나면 대처를 해야 하니까·”

이를 테면 방울녀는 눈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는 추측이 있었다· 근처에 다가올 때마다 손에 쥔 무당의 방울 소리가 들리니 그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도 쉬웠다·

하지만 내가 보지 못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새까만 미지수나 마찬가지였고 괜히 마주쳐서 개죽음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내 의견에 설득 된 것인지 정소진은 후우 후우-하고 크게 심호흡을 했다·

“영원아 네 말이 맞아· 나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솔직히 좀 당황스럽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성질 부렸어· 그래도 괜찮아· 이 교실에는 아무리 떠들거나 해도 귀신들이 안 와·”

“그래? 진짜로?”

“아마 부적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나도 여기에 숨어 있을 수 있던 거야· 떼어내서 가져가 보고 싶었는데 떼면 가루가 되더라·”

「1-4」의 교실은 귀신들이 들어오지 못한다-·

그 사실을 머릿속에 잘 집어넣고 있을 때 정소진이 찢어진 교복 스타킹을 벗어 하얀 다리를 드러냈다·

“더 잘 움직이려면 이쪽이 편하겠지?”

같은 나이의 여학생이 스타킹을 벗는 장면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고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보고 말았다·

동급생의 스타킹 탈의는 사람들이 다 벗고 나와서 더 과격한 일을 하는 야동보다도 야릇하고 자극적이었다·

물론 정소진은 그리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말했다·

“여기서 나가기 전에 일단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아는 만큼은 설명해줄게·”

 

# # #

“점심 시간에 애들이 알려줬어· 김건호랑 애들이 구교사 쪽에서 담배 피우고 있다고· 왜 나는 반장이잖아? 우리 반 애들이 괜히 문제 일으키면 내 책임이기도 하고····”

정소진은 양아치 같은 애들을 선도하기 위해 구교사로 갔다고 그랬다·

그리고 그곳에서 김건호와 양주희를 마주쳤는데 김건호는 기어코 구교사의 자물쇠 잠금을 따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고·

“어떻게든 말려야 한다고 생각해서···그런데 구교사는 좀 무섭잖아· 그래서 주희랑 같이 들어가자고 그랬다가···아무리 해도 복도가 끝나질 않는 거야· 들어왔던 입구도 사라져 있고···!”

반장 정소진은 점심시간에 잠금이 풀린 구교사로 김건호 및 양주희와 진입했다가 이 괴상한 복도에 갇혔다고 그랬다·

점심이라면 내가 상태창에서 「상점」을 해금하고 구교사의 잠금을 해방했던 때와 시간이 딱 들어맞았다·

다들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를 않더라니·

“반장 네 핸드폰은?”

“핸드폰은 먹통이고 계속해서 무서운 소리가 흘러나와서 버렸어· 그렇게 셋이서 돌아다니다가 출구를 발견한 거야· 하지만 김건호가 혼자 살겠다고 멋대로 뛰어가서····”

나는 김건호를 떠올렸다·

긴 설명 할 것 없이 좆 같은 새끼였다·

“김건호를 따라가다가 머리 귀신을 만난 거야· 머리 귀신은 팔이랑 다리가 없고 얼굴에 머리카락만 잔뜩 덮인 귀신인데 진짜 엄청 무섭게 생겼어· 진짜로····”

머리 귀신인가·

시발 상상만 해도 끔찍하잖아·

“그 머리 귀신은 근데 가만히 있어· 몸이 없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머리카락을 거미줄처럼 늘어뜨리고 가만히· 머리카락을 밟지 않으면 얌전한 것 같아·”

“머리카락을 덫처럼 사용한다···· 거미 같은 건가· 거미들도 거미줄에 사냥감이 걸리기 전까지는 대체로 얌전하니까·”

“거미···· 그런데 하필 그게 출구 앞에 있어서···갑자기 김건호가 양주희를 밀쳐서 넘어트리고 나도 정신없이 도망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서····”

슥-·

정소진이 내게 양주희의 지포라이터를 내밀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 라이터라도 챙겨온 손끝이 야무지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주희가 나한테 준 거야· 나라도 살아남으라고····”

양주희가 정소진한테?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내가 알기로 양주희는 정소진을 끔찍이도 싫어했으니까·

둘 다 위기 상황을 겪으며 우정이라도 각성했나·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지만 나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그래서 양주희는 어떻게 됐어? 역시···죽었을까? 귀신에게 붙잡혔으니까·”

나는 등과 겨드랑이가 식은땀으로 흠뻑 젖는 기분을 느꼈다· ‘머리 귀신’이라는 것에 붙잡힌 양주희가 어떻게 되었는가─그게 너무 궁금했다·

“몰라···· 아무튼 그렇게 도망치다가 교무실을 본 거야· 교무실 열쇠함에서 열쇠를 챙기면 다목적실을 열 수 있어! 영지고 다목적실에는 화재 탈출용 비상구 있는 거 알지?”

탈출용 비상구라니·

그런 게 있었나·

“예전에 소방훈련 했었잖아· 옛날 학교에 불이 크게 나서 건물의 일정 공간마다 비상구 만들었다고 소방관이 와서 교육도 해줬었잖아· 기억 안 나?”

“아· 기억 나는 것 같기도·”

뭔가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결국 교무실로 가서 열쇠를 찾는 건 확정적이로구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교무실은 근처에 있다고 그랬다·

나는 이 부적이 가득한 「1-4」의 교실에서 나가는 게 퍽 아쉬운 느낌이 들었지만 이 안에 계속 숨어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상태창의 설명에 따르면 「악몽의 복도」는 생존이 아니라 ‘탈출’을 해야하는 장소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교실을 나가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니었다·

“반장 일단 기다리자·”

“기다리자니? 뭐를?”

“당연히 방울녀지·”

“왜···!?”

정소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태도였는데 나는 반장에게 짧은 설명을 해주기로 했다·

“내가 봤을 때 방울녀는 일정한 주기로 이 복도를 돌아다니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방울녀를 보내고 난 후에 출발하면 만날 확률이 적어지는 거지· 지금 나가면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는 방울녀랑 금방 마주칠지도 몰라·”

짤랑-·

내 추측을 증명하듯 저 멀리서 방울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짤랑 짤랑 짤랑-·

이 「1-4」의 교실로는 귀신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숨이 멈추고 오금이 저리는 건 여전했다·

복도로 기이한 인기척이 사라졌을 때에야 비로소 나는 호흡을 고를 수 있었다·

“봤지? 저 왼쪽으로 갔으니까 이제 당분간 이 근처로는 안 올 거야· 교무실로 가려면 지금 가야 해· 교무실은 오른쪽에 있다고 했지?”

“영원이 너····”

정소진은 내 판단에 반한 것인지 감동한 것인지 눈가를 촉촉이 빛냈다·

“이거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그냥 이런 숨바꼭질류의 게임을 했었던 감이 있어서·”

“게임···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영원아 게임을 많이 한 네가 있으니까 든든해·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공부하지 말고 게임이나 할 걸 그랬다·”

내 평가가 오른 건지 내려간 건지 모르겠다·

“든든하다는 거 정말이야· 나 혼자 있을 때는 정말 미칠 것 같았어· 그래도 영원이 너는 생각보다 침착하구나? 남자답다고 해야할지···좀 멋있어·”

“···솔직히 나도 갑자기 이런 일을 겪어서 무서워· 나는 잠자다가 정신을 차려보니까 이런 곳에 있었어· 그러니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우리에게는 잠담을 나눌 시간이 적었기에 나는 교실 문을 천천히 열고 바깥으로 나섰다·

끼익 삐걱 삐걱·

라이터의 불빛에 의지하며 한참 복도를 걷다보니 내 뒤를 따라오던 정소진이 내 옆구리를 손으로 꽉 잡았다·

“나 너무 무서워 영원아····”

“나도· 무서워·”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영원아 혹시 나 지켜줄 수 있어···? 나 사실 입학식 때 영원이 네가 나 도와줬을 때부터 너를 좋게 봤는데· 여기서 무사히 나가면 나랑····”

이슬에 젖은 듯한 목소리가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 할 때 「교무실」이라고 글자가 적힌 게 보였다·

나 혼자 상태창의 희미한 빛에 의지하면서 다녔을 때는 찾을 수 없던 장소였다·

솔직히 주변을 깊게 바라볼 여유도 없긴 했어·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까득까득아그득까득양주희네가먼저가봐싫어김건호네가어떻게든해얘들아싸우지말고일단진정해소리는못듣는것같아─·”

교무실 앞에 새까만 것이 웅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사방으로 긴 머리칼들을 뻗어 마치 거미줄처럼 덫을 만들어놓은 귀신이었다·

눈을 희번뜩 뜬 여자의 얼굴만이 그 까만 머리 사이에 둥둥 떠 있었고 그 입에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재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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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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