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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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모든 아이들에게는 죄가 없다·
적어도 그래야만 한다·
너는 커서 나쁜 범죄를 저지를 것 같으니 징역 3년 너는 그보다 더 나쁜 놈이라서 징역 7년·
만약 당신이라면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선고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에스타샤 라티아스 데 카이젠 황녀·”
하지만 세상은 나에게만 유독 각박한 것 같다·
여자로 환생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태어나서부터 무기징역 신세라니 웃음만 나온다· 이제는 사형이네 참·
“그대의 죄를 아는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지은 죄라곤 전생에 열심히 살았던 죄밖에 없었다·
부모님이라는 작자의 도움 하나도 없이 반신불수의 몸을 이끌고도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했다· 과외를 했다·
그조차도 모자라 운 좋게 다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곳에 가서 노가다를 했다·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나는 제대로 된 취미랄 게 없었다·
게임할 시간이 없었던 건 당연했고 영화나 드라마도 볼 여유가 없었다·
사실 소설 정도는 틈틈이 볼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 와서 후회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랬으면 적어도 내가 어느 근본도 없는 소설 속 세계관에 환생했는지 알 수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난 그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억울하다·
내 억울함을 토로하려면 변호사가 열 명이라도 부족하다·
공사장에서 영문 모를 이유로 죽고 그래서인지 영문 모를 판타지 세계에서 환생했나보다·
여자인 게 조금 흠이었지만 팔다리도 멀쩡하게 태어났고 심지어는 내가 제국의 황녀라고 하길래 인생이 피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어쩌나·
내가 세상을 멸망시킬 마왕이 될 운명이라고 하네·
말 같지도 않은 예언이 퍼지고 모두가 나를 죽이는 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끝까지 대답할 생각이 없는 건가?”
지금 내게 칼을 겨누는 이 자도 차기 황제이자 나의 이복 오라비 되시겠다·
용사는 이미 죽고 없었으니 그라도 자리를 대신해야지·
어쨌거나 나는 이번 생은 질릴 대로 질렸다·
이제는 도망치는 삶도 맞서 싸우는 삶도 다 내려놓고 싶었다·
세계를 멸망시킬 뻔한 것도 나였지만 세계를 구한 것도 결국 나였으니까 이로써 죗값은 다 치렀으리라 생각한다·
“그냥 이대로 죽여 줘·”
“··· 그대는 정말 끝까지 이런 식이야·”
그가 비정한 칼날을 들이밀었다·
이제는 진짜 생의 종점에 다다랐다는 게 실감이 났다·
내게 다음 생이라는 게 또 있을까 눈을 감고 고민해본다·
만약 내가 또다시 태어나게 된다면 이런 중세 시대 말고 현대였으면 좋겠다·
깨끗한 물로 목욕을 할 수 있고 패스트푸드가 널린 현대로·
이왕이면 마법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이번 생애에서 마법만큼은 꽤 좋아했으니까···
몬스터들이 쏟아지는 디스토피아 세계관만 아니면 좋겠네· 그럼 바로 혀 깨물고 자살할 거다 진심으로·
그리고···
그리고···
난 어린 애들한테는 꼭 차별없이 잘해줘야지···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반갑습니다 zakuti님·
초등학생이 주인공인 유년기 ts를 다룬 소설이 많지 않아서 결국 제가 직접 요리해 봤는데 입맛에 맞으시면 좋겠습니다·
새로 태어난 우리 응애 주인공은 다음화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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