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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Chapter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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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3

093 – 먹이사슬

 

왕비가 잠든 묘원에 다시 도착했다·

으스스한 장소였다·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관리실 근처에서 사람들이 조금 돌아다니는 게 끝·

“야 정말 괜찮은 거 맞아?”

정석이 주변을 둘러보며 자신 없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우리가 이 묘원에서 조선 귀신에게 당한 것이 바로 어제였다·

그때 뇌가 꼬이는 것처럼 극심했던 두려움과 긴장이 여전히 정석을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리라·

긴장한 것은 여자애들 쪽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꽈악·

양주희의 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참고로 저 삽은 연못의 별장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나오기만 해 봐· 이걸로 때린다·”

양주희는 귀신에게 삽을 휘두를 각오가 끝난 듯했다·

그 표정이 진지했고 제법 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희야 나 무서워!”

봉지연은 오들오들 떨면서 유다희의 등 뒤에 숨어 있었다·

미신이나 운세 등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과는 별개로 봉지연은 겁이 많았다·

여자애들 중에서 제일 겁이 많지 않나?

사실 저게 정상이었다·

유다희랑 양주희 쪽이 비정상적으로 무서움이 없는 거야·

“얘들아 그럼 학춤 추자·”

홍미리 선생님이 짝-박수를 쳐서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이 무덤의 주인인 왕비 귀신을 불러내려면 미혼 여성들이 학춤을 춰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유다희가 덩실덩실 두 팔을 날개처럼 펄럭이며 학을 따라했다·

이글거리는 뙤약볕 아래로 춤추는 유다희·

모두가 이 광경을 진지하면서도 두려움에 찬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을 때 나는 상태창을 조작했다·

용병단을 파견하기 위해 100포인트를 소모해 ‘귀신도 제 말하면 온다’를 내게 파견했다·

이 귀신은 일찍이 무덤에서 귀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등장한 풍수지리 귀신이었다·

그 이름처럼 귀신 이야기를 하면 귀신이 나타나는 법칙을 지니고 있었다·

공룡 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공룡 귀신이 나타날 터·

나는 허공에 마법의 주문처럼 공룡의 이름을 외쳤다·

“티라노사우르스! 티렉스!”

티라노사우르스는 오랜 시간 공룡들의 왕이었다·

사약을 먹고 죽은 조선의 왕비 따위가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소리였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주인 노릇을 한 건 겨우 최근의 20만 년 정도가 끝·

그에 반면 공룡은 대략 2억 년에 가까운 세월을 이 지구 위에서 군림했다·

길고 긴 역사로 보아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닌 공룡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만물의 영장처럼 으스대는 인간들을 보며 공룡들은 원통함을 느끼지 않을까?

공룡이야말로 세상의 패자(霸者)·

왕· 렉스(Rex)라는 이름이 어울릴 존재가 공룡 말고 또 있을까?

공룡에 비하면 인간의 왕은 사실 조잡한 직물을 몸에 걸친 원숭이밖에 되질 않았다·

“공룡 나와라! 공룡!”

나는 유다희와 봉지연이 덩실덩실 학춤을 추고 있는 동안 손가락을 삼지창이나 포크처럼 만들고 공룡 같은 두 다리로 땅을 디뎠다·

공룡 춤을 추는 것이었다·

“정석! 너도 해라!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듯이 마음을 담아 티라노사우르스를 불러야 해!”

한국인이 명절마다 제사를 지내는 이유가 뭘까?

바로 조상 귀신들에게 깎은 배나 곶감 따위를 먹이기 위함이었다·

마찬가지로 공룡에게 제사를 지내면 공룡 귀신이 먹이를 먹으러 올 게 분명했다· 나는 마음을 담아 공룡에게 제사를 지냈고 정석 또한 나를 따라서 티라노 흉내를 냈다·

“쿠아오오오·”

“카오오오·”

“나 참 이게 지금 뭐하는 거야· 정말 이게 맞아?”

엄청 웃기다는 것처럼 파하하-웃은 홍미리 선생님·

홍미리 선생님은 내가 지금까지 공룡 귀신으로 물리친 귀신들을 못 봐서 그런가 이 방법에 회의감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나는 화가 났다·

“선생님! 지금 저희가 진지하게 제사 지내는 거 안 보여요?”

제사를 지낼 때 웃는 사람이 어디있어·

부정타서 티라노귀신 안 나오면 우리들 다 끝장이다·

나는 홍미리 선생님이 흐린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열정적이게 소리쳤다·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르스!”

우르릉-·

바로 그 순간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땅이 뒤흔들리는 소리였다·

공룡 나오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고개를 돌리니 무덤 위에서 나를 보며 덩실덩실 춤추는 여자가 보였다·

무덤 귀신 쪽이 먼저 등장한 것이었다!

두 눈은 핏줄이 터져서 아주 새빨간 색이었고 백지 같은 얼굴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주 무시무시한 얼굴에 나는 숨이 컥-막히는 듯했다·

“티라노! 티라노!”

나는 더욱 열정적이게 티라노사우르스를 불렀다·

하지만 내 제사가 잘 먹히지 않았는지 아니면 공룡 귀신을 불러내기에 나의 정성이 부족했는지 공룡은 통 나타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봉지연이 비명을 질렀다·

“꺄악! 너무 시끄러워! 조용히 해! 시끄러워!”

뭐가 그렇게 시끄럽단 말일까?

곧 유다희도 귀를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누가 귀에 속삭이고 있어! 너무 빠르게 말해서 뭐라는지는 모르겠어!”

양주희와 홍미리 선생님도 귀를 틀어막고 있었다·

나와 정석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여성들의 귀에만 들리는 소음 같은 것이 여자들을 미치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여성 특유의 공감능력이라는 것이 폭발하고 있는 건가!

“티라노! 제발 나와줘! 아아악!”

여러모로 절체절명의 상황·

정석이 다급하게 말했다·

“야! 영원아! 티라노는 포기하자! 다른 걸로 바꾸자!”

“뭘로! 알로사우르스? 기가노토사우르스? 아니면 스피노? 나도 사실 스피노사우르스로 바꾸는 게 어떨까 생각은 하고 있었어! 티라노 새끼들은 겁쟁이야!”

“아니! 공룡은 말고! 너!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아?”

뭐지?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거?

뱀? 거미? 아니 알았다·

“못생긴 남자!”

“아냐!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건 바로 시어머니야! 장희빈이 살면서 유일하게 어려워하고 두려워했던 존재가 시어머니였던 명성왕후래! 숙종의 엄마!”

시어머니 귀신을 소환하자고?

아주 기가 막힌 제안이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이길 수 없다·

그것이 동서고금 서양 동양 할 것 없이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었고 문화였다·

완벽한 먹이사슬·

상하관계라고 봐도 좋은 것이었다!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하는 것은 이런 전통을 깨닫고 귀신을 물리치기 위함이었다!

“공룡! 시어머니! 뭐든 좋으니 아무거나 나와라!”

나는 허공에 손을 들고 소리쳤다·

바로 그 순간 어디선가 겨울처럼 차갑고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가 싶더니 봉지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에 거품을 물었다·

“네 이년!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행패와 패악질을 부리는 것이냐! 이년! 이 가랑이를 찢어 죽일년! 어느 안전이라고! 네 이녀어어언!”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일까?

나는 서 있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불어오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는데 봉지연이 육상 선수처럼 달려서 귀신을 향해 덤벼드는 광경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봉지연은 그대로 춤추는 귀신의 머리채를 잡고 사방으로 마구 흔들었다·

“이 악독한 년! 서방 잡아먹을 년! 죽어라! 죽어! 죽어라! 죽어! 내 아들 살려내라! 내 아들! 내 아들 살려내! 네가 죽인 내 아들!”

휘청휘청-·

머리채를 잡힌 귀신이 춤을 추듯이 이리저리 흔들리기를 몇 초 정도·

마침내 내 눈앞으로 글자가 떠올랐다·

디링-·

『축하합니다! 당신은 ‘춤추며 웃는 여자’에게서 승리했습니다!』

『생환 6人 몫의 정산을 시작합니다·』

『600P를 획득합니다·』

“오우 썅!”

순식간에 600포인트 획득!

고생했던 보람이 느껴지며 모든 스트레스가 여름 뙤약볕의 눈사람처럼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 # #

“우웩 토할 거 같아· 우우웩·”

봉지연이 계속해서 구역질을 했다·

먹은 것을 다 게워냈음에도 토하고 싶은 듯했다·

그 등을 두드려주던 홍미리 선생님이 말했다·

“몸에 귀신이 들렸었구나· 흔한 빙의 증상이야·”

“왜 하필 봉지연에게 귀신이 들어갔을까요?”

정석이 물었다·

정석은 봉지연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궁금해 했다·

곧 홍미리 선생님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간단히 답을 내렸다·

“귀신은 흔히 기가 약한 사람한테 보인다고 그러지? 양주희도 유다희도 다들 기가 세잖아· 그러니까 가장 기가 약한 봉지연에게 귀신이 달라붙었던 거지·”

그렇다는 모양이다·

우리 파티에서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봉지연이었는데 이제보니 봉지연에게는 귀신을 몸에 받아들일 수 있는 재주가 있었다·

아무튼 티라노 귀신으로 악녀를 쓰러트린다는 계획에서 조금 먼 길을 돌긴 했지만 큰 귀신을 쓰러트렸고 그 대가로 600포인트나 벌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데 시어머니 귀신이 아들 살려내라고 그랬잖아· 장희빈이 숙종을 죽였어?”

내 말에 정석이 답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인데· 장희빈이 숙종에게 사약 받고 죽었지·”

그럼 대체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곧 정석이 답을 내렸다·

“장희빈 무덤 위에서 춤추는 귀신이 사실 장희빈으로 여겨진다는 거뿐이지 진짜 장희빈은 아니었을 수도 있어· 다른 조선시대 악녀였나 봐·”

그렇구나·

듣고 보니 일리 있는 이야기였다·

아무튼 악녀 귀신을 용병단에 잘 집어 넣었다·

강력한 귀신을 지니고 있으니 내가 매우 대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684P·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포인트가 수중에 들어왔다·

일단 100포인트를 소모해 정석의 기벽을 해제해주기로 했다·

“어때? 뭐 달라진 것 같아?”

기벽이 해주된 정석은 자신의 손과 팔을 쳐다봤다·

가슴에 손을 얹어보기도 했다·

“딱히 변한 거 없는 것 같은데?”

그래 보였다·

아무튼 악녀 귀신 퇴치 성공!

목표로 했던 일을 모두와 함께 노력해서 달성한다는 건 참 기쁜 성취였다·

“얘들아 고생했어!”

나는 무덤가에 나자빠져있는 양주희와 유다희를 잘 다독였다·

다들 잔뜩 술에 취한 취객들처럼 정신이 없고 몽롱해보였다·

한참 헤롱거린 양주희가 겨우 정신을 차린 것처럼 내게 물었다·

“그래서 이제 2층에서도 안 죽을 수 있는 거야?”

악녀 귀신을 이용하면 악몽의 복도 2층도 쉽게 공략할 수 있는가·

사실 이건 해봐야 아는 일이긴 했다·

내가 생각해보고 있을 때 홍미리 선생님이 말했다·

“2층에서 나오는 귀신들· 영원이 네 말대로라면 정말 쉬운 상대는 아닐걸· 음악 선생님 귀신이 나온다고 했지? 똑딱거린다고· 뇌 빨아준다는 귀신 말이야·”

“네· 자기가 막 선생님이라고 그랬어요·”

영지고 음악 선생님이 어떤 이유로 귀신이 된 게 아닐까·

학교에서 자살을 했다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홍미리 선생님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교원 전용 인트라넷으로 알아봤는데 영지고 다녔던 음악 선생님들 중에서 돌아가신 분 아직 한 분도 없어· 다들 건강히 잘 살아계셔·”

“예? 그럴 리가 없잖아요·”

박자 귀신이 영지고 출신의 음악 선생님이 아니었다고?

그럼 박자귀신은 대체 뭐하는 새끼지?

“···그럼 대체 정체가 뭘까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월 10일···!!! 짤그랑···!!! 복도에 동전이 떨어졌다···!!!

“이 쿠네쿠네 쿠네노이는 명절이라는 게 있다고 들은 것이야···!!! 명절은 사람들이 다 도망갈 만큼 무서운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야···!!!”

HKM813 님 !!! 후원 감사합니닷···!!!

아앗-!!! 왕 코인을 보내주신 가필의거장 님!!! 1252 님!!! 후원 감사합니닷···!!!

자세한 감사의 내역은 공지사항을 살펴주는 것입니닷···!!!

오늘은 두 편··· 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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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I Became the Hidden Mastermind

Score 8.4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Ghost stories, curses, female students… Things I should have nothing to do with became obsessed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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